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종
| 18(2) 184 농구(슈팅가드)
서사 내 등장인물 정우현(각주 참고)
불편한 정적이 교실을 꽉 채워 메운다. 감정 따위 들어차지 않은 공간에선 뒤로 맞잡은 손이 풀어지지 않게 힘을 주는 게 최선이다. 계속해서 같은 곳만 차이는 정강이도 버텨낸 건 그저 아픈 티를 낼 생각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계라는 건 존재하게 마련이고, 버틴다는 건 제 마음속에 정해 둔 범위 내에서만 유효하다.
잇새로 새어 나오는 고통이 몸을 뒤로 밀었다. 손이 차이던 곳을 향해 간 건 무의식에 가까웠고, 곧이어 불리는 제 이름에 움직임 멎은 건 두려움이 분명했다. 죄송합니다. 이미 퍼렇게 멍들었을 아픔이 똑바로 서 있기 어렵게 만들었다. 손을 붙들고 있자니 허리가 굽혀지는 건 그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다.
밀려나다 못해 사물함에 닿은 발 끝이 계기였다. 선배님, 제가. 그대로 주저앉았다. 발 올려. 한 마디에 종료될 상황이었지만. 아픔을 달랠 틈도 없이 지시에 따랐다. 숨은 딱 두 번 골랐다. 사물함 위에 다리를 얹고 엎드려 있는 건 그대로 매를 견디란 소리와 다를 게 없었다. 아파서인지, 무서워서인지, 반쯤 정신이 날아가서인지, 아무튼 몸이 떨렸다. 얼마가 지났을까, 결국 두 조각이 된 각목은 옆으로 던져진다. 덜컥이는 숨 끝을 겨우 부여잡고, 아픔을 줄여보려 몸을 비틀고 싶은 생각마저 부여잡고 그대로 멈췄다.
기숙사로 가 있어. 쉴 시간은 조금도 없었다. 아픈 건 죄다 모른 체하고 제대로 뛰어야 한다는 건 알았으나 그건 숨겨지지 않았다. 해현아. 안 뛰냐. 죄송합, 내가 먼저 도착하면 너 오늘 살아서 못 나가. 네, 선배님. 뛸 수 있나, 지금 이 상황에서. 재보고 싶었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냥….
제 뒤로 느직하게 옮겨지는 걸음 소리가 괜히 재촉하는 것만 같아 제법 열심히 걸음을 옮겼다. 기숙사 문 앞에서는 반쪽짜리 숨을 고르고 문을 열었다.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선배님 앞에 두고 문을 닫는 건 또 혼날 일을 만드는 것 같아서. 예상은 맞아 들어간다. 해현아, 저기 엎드려 있어. 좀 쉬라고, 힘들잖아.
습관적 일탈(흡연)과 일상적 태만(무단 결석 및 연습 불참) 그리고 선택적 순종(오직 제 친형 말만 잘 듣는)
아버지 정혁준(전 한국프로농구 A 구단 소속 센터) 어머니 윤미현 형 정우현(서역체육고등학교 3학년 2반, 한국프로농구 B 구단 입단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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