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악보와 딸기 파이

왜 해피엔딩은 IF 밖에 없는 건가요

그러니까 제때제때 사과를 하셨어야죠!

친구의 썰(https://pnxl.me/xvdeak)을 해피엔딩으로 잇기

그전에

폭풍의 언덕을 읽어버린 바람에 연상된 N년의 후회공 인생을 요약해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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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가 금남이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유서를 남기고 눈앞에서 자살한 후로 금남이의 인생을 존나 좆같아졌을 것이다. 세상이 보는 금남이는 완벽한 피해자라는 점에서 더더욱. 사회면에 대서특필되고 동성애 차별 반대 시위와 청소년의 심리상담 범위를 넓혀야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 물론 금방 흐지부지될테지만 그 동안이 정말 끔찍할 것이다. 이후로도 Y군과 K군 어쩌구하면서 동성애 관련 뭔가가 있을 때마다 머리채 잡혀서 끌려나올 테니까....게다가 피아노로 유명한 Y와 K, 그중에서도 자살한 사람을 생각하면 금방 연상되기 때문에 업계에는 소문이 쫙 퍼졌을 것이다. 이것은 외적인 사정이고...내적으로 금남이는 피아노에 앉으면 현우가 생각날 것. 

피아노 앞에 앉을 때마다 '이제 행복해?'하고 묻는 현우의 환상을 보게 된다. 처음에는 무시하려고 노력했고, 다음에는 화를 내는데. 행복하냐고 묻는 환상에 대고 "그래, 네가 없어져서 속이 다 시원하다!" 하고 말하면 마지막에 봤던 것처럼 미친 것 처럼 웃다가 사라지는 현우였는데, 언젠가는 "그래? 그럼 다행이야." 하고 슬프게 웃으면서 사라져버리는....정말 찾아왔던 현우. 이게 금남이가 현우에게 뭔가 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고, 금남이도 사실 이때 그걸 내심 직감하고 있었는데도, 오기로 대답하는 바람에 놓쳐버린 것. 그래서 현우가 사라진 다음에야 덜컥 후회가 밀려와서...그런데 이 뒤로는 환상으로조차 와주지 않는 현우. 그래서 누가 연습실에 피아노 유령이 나왔다고 하면 당장 달려가는 금남이가 있다. 

"제발! 아냐, 시발! 멋대로 뒈져버린 건 넌데 왜! 왜 내가 이렇게 괴로워야해? 왜 내가 이걸 괴로워하고 있지? 누가 언제 내 맘 알아달라고 부탁했어? 멋대로 들여다 봐놓고는 왜! 어째서....아.....아냐, 내가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다고....! 제발......."

까지 망가지는 게 보고 싶다 진짜로 망가져줘. 피아노 붙잡고 울어줘. 현우가 없는 콩쿨에서 1등을 차지해봤자 기쁘지도 않겠지. 

이후에도 가끔 금남이가 피아노 치는 걸 들으려고 창문 밖에 서 있는 현우 유령이 나와서 같은 학교 학생이나 협주자들이나 건물 직원들 사이에서, 항상 남자애 유령이 나온다고 소문이 도는데 놀랍도록 금남이만 유령의 머리끝도 볼 수 없다. 그냥 유령이라고만 알려졌는데, 그 유령이 양현우라고 혼자 아는 금남이. 어느 날은 '누가 피아노 연습실에서 연습하다가 유령 봤대, 잠깐만 들여보내달라고, 한 곡만 칠 수 없겠냐고 부탁했는데 무서워서 도망쳤대...'하는 말을 들으면 거길 지금 누가 쓰고있는지 아닌지 신경도 안쓰고 당장 달려가서, 창문 다 열어놓고, 제발 들어오라고, 열곡이든 백곡이든 맘대로 치라고 애원해야한다. 그리고 피아노 두 대 있는 연습실 빌려서 혼자서 같이 쳤던 협주곡만 주구장창 치기....를 nn년 반복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현우가 없는 인생을 nn년 살다보니 다른 건 몰라도 자기 인생에 현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금남이가 회귀해서 마찬가지로 회귀한 현우를 만나는데....자신의 부정적인 생각을 듣고 미친 현우를 기억한 금남이는 최대한 긍정적인 생각만 하기 위해서 노력함. 하지만 사실 현우는 금남이의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만 들을 수 있는 거라서, 회귀한 이후로 금남이의 생각을 듣지 못하게 된 것 뿐이지 금남이는 여전히 자신을 싫어할 거라고 생각해서 불안해하고 있었다. 

이런 불안 때문에 회귀 후 첫 콩쿨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금남에게 1위를 빼앗기게 되는데, 이때 처음으로 금남이의 부정적인(?) 생각을 듣게 된다. '뭐야, 양현우 어디 아픈가? 제실력 발휘를 전혀 못한 것 같은데...젠장, 이런 식으로 이겨봤자 기쁘지 않다고.' 이런 식이라서 혹시 여기는 원래 자기가 알던 세상이 아닌 걸까? 하고 처음으로 금남이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된다. 물론 둘의 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가져왔던 '악보 훼손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고...현우가 콩쿨에서 금남이를 이겼을 때, 금남이가 하는 부정적인 생각도 '아, 역시 그때는 몸이 안좋았던 건가...젠장, 두고 봐, 양현우! 반드시 널 이기고 말테니까!' 하는 거라서...혹시나 이게 회귀가 아니라 죽기 전에 꾸는 좋은 꿈 같은 걸까 생각한 현우가 자해를 하게 된다. 

고통으로 현실감을 확인하려드는 아직 돌아있는 현우...그런데 그걸 마침 금남이한테 딱 걸려서 "미쳤어, 양현우?! 뭐가 문제야! 너 지금 죽으려고 한 거야? ...야, 내가 너한테 못미더울 수도 있는데...그래도 뭔가 문제가 있으면, 이런, 이런 일을 저지르기 전에 나한테 먼저 상담이라도 할 수 있는거잖아!" 하고 엄청 절박하게 말리는 모습을 봐서, 그때 얘가 하고 있는 생각도 '...혹시 내가 얠 질투해서, 제일 친한 친구인데도, 잘 보지 않았던 탓에 이런 일이....' 하고 후회하는 거라서, 아픈 와중에도 아! 이거 현실이구나, 이쪽의 금남이는 날 싫어하지 않는구나! 하고 안도하는 현우.

그리고 그런 현우의 생각을 파악하고 있는 계략공 강금남...과연 이름부터 계략광공의 싹이? 아무튼 본인이 최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자제하고 긍정적인 생각만 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불안하고 힘겨워보이는 현우를 보고, 혹시 내 부정적인 생각밖에 읽을 수 없는 건가? 추측한 금남. 일부러 부정적인 듯 하면서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생각만 흘리고...자해하는 것도 아예 다치기 전에 막을 수 있는데 일부러 좀 기다렸다가 막는다. 

즉, 

'뭐야, 양현우 어디 아픈가? 제실력 발휘를 전혀 못한 것 같은데...젠장, 이런 식으로 이겨봤자 기쁘지 않다고.'

'아, 역시 그때는 몸이 안좋았던 건가...젠장, 두고 봐, 양현우! 반드시 널 이기고 말테니까!'

"미쳤어, 양현우?! 뭐가 문제야! 너 지금 죽으려고 한 거야? ...야, 내가 너한테 못미더울 수도 있는데...그래도 뭔가 문제가 있으면, 이런, 이런 일을 저지르기 전에 나한테 먼저 상담이라도 할 수 있는거잖아!"

'...혹시 내가 얠 질투해서, 제일 친한 친구인데도, 잘 보지 않았던 탓에 이런 일이....'

이거 다 계산으로 한 발언인....훌륭한 계략공의 새싹. 

그러다가 현우가 여전히 자길 좋아한다는 걸 안 금남은, 얘가 죽으면 내가 괴로워지니까 죽지 말라고 그러는 거야 라고 스스로에게 변명하면서, 먼저 현우를 좋아하게 된 척, 그래서 괴로운 척하는 생각을 흘리는데... 사실 본인도 본인을 속이고 있을 뿐 진심이 80% 

그래서 현우는 이 세계의 금남이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기쁘면서도, 서로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고민하게 되는데 (*같은 사람입니다) 그치만 자기를 좋아해주는 금남이를 싫어할 수 없는 현우는 그만....또 속았습니다. 

물론 이곳의 금남이는 철저하게 후회한 후회공의 마인드가 빠지지 않을 예정이므로, 

'크크 두고봐라 그 미모가 시들면 버려주지, (70년후), 크크 두고봐라 그 미모가 시들면 버려주지'하는 할아버지 같은 상태로 평화롭게 행복할 예정.

금남이는 끝까지 본인 마음을 외면하는 채로 염병첨병하는 나날을 보내고, 현우도 한 10년쯤 이 상태의 금남이와 살다보면 와 이 자식 진짜 날 좋아하는 구나를 깨달아 마음의 평화가 올 것 같다. 

그러니까 10년 후의 금남이가, '나 사실 너 싫어하거든!? 이게 다 네가....네가...((네가 없으면 콩쿨 우승도 즐겁지 않아서...아니, 자꾸 피아노를 보면 네 생각이 나니까, 도 아니고, 유령이라도 좋으니까 보고싶어져서...는 시발 뭐지 내가 양현우를 졸라 좋아하는 것 같잖아)) 아, 씨, 아무튼 나 너 싫어한다고!' 라고 말해도 현우는 괄호 안에 생략된 부분을 다 읽을 수 있게 되가지고 '그래그래 그렇구나, 금남이가 날 싫어하는구나~' 하고 웃어넘길 수 있게 될 것 같다.

여기의 금남이 항시 입덕부정 상태일 것 같다

뭔가 기분 나쁜 일이 있어서 열받아 있다가도 멀리서 현우가 손 흔들면서 와서 웃으면서 얘기 시작하면 기분 풀려서 픽 웃을 것 같음. 그래놓고 천하의 양현우가 바보같이 굴어서 웃겨서 웃은 거라고,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 혼자서 되도않는 변명을 할 것 같다...대화 주제는 뭔가 사소하고 좀 바보같은 거면 좋다. 키우던 다육이에 꽃이 폈다거나, 아니면 키우던 씨몽키가 죽었다고 울상인 현우...이제 야, 그거 씨몽키치곤 오래...아니, 그...좋은데 갔을 거야. 하는 금남이가 있는 적폐 세계선...

서로 연인이라고 확정짓진 않지만 주변에서 보면 누가봐도 연인인 세계, 같이 살진 않지만 금남이가 거의 매일 합주하자고 현우 집에 쳐들아간다. 둘이 같이 살지는 않는데, 사귀지도 않는다면서 금남이 피아노가 현우 집에 있어서 얼탱없는 빵파.

주율이는 속으로 '염병한다...'하고 마는데, 영기는 경악해서 "저게 그냥 친구면 난 친구없어!" 하고, 그 말 들은 주율이는 또 속으로 '맞아 너 그래서 친구 없어....' 하고 생각하고 있을 듯 (짝사랑 n년). 짝사랑 상대가 매일 같이 쳐들어와서 놀고가고 주말에 놀러가자고 데이트 명소 끌고다녀서 살짝 죽을 맛인 주율이...항상 가장 자기객관화를 잘하는 주율이만 금우의 염병첨병과 영기의 유탄에도 침착하게 말줄임표 띄우고 있을 것 같다. 

현우는 지금 자기 인생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당분 200% 상태에 좀 헤롱헤롱해서 정상적인 판단력을 잃었음. 그리고 금남이가 가끔 부정적인 생각을 (일부러) 흘리는데 그게 또 '양현우가 기념일을 까먹었다. 매번 내가 챙겨야해~무신경한 녀석' 이런 거라서 웃기고 행복해져서 또 챙겨주면 이번에는 '내가! 하려고! 했는데!' 이래서 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추란 말인가 싶지만, 진짜 웃기고 행복한 상태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영기는, 금남이한테 '너도 거의 매번 주율이네 쳐들어가서 괴롭히잖아.'라고 반박한 거 듣고 자각할 것 같다. 그리고 자각하자마자 (늘 그랬듯 옆에 있던) 주율이한테 "헉.....! 어쩌지 주율아, 나 너 좋아하나봐! 어쩐지 네가 매일 보고 싶더라!' 할 것 같다. 거의 KTX, 레알 급행열차 그 자체의 직진력...비록 영기는 뼈테로지만 자각하면 절대 망설이지 않을 것 같으므로, 오히려 주율이가 침착하게, 너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느냐, 금남이가 한 말에 휘둘리지 마라, 하면 이제 반사적으로  "아냐!" 하고 소리치고, "맞아, 아냐..! 진짜, 나 진짜 너 좋아해...어쩌지? 나도 친구 없었어!" 라고 살짝 울먹이면서 주율이 올려다 볼 것 같다. 

주율이는 이제 짝사랑 상대에게 고백받은 와중에 걱정되는 거 그 부분(친구 없음)이냐고 생각하고, 일단 달래준답시고 '아냐, 너 친구 있어....나 아니더라도 금남이랑 현우도 있잖아.' 하고 본인도 핀트 나간 대답을 해줄 것 같다. 핀트는 나갔지만 귀여우니까 이랬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핀트나간 대답을 들은 영기가 맞아! 금남이랑 현우가 있지...역시 주율이는 똑똑하다니까! 그런 점도 좋아해! 하고 헤실 웃다가, 헉....그러면 혹시 내가 너 좋아하는 것도 알고 있었어?! 할 것 같다. 이제 (그걸 알았으면 내가 마음 고생 안했겠지) 몰랐어, 라고 대답해주는....nn년차 짝사랑 상대에게 고백? 같은 걸 받는 바람에 나사빠진 주율이와 니네 그런 건 나가서 하라고 쫓아내는 금남이. 그리고 그들이 있었던 곳은 현우의 집...

암튼 현우네 집에서 쫓겨나서 문앞에 서서,

"그...혹시, 내가 너 좋아하는 거 부담스러우면 앞으로 집까지 찾아가는 건 참아볼게...그치만 좋아하는 건 못 그만둘 것 같아! 그러니까....이거 너무 염치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친구가 될 수 없는 나랑도 계속 만나 줄래?" 하는 영기와 "....나도 널 좋아해. 몇 년 전부터...그랬는데도 염치없이 계속 친구인 척 한 건 이쪽이야, 미안해...." 하는 주율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여기서 '나도 널 좋아해' 만 받아들인 영기가 문앞에서 "세상에 그럼 우리 오늘부터 1일이야!?" 하고 소란 피우는 바람에 문 벌컥 열고 튀어나온 금남이가 남의 집 앞에서(*현우네 집임) 염병 떨지말고(*지들은 더했음) 니네 집 가서 하라고 화낼 것 같음.

그리고 앞으로는 주율이네 손잡고 쳐들어와서 더블데이트 가자고하는 영기랑 더블데이트라니 우리는 사귀는 거 아니라고 부정하지만 폭신폭신해진 머리로 아 좋은 단어다 생각하는 현우, 그리고 현우가 더블데이트라는 말 부정해서 내심 삐진 척(한다고 생각하면서 진짜로 삐진) 금남이가 있을 것 같다. 

마침 음악계가 셋인 김에 연주회에 가서, 들으라는 음악은 안듣고 서로 네 연주가 더 좋다고 속닥대는 금우랑 저 제 1 바이올린의 어디가 어떻게 얼마나 굉장한지 열정적으로 속닥대는 영기가 있을 듯. 그리고 영기가 좋아하기 때문에 바이올린에 대해서 이론상으론 빠삭해서 지금 하는 말 다 알아듣고 받아주고 심지어 나중에 영기가 한 말 다 요약해서 정리할 수도 있는 주율이....그래서 뒤늦게 바이올린은 주율이 주 분야가 아니고, 자기가 너무 연주자 시점에서 말했고, 이게 자기만 재밌는 얘기일 거라는 걸 깨닫고 그런데도 주율이가 내 말을 정말 주의 깊게 들어주는 구나, 날 정말 좋아하는구나 하고 생각한 영기가 감격해서 주율이를 꼭 껴안고 '고마워~'하고 있으면

염병한다고 생각하는 금남이가 있을 듯 (*지들은 더 염병했다)

그리고 나중에 주율이 진로나 직업이랑 관련있는 박람회같은 곳에 같이 가게 되면, 그 분야 잘 모르는 영기도 이해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주율이랑 그래도 역시 잘 모르겠지만 진지하고 차분하게 설명해주는 주율이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영기랑....'여길 왜 따라 온거지, 따라온 내가 등신이다...'하는 금남이랑 다정한 빵파를 질투하는 금남이(무자각)를 귀엽다고 생각하는 현우(콩깍지)가 있을 듯. 그리고 아무래도 진로나 직업 관련해서 보려고 온 거다보니까 평소보다는 제대로 나사를 끼우고 있었어서 이 모든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었지만, 못 알아듣겠는 얘기를 어떻게든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영기가 귀여워서 다시 나사를 빼버린 주율이가, 몹시 즐거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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