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몬시리즈(소울이터AU)

대충 여기까지는 써야지 내마음이 풀릴거 같음.

사무전이라고 해서 언제나 방어전만 하는 건 아니다. 마인 리바이어던은 자신의 양자로 하여금 일반인을 공격하게 하지만, 그들에게 관리를 맡기지 않는다. 애초에 광기로 인해 머리의 나사가 두어개 풀린 녀석들에게 관리라는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겠지. 물론 광기와 흑혈로 점차 귀신에 가까워지고 있어서 더 머리가 잘 돌아가는 자들도 있긴 하다. 신카이 하루나 토마 H 노르슈타인이 그 부류이다. 그들이 원래는 어떠하였는지 자료로만 알아볼 수 있다. 원래도 머리를 잘 쓰는 그들이 광기로 그것이 둔해지지 않고 오히려 날카로워진 게 무서운 점이다. 그러니 자신들의 헛점을 노려서 그런 대규모 침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거겠지. 다행히 실패로 끝났지만, 그들의 지력 혹은 무력이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그정도 피해로 끝나지 않았을 거다.

타이키는 아래를 내려본다. 가장 상정하기 싫은 최악의 사태. 그가 검을 두자루 가지고 있다. 하나는 붉은 빛의 검이다. 계속 보아오던 검이라 딱히 그것에 대해서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문제는 왼손에 든 날이 황금빛인 큰 대검이다. 붉은 색의 검은 얇고 길어 스피드를 중점으로 두고 있다. 물론 그는 스피드가 아닌 파워를 메인으로 그 검을 휘둘렀지만, 하지만 왼손의 황금 색의 검은 날이 두껍고, 컸다. 그에게 적당히 어울리는 파워와 무게로 상대를 압살하기 좋은 형태이다. 아마 저 검이 코우지겠지. 타이키는 한 쪽 귀에 낀 무전기를 통해서 대피상황을 듣는다. 리바이어던의 손에서 이 도시를 되찾기 위해서 공습을 걸었다. 그들은 빼앗는 건 잘해도, 어째서인지 빼앗는 걸 지키는 일은 드믈었다. 그래서 조금 안일하게 일을 진행한 경향이 있다. 적어도 지키는 일에 저 녀석이 나온 적은 단 한번도 없었으니까 더 안일했던 거 일지도 모른다.

조준경 너머로 보이는 그에게서 위화감이 느껴진다. 평소같으면 벌써 자신이 있는 쪽으로 날아오듯 달려왔을 그이다. 가만히 서서 자신을 똑바로 보고 있을리가 없다. 잠깐 똑바로?

타이키는 자리에서 그대로 뒤로 크게 후퇴하듯 점프한다. 그가 서있던 자리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등줄기를 스치는 불안감. 여태까지 저 자는 이성따위 없는 괴물이었다. 목줄도 제대로 차지 않은 채 날뛰는 놈이었다. 유인되면 유인되는 대로 끌려갔고, 생각이 굉장히 짧았기에, 대처하는 건 쉬웠다. 물론 저 괴물같은 힘때문에 그 대처하고 있는 동안이 굉장히 버거웠지만, 그럼에도 적어도 생각한 대로 대처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저 녀석은 이런식의 원거리 공격을 할 이성따위 없을 터였다. 타이키의 머리속에서 생각이 가속할 때, 폭연을 뚫고 타쿠야의 황금색 검이 그대로 그를 향해 내질러진다. 타이키는 총구를 앞으로 하면서 다시금 뒤로 튀어오른다.

타이키와 키리하가 페어가 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뭐든 잘 다루지만 영혼의 공명을 시도할 정도의 공명률은 나오지 않는 만능의 장인, 그 어떠한 장인과도 영혼의 파장이 맞지 않는 고집불통의 무기. 그런 배경을 가지고 있는 둘이 데스 더 키드의 주선으로 공명을 시도한 건 특이한 일이 아니다. 키리하는 타이키마저도 실패한다면, 자신 혼자서 데스사이즈를 목표로 활동할 생각이었다. 타이키는 딱히 데스사이즈를 만드는 장인이 되겠다는 큰 목표는 없었지만, 그래도 장인이 없어 곤란해하는 무기가 있다면 자신이 페어로서 도와줄 생각정도는 가지고 있었다. 그런 둘이 서로가 경험한 공명률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건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물론 공명률과 다르게 그들의 사이는 처음부터 좋았던 건 아니다. 키리하는 타이키가 열의가 없다고 이야기했고, 그것때문에 서로가 반목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타이키 옆에 키리하가 없는 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사이가 되었다. 야가미 타이치와 이시다 야마토만큼 쿠도 타이키와 아오누마 키리하도 최강의 페어라는 점에 그 누구도 의문을 가지지 않을 정도이다.

“영혼의 공명”

[영혼의 공명]

타쿠야를 바라본 채 뒤로 점프하면서 겨눈 라이플의 모습이 바뀐다. 더 두껍게 더 길게, 라이플이라고 하기에는 큰 총신과 총구의 모습. 총구에 에너지가 모이기 시작한다. 푸른 불꽃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물론 타이키도 키리하도 공중에 뜬 채로 영혼의 공명을 사용하면 안된다는 걸 안다. 근접무기도 아니고 원거리 무기다. 무엇보다 키리하의 영혼의 공명으로 발현되는 모습은 인간을 상대로 하기 위해 만들어진 화기가 아니다. 전차와 같은 거대한 물건을 상대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무겁고 강력한 대물 소총이다. 라이플은 그나마 평범한 인간의 기준이라면, 대물 소총은 괴물을 위한 화기다. 한 방 한 방을 쏘는 것에 시간이 걸려 그렇게 자주 애용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은 필요하다. 타이키가 방아쇠를 당긴다. 그대로 모인 불이 발사된다. 그 반동으로 타이키는 더 빠르게 타쿠야에게서 멀어진다. 원래라면 멀리서 완전한 안전을 확보한 다음에 써야하지만 싸움은 그렇게 상냥하게 흘러가지 않는 법이다. 타쿠야는 거의 바로 앞에서 자신을 향해서 발사된 푸른 불꽃으로 이루어진 용을 본다.

“광기 공명”

[광기 공명]

왼손의 검을 내리고 오른손의 검을 든다. 검의 날 끝이 하늘을 향한 채 검의 옆면을 상대에게 보인다. 손잡이와 가까운 검의 날에 한줄기의 선이 생긴다. 선이 벌어지더니 눈이 보인다. 붉은 빛의 눈이 빛난다. 다시 한 번 폭발이 일어난다. 타이키는 공중에서 자세를 바로 잡으면서 땅에 착지한다. 빠르게 주변을 둘러본다. 이 근처에 유우와 아이루가 잔뜩 함정을 깔아두었었다. 조금만 짧게 뛰었다면 자신이 걸릴 뻔했다. 타이키는 총을 피어오르는 연기를 향해 겨누고 있다. 그가 죽지 않았다. 연기가 붉은 검에 의해서 거칠게 걷어진다. 타쿠야는 그를 본다. 그의 눈동자가 움직여서 타이키의 발 앞을 훑는다.

“내가 한 발자국만 앞으로 가면, 여기 깔린 함정이 작동하겠지? 리바이어던님이 만든 허수아비 50체를 한 순간에 망가뜨린 그 함정 말이야.”

“………”

“어차피 이런 함정으로 내 발목조차 못 잡을 걸 넌 알잖아? 넌 똑똑하니까.”

타쿠야는 붉은 검의 끝으로 타이키를 가리킨다. 이 녀석은 머리가 잘 돌아간다. 야가미 타이치와 쿠도 타이키 둘 중 하나만 없다면 사무전은 붕괴한다. 안과 밖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사신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라면 둘 중 하나를 데려가거나 죽이거나 선택해야한다. 코우지와 코우이치 둘과 함께 하는 자신은 이 녀석을 쉽게 제압할 수 있다. 그 야가미 타이치도 마찬가지이다. 그 어떤 녀석도 자신을 이길 수 있지 않으리라. 타이키는 총을 겨눈 채 타쿠야를 보다가 총을 내린다. 타쿠야는 그가 포기했다고 생각하고 한쪽 입꼬리를 올린다. 어차피 사무전의 녀석들은 전부 이렇다. 우리와 달라 리바이어던님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우리와는 다르다. 그 순간 타이키가 자신의 앞을 강하게 찬다. 그는 유우와 아이루가 설치하는 함정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솔직히 알려고해서 안 건 아니고, 아이루가 앞에서 마음대로 이야기해주었다. 그 덕에 어떠한 방식으로 설치되는지 어떻게 활용해야하는지 안다. 땅에서부터 갈고리가 달린 줄이 여러 개 솟아난다. 흙먼지가 일어난다. 타쿠야가 검을 들어서 줄을 베어낸다. 가슴부근이 크게 열리자, 타이키는 다시금 푸른 불꽃을 쏘아낸다. 푸른 불꽃은 용이 되어 땅을 긁어 집어삼키며 타쿠야를 향해서 쏘아진다. 타쿠야는 황금색의 검을 든다. 검에 하얀 기운이 서린다. 한개였던 검의 날이 두 개가 된다. 강하게 위에서 아래로 그어내리자, 검에 서렸던 기운은 그대로 늑대의 형상이 되어서는 푸른 용에게 달려든다. 두 공격이 부딪쳐 공멸한 후에 타쿠야는 타이키가 서있던 장소를 본다. 그곳에는 아무도 없다. 그의 눈이 가늘어진다.

[전력을 내지 않은 모양이야.]

“어디까지나 내 힘을 헤아릴 생각인 건가.”

[하지만 사무전의 계획을 실패로 끝냈어. 돌아가자, 우리의 집으로.]

타쿠야는 코우이치의 말을 들으면서도 타이키가 있던 곳을 본다. 그가 자신을 바라보던 눈빛이 떠오른다. 언젠가 코우지가 자신을 그렇게 보았다. 지금은 먼 곳을 보는 느낌이 들지만, 언제였더라. 그래 신야를 사무전 녀석들에게 넘겼을 때 코우지는 그와 같은 눈을 했다. 마치 내가 틀렸다고 말하는 그 눈을……. 타쿠야는 이를 으득 간다. 난 틀리지 않았어. 틀리지 않았다고. 리바이어던의 말대로 하면 분명, 아무것도 잃지 않고 끝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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