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몬시리즈(소울이터au)

쓰고 싶은 거 생겼음

토마는 들어온 보고에 고민이 깊어진다. 사무전측에서 일부러 요충지를 비우고 있다. 그놈들이 머리가 빈 녀석들이 아니니, 아마 이건 함정이다. 100% 우리들에게 보여주려는 거다. 우리가 함정인 걸 눈치챈다고 해도 그 녀석들에게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의미기도 하다. 함정이라는 걸 우리에게 보여주면서 우리를 꼬드기려는 거다. 하긴, 사무전 입장에서도 계속 주거나 받거나하는 정도의 싸움만 지속되어왔으니 슬슬 애가 탈 시기이다. 우리쪽에서는 최근에 그 녀석이 드디어 온전히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으니 더더욱 애가 타겠지. 토마는 그 녀석을 생각하면서 입술을 살짝 씹는다. 손으로 가리고 있었지만 얼마나 강하게 씹었던지 검은 피가 흘러내린다. 리바이어던님의 총애를 있는 데로 받고 있는 녀석이 싫다. 이렇게까지 그분을 위해서 노력하는 건 녀석이 아니라 자신인데. 더군다나 녀석은 자기의 무기 하나 관리도 못 해서 저쪽으로 3명이나 가버리게 하지 않았는가. 저 녀석보다 자신이 더욱 쓸모가 있는데….

‘이게 다 다이몬때문이야.’

다이몬때문이다. 자신의 장인인 그 녀석의 탓이 아니면 말이 되지 않는다. 녀석은 리바이어던님에게 구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은혜를 받을 수 없는 몸이다. 녀석의 기질이 굉장히 난폭하고, 거친 것이 한 몫했지만, 그것이외에도 녀석이 흑혈에 맞지 않는 육체라는 점도 있다. 자신과의 공명정도는 괜찮지만 직접적인 은혜를 받을 수 없는 몸인 녀석이 자신의 장인이니까. 리바이어던님의 눈길이 자신에게 제대로 오지 않는 거다. 하지만 다이몬이 없으면 더더욱 눈길을 받을 수 없으니 이것저것 곤란할 뿐이다. 토마는 입을 가리고 있던 손을 내린다. 어느새 깨문 입술은 치료되었다. 지금은 자신의 생각에 집어삼켜져 있을 때가 아니다. 사무전이 하는 움직임에 대한 대책을 생각해야할 때다. 지도를 보면서 눈을 가늘게 한다. 녀석이라면 지지 않는다. 제 아무리 야가미 타이치와 이시다 야마토라고 해도, 귀신으로서 완성되어가는 녀석을 이길 수 없겠지. 열받긴 하지만 녀석은 우리 중에서 가장 리바이어던의 은혜를 많이 받은 만큼 대적할 자가 없는 존재이다. 어쩌면 이 기회에 그 녀석들도 리바이어던님의 은혜를 받는다면 생각이 바뀔 수 있겠지. 문이 열리는 소리에 토마가 고개를 든다. 그곳에는 신카이 하루가 서있다. 하루는 그를 보면서 뚜벅뚜벅 걸어온다. 유진을 그쪽에 두고 온 다음부터 신카이 하루는 광기가 매번 더해지고 있다.

“그 녀석들을 전부 쓰러뜨릴 찬스인데 왜 망설이는 거야!”

“함정이에요.”

“함정, 그래. 누가 봐도 함정이지. 녀석들도 우리도 이제 서로에 대해서 알 만큼 충분히 알고 있으니까. 칸바라 신야, 히미 토모키, 이치죠우지 켄뿐만 아니라, 유진까지 거기 있으니까! 앞의 3명은 그렇게 많이 몰라도, 유진이 가진 정보량은 달라! 애초에 그때 유진을 데리고 왔었으면 녀석들이 이런식으로 대놓고 함정을 파도 우리가 빠지지 않았을텐데!”

“그 때 오오조라 유진보다 당신을 데리고 나오는 게 더 우리에게 이득이었어요. 그정도도 납득할 수 없나요?”

“그렇다고 유진을 버려?”

“이 이야기에 대해서는 이미 말이 끝난 걸로 아는데요. 그래서 함정인 걸 아는데도 웃으면서 그곳으로 들어가자고요? 녀석들은 우리에게서 리바이어던이 주신 은혜를 전부 뺏을 겁니다. 우리를 구원하겠다는 거짓 명목을 가지고, 자기들의 기준에 맞출 거라고요. 우리를 내버려두었던 주제.”

“녀석들이 그곳에 진을 친다는 건 데스 시티에는 비교적 적은 인력이 남을 거야. 아직 전세계에 퍼진 지부에 있는 그 자들의 귀환소식은 전혀 없었어. 그 정도의 녀석들이 움직이면 듣고싶지 않아도 정보가 흘러들어올텐데 말이야.”

“데스 시티에는 사신이 남아있죠. 그리고 그 데스 시티 움직일 수도 있잖아요.”

“그건 굉장히 특수한 사항이고, 내가 안에서 그 짓을 했을 때 사신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어. 오히려 학생회장이 움직였지. 그 말은 사신은 적어도 지금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인 거야. 이걸 노려야해. 사무전에 리바이어던님의 은혜와 광기를 흩뿌리는거야.”

“당신이 좋아하는 양동인가요?”

“카츠라 레이는 선천적으로 남의 영혼의 파장을 어그러 뜨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일시적이지만 무기와 장인의 파장을 동조할 수 없게 하지. 그것을 역이용해서 광기를 밀어넣어주겠어.”

하루의 말에 토마는 그를 본다. 사무전의 교사중 하나인 프랑켄슈타인도 영혼의 파장을 보고 상대에게 맞추어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쓴다. 그건 정말로 재능이고, 카츠라 레이는 그 재능을 가진 녀석이다. 본인은 해킹이라고 이야기하는 듯 하지만, 신카이 하루정도의 두뇌와 그 녀석의 재능이 하나가 되면, 적어도 데스 시티의 절반 정도 파장을 마음껏 주무를 수 있겠지. 하지만 그것보다는 사무전의 전력이 나온 그곳을 완전히 제압하는 것도 좋다. 토마는 눈을 가늘게 한다. 하루는 토마의 행동에 그가 생하는 걸 알아 차리고는 얼굴을 구긴다. 계속해서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싫다. 자신이 말한 건 어디까지나 리바이어던을 위한 거지만 실제로는 데스 시티로 들어가 유진을 데리고 나오는 게 목적이었다. 이 사람 그거까지 눈치챘어.

“뭐 좋은 제안이지만, 우리의 목적은 사무전의 약화입니다. 사신은 몇 명이 덤벼도 모자라니까요. 변혁을 위해서는 조금 더 참아보시죠. 그리고 이 함정, 아니 기회를 잘 넘어서면 당신의 손으로 유진을 구할 수 있겠죠.”

토마의 웃음섞인 말에 하루는 몸을 돌린다. 이를 가는 소리가 난다. 토마는 그런 것을 신경쓰지 않는다. 하루가 거칠게 방을 나서자, 다시금 펼쳐둔 지도로 시선을 돌린다. 총력전… 아니 총력전이라고 하기에는 그렇지. 하지만 이정도의 싸움은 이전까지 없었다. 전쟁 지휘자 쿠도 타이키와, 학생회장 야가미 타이치는 반드시 등장할 거다. 칸바라 타쿠야를 흔들기 위해서 칸바라 신야도 나올 거다. 어쩌면, 야가미 히카리가 등장할 수도 있다. 퇴마의 파장이 강한 그이니까 자신들을 정화하려 들거다. 더군다나 그는 부채장인이다. 원거리도 잘하지만 그의 동생답게 근거리도 꽤나 특기이지. 하지만 학생회장이 너무 아껴서 안전한 전장만 움직였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함정술사인 아마노 유우와 스자키 아이루도 나올 거다. 물론 칸바라 타쿠야에게 그 함정을 물리적으로 파훼당했지만, 그 녀석이니까 그런거고 나머지는 발을 멈추게 하는 데 충분할테니까. 그이외에도 많은 녀석들이 나올거다.

“칸바라 타쿠야가 코우지와 코우이치와 동시에 공명을 하면 그 광기는 더 짙어지고 타인에게 파고들기 쉬워지지. 무엇보다 그 녀석을 막을 수 있는 건 리바이어던님밖에 없어.”

토마는 지도의 한 곳에 빨간 엑스를 쳤다. 이곳이 앞으로의 싸움이 어떻게 흘러갈 지 행방을 결정한 중요한 장소가 될 거다. 토마는 몸을 일으킨다. 어서 준비를 해야. 모든 건 리바이어던님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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