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 (立冬)

페르세우스 알골 위주의 단편. 다른 실버세인트도 잠깐 나오긴 합니다...

Cross Line by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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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세이야 절기 합작에 냈던 단편글로, 페르세우스 알골의 생일인 11월 11일과 가까운 절기를 소재로 했습니다. (부제는 따로 없음)

※임의로 정한 설정이 다수 있습니다.


"내가 언제 태어났는지는, 나도 모른다." 알골이 한 사내와 실랑이하던 끝에 말했다. 그가 분명 전갈자리일 것이라는 추측과 자신의 제자가 되지 않겠냐는 황금성투사의 제안에 대한 대답이었다. 알골은 얼마 전 들었던 소문을 떠올렸다. 물병자리의 성투사가 또 다른 제자를 맡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돌았을 때, 그 제자라는 소년은 원래 전갈자리의 성투사가 거둘 예정이었다고 한다. 소년의 생일이 알려진 후 다른 이가 거두게 되었다는 말이 들렸지만 누가 시베리아를 빈번히 왕래하고, 어떻게 그 소식이 퍼졌는지까지는 떠들어대는 이들도 잘 알지 못했다.


어두운 밤, 알골은 보초를 서러 절벽 꼭대기에 올랐다. 센 바람에 긴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휘몰아치는 소리가 귀를 때렸다. 그간 해를 거듭할수록 이 시기의 기온은 기이하게도 낮아지는 것을 반복했고 이 바람은 곧 눈과 함께 다가올 겨울이 혹독할 것이라 분명하게 예고하는 듯했다. 하지만 어느 경지에 다다른 투사의 몸에는 아무런 영향도 줄 수 없었고, 그에게는 그저 몇 년 전 바람에 살이 갈라지는 감각을 느꼈다는 사실만 희미한 기억으로 존재할 뿐이었다. 알골은 별을 올려다보았다. 만일 황금성투사의 제자가 된다면- 그의 성의를 이어받을 가능성도, 정당성도 얻을 수 있다. 누군가 그의 생일을 알았다면, 아니면 별자리가 무엇이었는지만이라도 알았더라면, 엄청난 제안을 받았으니 당장 감사히 받아들이라고 그를 끊임없이 부추길 것이다. 성의는 그 별자리와 강한 인연으로 얽혀있기 때문에 아무나 손에 넣는다고 걸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랬다 하더라도 알골에게 더 이상의 힘은 필요하지 않고, 마찬가지로 그 제안을 거절했을 것이다. 백은성투사인 페르세우스자리의 알골. 자신에게는 그 이름만이 어울린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힘이나 명성과 같은 다른 무엇보다도, 어떠한 운명에 이끌려 신화 속의 인연과 만나게 되기를 바라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을 희생하여 제물로 바쳐진 안드로메다, 어디선가 그 안드로메다가 외로운 얼굴로 그의 구원을 바라며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일이니까.

알골이 마음속으로 안드로메다를 생각하고 있을 때, 여러 명이 다급하게 달음박질하는 소리가 바람소리를 제치고 그의 주의를 끌었다. 대여섯쯤일까. 무슨 일인지는 이미 예상이 갔기에 그는 눈과 귀로 그 정체를 쫓았다. 익숙한 가죽갑옷을 입은 소년들이 밤을 틈타 성역을 빠져나오려 하고 있었다. 그는 한숨을 쉬고 가볍게 절벽에서 뛰어내려와 탈주자들의 앞길을 막았다. 추격자를 눈앞에 마주한 한 명은 그 자리에서 멈칫거리다 몇 걸음을 물러섰고 그런 당황스러운 사이에도 다른 이들은 그를 미끼삼아 추격자를 제쳐두고 도망치려는 듯 좌우로 갈라져 달려 나갔다. 알골은 제 앞에 멍하니 멈춰선 쪽을 곧장 발로 가격해 쓰러뜨리고 나머지를 하나씩 따라잡으며 제압했다. 상황은 금세 정리됐고 알골은 쓰러진 잡병들을 내려다보며 문책했다.

"무슨 짓을 했는지 알겠나. 성역을 탈출하는 건 곧장 저승행이다."

주저앉아 있다가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킨 탈주자들은 자신이 실패했음을 깨닫고 무릎을 꿇었다. 곧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엎어져있던 둘도 뒤따라 무릎 꿇은 자세로 자비를 빌기 시작했다.

"잘못했습니다...! 부디 지,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여기서 도무지 버틸 수가..."

"한 번만 살려주세요..."

그들이 도망치려고 한 이유를 꺼낸다고 해봐야 집에 돌아가고 싶다거나 가족이 보고 싶었다든가하는 류의 이야기를 여러 가지 문장으로 바꾸어 말할 뿐이지만, 이 시기에 단체행동에 나선 이유라면 곧 다가올 겨울훈련임이 분명했다. 얇은 갑옷에 방한장비라고는 조악한 담요와 침낭만 주어지고, 눈바람 속에서 끊임없이 정신력을 시험하는 일이었다. 성역의 훈련이야 언제나 고되지만 여름과 겨울은 그보다 더 한계를 넘나드는 시기다. 알골의 눈앞에 있는 이들은 하나같이 수준이 형편없었고 어떻게 여름을 날 수 있었는지부터 의문스러웠다. 그는 생각했다. 누군가 눈감아주었을 것이다... 다른 이들이 뒤에서 자신과 제 혈육의 흉을 봐도 버텨내고, 잡병들의 훈련을 뒤에서 곧잘 지켜보곤 하던 인정 많은 자가. 하지만 그런 행운이 이번에도 찾아올지는 모를 일이다.

도주를 시도한 자의 처분을 고민하는 알골의 표정을 살피던 한 명이 조심스레 품속에서 작은 주머니를 꺼냈다. 그 속에서 탈주자들이 쫓겨 다닐 때 미세하게 발소리에 섞여 들리던 잘그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부족하지만, 한 번만 봐주세요..."

주머니를 내민 소년은 재차 자비를 구하고, 이 분위기에 뒤따라 다른 이들도 각자 챙겨들고 온 물건을 되는 대로 꺼내들기 시작했다. 동전 몇 닢, 철 식기, 가죽 주머니... 하나같이 수련생의 신분으로 구할 수 있을 뿐인 물건들이 바닥에 놓였다. 탈주자들의 눈은 아직 아무 것도 꺼내지 않은 마지막 인물에게로 돌아갔다. 그가 두른 이마의 낡은 머리띠는 본래 흰색이었을 터였지만 어두운 밤 풍경에도 두드러지게 흙먼지로 얼룩져 있었고 금방이라도 매듭이 풀릴 듯, 부는 바람에 펄럭였다. 주저하던 이는 집중되는 눈초리에 약초묶음을 꺼내들었다. 그는 자신이 내민 잡품이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떨고 있었고 알골을 제외한 다른 이들의 낯빛도 흐려졌다.

알골은 잠시 눈을 감고 말했다.

"근처에 숨겨져 있는 동굴이 하나 있다. 거기서 추적을 피할 수 있겠지."

그 말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던 이들은 안도하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가 동굴을 발견한 것은, 몇 년 전 지금과 비슷한 시기의 일이었다. 백은성투사들은 곧 다가올 겨울을 대비하고 있었다. 알골처럼 성투사의 자격은 얻었어도 아직 성의를 갖지 못한 사람도 있었고, 이미 손에 넣은 성의를 자랑하듯 내보이며 손질하는 사람도 있었다. 모두 신체능력으로는 겨울 추위 따위에는 까닥하지 않을 인물들이었기에 누군가 정신수련이라는 명목을 들어 한밤중에 담력시험의 장이 열렸다.

"전에 아무도 없는 쌍아궁을 지날 때 흐느끼는 소릴 들었어. '내가 그 사람을. 그 사람을!'하고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쌍아궁의 주인은 오래 전 돌연히 행방불명됐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톨레미가 묘사한 내부는 모두 그 음산함을 익히 알고 있어 현장감과 긴장감이 생겨났다.

"그거 알아? 마린 가면 속의 맨얼굴을 본 사람은 없지만, 사실 미스티랑 똑같은 얼굴이라는 걸." 무섭다기보다는 허황된 소리였지만 그 말을 꺼낸 것이 독심술이 있는 아스테리온이었기 때문에 몇 명은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미스티 본인은 탐탁지 않았지만.

"지어낸 얘기는 그만하고, 내 눈으로 본 일을 들려주지." 원반을 닦으며 이야기를 듣고 있던 카펠라는 운을 띄웠다. "얼마 전, 셋이서 누가 제일 먼저 사냥감을 잡는지 내기하던 중에 있던 일이다. 한참 토끼를 쫓고 있었는데, 잠깐 나무 틈에서 코너를 도는 사이에 간데없이 사라져있었지. 그냥 놓친 줄 알고 다른 녀석을 쫓고 있는데 이번에도 누가 도중에 가로챘는지 피투성이인 상태로 발견되었다. 내 근처엔 단테도, 알골도 없었으니 이거라도 들고 갈까하고 멀리서 다가가는데, 그 순간 무언가가 그걸 낚아챈 거야. 내가 본 건 곰의 뒷모습이었는데 순식간에 사라져있었지."

"그것도 괴담이라고 하나? 어차피 곰 같은 건 금방 해치울 텐데."

"멍청하긴. 그렇게 순식간에 사라지는 곰이 있을 리가."

단테가 일축하고 미스티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반박했다.

"아니. 사실 곰이라기보다는...좀 달랐다. 그래, 알골. 너도 뭔가 한 마리 잡아들고 오던 중이었는데, 그 때 잠깐이라도 봤을 거 아냐, 그렇지?"

카펠라는 알골이 거들어주기를 바랐지만 알골은 무시하고 다른 이야기를 시작했다.

"극지로 파견된 한 병사가 동료와 함께 천막에서 밤을 새고 있었다. 눈보라가 마구 몰아치고 두 사람은 가진 천을 모두 끌어 모아 걸쳤지만, 아무리 감싸도 조악한 천막에 추위는 가시질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추위를 이기지 못한 동료는 갑자기 모닥불 속으로 천을 던지려 하기 시작했다. 병사는 미쳤냐고 물으며 그를 붙잡았다. 정신이 이상해진 동료는 이렇게라도 해야만 하겠다고 다급하게 외치고 있었다. 병사는 상대의 팔을 들여다보았다. 동상에 걸린 팔은, 얼음덩어리가 붙은 채 차갑게 굳어 떨리고 있었다. 그는 긴장한 나머지, 그 팔을 쥔 자기 손에 힘이 들어가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 힘에 동료의 팔은 유리처럼 산산이-"

이어지는 결말에 일동은 안색이 창백해졌고 아스테리온만이 정신을 금방 가다듬을 수 있었다. '추운 나라와는 인연도 없는 녀석이 별 얘길 다 하는군.'


각자 음산한 분위기를 달고 본인의 위치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불도 피우지 않은 숲은 이미 주변 사물을 분간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어두웠다. 바람소리와 풀이 흔들려 부스럭대는 소리가 귀를 긁어댔다. 알골은 사냥감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현장의 부근을 살펴보기로 하였다. 카펠라의 이야기를 무시하기엔 의문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곰을 목격했다지만 근처에는 발자국 하나 찍혀있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인가 자신을 부르고 있다는 기분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바람소리 사이에서 나무를 긁어대는 듯한 소리가 희미하게 울려왔다. 알골은 주위를 살펴보면서 그 소리의 근원지를 따라갔고, 덤불이 마구 자라있는 절벽 앞에 다다를 수 있었다. 덤불을 헤치고 드러난 입구에서는 약간의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고 안이 동굴로 이어져 있었다. 구석엔 벗겨서 펼쳐둔 동물 가죽이 벽에 걸려있거나 간단히 형상만 잡아둔 나무 모형이 늘어서 있었다. 방향을 틀어 들어가는 길에 맹수의 얼굴이 눈앞에 들어오자 그는 긴장한 듯 잠깐 미간을 찌푸렸으나 곧 그것이 가짜라는 걸 파악했다. 박제였군. 주변에는 새나 작은 동물의 모습도 보였다. 침입자의 인기척을 눈치챘는지 긁는 듯한 소리는 도중에 멎어있었다.

"이런 곳에 사람이 사는 건가."

그 앞에는 가죽을 뒤집어 쓴 인물이 가만히 움츠린 모양새로 서 있었다. 곰가죽과 다른 것도 좀 섞여있는 듯한 얼룩덜룩한 의상착의였다. 얼굴은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쥐고 있는 조각칼을 놓지 않으려는 듯 긴장하는 손은 자잘하게 주름져있었다. 두어 발자국쯤 걷는 걸음걸이가 힘없어보였다.

"인근 마을에서 빠져나왔나 본데, 여긴 성역 안이다. 아무나 함부로 나다닐 수 있는 곳이 아니야."

알골이 나갈 것을 경고했으나 상대방은 대답 없이 손을 앞으로 뻗은 채 서서히 다가왔다. 물러날 생각이 없는 모습이었지만 쇠약한 인상이기에 그는 가볍게 힘을 뺀 일격을 날렸고, 노인은 예상대로 맥없이 쓰러졌다. 알골은 쓰러진 불법거주자를 그대로 남겨둔 채 그와 박제품의 처분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노인이야 연고 없이 떠돌아다니던 늙은이로 둘러대서 마을로 돌려보내든 구속하든 알아서 처분하도록 넘기면 그만일 것이나 그의 작품은 더 생각해볼 여지가 있었다. 교황에게 바치면 개인적으로 좋아할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재정적으론 도움이 될 테니 그에게 공이 돌아갈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편으론 그가 보고할 경우 오랫동안 침입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방치했다는 죄목이 드리워질 가능성도 있었다. 바치지 않는다면 전부 불태워버리는 쪽이 옳았다. 알골은 동굴 안의 박제와 잡동사니들을 태울 수 있을지 가늠하며 둘러보았다. 구석구석엔 그릇이나 잔 같은 약간의 살림살이나 불을 피울 수 있는 기름도 있었다. 재료나 땔감으로 쓰던 나무도 충분했기 때문에 타는 물건이라면 모두 태우고 남을 듯했다. 알골은 타지 않는 물건을 어떻게 할지 생각하던 중 무엇인가 자신을 부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돌아본 곳에는 목재 더미에 반쯤 파묻힌 상자가 있었고, 목재를 밀쳐내자 정교하게 세공된 금속 상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안에 든 것을 확인한 알골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하려는 중이었는지 잊어버릴 정도였다. 여기서 페르세우스의 성의를 발견하다니. 앞에서 바라본 성의는 마스크가 붙은 헤드기어와 어깨, 몸통, 팔, 허리 부분이 하나로 붙어있었는데, 만일 사람이 아닌 동물의 형상이었다면 이것이 갑옷이라는 사실을 알아채는데 시간이 걸렸을지도, 혹은 그 사실을 모른 채 영원히 장식품으로만 보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기척 없이 일어난 노인은 성의를 바라보는 알골의 뒤에서 날카롭게 갈아둔 조각칼을 겨누었다. 쓰러진 시늉을 하고 있었지만, 이 기회를 틈타 단숨에 목을 찍어 해치울 요량이었다. 알골이 뒤늦게 몸을 돌려 치명상만은 면했지만 가격당한 어깨는 가죽 보호대가 뚫린 채 피를 흘리고 있었다. 노인의 힘이라고는 믿을 수가 없었다. 갑작스러운 기습에 알골의 몸은 균형을 잃고 백은성의 위로 쓰러졌다. 체중이 실린 성의는 분리되어 여러 조각으로 떨어져나갔고 노인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일격을 가하려 했다. 쓰러진 그의 옆에 몇몇 부품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는 손에 잡힌 부품 하나를 팔에 장착했다. 그걸로 공격을 막아내자 노인은 필사적으로 흉기를 휘둘러댔다. 이어지는 공격을 차례로 막아내며 바닥을 더듬는 알골의 손끝에 메두사의 방패가 닿았다. 상대방이 치명타를 가하려는 찰나, 그는 방패를 들어 적에게 내밀었다. 방패가 조각칼과 충돌하는 소리가 들리고, 그의 손에 들린 메두사는 감고 있던 눈을 부릅떴다.


알골이 다시 찾아간 동굴은 석상으로 가득 차 있었다. 몇몇 산짐승이 달리는 형상, 앉은 형상, 물을 마시다 쳐다보는 형상으로 굳어 있고 돌이 된 식물이 드문드문 놓여있었다. 한편에는 격앙된 표정으로 기운차게 조각칼을 들어 올린 노인의 상이 서 있었다. 알골은 그 인물상을 제쳐둔 채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낡은 머리끈을 밟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가죽 갑옷을 입은 앳된 얼굴의 소년들이 무릎 꿇고 기도를 하듯 손을 모으거나 양손으로 땅을 짚은 채, 일제히 벽 한 곳을 쳐다보며 둘러앉아 있었다. 그 성도들이 바라보는 공간을 들여다보니 바닥에는 더 이상 숨 쉬지 않는 꽃이 여럿 놓여있었다. 그러나 그 넓은 빈 공간이 그 자리를 화사하게 채워줄 누군가를 기다리듯이 자못 허전하게 남아있다. 페르세우스 알골은 마음속으로 그 자리의 주인을 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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