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일 + 타브 드랍
승천아타와 가내타브 연인 요소 존재
드랍 글입니다. 언젠가는 쓸 수도..?
“아, 이게 바로 그 유명한 ‘화이트 룸’이겠군. 워터딥 학자 사이에서 요즘 핫하지. 내 수업을 들어오는 제자 중 하나도 — 방호술 전공이긴 하지만 — 나한테 의견을 묻더라고. 일종의 무적 구체와 비슷한 원리인 것 같다고 하던데, 내 생각에는 창조술과 방호술, 환혹술까지 섞인 복합적 형태의 고차원적인 마법인 것 같아. 이런 복잡한 형태의 마법을 구현 가능한 마법사가 존재하다니, 이거 꼭 만나보고 싶어지는걸…. (게일.) 화이트 룸에 들어갔던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몇 시간을 이 방 안에서 지내도 배고픔이나 피로 따위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어. 잘만 응용하면 여러 방면에서 사용하기 좋은…. (게일.) 아. 음, 너무 내 이야기만 했나? 무슨 말을 했어, 이스?”
“이 방이 창조술이든 환혹술이든 무적의 어쩌고든, 내가 나갈 때는 낮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아스타리온의 힘이 안 느껴지니 햇빛이 나를 강타하면 한 줌의 재가 될 거야. 네가 무적 구체를 만들어주지 않는다면. 아니면 어둠 마법이나, 뭐든.”
“아-하! 그건 걱정하지 마. 그나저나, 방금 전까지 — 그러니까 이 방에 들어오기 전까지 말이지 — 밤 아니었나? 우리가 여기에 그렇게 오랜 시간 있었던 것 같진 않은데.”
“글쎄…, 잘 모르겠어. 아.”
“무슨 문제라도 있어?”
“음.” 이스는 등에 착용한 대검의 손잡이를 습관적으로 만지작거렸다. “템퍼스 님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군.”
“흠, 그건 흥미로운데. 미스트라의 손길은 느껴지거든. 위브의 흐름도,” 게일은 손에 자그만한 불꽃을 일으켰다. “문제없고. 정확히는 이 하얀 벽 근처는 이상하게 일그러진 느낌이 있지만…. 혹시 차원을 비튼 건가. 워터딥의 내 탑에 생성되었으면 원 없이 파헤쳐보는 건데….”
위저드란. 이스는 하얀 바닥에 털퍽 주저앉아 턱을 괴었다. 부들거리는 하얀 돌은 — 바닥? 나무? 철? — 대검으로 후려쳐도 흠집 하나 없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아스타리온이 구해주지 않을까. 나름 승천한 뱀파이어가 아닌가.
“…라고는 해도, 여긴 제대로 된 그림자 하나 없긴 하군.”
“그러면 이런 식으로…, 그림자? 나라면 아스타리온이 구해 줄 거라는 생각은 버리겠어. 아스타리온은 밤의 속삭임이 들리는 거지 위브의 속삭임이 들리는 게 아니니까. 그리고 — 물론 네가 제일 잘 알겠지만 — 아스타리온의 힘이 닿지 않는다고 했잖아. 지금쯤이면 네가 사라진 건 알았을테니, 바깥에 박쥐가 한가득 날아다닐 수도 있겠어. 아니면 안개가 끼거나. 둘 다거나.”
“게일, 제발 진정해.”
“이런 식으로 공간을 비틀다니, 정말 질투날 정도로 천재적이군…. 그래서 미스트라를 제외한 다른 신들의….”
“글렀군.”
“으흠. 오호. 아하! 흐음.”
“쪽지 같은 건 없나. 다들 그런 걸 봤다던데.”
“좋아, 해보자고, 게일 데카리오스….”
“아, 있군. 이걸 여태껏 왜 못 봤지. ‘문제 발생’…. 문제가 발생한 건 나도 알아, 쓸데없는 쪽지 같으니.”
“…안 하는 것보다 시도 해보는게 좋지 않겠어?”
“템퍼스시여, 이제 슬 제 방의 침대에 눕고 싶습니다….”
“…흠. 이스?”
“음?”
“여기 좀 쳐볼래?”
“거길 치라고?” 이스는 검은 것만 보이는 틈을 바라보았다. “템퍼스시여, 이게…쳐서 될 일이야?”
“큰 문제는 없을 거야. 이 하얀 벽에 응축된 위브가 갑작스러운 물리적 충격으로 터지지만 않는다면 말이지. 그리고 그 확률은, 흠, 6레벨 방출술 마법을 배운지 10분 만에 시전해놓고 나를 깔보듯 쳐다본 재수 없는 소서러를 칭찬할 확률이라고 해둘까. 참고로 그 녀석은 다음날에 내 번개 방출에 머리카락 끝이 타는 영광을 누렸지.”
“가만 보면 너도 성격 참…. 이런. 생각만 한다는게 밖으로 나왔네.”
이스는 대검을 고쳐쥐고 틈을 어떻게 내려쳐야 효율적일지 잠시 고민한 후 귀가 찢어지도록 커다란 파열음이 들릴 정도로 검을 휘둘렀다 — 평범한 강철문이었다면 불꽃이 일며 문의 삼 분의 일은 뜯겨나갔을 것이다.
슬프게도, 이 하얀 벽은 뜯겨나가는 대신 손바닥보다 작은 조각이 부서져 허공으로 흩날렸다. 이스는 적어도 게일이나 자신이 나갈 정도로 틈을 벌리는 단순 노동 작업을 할 생각에 벌써 질린다는 표정으로 템퍼스에 대한 기도를 짧게 읊조렸다.
그리고 게일은 그사이 흩어지려는 하얀 벽 조각을 작은 구 내부에 붙드는 대 성공했다. 방금보다 몇 배는 더 흥분한 얼굴로 연구 계획을 중얼거리는 게일의 말소리를 노동요 삼아 이스는 열심히 팔을 놀렸다.
“…내일 수업은 오전에 (쾅!)으니 오후에(쾅!) 아, 마침 학회(쿵!)었지. 거기서(와그작!) 되겠군(우지직!). 내일이 닥치기 전에 나갈 수 있다면 말이야.”
“아. 이정도면 나갈 수 있겠군. 의외로 무른데. …게일?”
“응?”
“너 혹시 언더다크에 있었어?”
“아니?”
“흠…. 혹시 밟을 수 있는 땅이나 엇비슷한게 보여? 난 안 보이거든.”
게일은 틈 사이로 얼굴을 빼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음, 언더다크 심연 언저리에 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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