소리
75제 10일차
새벽에 갑작스레 방울 소리가 들려 눈을 뜨니 키타로가 얼마 전에 사준 방울 장난감을 들고 흔들고 있었다. 아무래도 잠에서 깼는데 다들 자고 있으니 심심했던 모양이다. 신명나게 울리는 방울 소리에 자고 있던 미즈키와 게게로가 잠에서 깨서 일어나려고 하길래 내가 할 테니 둘은 자라고 하면서 키타로를 안아들었다. 늦게까지 술을 마셔서 피곤할 게 뻔했으니까. 그리고 새벽에 키타로를 보는 건 대부분 내 담당이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잠을 적게 자도 괜찮았고, 키타로와 둘이서 노는 것도 좋아했으니 자연스레 내가 맡게 되었다.
일단 새벽의 정적을 깨는 방울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능력으로 막을 만들어 둥근 구를 만들었다. 딱 좁지도 넓지도 않은 적당한 공간 안에 들어와서인지 그냥 같이 있는 게 좋은지 아이는 웃으며 방울을 기세 좋게 흔들었다. 키타로의 미소를 보며 몸을 살살 흔드니 동그란 공 같은 공간이 흔들의자같이 흔들렸는데, 그게 마음에 들었는지 방울을 잡은 손으로 박수를 치며 꺄르륵 웃었다. 아이의 웃음소리는 언제 들어도 행복했다.
지금의 집에 오기 전까지 우울한 소리를 많이 들었었다. 사람들과 요괴들의 곡소리. 그에 비하면 훨씬 좋았다. 아이의 웃음소리, 그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면 나까지 즐거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평생 들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물론 난 그보다 오래 살고, 그들과 자주 보지 못할 테니 실컷 들어둘 생각이다. 가족을 지키는 게 내 삶의 이유니까.
어느샌가 키타로는 졸린지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실컷 놀기도 했고 내가 계속 토닥이며 움직였으니까 아기로서 당연한 일이겠지. 그때 막을 두드리는 느낌이 들어서 열어보니 미즈키가 인상을 팍 찌푸린 채 바라보다가 내 쪽으로 양 팔을 뻗었다.
“교체….”
잔뜩 잠긴 목소리로 그리 말하니 아이를 넘길까말까 했지만 안고 싶은 것 같기도 해서 군말없이 그 품으로 키타로를 보냈다. 그러자 투박하면서 상냥한 손으로 막 잠들기 시작한 아이를 토닥이며 방을 천천히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잠들었다고 바로 이불에 눕히면 칭얼거릴 게 뻔했으니까. 나는 그런 둘을 바라보며 마저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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