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작업물

글이 간절할 때 열리는 타입

Commission by 김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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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저는, 아드 아스페라 페르 아스트라는. 쿠로를 죽일 자신이 만만했다. 얼마든지! 제가 아니면 안 된다는 자신감마저 존재했으니, 이 어찌 운명이 아닐 수 있겠는가? 사랑하니 죽일 수 있는 거예요. 제가, 허니를. 사랑하니까. 그렇지 않으면 어느 누가, 사랑한다는 이유로 연모하는 상대를 죽일 수 있겠어요? 그렇죠? 쿠로. 죽일 거야. 죽일 수 있어. 허니를 죽여서. 쿠로를 죽여서, 제가 물려받은 어머니의 심장을. 허니에게 물려줄 거예요. 그것이,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진정한 증명이 될 터이니.

 

그 상대가 나를 진짜로 사랑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내 마음이 최우선이야. 그리 말하는 꼬마 도련님을 보며, 사내는 생각했다. 이 꼬마 도련님이 진짜 사랑을 깨우쳤으면 좋겠다고. 세상에 아무리 사랑으로부터 여러 종류가 있다만은, 아스트라가 아는 사랑은 본질로부터 비틀린 것이라는 상념이. 수면으로 떠오른다. 제가 사랑을 잃었듯이. 사랑을 잃어 모든 것을 놓쳐버린 사람이 되어 파도에 휩쓸리고, 또 흔들렸던 마냥. 제 눈앞의 사내가 깨우쳤으면 좋겠다. 저처럼 섭슬렸으면 하는 마음으로만 채워져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 그저 알았으면 했다. 진정 사랑을 하고 싶다면. 사랑을 받는 느낌이 무엇인지조차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게, 오롯한 사랑이지 않겠느냐고. 그것이 쿠로의 생각이었다.

 

 

 

“나는 알고 싶은데? 네가,”

 

사랑을 하는 모습이.

 

 

 

아스트라는 그 말을 들으며 속으로 코웃음을 치고 싶었다. 그럼 지금의 저는 뭐란 말이에요? 허니. 그리 받아치고 싶었다. 허나 그러지 못했다. 물론, 제 마음이 최우선이다. 상대가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저를 어떻게 사랑하는지는, 제 알 바가 아니다. 허나, 허니는. 쿠로만큼은. 쿠로가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고 싶었다. 분명 이러지 않았는데. 잔잔한 미소가 떨린다. 저의 사랑을 바라보는 웃음이 끊길락 말락 아슬했다. 죽일 거야. 죽이고 말겠어. 죽여서, 나는 사라지고. 당신에게 내 심장을 물려줄 거야.

 

 

 

아드 아스페라 페르 아스트라에게, 그 마음이.

 

간절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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