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 June 1995.

To. Niamh Winslow Redmond

Call Sign Logs by Dex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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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니므……. 니므에, 여전히 이 호칭을 좋아할까?

일단은 근래에 부르던 호칭으로 계속 부를게. 네 말대로, 나는 아일랜드에 있어서 운 좋게 가장 먼저 편지를 받았어. 그리고 편지를 받자마자 답장을 썼고. 다행히 나는 잘 지내고, 별다른 사건을 일으키지도 않았어. 여전히 ‘별종’ 소리를 듣지만, 어디까지나 내 목표는 평범함에 녹아드는 것이니 긁어부스럼 만들 필요는 없잖아.

다행히, 내가 아는 선에선 우리 기숙사에서 싸운 사람은 없어. 다들 여유가 되면 좋겠네. 나는 당연히 기쁘게 갈 예정이고. 친구 집에 놀러간다고 하면 분명 부모님도 기뻐하실 거거든. 아일랜드에 대한 안내도 좀 생각해볼게.

네가 준 카드와 책, 모두 잘 받았어. 네가 이걸 주고 받는 게 우정의 표시라고 해서, ‘나도 마법사 록 밴드 <Let Eat Bee>의 드러머 칼 보내라‘의 카드를 담아 보냈는데, 역시 쓸데없는 짓이었으려나……. 적당히, 호의라고 생각하고 받아줘. 그리고 책에 대해서 말인데…….

물론, 《나니아 연대기The Chronicles of Narnia》는 이미 읽어본 책이지만, 이제 이 책은 서재 어딘가에 꽂혀있던, ‘그저 책 한 권’이 아니라 네가 선물해 준 것이라는 데서 의미가 오겠지. 또, 이 책 안에 있는 다양한 삽화라던가……. 네가 이 책을 좋아한다는 것도 내게는 새로운 것 중 하나니, 기쁘게 읽을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명확하지 않아서 선물을 고민하는 것 같기는 했어. 하지만 그게 의미가 있을까. 난 무엇도 좋아하지 않고, 무엇도 싫어하지 않으니까. 선물을 받는다면 그저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기뻐할텐데. ……. 그러니까, 나는 네 선물은 꽤 기뻤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터키쉬 딜라이트는 네 집에 가서 먹도록 할게. 하지만 네 부엉이에게도 잊지 않고 간식거리를 조금 주었어. 《도레이언 그레이의 초상The Picture of Dorian Gray》도 좋은 책이지. 그 책도, 이번에 선물 받은 것도. 다음에 감상을 공유하면 좋겠네. 니므에와의 대화는 항상 즐거웠어.

네가 준 행운의 부적은 항상 가지고 다닐게. 고마워.

좋은 하루 보내. 곧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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