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잃어버린 기분이야.

나는 영영 알지 못하겠지만.

어른의 대가는 가혹했다.

txt 태현

설이도 29 돌격소총

181cm 표준

이성 각 잡힌 습관적 경계 차가운 두뇌 건조한 심장

*이렇게 텅 빈 마음으로 살아가도 괜찮은 걸까

*_안희연, 12월

(1) 181cm 검은 머리 백색 눈 왼손 검지에 은반지

(2) 8월 2일생 사촌 천세희(15기 흑귀반 - 성귀로 인해 사망)

(3) 신체 능력 우수 - 빠른 기동성과 순간적인 화력이 특기

(4) 好: 홍삼캔디 민트초코 손바느질 | 不好: 장마 팥

오기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스물아홉의 설이도는 이 사실을 아주 뼈저리게 깨달았다.

성귀의 재발, 그리고 흡혈귀의 강림. 경주에서의 사고를 기점으로 그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이 하나둘 피를 흘리며 죽어갔다. 부모가 죽었을 땐 사흘 밤낮을 기숙사에 틀어박혔다. 천세희가 죽었을 땐 꼬박 하루를 오열했다. 담임 선생이 죽었을 땐 반나절을 우울 속에서 보냈고, 연구실 침상에 누웠을 땐 버석하게 마른 눈가를 손등으로 가렸다. 죽음이 겹칠수록 점점 더 아파오던 심장은 어느 순간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 즈음 설이도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완전히 잊어버린 것처럼 굴기 시작했다. 딱딱하고, 건조하고 기계적으로 당장 눈앞에 주어진 현재에 충실하며 살아갔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설악산의 초입, 웬일로 날개를 가지런히 접은 요괴가 설이도의 뒤에 섰다. 설이도는 오랜 시간 그를 움직이는 동력이자 근거가 된 문장을 다시 한 번 되뇌었다. 18기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여길 것, 사적 감정에 휘둘리지 않을 것. 시조와 성귀로 자신조차 언제 죽을지 모르는 현재를 살아가는 설이도의 목표는 이 흡혈귀의 소굴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살아 돌아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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