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벨라이트 타로 백업
루벨라이트는 기본적으로, '언제나 고민하는' 사람이에요. 이 사람에겐 확신이 부족해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무언가를 맹신하고 확신하는 일이 얼마나 위험하고 무서워질 수 있는지에 대해 알기 때문이죠. 이 사람은 언제나 변화하고 싶어 하고, 자신이 무언가의 틀과 관습에 얽매이는걸 두려워하지만 이건 겁쟁이의 기질이기보다 결벽적인 도덕성, '잘못되고 싶지 않은, 무지하고 싶지 않은' 발버둥에 가까워요. 스스로가 모자란 사람임을 알고 계속 나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고, 그러니 언제나 생각하고 고민하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어울리죠.
어떤 사람들은, 이 사람이 지나치게 자기 자신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해요. 희생적이어서가 아니라, 무언가에 몰두할 때에 그 목적에 지나치게 신실해서, 자신의 중요성을 '잊어버리곤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사람은 언제나 절제를 잊지 않아요. 자기 자신을 잃거나, 자신을 통제할 수 없거나,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는 빠지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자신의 목숨이 소중해서라기보다는, 선천적으로 가진 '예민한' 기질이 가지는 방어기제예요.
으레 예민하다고 말하면 까탈스럽거나, 남과 갈등을 빚거나, 쉽게 놀라고 소스라치는 성격을 예상하기 쉬운데, 이 사람의 예민함은 주위의 변화와 상황을 기민히 감지하는 방식의 예민함이고, 그 자신의 다정함과 온화함에서 온 능력이에요. 따라서 '시야가 넓다'는 말로도 바꾸어 쓸 수 있지요. 어느 면에선, 이 친구가 자기 가족과 친지들의 신념이 그릇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도 이런 성격의 영향이에요. 그저 무던하게, '그렇게 살면 되는 것'으로 수용하고 넘어갔으면 무딘 정신으로 평온히 살 수 있었을 삶은 이 사람이 무시하지 못할 사실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타인의 괴로움과 고난을 눈치챘기 때문에, 이 사람이 겪었던 성장 과정, 그 자신의 목적과 신념에 매몰되어 주변을 볼 줄 모르던 성인들은 이 친구가 그들이 무시하고 놓치는 일이 존재한다는 이질감과 위화감을 주고, 그 위화감은 이 사람이 문제를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그 각성이 지금 같은 사람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예요.
다만 여기서 하나 염려스러운 점이 있어요. 이 사람은 자기 자신이 사는 세계를, 그 삶을 상당히 '슬픈 것'으로 보고 있어요. 좌절하거나 패배한 것처럼 느낀다는 말이 아니에요 그보다 이미 많은 것들이 상처 입고 버려진 땅이라, 그 자신 개인으로 할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며,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을 너무 기민히 느껴 언제나 조금 착잡한 슬픔에 잠겨있다는 말에 가깝죠. 이 사람의 다정함은 타고난 선량함이기보다 이렇게 서러운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마음을 달래고 같이 살아가고 싶다, 는 의사표시에 가까워요. 그리고 동시에 이 사람은, 자신이 슬픔에 휘둘리지 않는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하기도 하죠
슬픔을 느끼고 싶지 않다거나, 사람들을 외면하고 싶다는 맥락에서 강해지는 게 아니라, 자신이 이런 상심에 잠겨 우울해지는 것보다 좀 더 단단하게 다른 사람들의 의지가 되고,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다정함이나 의지가 되어주고 싶은 어떤 심지가 되고 싶어 하는 거예요. 권력이나 야망이 있는 것도, 대단한 지도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도 아니에요. 좀 더 소박하고 단순해요.
그러니 이 사람에 대해 정리하자면, 이 사람은 예민하기 때문에 세상이 무엇인지 깨달은 사람이고, 자신의 알게 된 것에 고집을 갖고 행동하는 사람이에요. 무언가를 맹신하거나 확신하지 않지만, 아주 작은 지점에서라도 한 번 믿음과 목표를 가지만 그것을 절대 꺾지 않고 나아가죠. 자신이 타인에게 어떤 믿음과 표지가 되고 싶은 만큼, 자신에게 꽤 엄격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타인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유하기도 해요. 여러모로 몇 번씩 밟히고 꺾였으나 유연하게 자라는 중인 새순 같은 인상이 강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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