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이랑 미르랑

솔직히 결혼식이라기보다는 부모님께 잘 보이려는 발버둥에 가까웠던 어떤 결혼식.

그 전의 짧은 일화──

“뭐?! 미친, 결혼?!”

얀은 뚜껑을 열고 기세 좋게 꿀꺽꿀꺽 마시던 오렌지 주스를 냅다 뱉으며 소리를 질렀다. 욕설을 내뱉으면서,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 맞은편에서 햄버거를 들고 충격적인 소식을 알려준 것이 상현과의 정식적인 결혼이 정해진 것을 주변인들에게 알리고 있는 미르, 그 장본인이었다. 머릿속으로는 마시던 주스를 뱉는 건 예의 없는 행동이라는 걸 아는 미르지만 어쩐지 어린 동생들이 생각나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네가? 결?혼? 누?구랑? 엥? 네?가?”

미르는 그 몰아치는 물음표 공격에도 굴하지 않고⋯⋯라기보다는 애초에 뉘앙스를 읽지 못하고 매뉴얼대로 대답했다.

“집안 사정 때문에요. 서로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일하고 있는 곳의 선배고⋯⋯ 든든한 어른이에요.”

이정도로 말해두면 고등학교 동창들처럼 이해해주겠지, 하고 안심한 미르였지만.

정작 얀은 뇌가 일시정지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응? 내가 설명을 잘못했나?)

쪼오옥, 콜라를 마신 후에 다시 처음부터 설명했다.

만남의 광장인 중잘집에서 지내는 얀이기 때문에, 알지도 모르는 사람이니까 그 점도 덧붙여서.

“아니 난 아직 고백도 못 박았는데 넌 뭔 아저씨랑 겨, 겨겨겨결혼을!!!”

“에이, 상현 선배님이 나이는 많으시지만 아저씨는 아니에요.”

“뭔 개소리야? 그럼 내가 네 형이게?”

“형은 저예요.”

진지한 눈빛으로 반박하는 미르의 말을 마지막으로 그 촌극은 끝이 났다.

“날짜랑 장소는 여기 적어놨고, 슈앙 선배님한테도 말씀드렸으니까 꼭 와주세요.”

미르는 속으로 ‘내 손님도 좀 있지 않으면 어머니께 혼나려나’하는 생각을 하며 말했다.

“얀은 내 친구니까.”


썰을 토대로 쓴 건데 이 뒤에 결국 뒷산가서 투닥거리다가 힘으로 설득시켯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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