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리오 ] 개입

- 현판au

밤하늘. by 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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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날도 아닌 그저 평범한 어느날. 리오는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꿀든거) 한잔을 사들고나오다 갑자기, 띠링. 하고 울리는 시스템 메시지에 시선을 돌렸다.

" [ 자기. 혹시 지금 바빠요? ] "

" 안바쁜데 바빠질것 같아요."

그랬다. 이놈의 시스템 관리자들이 먼저 연락을 주는 경우는 단 한번도 좋은 소식이 아니었던지라 리오는 마저 아메리카노를 마시더니, 살짝 찡그린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 [ 자기한테 할 말이 있는데, 이 방법으로는 그걸 다 말하지 못해서.. 우리가 열어주는 던전으로 들어와요! ] "

" [ 그래~! 우리 조언 못듣고 또 죽어서 회귀하는거보다는 낫지. ]"

저자식은 진짜 나 죽는걸 좋아하는 변태가 분명하다니깐.

" 넌 내가 죽는걸 좋아하냐?? "

" [ 에이, 나는 자기의 고통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모습을 사랑할뿐이야. ~ ] "

... 맞네, 변태.

리오는 이 미친놈과의 대화에 제 기력만 쇠해지는 기분이 들어선, 당장이라도 메시지 창을 꺼버릴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윽고 우당탕탕, 소리와 함께 이어지는 다른 관리자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 [ 하하.. 자기, 잠시 소란이 있었어요.. ] "

직장인의 비애란, 어디 어느곳을 가도 변치않는 진리구나. 라는걸 느껴지게하는.. 어쩐지 모르게 지친듯한 관리자의 목소리에 리오는 마저 제 아메리카노를 한모금 더 마셨다.

" 수고가 많아요.. "

" [ 큼, 아무튼.. 자기, 앞으로 10분 있다가 게이트를 열게요. 그곳으로 들어와주면, 마저 이야기를 계속 하죠. ] "

" 그런데 던전 게이트를 열면 주변에 피해..는 안가요? 던전브레이크 터졌다는 소리 듣겠는데. "

그랬다. 게이트라는것이 사람 마음대로 열고 닫고 할수 있는것이 아니었지만은.. 던전이 열리고.. 몬스터들이 언제든지 짜잔, 나타났습니다. 이러는 이 세계에서 던전 게이트가 열린걸 보게되는 이들이 있다면은 심각하게 생각할수도 있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 [ 괜찮아요, 그 문제는.. 자기가 진입하면 그 즉시 게이트는 닫히고 우리가 게이트 입구에 패스워드..즉, 임시 락을 걸어둘거에요. 누가 난입해서 들어오기라도 하면 곤란하니까요. ] "

어라, 이녀석들. 의외로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일처리가 꼼꼼하다.

리오는 아메리카노를 마저 다 마시곤 관리자의 말에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 뭐어.. 그렇다면 다행이고요. 누가 함부로 들어올수는... 아니, 그남자라면 가능성 있겠는데요. "

" [ 아무리 그렇다고 한들, 개체명 케이.. 그 남자는 시스템을 인지하지 못하니까. 괜찮을거라고 사료됨. .. 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강력하게 락을 걸어둘게. ] "

이윽고 시스템 메시지는 종료되었고, 리오는 다 마신 빈컵을 쓰레기통에 넣으며 가만히 하늘을 쳐다보다가, 워커 끈을 고쳐묶고는 던전에 진입할 준비를 마쳤다.

이윽고, 시스템이 말한대로 리오의 앞 공간이 깨지면서 던전으로 향하는 게이트가 열렸다.

...여러번 경험했더라도, 이 느낌은 도저히 적응이 되지가 않다고 생각하면서 리오는 게이트 안으로 발을 들였고, 그와 동시에 게이트 입구는 굳게, 닫..혔다?

" ..굳이, 혼자서 던전 입장을 시키다니 마음에 들진 않군. "

무서울 정도로 냉랭함이 담겨있는.. 혹은, 그 이상일지도 모르는 감정이 담긴 청록빛 눈동자가 리오가 사라진, 게이트가 열렸던 곳을 응시하며 작게 중얼거렸다.

케이, 아니 켈빈은 느릿하게 걸어오더니 게이트가 열렸던 공간쪽으로 가볍게 손짓하자 다시금 공간이 깨지면서 게이트 입구에 자신을 가로막는 강력한 패스워드, 아니 락이 걸린것을 보고는 가볍게 헛웃음을 지었다.

" 내 눈앞에서 데려가놓고, 날 막는다라. ..어디 한번 해보게나. 그건 내꺼일세. "

그러는 와중에, 리오는 던전에 입장하자 놀랍도록 고요하고 조용한 풍경에 가만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던전이, 이렇게 고요할수도 있었던가. 늘 몬스터들이 쏟아져나오고, 소음만이 가득한 곳이었는데.

" [ 성공적으로 왔네요. 자기. 그러면 못다한 이야기를 마저 해볼까요. ] "

평소에는 흐릿하게나마 보이던 관리자들의 형상이 던전 안에 들어오니 명확히, 그러나 간단하게 실체화된 모습으로 변했다.

" 어라, 평소에는 모습 보이는거 힘들다더니 지금은 괜찮아요? "

" [ 아무래도 성좌들의 간섭도 있고.. 자기의 세계에서 우리가 본모습을 드러내기엔 이것저것 제약이 많거든요. 던전에서는 그제약이 그나마 덜해서 이런 모습으로 자기한테 나타날수 있는거죠. ] "

그러는 와중에, 밀색 양 모습이며..회색빛 천사오브젝트가 있는 모습에, 여우 모습까지. 아주 각양각색인 관리자들의 형상에 리오는 한숨이 폭 나왔다.

... 어이가 없네. 진짜.

" [ 자기 안죽고 살아있어줘서 고마워요~ ] "

그러다가 리오 귀에 꽂히듯이 들려오는 목소리 하나. 그건 변태, 아니.. 회색빛 천사 오브젝트에서 들려왔다.

" 너너, 너이자식 목숨 하나 더 챙겨왔냐?? 내가 너 죽인다고 했지!! "

으르렁거리면서 리오가 노려보자 관리자.. 아니 천사오브젝트는 여유로이 웃으면서 높게 떠올랐다.

" [ ^^ 자기는 그런 모습도 사랑스럽더라. ] "

" 저 변태자식은 왜 같이 온건데요? "

" [ 하아... 자기..저도 말렸었어요. 근데 저자식이 그냥 온거에요. ] "

여우가 한숨을 폭 내쉬자, 밀빛 털을 가진 양이 한마디 더 얹었다.

" [ 자기의 회귀자 특성은 되돌아가는것과 동시에 덮어씌워지는거니까.. 이질적인걸 깨닫는 이가.. ] "

그러나, 밀빛양의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연두색 나비가 나타나더니 심각한듯 말을 이었기 때문이다.

" [ 경고, 누군가가 게이트의 락을 강제로 해제하려고 해. ... 개체명은.. ] "

관리자들이 리오에게 해야할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굳게 닫혀있던 던전의 게이트가 열리며.. 있어야 할곳이 아님에도, 그 남자가.. 아니, 켈빈이 천천히 걸어들어왔다.

" ....흠. "

" [ ??? 이럴수가 있어요?? ] "

" [ 아니 규격외의 존재라 해도 여기까지 어떻게 들어온거야?? ] "

" [ 불가능.. 분명, 강도높은 락 설정 했어. ] "

시스템 관리자들도 켈빈의 급작스러운 등장에 당황한듯한 기색을 감출수가 없었다.

" ...< 여기까지 켈빈이, 들어올수가 있어요? > "

리오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말 대신 시스템 메시지로 대화를 거는데, 시스템 관리자들도 적잖이 놀란것 같아보였다.

" [ ...인간의 몸으로 인지하지도 못하는 시스템 락을 깨부수고 나타날 정도면...역시.. ■■ 인건가..] "

리오는 당황해하는 관리자들의 목소리를 듣고있다가, 저멀리 자신을 보며 서있는 켈빈을 바라보며 가만히 입을 열었다.

" ...여긴, 어떻게 들어오신거에요? "

자신의 수십, 수백번의 회귀 중에서 늘 세계 멸망의 근원이었던 남자. ... 이제는 무척이나 권태로우며, 지독한 외로움을 가진 남자라는걸, 자신은 잘 알고있다.

그래서 리오는 긴장할수밖에 없었다. 늘, 그는 규격외였으니까. 지금 당장 무슨일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켈빈은 능청스레 리오를 바라보며 웃다가, 리오의 물음에 답을 했다.

" 문이 열려있길래 들어왔다네만^.^ "

...거짓말이다. 분명, 시스템 관리자들은 말했다. 게이트에 강력한 패스워드를 설정했기에 쉽게 들어올수조차 없다고.

리오는 천천히 눈을 깜빡이다가, 켈빈과 시선을 맞추며 말했다.

" 거짓말, 이시잖아요. 여긴... 그냥 들어올수가 없는데. "

분명, 켈빈은 리오의 말에 살며시 미소짓고는 있었으나 눈빛에는 이미 집착이 강하게 서려있는.. ..... 순간적으로라도 인간으로는 보기 힘든 눈빛이었다.

" .. 으음, 내 파트너를 눈 앞에서 가져가는데, 가만히 있을수가 있어야지. "

" ... 케이씨, 제가 사람한테는 소유격 떼시라고 여러번 말했는데 왜 말을. "

본격 둘만 사는 세상. 오픈.

시스템 관리자들은 갑자기 터진(...) 시한폭탄보다 더 심각한 이 문제에 어쩌나. 하고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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