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삼님 연교

타브아스

발더삼 by 소금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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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끝났다. 발더스 게이트에 도착해 카자도르를 쓰러트리고, 오린을 쓰러트리고, 고타쉬를 쓰러트리고, 네더브레인을 쓰러트렸다. 덕분에 7천 스폰이 풀려났고, 아스타리온이 더 이상 햇빛을 보지 못한다는 사소한 일이 있었으나, 우리는 이제 안전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평안 속에서 연인을 사랑하는 것 뿐. 그래서 우리는 짐을 챙겼다. 더 이상 햇빛을 보지 못하는 너를 위해. 언더다크까지 가는 여정을 밟았다.

걷고 또 걷다 보면 하나둘 동료들이 사라져갔다. 누구는 발더스 게이트에 남아 여정의 시작부터 함께하지 못했다면, 누구는 중반부터 홀로 떨어져 여정을 이어 나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우린 알게 되었다. 결국 이 여정의 끝에선 우리 둘만 남게 된다는 것을 말이다.

이것은 집으로 향하는 길이자, 나들이와 같았다. 나들이가 끝나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이. 우리는 나들이를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을 뿐이다. 아니, 나들이를 가는 쪽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도, 아스타리온도. 우리의 집은 언더다크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어쩌면 이사라고 할 수도 있겠다.

우리는 밤에만 움직일 수 있었으므로, 걸음걸이는 이전보다 더뎠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길었다. 아스타리온은 낮이 되면 꼼짝도 하지 않고 바위 그늘에 숨어 잠을 잤다. 그리고 나는 그 곁에서 자는 아스타리온을 바라보았다. 긴 속눈썹이나 살짝 들어간 뺨. 밝다 못해 창백한 얼굴까지. 그 모든 것이 살아 숨 쉬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러다 잠이 들면, 꿈에 그가 나왔다.

나는 더 이상 누군가를 살해하는 꿈을 꾸지 않는다. 꿈에는 아스타리온과 함께였다. 너는 햇빛 아래를 걸어 다닐 수 있었고, 나는 충동에 시달리지 않았다. 우리는 포도주와 치즈, 흰 빵을 챙겨 산으로 들로 쏘다녔다. 언제나 손을 꼭 잡고, 둘이서만. 과거의 그 무엇도 우리를 붙잡지 못했다. 우린 행복했다. 꿈에서 깨어도 네가 있었고, 꿈을 꾸어도 네가 있었다. 그 하나만으로도 나는 충동을 이겨낼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마지막 여정이 다가왔을 때. 나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스타리온도 나를 바라보았다. 해가 져 어두운 밤하늘 아래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고 한참을 서 있었다. 우리가 다시 지상으로 나올 날이 얼마나 될까? 아마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아스타리온은 스폰들을 통제하느라 바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옆에서 그를 돕느라 바쁘겠지. 우리의 이 짧은 나들이는 이렇게 끝이 났다.

그 후, 해도 달도 없는 어느 밤. 누군가 본다면 뱀파이어를 위한 날이라고 말할 수 있을 밤에 우리는 진짜 나들이를 떠났다. 지상이 아닌 지하에서의 나들이. 꿈에서 본 것 같은 포도주와 치즈, 흰 빵은 없었지만, 그 대신 물과 사과, 포도를 챙겨 수서 꽃이 아름답게 핀 절벽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아직 우리가 파헤쳤던 개의 무덤이 남아있었다. 아스타리온은 그것을 보고 우리의 과거를 떠올리며 낄낄거렸다. 나는 그 무덤을 다시 바르게 묻어주었다. 우리는 그 무덤을 보며 꽃을 꺾어 위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물과 사과를 먹었다. 절벽 위에서 본 언더다크는 꽤 나쁘지 않았다. 언젠가 이곳도 발더스 게이트 처럼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도시처럼 변할까? 물론 뱀파이어 스폰이 가득한 도시일게 뻔했지만, 그럼에도 기대 해 볼 가치가 있었다. 그들의 수장은 똑똑하고, 영악하며, 아름답고 강인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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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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