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

당신이 있어서

知香 by 지향

축하해 주셔서 고마워요, 미카 씨. 모두에게 생일 축하를 받다니, 최고의 하루예요!

예상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고, 딱 그 사람이 할 것 같은 말이라서 미카는 조금 웃었다.

미카는 아야의 생일을 제때 축하해 주지 못했다. 알지 못해서 그랬다. 아이돌에 대한 철학 같은 대화는 나눌지언정 생일 같은 사적인 정보를 물을 만한 친분은 아직 없었던 탓이다. 아야의 생일을 알게 된 건 실시간 트렌드를 가득 채운 팬들의 축하 덕이었다. 부랴부랴 축하 메시지를 보내거든 아야는 평소보다 늦게 답장을 했다. 그만큼 많은 사람에게 답신을 보내 주어야 했으니까.

미카는 다시금 실감하고 말았다. 우리는 결코, 서로에게 첫 번째가 될 수 없구나.

무어라 답장할지 고민하던 미카의 생각은 다른 곳으로 튀어, 적당한 생일 선물을 찾아보려 인터넷을 둘러보았다. 그 사람에게 걸맞은 선물이라 하면 일단 귀여운 게 좋겠다. 부드럽고 푹신푹신한 사람이니까 인형이 좋겠다. 아니, 오히려 그런 까닭에 차고 넘치도록 받을지도 모르겠다…….

7년간 몸담은 그룹을 탈퇴하며 미카는 귀여운 것 따위는 신물이 났다. 귀여움을 강조하며 구매욕을 자극하는 모든 것들을 영영 쳐다도 보지 않겠노라고 결심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런 결심이 무색하게도 미카는 다시금 귀여운 상품들을 판매하는 쇼핑몰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당신이 생각나서 귀여운 것이 싫지 않다. 당신이 좋아하기에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 당신이 사랑하기에 나는 계속 아이돌로 남을 수 있었다. 당신이 있어서 싫어하지 않게 된 것이 나에게는 얼마나 많은지.

그러니 첫 번째가 아니어도 좋았다. 돌아서면 잊어질 축하 중 하나에 불과하대도 괜찮았다. 그저 당신의 행복을 이루는 일부일 수 있다면, 최고의 하루를 돌아보았을 때 나의 작은 축하 하나가 얹어질 수 있다면 그걸로 행복할 것이다.

나의 오늘은 당신이 있어서 행복하니까, 그것으로 족했다.

미카는 고심 끝에 가장 귀여워 보이는 인형 하나를 골라 선물하기로 했다. 선물 코드를 전송하며 메시지 하나를 덧붙였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당신에게 행복하다면 나 역시 그러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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