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싫어하는 사람 얼굴 합성해서 쓰세요

월드 트리거. 팬아트

비자림 by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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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아트입니다.

아즈마 하루아키는 특별히 모나지도 별나지도 않은 사람이었다. 그는 보통 사람들이 저어하는 행동에는 저어하고, 망설이는 행동에는 망설이며, 과감하게 저지르는 행동은 과감하게 저지르는 사람에 불과하다고 자신을 평가하는 사람이었다.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로 일컬어지는 사람과 같이 타인과 감정적으로 교류하거나 공감,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아니었으며, 그 자신의 감정 역시 보편적임을 이해하는 지극히 보통 사람의 범주에 속하는 사람임을 이해하는 사람. 충동을 절제하고 적절한 정도로 욕구를 발산하며 정도가 정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기준을 아는 보통의 사람. 이상적인 사람은 되지 못해도 이상치에 이르지는 않는 사람.

그리고 많은 사람이 그럴 것이다. 어떤 결심을 실행하는 많은 사람이. 사실 모나지도 별나지도 않은 사람에 우리는 지나치게 많은 선의를 걸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모나지도 별나지도 않은 채로 우리는 굉장히 많은 짓을 저지를 수 있었다. 우리는 저어하면서도, 망설이면서도, 과감하게 저지를 줄 아는 사람이었으므로,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로 일컬어지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타인과 감정적으로 교류하며 그들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을지라도, 절제하지 못한 충동을 흩뿌리고 정도를 벗어난 범위로 욕구를 방출하며 한순간이라면 이상치에 이를 줄도 아는 사람이었다. 그것이 ‘보통’의 사람이었다.

아즈마 하루아키는 보통의 사람이었다. 힘이 있으면 어떻게 휘둘러야 하는지도 아는 보통의 사람. 한순간의 결행이 앞으로의 자신을 얼마나 곤혹스럽게 할지 아는, 그러나 얼마나 후련하게 할지도 아는, 둘 다 아닐지라도 뭐, 상관없다고 생각할 보통의 사람.

보통의 사람은 생각보다 선하지 않아서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내 눈앞뿐만이 아니라 이 세상 전체에서 사라져도 상관없다고 종종 생각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얼굴을 다른 이에게 덧씌울 수 있다면 얼마든지 이를 반복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어떤 결심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것은 과감함이었다. 저어하는 건 괜찮다. 망설이는 것 역시 큰 상관은 없다. 저지를 줄만 알면 되었다. 과감하게, 저지르기만 한다면.

아즈마 하루아키는 과감한가?

그는 그리 오래되지도 않은 때에 제가 제자처럼 기르던 아이의 머리를―아이를 구하려고 한 짓이기는 하나―날려버린 적이 있었다. 그런 그를 두고 과감함의 유무를 논하는 것은 조금 우스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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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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