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몬 시리즈(소울이터AU)

취향만 있는데 설정은 없고.

[리바이어던의 아이들]은 대체로 광기에 절여져 있다. 파괴와 유린이 그들의 피에 흐르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그들은 말 그대로 미친 아이들이다. 사람을 너무 많이 죽여서 귀신의 알과 같은 영혼을 가진 자들이 99개의 영혼과 1개의 마녀의 영혼을 먹어 데스사이즈가 된 무기를 휘두른다. 그 힘은 가공할 만 한 것이다. 물론 그들의 광기는 마인 리바이어던에 의해 주입된 것이다. 그는 그의 양자들에게 흑혈실험을 진행했다. 강제가 아니라 양자들은 기꺼이 리바이어던을 위해서 실험을 받아들였다. 그 결과 가공할 만 한 광기가 그들 안에 내재되었다. 그중 최고걸작이라고 불리는 존재는 현재 사무전의 인력으로 감당하기 버겁다. 그걸 알고 있었기에 타이키는 그가 나타나는 전장에서 모든 아이들이 퇴각할 때까지 원거리로 견제하는 일을 반복했다. 어쩌면 그 사람이라면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잃는 리스크가 너무 컸기에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자신이 피해를 입는 건 상관없지만 그 사람이 피해를 입으면 사무전으로 오는 피해가 너무 컸다. 그래서 정말로 논외사항이었다.

타이키는 무기화된 키리하를 양 손으로 잡은 채 페허가 된 거리를 달린다. 근처에서부터 광기의 파장이 강하게 밀려온다. 적당한 높이의 건물을 발견한다. 눈동자를 굴려서 타고 올라갈 만 한 발판의 위치를 파악한 후, 키리하를 등 뒤로 맨 채 그대로 건물에 달라붙는다. 몇 번의 움직임으로 쉽게 건물을 타서 옥상으로 올라간 타이키는 다시 양손으로 라이플을 든 채 그 끝으로 달려간다. 이내 자세를 취하고 조준경을 통해 그곳을 본다.

[저렇게 잘 싸울 줄 알았으면 진작에 이야기하면 좋았잖아.]

“하지만 타이치씨를 잃는 건 손해가 커. 사무전에는 야가미 타이치라는 사람을 존경하는 사람들이 많아. 정신적인 지주가 흔들리면 한 번에 밀릴 수 있어.”

혀차는 소리가 들린다. 키리하의 말대로 야가미 타이치 학생회장은 정말로 잘 싸운다. 몇 달간 전혀 파트너와 무기와 장인관계로서 행동하지 않고, 작전만 짰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그것도 상대가 리바이어던의 아이들 중에서 가장 으뜸가는 최고 걸작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가 감정적으로 굉장히 불안정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파워로 상대를 유린하는 존재인 건 틀림이 없다. 자신도 공격 모션을 읽고, 그 사이에 탄환을 밀어 넣는 것으로 모션을 중지시켜서 견제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단검으로 장검을 상대하는 건 들어본 적 없는데.”

그가 과거 귀신 아수라를 상대한 전설(?)의 선배들만큼 강하다는 건 자주 들었지만 아무리봐도 진짜 저건 좀 논외아니야? 공격범위가 넓은 장검을 상대로 품에 파고드는 것으로 상대방이 움직이기 힘들게 한 후 단검을 휘두른다. 역수로 휘두른 후, 정수로 돌려 잡고 다시 공격한다. 한번 파고들면 최소 2번이상의 공격을 시도한다. 그렇기에 칸바라 타쿠야는 어떻게든 그에게서 거리를 둘려하지만, 야가미 타이치는 그걸 허용하지 않는다. 간간히 거리가 벌어지면서 장검이 휘둘러지면 단검으로 흘려 막거나, 더 거리를 두어서 공격을 피해버린다. 이건 어떻게 설명할 수 없다.

<잘 싸운다.>

이것이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타이키는 조준경으로 계속 상을 본다. 타이치씨가 잘 싸우는 건 맞지만, 며칠동안 밤을 샌 여파로 만전의 상태가 아닌 것도 맞다. 그를 잃을 수 없고, 무엇보다 2대 1 아니 4대 2가 비겁한 것도 아니다.

타이치는 숨을 고른다. 보고로만 들어온 최고걸작, 칸바라 타쿠야. 빈틈이 많지만 공격 하나하나가 괴물과 같은 위력을 지닌다. 처음에 정면으로 공격을 막아냈을 때 팔이 저릿할 정도로 아팠지. 야마토에게 괜찮냐고 물었는데, 야마토는 이정도는 문제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혼의 공명으로 한 번에 끝내자고 했지만 자신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 굉장히 화를 냈지만 말다툼할 여유따위는 없었다.

“최고 걸작이라더니, 생각보다 너 약하구나?”

“쫄레쫄레 도망다니는 주제에 입만 살아가지고!!”

타쿠야가 오른손에 든 붉은 빛의 검에서 검은 기운이 서린다. 타쿠야는 거칠게 세로로 검을 휘두르기 위해서 팔을 높이 든다. 그 순간 탄환이 그대로 검면을 때려 그의 자세가 무너진다. 어디선가 혀차는 소리가 들린다. 그 짧은 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타이치가 그의 품으로 달려든다. 광기에 찌든 눈과 맑은 빛의 눈은 분명 근원은 같은 색일지언데, 다른 느낌을 가진 채 서로를 바라본다. 타쿠야는 자신의 품에 파고든 그의 몸통을 베어버릴 요량으로 팔에 힘을 주어서 그대로 검을 휘두른다. 타이치가 든 단검에 푸른 기운이 서린다.

“영혼의 공명”

[영혼의 공명]

타이치의 단검이 푸른 빛을 머금은 채 길어진다. 그것은 마치 얼음이 자라는 모습과 같다. 타이치는 검을 잡은 손에 힘을 더욱 준다. 그리고 검을 휘두른다. 그는 자포자기나, 이판사판으로 달려든 게 아니다. 과거라면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많은 걸 배우고 야마토와 함께 경험한 타이치는 적어도 자신의 역량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무리를 한다. 그것이 야가미 타이치이다. 야마토도 그것을 알고 있기에 맞추어준다. 영혼의 공명을 사용하지 않을 작정이었지만 만일 시도한다면 가장 큰 빈틈이 생겼을 때 뿐이다. 바로 지금과 같이…….

타이치와 타쿠야가 서로에게서 거리를 둔다. 타쿠야는 왼팔로 자신의 가슴을 감싼다. 검은 피가 점점히 바닥으로 떨어진다. 여태까지 옷이나 머리카락정도가 베인 것과는 차원이 다른 피해. 갑자기 길어질 걸 예상하지 못하고, 거리를 제대로 두지 못했다. 타쿠야는 분노로 흐려진 눈으로 앞의 상대를 본다. 타이치의 옷도 잘려져있었지만, 그 안에 철저하게 갖추어입은 방검복이 자신의 검을 한 번 더 막아. 그 잘린 틈으로 보이는 맨살에는 상처따위 없다. 으드득 이를 갈았다. 이래서는 안되었다. 자신이 밀리면, 나는 지면 안 돼. 또 다시 모든 걸 잃을 수 없다. 제가 있을 그곳을 잃을 수 없다. 우리를 외면한 사신에게 복수를 해야한다. 고통속에서 살려달라고 빌었지만 사신을 우리를 외면했다. 우리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건 리바이어던이다. 사신도, 사신을 따르는 사무전 녀석들도 전부 한 패다. 다 죽여버려야 해.

[타쿠야, 물러나자.]

“그럴 수 없어! 적어도 저 녀석에게 같은 꼴을 당하게 해줄 떄까지!!”

[리바이어던이 기다릴 거야. 네 상처가 벌어지면 더 슬퍼하실 거야.]

리바이어던의 이야기에 금방이라도 달려들 거같던 분위기 누그러진다. 타쿠야는 코우이치의 말에 제 손톱을 뜯는다. 불안한 듯, 뜯긴 손톱과 손가락 주변에서 상처가 나. 검은 핏줄기가 흐른다. 타쿠야는 타이치를 노려보다가 이내 그곳에서 몸을 돌려벗어난다. 타이치는 그걸 본다. 뒤쫓을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지금 싸움을 지속했다면 역으로 빈틈을 자신이 보일 수 있었다. 장검이 그대로 야마토로 변하더니 비틀거리는 타이치를 붙잡았다. 계속해서 서류를 바라보면서 앉아있었을텐데 급격하게 몸을 쓴 반동이 오는 건지 굉장히 타이치는 피로해보인다. 하지만 타이치의 시선을 타쿠야가 사라진 곳만을 보고 있다. 뒤에서 타이키가 그를 부르면서 달려온다. 타이치는 여태까지의 방침을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야마토의 품에서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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