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케챱도둑
내비게이션이 곧 목적지를 알리자 재형은 거기서 차를 멈췄다. 엔진이 꺼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거리를 가늠하여 주차를 한 그는 품 안에서 총을 꺼냈다. 공사가 중단된 지 오래된 구역은 폐허나 다름없다. 원래라면 대형 쇼핑몰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방문객을 맞아들인 적 없는 탓에 흐린 날에 보니 음산했다. 건물은 온전한 형태를 갖추지 못해 뚫린 부분이 많았
얻어먹은 입장에서 예의상 한 모금 마셨을 뿐, 할 말이 있는 건 아니다. 카자미는 애꿎은 창밖만 노려봤다. 아이스 커피는 긴 침묵을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었다. 후루야는 커피를 들고 온 직원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입을 다물었다. 엉덩이가 따끔할 정도로 불편한 자리를 피하고 싶지만, 상대는 흔한 안부도 서로 건네지 않는 어색한 동석을 끝낼 생각이 없어
너도 좀만 나이 들어봐. 멀쩡하던 몸이 여기저기 난리 날걸. 특히 험한 일만 하는 경찰에게 더 찾아오지. 오랜만에 공안 선배는 농인지, 진담인지 모를 소리를 해댔다. 종종 어른에게 들었던 말이지만, 카자미는 실감하지 못하는 나이였다. 다만, 능숙하게 선배 아직 젊잖아요, 하고 맥주를 들이켰다. 선배는 마흔을 찍고 공안에서 다른 지역 수사 1과로 자리를
💘명탐정코난 10기 42화(티빙 기준)에서 모티브를 따왔습니다. 어서오세요. 딸랑, 맑은 소리와 다르게 알바생은 심드렁한 얼굴로 인사한다. 인사말은 자동화가 안 되는 걸까. 알바생은 껌을 쩍쩍 씹으며 스마트폰만 보고 있다. 기본적인 응대를 기대하기 힘든 모습이라 그에게 스파이초코를 물으면 아앙? 그딴 걸 나한테 묻는데? 묻어줄까? 죽을래?
식재료 관리는 요리의 기본이다. 후루야는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었기에 구입한 식재료의 손질, 보관, 뒷정리까지 완벽하게 척척 해냈다. 훌륭한 요리인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그도 싸고 질 좋은 재료 앞에선 발이 묶였다. 신선한 야채일수록 소비기간이 짧다. 1인 가구의 크나큰 단점이었는데, 그렇다고 장기 보관가능한 레토르트 제품으로 식사할 생각은 조금도
10. 앞자리가 바뀌는 마법의 숫자. 카자미는 연말 카운트다운처럼 다가오는 나이를 특별하게 여겼다. 10살에는 갓 시작한 유도로 어린이 유도대회에서 우승했고, 20살은 성인식과 더불어 첫 여자친구를 사귀었다. 30살엔 특별한 남자를 만났고, 40살이 된 지금. 카자미는 카페 사장이 됐다. 정확하게 39살에 포와로를 인수했지만, 어찌 됐든 과거의 자
#후루카자 전력 180분 '허기' / 야식은 계란과 우동 #후루카자 전력 180분 '첫눈' / 첫 눈 할머니는 하늘이 흐려지면 카자미를 불렀다. ‘매해 첫눈이 오면 너희 할아버지랑 결혼하게 해주세요, 라고 빌었지. 호호.’ 하고 웃으시며 과자를 손에 쥐어주셨는데 카자미는 어떤 과자였는지, 무슨 맛인지 기억나지 않았다. 대신 할머니의 수줍은 얼굴
* 대학생 if설정입니다. * 포와로라 아무로라 표기함. * 저의 지각 사유 : 분량이 늘어남. "늦어서 죄송합니다." 포와로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는 눈을 마주칠 새 없이 허리를 푹 숙였다. 이즈음 포와로는 점심 준비로 한창 바빴다. 평일은 2인 근무 체계로 한 명이 빠지면 2인의 몫을 홀로 감당해야 한다. 오전 10시에 출근해야 했을 카자미를 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