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즈른(단편) 모음집

Judgement

나이츠안즈

* 색이 부족한 관계로 츠카사, 이즈미, 리츠, 아라시, 레오 의 색으로 진행됨을 알려드립니다🥹

* 보고 싶은 것을 적은 것이므로 캐릭터 설정 붕괴에 주의해주세요!

그러니까 이건, 절대로 Personal 하지 않습니다.

“Judgement를 신청하겠습니다. 상대는, 당신이 produce했던 idol입니다.”

츠카사는 『Knights』의 공식 유닛 의상의 장갑을 벗어서 맞은 편에 서 있는 사람의 얼굴에 정확히 던지려다 손에 힘을 풀어 그대로 바닥에 떨어뜨렸다.

저 얼굴에 맞을 바에야 바닥이 훨씬 낫습니다. 하고 다시 장갑을 툭툭 털어 꽉 쥐고는, 살의가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Knights』, 다시 말해 빅3에 속한 유닛 중 하나. 그들의 명성은 자자하며, 그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공과 사를 잘 구분하고 그 어떤 일에서든 싫은 기색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유닛이, 화를 냈다니.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원래 누군가가 화를 내려고 하면 한 명쯤은 말리던 유닛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아무도 말리지 않고 리더와 똑같은 표정으로 한 사람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타다닥, 다급한 굽이 낮은 구두 소리가 들리며 열심히 뛴 사람의 불규칙한 숨소리가 세트장에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아, 세상에. 갈색 포니테일의 머리, 검은 목폴라에 회색 정장을 걸친 한 프로듀서가 문을 열었을 때는 수습하기엔 너무 늦은 시기였다.


fight for judgement


도대체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시간을 되돌려보자.

한 남자 신입 프로듀서가 ES에 입사했을 때였다.

잘 차려입은 정장에, 남들과는 다를 바 없이 평범한 외모. 이상하게 자신감 넘치는 말투와 태도. 여기까지만 해도 문제 될 건 없었다.

분명 문제는 없었다. 그들의 여왕님을 모욕하지만 않았다면.

"아, 안즈 씨, 라고 했던가요? 하나만 물읍시다. 왜 당신은 여기에 끼려고 하는 거죠? 정말 『P 기관』의 수장이면 어디든지 개입해도 된다는 겁니까? 세상 좋네~ 나도 자리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해볼까. 애초에, 그 자리도 운이 좋아서 앉은 자리가 아닙니까?"

프로듀서라는 직업에 걸맞지 않게 이상할 정도로 자신의 실수를 몰랐고, 이를 수습하려던 안즈는 모욕을 당했다. 현장은 웅성거렸고, 안즈의 얼굴은 붉게 변했다. 아무도 그의 명성에 의문을 가졌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죄송합니다."

그들의 여왕은 고개를 숙였다. 왜일까. 그저 신입 프로듀서가 아니었나. 그는 얼굴이 붉어진 채로 현장에서 빠져나왔고, 기사들은 그것이 신경 쓰이지 않을 리가 없었다.

"아하하, 스오우 씨, 나이츠의 멤버 여러분. 실례를 범했습니다. 촬영을 계속하시지요."

이런 상황에서도 재벌가의 아들과 명성 높은 아이돌을 챙기는 모습이라니, 어이가 없어 웃음 밖에 나오지 않았다.

당신은 그런 말을 할 자격 없어, 그 아이가 어떻게 이 자리까지 왔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분했다. 어째서 그 아이가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는지. 이즈미는 주먹을 꽉 쥐었다가 다시 펴고는 미소를 지으며 나머지 나이츠 멤버들의 어깨를 툭툭 두들겼다. 촬영을 계속하자는 뜻이었다. 다른 멤버들도 이즈미와 같은 마음이었으나, 이 촬영도 결국 그들만의 여왕이 신경 써서 마련해준 촬영이었고, 이것을 망친다는 건 그의 명성도 망친다는 것과 다를 바 없었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촬영을 이어갔다.

그들의 옆에는 신입 프로듀서가 전담하는 아이돌 유닛이 있었다. 그 유닛의 멤버들은 역시 빅3다. 하는 표정으로 나이츠를 바라보았다.

잘 봐, 왜 당신이 그 아이를, 안즈를 이길 수 없는지 똑똑히 보여줄게.

세나 이즈미, 그는 전문 모델이자 아이돌이었다. 그런 그가 다른 유닛에 밀린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

"역시 나이츠! 이번에도 마음에 들어요! 흠 잡을 곳이 전혀 없는 이 포즈와 표정! 그리고……."

사진 작가는 칭찬을 늘어놓았다. 그동안의 유닛들이 어떻게 했으면 감동을 하였는지 그로서는 알지 못하겠으나, 이즈미는 차분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아닙니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프로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전문가의 의견도 수렴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춘 사람이잖아요?"

행운 따위를 따지는 사람이 아니라. 라는 말을 따로 하진 않았지만 자동으로 들리는 기분이었다.

신입 프로듀서는 얼굴이 빨개져서 지금 자기를 모욕하는 거냐며 팔짝 뛰었지만, 알 게 뭐람. 우리는 다음 일정으로 가야 한다.

어쩐지 촬영장을 나가는 발걸음이 가벼워진 다섯이었다.


fight for judgement


그 아이, 울었어도 울지 않은 척을 한단 말이지? 하여간, 거짓말은 정말 못해.

하루의 일정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유닛. 오늘도 바쁘게 ES 빌딩을 돌다가, 우연히 그 아이를 마주쳤다.

"어머, 안즈쨩."

"아…."

어쩐지 마주치기 곤란한 얼굴. 평소와 달리 시선을 마주쳐주지 않는다. 평소보다 더 붉은 눈가와 아직도 떨리는 목소리. 또 그 신입 때문이리라, 그렇게 짐작했다.

"낫쨩, 나 졸려…. 빨리 다음 장소로 가서 잠을 보충하지 않으면 스케줄이 펑크가 날 거야……."

"리츠 쨩도 참. 그러게, 잠은 제대로 자 놓으라고 했잖니? 아무튼 안즈 쨩, 다음에 쇼핑하러 가자?"

최대한 졸린 목소리를 내자. 여왕님이 곤란하면 안 되니까. 왜 우리가 모르는 곳에 혼자 숨어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알려주기 껄끄럽다면, 굳이 알려고 하지 말자. 언젠가 괜찮아진다면 말해줄 테니까.

그래도, 가끔은, 의지를 해줬으면 좋겠는데. 너무 혼자만 앓아서 문제야.

원래 나이츠의 다음 스케줄도 그 아이의 담당이었다. 하지만 또 신입인지 뭔지가 가로챈 모양인가 보지.

이번 스케줄의 신입 프로듀서는 정말이지, 최악이었다. 셋쨩한테 많이 깨졌고, 실수투성이에다가, 그런데도 절대 아이돌의 태도를 지적하지 않는다. 왜냐, 우리는 빅3이기 때문이겠지.

명성이 높은 사람에겐 깍듯하게 굴고, 자신보다 낮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는 막 대하는 강약약강의 태도라니, 프로듀서 실격.

"스~쨩. 나 목말라. 탄산하고 음료수 좀 많이 사다 줘. 이왕이면 낫쨩도 같이 가서 도와주면 더 좋고…. 수량은, 알지?"

잠시 휴식 시간에 많이 지친 듯한 자세로 책상에 엎드려 츠카사와 아라시에게 심부름을 시켰다. 수량을 어떻게 아느냐, 당연히 말을 하면서 눈짓으로 스태프들을 가리켰기 때문이었다. 이 의도를 눈치챈 아라시는 츠카사를 데리고 금방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비웠다.

그리고 많은 양의 음료수가 도착했을 때, 리츠는 혼자 다 못 마시겠다는 식으로 말을 하며 자연스레 스태프들에게 음료수가 돌아가도록 했다.

"사쿠마 씨, 어째서 스태프 분들을?"

"헤에~ 프로로서 당연하지. 다들 자신의 맡은 역할을 맡아주었기 때문에 우리가 편한 거라고."

"그렇군요! 역시 명성이 높은 아이돌은…!"

"저기."

리츠는 자신의 앞에서 굽신거리는 사람이 귀찮은 듯한 표정으로 그에게 이리로 오라고 손짓했다. 그는 손짓을 보자마자 후다닥 달려 왔고, 리츠는 오로지 그만 들리도록 말했다.

"처신 잘 해. 지금은 봐주겠지만, 나중에도 그랬다가는 아주 큰 화를 입을 거야."

그 소리를 듣고 난 그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지만, 리츠는 그럼, 잘 자. 하고 해맑게 잠이 들어서 이상하게 보이는 건 그 뿐일테지.

물론, 리츠는 이즈미에 의해 다시 깨어나야 했지만, 깨어났을 땐 그가 이미 가고 없을 때였다.


fight for judgement


언젠가부터 ES 빌딩 내에 도는 소문이 있다.

신입 프로듀서가 사실은 낙하산이라더라, 그의 뒤에는 엄청난 세력이 대기하고 있다더라.

그래서 그 아이가 전에 그렇게 고개를 숙인 걸까. 그리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그 아이는 언제까지 권력 싸움에 휘말려야 하는가.

날이 갈수록 그 아이의 일이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그에 비례하여 신입 프로듀서의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이걸 설명하려면 저런 소문이 진짜여야 가능하다.

언젠가는 일정에 문제가 생겨 수습하러 가던 도중 신입 프로듀서의 큰 말소리가 들렸다. 듣지 않으려고 해도 듣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아주 크고 자신만만한 목소리.

"아니, 그러니까요. 『P 기관』의 수장도 별거 아니던데요? …하하, 네. 그럼요, 이제 저한테 넘어오는 건 시간문제예요. 전엔 제게 웃어줬다니까요? 호감이 있다는 뜻 아니겠어요? …계획대로만 된다면야……."

기가 찼다. 정말로 그 아이가 넘어갔다고 생각하는 건가. 학원에서조차도 프로듀서와 아이돌의 관계를 생각하며 그 누구도 사적인 감정으로 좋아하지 않은 아이인데. 그의 말에 따른다면 그 아이는 약 30명 이상의 사람들과 바람을 피운 꼴이다.

누군가에 의해 상처를 받는 상황이어야 한다면 상처를 받는 건 반드시 우리여야만 해. 그 아이가 아니라.

억울함, 분함 등의 감정이 치밀어오르면서 나이츠의 대기실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하지만 이 상태로 나이츠에 말하면? 분명 다들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안즈쨩만 더 큰 피해를 보겠지. 그렇다고 알리지 않으면 그것대로 곤란했다.

나이츠 대기실의 문을 저답지 않게 강하게 열어버리고, 숙였던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린 아라시는 놀란 얼굴로 쳐다보는 멤버들을 향해 다가가 말했다.

"흥분하지 말고 들어줘. 안즈쨩이 이상한 모욕을 당했어."

멤버들은 이런 날이 처음 있는 것처럼 반응했다. 시끌벅적해진 대기실을 아라시가 겨우 조용히 만들 때쯤, 단순 업무로 다음 일정을 알리려고 문을 두 번 똑똑 두드린 뒤, 안즈가 고개를 내밀었다.

"나이츠 여러분, 이제 다음 일정으로 가셔야 해요."

아라시는 안즈를 대기실에 들어오게 만든 뒤, 아무 말도 없이 안즈를 꼭 끌어안았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인데, 왜 몰라주는 걸까."

그 아이의 손에는 앞으로의 일정표와 바느질을 할 여러 가지의 옷가지들이 있었다. 일거리가 없어져서 다른 일이라도 찾아 하려는 게 그 아이 같아서 귀여웠다. 이렇게 소중한 아이를.

원래의 멤버들이라면 말리고도 남았겠지만, 다들 아무 말 없이 지켜보고만 있었다.

"우리는 기사잖니, 절대로 여왕님을 저버리지 않을 거야."


fight for judgement


악상이 떠오르지 않아. 이건 언제부터 그랬더라.

"앗, 츠키나가 씨!"

응응, 아무래도 저 신입 프로듀서가 우리의 여왕님의 역할을 뺏고 나서부터. 기사들도 저 사람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눈치였다.

레오는 자신을 따라오는 저 프로듀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찾을 테면 찾아보라지. 레오는 그가 알 수 없는 장소에 숨어 작곡을 이어갔다. 작곡하다 보니 그쪽으로 갔다는 말이 정확하겠지만. 레오는 나무 위에서 종이와 펜을 들고 평화로운 노래를 작곡했다. 왜인지 그가 없으니 작곡도 잘 되는 기분이었다.

끄적끄적 머릿속에서 들리는 음을 오선지에 적고 있다 보면, 반가운 목소리가 레오를 찾았다.

"여기쯤 계실 텐데."

"안즈!"

아, 역시 안즈야! 탁. 경쾌한 소리와 함께 나무 위에서 착지한 레오는 안즈를 보자마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어라, 왜 삐진 표정이지?

"그러다가 발목이라도 다치시면 춤은…."

"응? 그거구나! 내가 다치면 간호는 해줄 거잖아? 앗, 네가 오니까 인스피레이션이 떠올랐어! 제목은 뭐가 좋을까, 여왕의 복귀! 어때?"

…좋네요. 안즈의 표정은 말과 일치하지 않았다. 그래, 이 아이는 그런 아이였지. 귀엽다거나 예쁘다는 말보다 열심히 한다는 말을 더 좋아하는 아이.

레오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아이의 양 볼을 잡아 쭉 늘어뜨렸다.

"안즈는 여왕님이잖아? 웃는 얼굴이 더 잘 어울린다고!"

레오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다정한 웃음을 보여주었다. 마음 같아선 너랑 계속 일하고 싶은데 말이지, 신님이 안 된다고 하는 걸까. 하지만 괜찮아!

걱정하지 마, 여왕님의 자리를 탐낼 만한 사람은 없어. 우리가 허락하지 않을 거니까.

안즈는 얼굴이 터질 것 같이 빨개져서 재빠르게 레오에게 다음 일정을 읊어주고는 도망치듯이 빠져나왔다.

와하핫, 부끄럼쟁이 여왕님이네! 레오는 달려가는 여왕님을 손 허리를 한 채로 지켜보다가 기지개를 켜고 리더에게 연락했다.

"스오~ 어디야? 미안, 미안! 어라? 안즈가 위치를 보내놨어? 역시 안즈네!"


fight for judgement


누님께서 촬영장이나 무대에 찾아오는 빈도수가 확연히 줄었다. 전보다 훨씬. 지금 모든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런 일조차도 제대로 해내야 누님의 평판이 올라간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신입 프로듀서, 그는 이제 열심히 하는 척조차도 하려고 하지 않았다. 점점 거만해지는 태도는 물론이고, 곧 있으면 『P 기관』의 수장이 되는 듯한 말투. 그런데도 힘이 강한 유닛에 달라붙어 자신이 담당하는 아이돌과 붙이기까지.

민폐,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다고요! 정말 계속 이런 식이면 곤란합니다!

그렇다고 누님께 하소연을 하기에는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꾹 참고 버텼다. 어째서 그분의 자리를 빼앗으려는 것인지는 몰라도, 정말로 그 프로듀서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면 그땐 어떻게 대처해야 하지.

츠카사가 그런 생각을 하며 주먹을 꽉 쥐고 있을 때, 이즈미가 있는 힘껏 츠카사의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아앗, 공들여 정리한 머리가…!"

"프로면 일에 집중해야지. 자, 가서 다시 머리 손질 하고 와."

촬영하다가 다른 생각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즈미의 입장에서는 나름의 배려였다. 다른 생각을 할 거면 다른 곳에 가서 하라는 배려. 빗을 던져주듯 건네준 이즈미는 휙 고개를 돌려 개인 촬영을 먼저 하자고 제안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왕님에 대한 모독은 곧 기사들에 대한 모독이었다. (원래 반대 아냐?) 그리고 츠카사는 이것을 무시할 수 없었다. 누님께서 얼마나 고생을 하셨는데. 권력이 강하다고 해서 올라간 자리라고 한들, 신뢰도는 어떻게 올릴 것인가.

머리를 빗고 다시 돌아가는 길, 또 그 프로듀서와 마주쳤다. 멋대로 저렇게 오가라 손짓하는 것도 굉장히 거슬렸지만, 나는 프로다. 를 마음속으로 외치며 기본적인 미소를 띄고 그에게 향했다.

"아아, 스오우 씨."

"예, 무슨 일이십니까."

"안즈 씨는… 무엇을 좋아하시나요?"

당신이 존재하지 않는 ES 빌딩을 가장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라는 말을 겨우 집어삼키고 이유를 물어보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이 그렇게 심한 말을 했는데도 무너지지 않는 모습에 반했고, 그래도 웃어 보이는 모습이 가능성 있어 보여서 누님께 고백을 해보겠다, 게다가 사귄다면 어떤 선물을 해주어야 할지 선물 리스트들도 고민하고 있었다.

아니, 누님은 절대 저런 사람에게 반하지 않아. 심지어 사귄다고 해도 사귀는 사람은 자신의 소유물이라고 보고 있는 사람이 감히 누님을.

"Producer께서는 자신의 실력을 진심으로 인정해주시는 분을 좋아하십니다. 무시하거나 짓밟는 사람이 아니라요."

생각 정리가 되려다가 다시 복잡해진 상태로 촬영을 이어갔다. 이 사람, 이제는 촬영장에서도 대놓고 Rumer를 퍼뜨리고 다닙니다. 내용은 '『P 기관』의 수장이 자신을 마음에 두고 있다. 그래서 일부러 자신에게 수장의 일을 맡긴 것이며, 곧 수장의 자리도 내려 놓을 것이다.'라는 이상한 내용.

거짓말. 누님께서 그럴 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촬영장 내부는 다들 그 프로듀서의 눈치만 보는 듯했고, 그가 담당하는 신입 유닛도 진짜냐고 묻는 눈치였다.

츠카사와 나이츠는 인내심의 한계치를 넘어섰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츠카사는 끼고 있던 장갑 한 쪽을 벗어 정확히 그 프로듀서를 지목해 말했다.

"그렇게 당신이 Produce에 자신이 있으셨다니, 그렇다면 저희 측에서 먼저 Judgement를 신청하겠습니다. 상대는 당신이 produce 했던 idol입니다."

여왕님의 명예를 지키는 것도 기사의 일. 절대 이렇게 넘어가게 두지는 않을 겁니다.

그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일부러 언성을 높여보았지만, 나이츠는 뜻을 굽힐 생각이 없었다. 그래도 예전의 일에서는 최소한의 미소라도 갖추고 있던 사람들이었는데, 어째서 오늘은 왜? 라는 표정이었다.

얼굴에 던지지 않고 아예 바닥에 떨어뜨린 유닛 의상의 장갑을 주워 툭툭 먼지만 털어내고는 할 말을 계속 이었다.

"『Knights』를 이겨보시죠. 당신의 produce와 그분의 produce가 얼마나 차이 나는지 확실히 보여드리겠습니다."

츠카사는 말을 하면서도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여서 내버려 두면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폭탄 같았다. 하지만 터지지 않았다. 뒤에서 선배들이 받쳐주었기 때문에.

"왜? 자신 없어? 『P 기관』의 수장이란 사람이 일을 맡겼을 정도면, 자신 있어야 하잖아? 네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알 수 있는 기회, 그것도 무려 우리와 붙을 수 있는 기회를 너희에게 주겠다는데, 뭐가 문제지?"

"패배한 쪽이 물러나는 건가…. 그러게, 처신 잘 하라고 했잖아?"

촬영장 안은 차가운 분위기로 바뀌었다. 성급한 발걸음이 헉헉거리며 문을 열었을 때는 이미 저지먼트 신청이 다 끝났을 때.

그 신입 프로듀서가 촬영장을 나가고 6명만 촬영장에 남았을 때,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안즈였다.

"왜 이런 일을…. 사사로운 감정으로 하셨다고 한다면, 아이돌로서의 평판이 떨어질 거예요. 지금까지 이런 건 거의 안 하시다시피 하셨잖아요?"

"응? 그거야, 네가 봐줄 거잖아?"

"맞습니다. 그리고 이건 절대 personal 하지 않아요! 신입 유닛에게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줄 기회가 온 겁니다!"

그걸 왜 나이츠가…? 다섯 명은 애써 모른 척하고 어떻게든 안즈를 설득하고 꼭 무대를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안즈로서는 어리둥절한 상황이고 매우 당황스러웠지만,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모든 일을 거의 마다하지 않고 들어주었던 그들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거겠지.

저지먼트 당일. 많은 사람들이 무대를 꿰찼으며, 대부분은 나이츠의 팬들이었다. 나이츠가 신입을 잡는다며 부정적인 비판들이 오갔지만, 팬들 또한 그들의 모든 성격을 알고 있기에 이유가 있겠거니 짐작하며 나이츠를 응원했다.

꼭 누군가가 죽어야만 끝나는 대회도 아니다. 오늘은 죄 없는 신입을 잡는 게 목적이 아닌, 그 뒤에서 자신의 뒷배경만 믿고 나서는 사람을 명예롭게 그만두게 하는 것.

사실상 저지먼트는 누가봐도 신입 유닛이 불리한 상황이었다. 저지먼트가 끝나고 이런 유닛이 있다는 인식을 남겨줌으로써 홍보 효과를 올리고 그가 프로듀스했을 때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얻었다.

두고 봐! 악당처럼 외치며 다급하게 퇴장하는 신입, 아니지. 그냥 저 사람은 다시 이 업계에 발을 들이지 못할 것이다.

그날 이후, 모든 게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모든 루머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지고, 나이츠의 일정에 안즈가 들어와서 살펴보는 등의 평범하고도 특별한 일상이 다시 돌아왔다.

레오는 안즈에게 『여왕님의 귀환』이라는 제목으로 작곡한 곡을 들려주었고, 휴일에는 아라시와 안즈가 쇼핑을 가고, 자는 리츠를 데려오고, 잔소리를 하면서도 안즈를 챙겨주는 이즈미와 후배 앞에서는 무표정이다가 안즈 앞에서 밝아지는 표정의 츠카사까지.

네, 나이츠의 여왕님은 한 사람 뿐입니다.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여왕님과 기사들이 언제까지나 함께할 수 있기를.

—fin.


9017자 짜리로 보고 싶은 걸 썼습니다. 분명 예상은 5000자 정도였는데, 어쩐지 길어졌네요. 지루하진 않으셨는지요..

저는 시작은 잘 하고 마무리는 잘 못 지어서 이것도 임시 보관함에 넣어서 반영구적으로 보관할 뻔했답니다...

버스에서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가고 있다가 갑자기 <프로페셔널한 나이츠가 화내는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가서 시작한 글인데요, 캐릭터 설정 붕괴나 안 냈으면 다행입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사람에겐 따듯하고 은근 상대방을 먹이는 나이츠... 너무나 보고 싶었습니다

—여기까진 포스타입에서의 후기였고…

펜슬을 처음 이용해보는데요, 좋은 점은 로판 같은 선이 있다는 것과 .을 3개 치면 바로 …<-이렇게 변한다는 것이고(포스타입에서는 이 기능이 없어서 직접 복사해서 사용했었답니다), 보완할 점이 있다면 글씨 색깔이 부족하다는 점일까요…. (눈물) 그리고 나중에는 맞춤법 검사기도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색이 부족한 김에 위에서 짐작하셨겠지만…

츠카사, 이즈미, 리츠, 아라시, 레오, 츠카사

순서입니다…(어떻게든 구분을 해보겠다는 의지)

가장 반응이 좋았던 글 하나를 먼저 옮겨 보았는데, 펜슬도 그만큼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말이 점점 길어지면 안 되니까 줄이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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