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위로

콜린은 마치 미세한 떨림이 느껴지는 듯한 그 말들을 묵묵히 듣고 있었다. 당신이 말을 잇는 순간을 기다리다, 침묵이 감돌자, 고개를 다시 당신에게 고정했다. 그 두터운 검은색 눈썹이 순간 찡그려졌다가, 다시 이내 펴졌다. 말을 고를 때 으레 하는 그 만의 버릇이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 소문들을 접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당신이 알려준 스텝을 세 번째 밟았을 시간이었다. 말을 마친 뒤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 버릇처럼 시선이 옆으로 살짝 흩어졌다가, 다시 당신의 눈을 가득히 담았다. 그 황금빛 눈은 그 순간만큼은, 제 눈에 비춘 이의 마음을 지키고자 굳건히 양팔로 지탱하는 잘 담금질 된 방패였다.

“허나 제겐 그러한 것들이 필요 없었습니다.”

콜린은 당신의 조금은 홀가분해 보이는 얼굴을 따라 부드럽게 웃었다. 누군가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웃음을 짓는 것은 버릇이 된 지 오래였다. 허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제 팔에 기꺼이 기대며 춤을 알려주는, 오롯이 당신만을 위해서였다.

“직접 눈으로 보고, 대화를 나누지 않는 이상 어떻게 그런 사람이라고 함부로 판단하겠습니까.”

“또한, 그러다가 좋은 사람을 놓치는 것만큼 멍청한 일은 없을 거라고 자부합니다. ”

당신에게 배운 것처럼 물 흐르듯 자연스레 팔을 들어 올려 당신을 한 바퀴 돌게 만들었다. 그리고 당신이 다시 콜린의 품에 돌아올 때쯤엔, 한층 더 단단하게 당신을 지탱하는 팔들이 편안히 제 품에 기댈 수 있게 당신을 꽉 붙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잠시 멈추어 서서 당신만이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그 멍청이들이 혹여 부인께 상처를 입혔다면⋯”

“그런 길가의 한낱 잡초 같은 것은 딛고 앞으로 나아가시지요.”

주변을 잠시 살핀 콜린은 당신의 안색을 상냥히 살피는 한편, 여전히 부드럽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춤 스승도 해주셨으니, 이따금 그것들이 너무 발을 간지럽게 한다면 제가 직접 풀밭을 함께 걸어드리겠습니다, 부인.”

“그리고 마땅히 그럴 이들이 부인 주변에 아직 남아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편히 기대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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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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