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커비

다시 하는 자기소개

마버로아와 로아의 의인화 나옵니다

글뭉치 by Bifr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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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주의: 의인화 묘사 있음.

의인화 마버로아가 버려진 실험실에서 로봇 로아를 작동하고 같이 떠납니다. 의인화에서 어떻게 둘이 존재하며 함께하게 되었는지 나름의 설정을 내놨습니다...


로봇이 작동을 시작하자 마버로아는 긴장한 채 결과를 기다렸다.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을 것 같던 푸른 여성형 몸체가 생명을 얻고, 왼손을 가슴에 올린 채 인사 프로토콜을 개시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구조물 [하늘배 로아]의 휴머노이드 인터페이스입니다."

"휴머노이드 인터페이스?"

"절 건조한 제작자들이 '인간형 단말기'라는 형태를 정의했습니다."

"흐음~ 그렇구나."

마버로아는 팔짱을 풀었다. 그가 발 끝을 올려 휴머노이드의 얼굴을 살피기 시작했다. 로아가 이용자의 시선에 맞춰 고개를 숙이자 마버로아 위로 큰 그림자가 졌다.

"구현이 상당하네. 이 눈은 뜰 수 있는 거야?"

"감은 눈처럼 보이는 얼굴 커버입니다. 시각적 신호 구별을 위해 가시를 위한 카메라 하나, 불가시 센서 둘을 사용합니다."

"눈꺼풀 안에 움직이는 근육까지 구현한 이유는 생동감을 위해서 그런 건가?"

"닮지 않았다면 불쾌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눈을 가렸다니, 재미있네."

마버로아는 로아의 얼굴을 만지던 손을 떼고 뒤로 물러났다.

"너는 내가 아는 그 '로아'야?"

"휴머노이드 인터페이스는 실시간으로 연동되며, 본 기체-우주선과 아무리 멀리 있어도 기록을 불러오고 복구할 수 있습니다. 해당 인터페이스의 가동 시점부터 모든 정보는 실시간으로 동기화 됩니다. 어디서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거 정말로 좋은 소식이네!" 마버로아가 킥킥 웃었다.

고대의 기발한 장난감과 무얼 해볼까, 상상하던 마법사는 단어 하나가 걸려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잠깐만, 기록이 있다고?"

"하늘배 로아는 항해일지를 자동으로 기록합니다." 로아가 표정 변화 없이 대답했다.

"그럼 열람하는 방법은?"

"최고 관리자-어드민 보안 레벨 또는 그에 준하는 검증된 사용자의 허가가 있어야 합니다."

"다들 오래 전에 사라졌잖아!" 마버로아가 경악한 채로 외쳤다.

"그렇습니다."

"강제로 데이터를 열어보면⋯."

"휴머노이드 인터페이스는 실험적인 기능을 집약하여 적용한 프로토타입입니다. 프로토타입이란-"

"그래그래, 하나뿐이라고. 라디오 뜯어볼 나이는 지났지. 나 어린애 아니야." 마버로아가 손바닥이 보이도록 손을 올렸다. "네가 우주선이었을 때가 더 조용하고 좋았는데."

"저의 본체는 [하늘배 로아]이며, 선호하는 소통 방식이 있다면 청각적 출력을 비활성화 하겠습니다." 로아가 예의 무표정으로 흔들림 없이 대답했다.

이대로 있다간 정말로 실행할 것 같아, 마버로아가 다급히 양 팔을 가위표로 교차했다.

"아니, 나 지금 완전 만족해! 계속 이렇게 하자!"

"그렇습니까?" 로아가 재차 질문했다.

"그렇다니까!" 마버로아가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청각적 출력-대화형 소통방식-은 유지하도록 하겠습니다."

갑작스런 발언에 열이 오른 마버로아가 눌러 쓴 후드를 크게 펄럭였다. 크게 한숨을 쉬고 "이런 상황은 또 모르겠다..." 하며 중얼거렸다. 이마에 손을 짚은 채 고민하던 마버로아는 결심한 듯 로아의 손을 잡았다.

"이제 어쩔 거야? 관리자도 없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곳에 계속 있을 거야? 같이 로아에-말이 이상한데 아무튼-돌아가는 게 어때?"

"인터페이스는 당연히 본체와 관리자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렇지. 여기 버려지는 건 외로우니까-" 무심코 동의하던 마버로아가 소리쳤다.

"내가 관리자라고? 근데 왜 열람 못 하는데!"

"'최고'관리자가 아니니까요."

"로아! 혹시나 하고 말하는데, 방금 그것도 장난이었어?"

"어느 시점인지 정확하게 질문하시길 바랍니다."

"쳇, 역시 조용할 때가 더 나았네. 기계라는 종류는..." 마버로아는 입이 삐죽 튀어나온 채로 투덜거렸다.

하늘 배와 거짓말쟁이 마법사는 빠른 걸음으로 버려진 시설을 빠져나왔다. 마버로아가 가볍게 손을 끌자 그의 흰색 케이프가 펄럭였다.

"가자고... 집으로. 으으, 내가 이런 말을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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