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소대 복귀 전 엠마 헬링 친밀 면담 (2)

알버트 밀러는 모든 자료를 열람할 권한이 없습니다.

토벌군의 신원 자료조차 직급에 따라 열람 범위가 달라진다. 딱딱한 종이 위에 몇 줄 휘갈긴 인적사항이 전부일 때도 있다. 신원 미상을 의심할 때도 많다. 출현 직전까지 호적도 없이 땅을 기던 잡종들이 주로 그러했다. 인종 포용에 대한 건은 언제나 동부보다 진보적이었다. 언제나 상대적으로. 알버트 밀러는 누군가를 짓누를 권력도 용기도 없었으나 박애꾼은 아니었다. 자신도 꼬리를 만 수컷들이 단장 자리를 꿰찼을 때 이질감을 느꼈다.

이런 수인보다도 이방인 취급을 받는 자들이 있다.

페리이아 헤변, 스완, 아드리안나.

알버트 밀러는 조용히 다음 장을 넘겼다. 죄 불합리로 가득한 곳이다.

페레이아 해변. 에밀리 그린은 지도를 찾아 헤맸다. 툭 튀어나온 반도, 에메랄드 해변, 북적이는 해안선은 붉게 물들어간다. 거대한 배와 수평선이 외친다. 내 모든 걸 걸지! 레이즈! 화답한다. 콜! 페레이아 해변의 파도는 늘상 조용했다. 모든 이들이 아무개가 된다. 왼손에는 럼주, 오른손에는 패를 들고 쇼 다운을 목놓아 기다리는 유흥의 부흥지.

고작 “유흥의 부흥지”라는 수식으로 끝낸다고?

“…허.”

헛웃음이 빈 공간을 매웠다. 매그넘 황실은 토벌군을 바보로 아는 모양이군. 하긴 멀고 먼 동부 대륙은 서부인들의 무지니까?

확실히 알버트 밀러는 완벽한 서부인이다. 페레이아 땅을 밟아본 적도 없다.

하지만 페레이아의 노름 판돈이 비단 화폐에만 국한되지 않았음을 뼈저리게 알고 있다.

“하지만 상세한 진실은 모래가 아니지요. 전하.”

진실은 묻어질 수도 감춰질 수도 있지만, 무형의 “완전한” 퇴적은 불가능하다. 친애하는 황태자 전하께 부디 이 진심이 닿길!

알버트 밀러는 작은 낙서를 남긴 채 서고실을 나왔다.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