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악보와 딸기 파이

울고 꿇고 기어라!

그것이 후회공의 본분이다

금남이를 울고 꿇고 빌게 만들고 싶다

내가 비록 존나 많은 잘못을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날 좀 사랑해주면 안되겠느냐고 매달려서 울게 하고 싶다. 자기가 저지른 일이 얼마나 끔찍하게 잘못된 일인지, 그게 얼마나 현우를 상처입혔는지 알면서도 (보통은 그러면 미안해서라도 닥치게 되는데) '내가 너한테 좆같이 굴었고 존나 잘못한 거 맞는데 그래도, 한 번만, 나 좀만 사랑해주면 안 돼?' 하고 울게 만들고 싶다. '내가 뭘하면 될까? 꿇을까? 길까? 하면서 진짜 꿇고 기고 바짓가랑이 붙들고 울게 만들고 싶다. 그리고 '그걸 10년 전에 했어야지', 하고 냉정하게 쏘아보고 매정하게 돌아서는 현우가 보고 싶다. 가끔은 현우가 정서적 우위에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그리고 절대로 얌전히 후회만 하고 있지 않을 금남이는 이제 크툴루를 불러다가 현우에게 유일해지고 싶다는 소원을 빌어서, 현우한테 조금이라도 의미가 있는 사람은 다 죽게 만들고 이제 너한테 남은 건 나 뿐이니까 날 선택하라고 울게 만들자. 그렇지만 사실 그런 짓을 저지를 수록 멀어질 뿐이고 절대 자기한테 와주지 않을 걸 알아서 웃을 수 없는...이런 사태가 되어도 현우는 금남이를 경멸하면서 사는 걸 선택하지 사랑해주지 않을 걸 알아서, 울어야 한다. 

현우가, "내가 널 용서하고 싶었을 때, 용서하게 해줬다면 좋았을텐데." 하고 말하게 하고 싶다.

너를 용서하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언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명확하지 않다. 나는 자주 그랬다. 너에 대한 것을 그다지 생각하고 싶지 않을 때마다, 차라리 용서할 수 있기를 바랐다. 지금이라도 네가 내게 사과해준다면, 아주 작은 소리라도, 아주 짧은 말이라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너를 생각하는 것이 아픈 동안, 나는 너를 용서하는 상상을 했다. 너를 용서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오는 것을 기대했다. 그것은 매번 짓밟히면서도 매번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어서, 나는 이제 너를 생각해도 아프지 않다.

이 다음에 "내가 널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묻는 금남이와 "아무것도." 라고 대답하는 현우를 주세요. 

그리고 제대로 사과했을 때의 IF를 보여주고 싶다 (악랄

영원히 닿을 수 없는 어떤 여름의 청춘……

만나면 현우가 활짝 웃으면서 반가워해주고 짖궃게 놀리기도 하고, 금남이의 자아도취적 발언에 웃으며 긍정해주기도하고, 타박하면서도 애정있는 흘김을 보이는, 사소한 곳에서 정이나 사랑이 느껴지는 관계. 원래의 현우도 워낙 착해서 챙겨주는 걸 안하지는 않았지만, 금남이의 현실 속 현우가 그냥 모두를 챙기는 김에 덤으로 금남이도 챙겨주는 식이라면 IF의 현우는 금남이를 챙겨주고 싶어서 챙겨주는 느낌. 사소한 곳에서 느껴지는 애정도의 차이가 뼈아픈 법이다. 

IF의 현우는 금남이를 베프로 인정해주고, 금남이에게 고백받으면 '나는 친구인 네가 좋아서 관계가 변하는 게 두렵지만, 너랑 사귀는 게 싫은 건 아니다.' 같은 말을 해줄 것 같고……유혹할 기회를 줄 것 같고, 이러다가 피아노 치면서 웃다가 '너랑 사귄다는 게 이런 날이 계속되는 거라면, 그래도 좋을 것 같다.' 고, 연인이 되자고 받아줄 것 같은 그런 청량함이 있다. 

혹시 사귀다가 깨지면 다시는 친구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데, 나는 태어나서 너랑 친구가 아니었던 날이 없어서 그런 날이 오는 게 두렵다고 거절하는 IF 현우와 '내가 싫은 건 아니지? 그러면 됐어! 계속 고민해도 돼, 난 계속 널 좋아할 거니까. 너도 내가 좋아지면 그때 대답해줘.' 하는 IF 금남 (적폐) 실질 YES 밖에 대답을 받지 않을 예정인……. 이러고 평소처럼 지내는데 고백한 건 이자식인데 왜 나만 싱숭생숭한가 싶어 좀 열받는 현우랑, 피아노 한대로 연주하다가 손가락 닿았는데 괜히 의식해서 멈칫하는 현우랑 그런 현우를 놀리는데 귀가 빨간 금남이 같은……와 진짜 적폐다. 금남이 귀가 빨간 걸 보고 덜컥하는 현우, 아 이 자식 날 진짜 좋아하나보다 싶고, 꽃 향기가 방 안까지 들어오는데 지금 온갖 꽃이 만발한 여름인게 실감이 되고, 어쩐지 오늘따라 모든 게 다 완벽한 것 같아서……머릿 속 복잡하고 연주하던 곡은 엉망진창이 됬는데, 그게 다 아무래도 좋아서, "야, 우리 사귈까?" 하는 현우같은 게 있을 것 같고 그렇다.

파랗고 맑고 선명하고 햇빛냄새가 나는 청춘, 원래의 금남이는 결코 가질 수 없는…….


하지만 빵파는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https://youtu.be/-VKIqrvVOpo

( 이거 생각하면서 같이 떠올랐던 BGM을 첨부합니다)

어쩐지 영기는 눈치없고 주율이는 잘 숨겨서 그대로는 각이 안나오니까, 영기 ← 주율이인데 마음이 통하는 것보다는 영기가 주율이를 좋아하게 되는 게 빠를 것 같다. 

짝사랑 상대에게 고백받아서 버퍼링 한참 돌다가 냅다 도망가는 주율이를 쫓아서 추격전 벌이기. (보통 잠겨있지만, 2차 창작적 허용으로 이럴 때만 열려있곤 하는) 옥상같은 곳에서 붙잡혀 줬으면 좋겠다. 영기가 완전 해맑게 웃으면서 

"잡았다! 잡았으니까, 나랑 사귀는 거다?" 

이런 발언 해줬으면 좋겠음. "그치만 너도 날 좋아하잖아!" 하기……고백했을 때 주율이 반응보고, '앗 주율이도 나 좋아하네!' 하고 '근데 왜 도망가는 거지? …부끄러웠나?' 하는 어쩐 일로 눈치를 챙긴 듯 덜 챙긴 영기. 

"우와, 어쩌지? 나 지금 엄청 행복해! 내가 정말 좋아하는 네가 날 좋아해준다니. 나, 진짜 운이 좋네!" 하고 와르르 웃는 영기랑 오로지 자길 향해서 활짝 웃는 얼굴에 홀려서 영기 얼굴만 보고 있는 주율이 같은 적폐 청춘을 원한다. 

아, 참고로 잡았다부터 그치만 너도 날 좋아하잖아까지의 대사는,

옥상까지 따라가서 붙잡은 걸 냅다 몸부터 들이박은 바람에 넘어져서 엎어진 상태로 뺨 붙잡고 이마 대고 말해줬으면 좋겠음. 정면으로 만면에 웃는 얼굴 보여주기. 영기는 딱히 노리지 않았지만 주율이에게 크리티컬. 본인은 그저 자기 감정에 벅찬거고 딱히 상대를 죽일 마음은 없었는데, 약간 '뭐지, 나 죽은 건가, 천국인가, 착하게 살았던가,' 하고 지나간 인생을 반추하고 있는 주율이…적폐 최고 여름 청량 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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