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자리에 선 이들은 :: 스토리 정리 + 드림 얘기

해석이 다를 시: 제가 적폐입니다, 당신 생각이 맞습니다

知香 by 지향

1. 스토리 요약

게임을 하지 않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성된 파트입니다. 뱅드림 - 파스파레 스토리 스포일러가 다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약본보다 스토리를 직접 보시는 편이 더 자세하고 더 아름답습니다.

PHASE-Illuminate-

도쿄 아이돌 서밋, 약칭 TIS라는 유명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파스파레의 출연이 결정되었습니다. 우승 그룹은 유명세를 입음과 더불어 무도관에 설 수 있습니다. 이에 소속사는 파스파레를 특훈하기 위해 전직 아이돌 나오를 프로듀서로 섭외합니다. 나오는 아야가 존경하고 동경하는 '아유미'가 소속되었던 아이돌 그룹 '마멀레이드' 출신입니다. 나오는 다소 가벼운 태도를 보여 신임하기 어려운 느낌을 주기도 했지만, 예리한 시선과 노련한 코칭으로 금세 파스파레의 동료가 됩니다. 멤버들은 종종 나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지만, 새로운 동료와 기꺼이 합을 맞춥니다. 그리고 나오와 함께 들른 무도관에서 아야와 파스파레는 '아이돌의 신화가 되자'며 결의를 다집니다.

황야에 피어라, 꽃의 소녀들이여

TIS 1회전을 앞두고 나오는 아야의 보컬이 '두근거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메인 보컬 교체를 제안합니다. 멤버들의 거센 항의와 아야의 강한 의지로 해당 결정은 1주일 보류되고, 그동안 아야는 히나를 비롯한 파스파레 멤버들 및 외부 밴드 멤버의 조언으로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바로 야외 게릴라 공연이었는데, 이때 아야와 히나는 자신들에게 전혀 관심 없는 사람들을 돌아보게 하는 공연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됩니다. 익숙하게 몸에 익은 방식을 고수했다가는 큰 무대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우친 거예요. 아야는 히나와 함께 새롭고 자유로운 무대를 선보여 SNS 등지에서 큰 화제가 되었고 프로듀서는 무대 위에서 자유롭고 자유로워 보이는 아야를 다시금 메인 보컬로 인정합니다. 그렇게 갈등이 잘 종식되나 싶었는데, '팬들을 위해 더 열심히 하자'라는 치사토의 말에 나오는 무언가 트리거가 눌린 듯 날카롭게 반응합니다. 주위에서 말려 겨우 무마되었지만 치사토는 위화감을 느낍니다. 메인보컬 교체의 건도 그렇고, 나오는 정말이지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이었어요.

꿈의 자리에 선 이들은

이후 파스파레는 나오의 프로듀싱 하에 2회전을 순조롭게 통과합니다. 다만 같은 소속사의 후배 그룹인 '비비캔'은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습니다. '어째서 열심히 했는데 닿지 않았을까?'라는 말에 나오는 '모든 아이돌이 열심히 한다, 이 정도로 마음이 꺾일 거라면 아이돌을 그만둬라'라고 일갈합니다. 아야를 비롯한 파스파레 멤버들은 좌절한 비비캔을 위로하지만 탈락의 슬픔에 젖은 비비캔 멤버는 날 선 반응을 보입니다. 이때 들이닥친 카메라와 제작진이 심경을 캐묻고, 멤버들이 당황하고 있을 때 나오가 나서서 상황이 종료됩니다. 이후 씁쓸한 마음으로 인터넷을 둘러보던 이브에게 비비캔 멤버가 전화를 걸어 말했습니다. 아까는 심하게 말해서 미안했다고, 자신들의 마음까지 짊어지고 우승해 달라고요.

이 이야기를 들은 파스파레 멤버들은 결의를 다집니다. 그러나 나오는 '그런 마음은 방해가 될 뿐이다'라며 타인의 마음까지 감당할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고는 어느 아이돌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팬들과 업계의 기대에 지나치게 부응하려다가 마음이 무너졌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파스파레 멤버들은 자신들을 걱정하는 나오의 뜻을 알았지만, 그래도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보였습니다. 그러자 나오는 또다시 멤버를 제외시킬 것처럼 이야기했으며 이브의 거센 반발이 뒤따르자 치사토는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자며 상황을 종료시킵니다. 이후 한자리에 모인 멤버들에게 치사토가 제안합니다. 앞에서는 나오의 말을 따르는 척 하고, 뒤로는 우리의 뜻을 이어 나가면 어떻겠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브는 동료인 나오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고, 파스파레의 진심을 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힙니다. 그렇게 의견은 조율되지 않은 채 모임이 끝났습니다.

다음날 이브는 무작정 진심을 담은 편지 한 통을 들고 나오를 찾아가려 합니다. 이에 치사토는 한달음에 달려가 이브를 막아섭니다. 만류하는 치사토에게 이브는 '치사토 씨의 진정한 마음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한 치사토는 '또다시 나오 씨와 갈등을 빚어 누군가 제외되는 상황을 겪고 싶지 않다'고 답합니다. 치사토의 진심을 직시하게 해 준 이브는 올곧은 마음으로 멤버들을 설득하여 파스파레는 한마음으로 나오를 찾아갑니다. '우리는 다른 아이돌의 마음도 함께 짊어지고 가겠다'는 강한 의사에 나오는 결국 두 손 들고 맙니다. 그러면서 한 마디를 덧붙였어요.

-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너희 자신을 우선하라고 할 때는 반드시 그렇게 해 줘.

그렇게 회의는 무사히 종료되지만, 나오는 쓸쓸한 심경으로 마멀레이드 멤버들을 회상합니다.


2. 스토리 관련 좋았던 점

  • 처음에 스토리를 읽었을 때 저는 전적으로 치사토에게 동의하고 있었습니다. '앞에서는 나오의 말을 따르는 척 하고, 뒤로는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하면 되는 것 아닌가?' 그렇기에 너무나 올곧은 이브의 뜻을 완전히 공감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나오 씨는 우리의 친구고, 동료에게 거짓말하는 건 옳지 않다'는 이브의 말에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어요. 이브는 파스파레의 뜻을 굽히지 않고 싶기도 했지만, 나오를 진심으로 존중하기에 기만하지 않기로 한 거예요. 이브는 정말 사랑스럽고 선량한 인물이에요.

  • 한편 첫 스토리에서 손익을 따져 그룹을 떠나려 했던 치사토가 '누구도 제외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모두와 함께하고 싶다)'는 진심을 전하기까지의 이야기가 눈앞에 그려져서 정말 감동이었어요. 이제 파스파레는 치사토의 꿈 그 자체이고, 멤버들 하나하나가 치사토의 소중한 꿈이라고 생각하니 무척 행복했습니다. 다섯이서 쭉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 전력을 다해 무대에 임했고 그 진심이 대중들에게 전해지지 않은 비비캔, 존중하는 동료에게 거짓 없는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는 이브, 그 덕분에 '멤버들이 제외되지 않고 함께하고 싶다'라는 자신의 진심을 깨달은 치사토, 과거 자신의 그룹에 파스파레를 비추어 보아 그들의 마음이 자신들처럼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는 나오까지…… 이번 이벤트는 진심을 드러내고 부딪치는 게 핵심인 듯합니다.

  • 패배한 그룹 멤버가 울고 있을 때 인터뷰를 따내려 하다니, 아이돌 리얼리티를 무척 리얼하게 보여 줘서 충격적이었고 좋았어요.

  • 저번 아야의 독백에서 '이김으로써 강해지고 빛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는데, 이번 스토리에서는 패배한 사람들을 조명해 주었습니다. 이긴 사람이 있으면 진 사람도 있고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다는 것이겠죠. 그렇기에 승리의 무게를 느끼고 진 사람들의 그림자까지 감당하여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파스파레의 결의가 좋아요. 정말 단단한 친구들입니다.

  • 나오의 마멀레이드는 팬들과 업계의 기대에 지나치게 부응하려고 하다가 마음이 무너져 버렸습니다(제 생각에는 그 멤버가 아야의 롤모델인 아유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오는 아이돌 업계 자체에 질려 버린 것 같아요, 나오가 아이돌 자체를 싫어하는 것 같다는 치사토의 독백을 보아하면. 아야가 영향을 받은 아유미의 구호는 다음과 같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꺾이지 않아, 포기하지 않아. 언제나 웃는 얼굴!' 언제나 웃는 얼굴이려고 애쓰던 아유미는 마음이 무너졌지만 아야는 그 구호를 늘 마음에 새기고 행복하게 활동을 이어 가고 있지요. 이 점에서 아야와 아유미가 본질적으로 다른 사람임을 느꼈습니다. (아유미가 아닐 경우 이 문단은 조용히 삭제됩니다)

  • 아야의 이번 4성 카드 이름은 '그 눈물을 아니까' 입니다. 스토리에서 이 일러스트 장면의 아야는 서바이벌에서 탈락한 후배 그룹에게 '나도 연습생 때 비슷한 일이 많았기에 이해한다, 마음이 전해지지 않는 건 어렵다'며 위로를 건넵니다. 연습생 시절의 아야는 얼마나 많이 진심을 담아서 노래해 왔고, 또 그 노래들이 받아들여지지 못했을까요? 아야가 연습생 때 얼마나 많이 눈물 짓고 힘들어했을지 눈에 선해서 마음이 아픈 장면이었어요. 그리고 후배에게 조언할 수 있는, 어엿한 선배 아이돌이 된 것 같아 기특하기도 했습니다.


3. 드림 얘기

  • 미카도 나오의 생각에 매우 동의할 것 같습니다. 아이돌은 서비스 직종의 극단이라 감정소모도 심하고, 본질이 개인을 갈아서 돌아가는 시스템입니다. 아이돌 업계에 환멸을 느끼는 건 나오도 미카도 같은 마음일 겁니다. 그렇지만 미카는 나오와 달리 아야와 파스파레에 자신을 투영하려 하지 않습니다. 자신과 아야가 다른 사람임을 인지하고 자신이 힘겨워했던 부분도 아야에게는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어찌 보면 강하게 신뢰하고 있어요). 그렇기에 생각이 다를지언정 아이돌에 마냥 긍정적인 아야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저 지켜봐줍니다. 언젠가 힘겨워하면 그때 곁에 있어줄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 어찌 보면 프로듀서(나오)와 경쟁 아이돌(미카)의 차이일 뿐이고, 미카도 프로듀서의 입장이었다면 스탠스가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미카는 결국 아야를 존중하고 또 사랑하게 되었을 겁니다.

이후 이 이야기를 들려준 아야에게 미카는 나직이 말했습니다.

🍎 후배 그룹이 탈락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저는 내심 기뻐했을 겁니다. 혹시라도 후배 그룹에게 졌다가는 언론이 물어뜯기도 딱 좋고, 팬들 마음도 동요할 테고…… 무엇보다 모양 빠지잖아요.

못됐죠? 대답을 바란 물음이 아니었다는 듯, 미카는 조용히 덧붙였습니다.

🍎 다른 사람 앞이었다면 이렇게까지 날것 그대로 말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마루야마 씨에게는 추할 만큼 솔직해지네요.

이에 아야는 그렇지 않다고, 그 마음도 모르지 않는다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한때 자신도 후배 그룹에게 입지를 뺏길 것을 걱정하여 파스파레를 검색하는 것조차 두려웠다고, 냉정한 아이돌 업계를 자신 또한 알아가고 있다고. 고작 그 정도의 선량한 마음으로 자신의 못된 마음을 알 것 같다고 말하다니요. 미카는 웃음을 참고는 대답했습니다.

🍎 아이돌 업계는 잔혹하다지만, 안 그런 업계가 어디 있겠습니까? 사실은 업계 분위기 핑계를 대고 개개인의 잔혹함을 정당화하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그렇고요.

쌀쌀한 날씨였습니다. 하늘은 흐려 햇살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구름이 가린대도 태양의 빛이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 생각하며 미카는 다시금 말했습니다.

🍎 그래서 저는 마루야마 씨가 이대로 계셔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암흑에 묻혀 빛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마루야마 씨는 꼭 그렇게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그건 그렇고, 벌써 후배 그룹에게 조언할 정도라니…… 마루야마 씨도 꽤나 선배가 되었군요.

🍓 앗, 그런가요? 비비캔은 같은 소속사라서 더 마음이 쓰이는 것 같긴 하지만요…….

얼굴을 붉히는 아야를 보고 미카는 입꼬리를 올려 웃었습니다.

🍎 부끄러워하실 것 없습니다. 당신은 저에게도 조언했잖아요, 선배로서.

🍓 제가 선배라니요, 미카 씨는 대선배인데도?!

🍎 그날 당신이 제게 말을 걸어 주기 전까지, 저는 제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데뷔한 지는 칠 년이 지났지만 제 마음은 여전히 데뷔곡만으로 큰 인기를 끈 신인 아이돌에 머물렀던 겁니다. 칠 년간 오만한 신인이었던 저에게 당신은 선배로서 조언한 거예요. 그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두 사람은 잠시 서로를 마주보았습니다. 절로 웃음이 났습니다. 한참 늦었다는 걸 알면서도 미카는 아야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 고마워요, 마루야마 씨.

🍓 아니에요. 그렇게 말해 주셔서 기뻐요……. 함께 빛나는 이야기를 써내려가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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