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간론파 타로-희망과 절망의 엇갈린 운명-

Chpater 1. 심해 속 얼어붙은 절망

(비)일상편-4

.............



[띵, 동, 댕, 동]



모노쿠마: 너희들, 좋은 아침입니다! 아침 7시가 되었습니다! 일어날 시간이라구요~!

모노쿠마: 자아, 자아, 오늘도 활기차게 시작해봅시다!

마츠자카: 오늘로, 4일째…. 인건가.

- 다행히 오늘은 푹 잠들 수 있었네. 그런데….

마츠자카: 뭔가 꿈을 꾼 것 같은건, 기분탓인걸까?

마츠자카: 으음….

- 역시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어.

마츠자카: 일단, 아침 먹으러 갈까나.



[뚜벅뚜벅]



(식당)

키리야: 마츠자카 좋은 아침.

이나즈마: 좋은 아침이군. 잠은 푹 잔건가?

마츠자카: 다들 좋은 아침. 덕분이랄까 푹 잤어.

이지와루: 잘 자는건 좋은거지. 피로를 푸는데 수면은 중요하니까.

쿠로마이: 응응! 잘 자야 잘 먹고 열심히 조사해서 탈출할 수 있다구☆

마츠자카: 응, 그렇네.



[뚜벅뚜벅]



카린: 다들 좋은 아침이에요~….

신죠: 좋은 아침입니다.

카타나: 여, 아침이네.

이시조라: 다들 bonjour~! 잘 잤어?

신죠: 이번에도 푹 잤답니다.

카린: 뭔가 침대의 푹신함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어요….

세나: 카타나, 점검 결과는 어땠어?

카타나: 이번에도 역시 이상 없었어. 매번 심야시간에 점검 도와줘서 고맙다, 세나.

세나: 이정도야 뭐 당연하지.



[뚜벅뚜벅]


카게우치: 예이~! 다들 잘 잤어?

미즈시마: 흐암~…. 다들 좋은 아침…!

카이도: 다들 푹 잔 것 같네~ 탐정 씨의 얼굴도 맨질맨질해서 진주같고!

세나: 헛소리 하고 앉아있네.

카이도: 아잉, 헛소리가 아니라고~!

카게우치: 유키는 세타루한테 엄청 치대는구나.

신죠: 뭐, 그가 저러는 것도 새삼스럽진 않죠.

카린: 뭔가 즐거워보이니 그냥 두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미즈시마: 에엣, 그런가…?



[뚜벅뚜벅]



카렌: 후냐~….

하시모토: 좋은 아침….

쿠로마이: 렌 군 좋은 아침! 카렌도 좋은 아침이야!

하시모토: 으응…. 그래.

카렌: 좋은 아침이다냐!

이지와루: 그런데 타키마가 안 보이네.

키리야: 오기 싫다고 혼자서 투덜대고 있을지도 모르겠네.

미즈시마: 아님 무슨 일이….

카렌: 그런 소리 하지 말라냐!!



[뚜벅뚜벅]



타키마: 뭐야. 네놈들 이 몸에 대해서 무슨 얘기 했냐?

이시조라: 응? 티거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장본인이 왔네.

타키마: 이상한 소리 마. 먹보 돼지.

세나: 아오, 저게….

카타나: ……. 살아있었냐.

타키마: 그럼 뭐 죽기를 바랬냐?

이나즈마: 또 시작인건가. 그만하란 말이다.

하시모토: 저기, 이시조라…. 나, 이번에도 샐러드만 먹을건데….

이시조라: 웅? 응응! 하시모토를 위해 végétalien 요리 준비했으니까 맛있게 먹어!

하시모토: …. 그럼, 잘 먹을게.

- 의외였달까, 어제 아침의 그 난리 이후 갑자기 평범한 아침이 시작된다는 것이 어딘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 그래도 하루의 시작을 그나마 평범하게 시작할 수 있어서 다행….

하시모토: 이시조라. 이거…. 모양만 비건 요리잖아.

이시조라: 응? 혹시 ça a un goût bizarre?

하시모토: 뭔 소린지 모르겠으니까…. 그냥 말 해….

이시조라: 그러니까…. 맛 없는거야?

하시모토: 아니, 고기 들어있잖아.

이시조라: ……. 미안해….

- 하시모토는 그녀가 반박을 하지 않자 인상을 찌푸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쿠로마이: 앗, 렌 군 어디가!

하시모토: 상관 없잖아…. 못 먹을 걸 먹었어. 갈거야.

- 그가 그렇게 걸음을 옮기려던, 그 순간이었다.



[뾰옹]



모노쿠마: 어딜 가려고?? 아직 단체공지도 안 했는데!

미즈시마: 모노쿠마…!

마츠자카: 단체공지라니? 무슨 소리야.

모노쿠마: 우뿌뿌…. 다들 3일간의 스쿨라이프, 절망적으로 잘 보내고 있는가 모르겠네.

모노쿠마: 일부러 말 안하는거지? 곧 구조가 올거라는 말을.

모노쿠마: 구조라는건 있잖아…. 우월한 사람이 하등한 사람한테 베푸는 것이랑은 달라.

모노쿠마: 악당이 얼마나 위협적인지를 보여주는 요소라고.

모노쿠마: 그런 얄팍한 요소에 의지하는건 너무 바보같은 행동이잖아!!

모노쿠마: 그렇게 나가고싶으면 죽이란 말야! 그러면 된다구!

카게우치: 이거…. 진짜 실제 상황이구나.

타키마: 바보놈 넌 이제 깨달았냐?

카렌: 어이없다냐.

카타나: 그래서? 무슨 일로 이렇게 납신거지?

모노쿠마: 호요요, 카타나 양 바로 본론이야? 역시 죽이고 싶어서 안달났구나~

카타나: 하아? 너 진짜 죽고싶냐.

모노쿠마: 룰루~. 무시하기~.

카타나: 무시하지 마 이 새끼야!!!

하시모토: 시끄러….

모노쿠마: 자자, 그럼 원하는 대로 본론으로 넘어가자고.

모노쿠마: 학교생활이 시작되고,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아무도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어!

모노쿠마: 풋풋한 학원생활을 보내려는 의지는 알겠지만…. 이 학원장은 좀 많~이 지루하단 말이지….

세나: 시끄러. 네가 뭐라고 말해도 살인 같은거 누가 할까보냐!

모노쿠마: 그래서!! 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모노쿠마: 모든 것은 다 갖추어졌다. 하지만 살인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 원인은….

모노쿠마: 다름이 아닌 동기가 부족해서였던 것이다~!!

마츠자카: 동기…?

모노쿠마: 우뿌뿌…. 간단하잖아? 내가 모두한테 동기를 주면 되는 일이잖아!

이나즈마: 어이, 동기라니 무슨 소리지? 설명해라.

모노쿠마: 음음, 그건 잠시만? 여기서 말하면 폼나지가 않는다구!

- 그렇게 말하고 모노쿠마는 갑자기 우리의 눈앞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 그리고 어리둥절하는 우리를 두고, 방송이 울리기 시작했다.



[띵, 동, 댕, 동]



모노쿠마: 아아! 안내방송입니다! 지금 너희들 전부 체육관으로 와주세요!

모노쿠마: 동기를 전달할겁니다!

모노쿠마: 오지 않으면 벌이니까 빨리 오라구~?

타키마: …. 허참. 어이가 없군.

카린: 모노쿠마는 무슨 생각으로 저러는 거죠…? 우으, 하나도 모르겠어요….

카이도: 근데 안 가면 벌이라고 했으니까 가야하는거 아니야?

쿠로마이: 으음…. 좀 그런데….

마츠자카: 하지만 안 갈 수는 없어. 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어보이고.

이지와루: 마츠자카의 말이 맞아. 여기서 더 꾸물대다 모노쿠마가 오기 전에 어서 가자.

- 이지와루의 말에 모두는 제각각의 불안을 안고 체육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 동기라니…. 모노쿠마, 무슨 속셈인걸까.



[뚜벅뚜벅]



(학교 구역, 체육관)

모노쿠마: 오오~! 전부 다 모였구나? 학원장은 자랑스러워요!

카렌: 그래서 동기라니…. 뭘 말하는거야냐?

모노쿠마: 그건 말이지? 바로 이거야!

- 그 말과 동시에 모노쿠마는 어디선가 노트북을 16대를 꺼내더니 우리에게 나눠주었다.

하시모토: ……. 뭐야, 이거.

모노쿠마: 이게 바로 내가 말한 동기, 동기 비디오야!

쿠로마이: 동기 비디오…?

모노쿠마: 이 노트북 안에는 짤막한 영상이 하나 있어. 오직 그 영상만을 위한 노트북이거든.

모노쿠마: 이상한 영상이라거나 그런거 아니야! 오해하면 안된다고??

모노쿠마: 바로 학교 밖의 영상이야!

마츠자카: 뭐…? 학교 밖?

카린: 정말로 학교 밖의 영상을 보여주는건가요??

카이도: 수상한데~ 진짜 맞지?

모노쿠마: 우뿌뿌……. 보면 알거야.

- 우리는 모노쿠마의 말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저마다 노트북을 켰다.

- 잠깐 어두운 화면이 지속되다 밝아지고, 그곳에서 보인건...

마츠자카: 이건…!

- 모니터에서 보이는 것은 나의 부모님, 그리고 언니였다.

마츠자카의 엄마: 카나타, 드디어 키보가미네 학원에 입학했구나. 잘 해냈으면 좋겠구나.

마츠자카의 아빠: 이제 열심히 해서 네가 원하는 일을 해보거라.

마츠자카의 언니: 카나타 파이팅! 무리하지 말고 힘내~! 언니가 응원하고 있다고?

- 키보가미네 학원이 입학한 나를 격려하는 가족들의 말….

- 평화로운 배경음악과 함께 따뜻한 분위기는 마음을 위로해주고 긴장된 마음을 진정시켜줬다.

- 일반적인 학원생활이라면 아마 엄청 쑥쓰럽고, 그러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서…. 포근해지지 않았을까.

- 가족의 응원을, 나는 등에 업고 이곳에 온 것이다.

- 하지만…….

- 평범하지 않은 학교생활. 영상이 이대로 끝날리가 없었다.

- 그러한 내 생각을 꿰고 있다는 듯이….

- 영상은 바뀌었다.



[지지지직]



마츠자카: …!!

-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아니, 나올 수 없었다.

- 나의 가족들은, 내 소중한 사람들은 어디로 사라진거야?

- 강도의 침입? 전쟁? 대체 왜 사라진거야?

- 그러한 내 의문을 묵살하듯, 노트북에서는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모노쿠마: 키보가미네 학원에 입학한 마츠자카 카타나 양과 그녀를 응원하던 가족 여러분.

모노쿠마: 오야오야? 가족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 같네요?

모노쿠마: 문제 드립니다! 과연, 마츠자카 양의 가족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아요~?

모노쿠마: 우뿌뿌뿌……. 알고 싶어? 그렇다면 졸업 후에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답은! 졸업 후에!!



마츠자카: 이…. 이게 무슨….

마츠자카: 왜, 왜 내 가족들이….

- 손이 떨리면서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온 몸이 또다른 공포로 뒤범벅이 되었다.

- 그리고 그것은,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카이도: 이, 이게 뭐야!!

카린: 거짓말…. 조작이죠? 그렇죠?

쿠로마이: 아냐…. 이럴리가 없어…!! 분명 조작이라고!

이시조라: Absurdité!! 이게, 이게 바깥세상의?!

미즈시마: 이제…. 이제 싫어어!! 내보내 달란 말이야……!!

세나: 싫어…. 이런게, 이런건…!!

- 모두 같은 반응…. 나와, 같은 영상을 보았구나….

- 그 어느 누구도 공포와 혼란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 숨길 여유조차 사라졌다.

- 그런 아비규환의 장에서 그녀가 모노쿠마에게 다가갔다.

키리야: 모노쿠마…. 너에게 묻고싶어.

- 다른 이들과 다르게 차분했지만, 그녀 역시 같은 영상을 보았고 애써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것은 떨리는 손과 창백한 얼굴로 알아볼 수 있었다.

모노쿠마: 호요? 무엇일까나~? 헛, 혹시 오늘 밤 나의 솜들을…!

키리야: 그게 아니야!!

키리야: 넌…. 넌 대체 누구지? 네 정체는 무엇이며 우리한테 왜 이런 짓을 시키는거야?

키리야: 너는…. 우리에게 무엇을 시키려는 거야!?

모노쿠마: 호요…? 그걸 물어볼 줄은 몰랐는데.

모노쿠마: 그건 말이지….

모노쿠마: 절망. 오직 그뿐인 이야기야.

모노쿠마: 우뿌뿌, 우뿌뿌뿌뿌…….

- 모노쿠마는 괴상한 웃음소리를 내며 우리 앞에서 사라졌고 그 웃음소리는 우리의 귓가에서 계속 맴돌았다.

- 공포에 물들어 아무도 무엇을 어찌할 수 없었던 상황. 그는 나빠진 안색을 진정시키며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신죠: 이것이, 아무래도 모노쿠마가 말한 동기의 의미였나봅니다.

신죠: 저희에게 소중한 것을 보여주고, 이를 보고싶다는 마음을 부추겨서 살인이 일어나게 유도하고 있어요.

세나: 죄수의 딜레마…. 구나.

미즈시마: 죄수의, 딜레마…?

세나: 예를, 한번 들어볼게.

세나: A라는 가게와 B라는 가게가 경쟁을 그만두갈 원하고 서로 같은 가격으로 물건을 팔라고 생각하고 있어.

세나: 하지만 한쪽을 배신하면 다른 쪽은 장사가 되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세나: 그 결과 양쪽 모두 가격을 끝도없이 내리며 서로 배신하고 본인들도 적자가 난다….

이나즈마: 보이지 않는 배신의 공포가 가장 큰 적이 될 것이라는 말인가.

이지와루: 지금의 우리랑, 같은 상황이네.

카이도: 서로 협력과 신뢰를 말하지만…. 속으로는 배신의 공포와 불안에 떨고있지.

미즈시마: 이런 생각 하면 안 돼…! 흑막의 노림수일게 분명해!

타키마: 흐응, 그런 말 하는 네놈이야 말로 모두를 방심시켰다고 생각하고 있는게 아닌가?

미즈시마: 뭐…?! 그럴리가 없잖아…!!

타키마: 그걸 어떻게 장담하지? 도움도 안 되는 녀석.

카린: 그만해요. 이렇게 싸우는 것이야 말로 흑막의 노림수에요…! 그러니까…그러니까 진정해요!

쿠로마이: 그렇지…. 냉정, 해져야지….

카게우치: 그, 그럼 다들 일단 얘기해보면 어때??

카게우치: 자신의 영상에 뭐가 나왔는지 말한다면, 분명 조금이라도 편해질거야.

- 자신의 영상…. 에 뭐가 나왔는지…?

- 확실히 신경쓰이긴 하지만….

이시조라: 저기, 카렌? 괜찮아?

카렌: …….

마츠자카: 카렌? 괜찮아? 어떤 영상을 본거야?

카렌: …………….

쿠로마이: 왜 그래? 괜찮으니까 말해봐.

카렌: ……. 아냐…….

마츠자카: …? 카렌?

- 불안정한 숨소리,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 무엇하나 뚜렷하지 않았다.

- 카린은 아주 조심스레 카렌의 손을….

카렌: 이런건, 내가, 내가…!!

카렌: 싫어어!!!



[타다닥]



- 머리를 움켜쥐던 그녀는 카린의 손을 뿌리치고 미친 사람처럼 달려갔다.

카린: 잠, 카렌?!

이나즈마: 대체 무엇을 봤길래 저렇게….

카타나: 어이, 카린. 쫓아가야 하는거 아니야?

카린: 아, 네…!



[타다닥]



미즈시마: 걱정이네…. 괜찮은걸까.

신죠: 지금은 카린 씨에게 맡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으니까요.

하시모토: …. 내버려 두는게, 낫지 않아?

마츠자카: 뭐…?

하시모토: 애초에 말이야, 좀 신경쓰이는게….너희들이, 인간이 죽는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쿠로마이: 렌 군 또 그 소리!

하시모토: 맞잖아. 내 말이 틀려?

하시모토: 인간은 동물을 맘대로 죽이고, 환경을 오염시켜.

하시모토: 인간이 없다면…. 아마 지구는 나아지겠지.

- 우리는 일제히 침묵했다. 그의 표정은 너무나도 담담해서 마치 당연한 진리를 말하는 것 같았다.

- 모두가 그의 말에 어떠한 행동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그녀가 그에게 다가갔다.

카타나: 야…. 너 다시 한번 말해봐. 뭐라고?

키리야: 잠, 카타나 진정!

하시모토: 말했잖아…? 인간은, 죽는게 더 나아.

하시모토: 동물을 괴롭게 하는 인간따위…. 없는게 낫다고.

카타나: 이게 진짜!!

마츠자카: 카타나 안 돼!

마츠자카: 아무리 화나도 폭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어. 그러니까 진정해!!

카타나: …. 크윽.

하시모토: 이제…. 할 말 끝났어…? 그럼, 갈게.

카게우치: 어이 하시렌!

하시모토: 혹시 죽고 싶은 사람 있으면, 와서 말 해.

하시모토: 고기밥으로 죽는 편이…. 개죽음 보다는 쓸모있잖아?



[뚜벅뚜벅]



카타나: ………. 아아!! 이제 못 참겠어!!!

이나즈마: 안돼. 여기서 흥분하면 흑막의 손에 놀아나는 것이란 말이다.

카타나: 시끄러!! 이거 놓으라고! 저녀석은 내가 무조건 죽이거 말겠어!!

세나: 아오 미치겠네 진짜! 카타나 진정하라고!

카게우치: 야야, 이아즈 스토옵…!!

타키마: 푸흐흐…. 아하하하!!



[뚜벅뚜벅]




미즈시마: 다, 다들 진정해…! 타키마 군도 가지 말고…!!

신죠: 진정하십시오! 카타나 씨! 살인은 안됩니다!

- 하시모토의 말에 혼돈은 아수라장으로 바뀌어 버렸다. 타키마는 폭소를 터트리면서 체육관을 벗어났고 남은 우리는 이나즈마를 필두로 카타나를 말린다고 꽤 진땀을 뺐다.

- 결국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카타나는 진정했고,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우리는 해산하려고 했다. 그 때,

카린: 앗, 아직 있으시구나…!

키리야: 카린? 무슨 일이야? 카렌은?

카린: 그게…. 카렌 문제로 온거라서….

이시조라: 카렌한테 무슨 problème이라도 생긴거야?

카린: 카렌이 어디간거지 싶어서 일단 개인실을 가봤는데 문이 잠겨있고, 아무리 두드려봐도 대답이 없어서….

세나: 완전 방음이라서 들리지 않은건가?

카린: 그것도 있겠지만 카렌은 한번 멘탈이 망가지면 꽁꽁 숨어버려서 찾는데 엄청 애를 먹어요. 혼자 찾으려니 어디 갔는지도 모르겠고….

카린: 우으, 제가 좀 더 제대로 된 언니였다면…….

쿠로마이: 카린 쨩 자책하지 마! 카린은 제대로 된 언니니까! 여긴 장소가 제한되어 있으니까 다같이 찾으면 금방 발견할 수 있을거야. 그치?

카이도: 응, 그렇지! 그리고 뭔갈 찾는건 나 전문이라고~슬쩍하는 정도가 되겠지만?

마츠자카: 카렌은 괜찮을거야. 그러니까 다같이 찾아보자.

카린: 여러분…..

카린: 정말, 감사합니다!

- 카린의 눈물어린 감사에 싸늘해졌던 분위기는 조금 풀어져 다같이 카렌을 찾기 시작했다.

- 아마 그녀의 마음이 모두에게 닿인 것이 아닐까.



.............



(식당)

미즈시마: 결국 못 찾았네….

카타나: 나 참. 어딜 간거야 그 녀석은. 키도 커서 숨기 힘들텐데.

이시조라: 정말이지~. 이러다간 De toute façon 배고파서 움직이지 못할 거라고?

키리야: 이시조라는 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프랑스어, 못 알아듣겠어서 그런데 가능하면 번역이라도 해줄래?

이시조라: 엣, 그정도였어? 나 그래도 최대한 줄인건데.

이지와루: 우리가 프랑스어 자체를 모르니까 하는 말이잖아.

마츠자카: 그러니까 가능하면 줄여주면 고맙겠어.

이시조라: 으음…. Oui! 그러니까, 응! 모두가 알아듣기 쉽게 그럴게!

- 우리는 한참 찾았지만 결국 카렌이 어디로 간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 세나와 신죠, 그리고 카이도와 카게우치, 카린은 좀 더 샅샅이 찾아보고 오겠다며 나섰지만 결국 얼마 가지 않아서 돌아왔다.



[뚜벅뚜벅]



세나: 다녀왔어….

이나즈마: 빨리 돌아왔군. 카렌은 결국 못 찾은건가?

카이도: 어딜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도통 보이질 않는다고~.

쿠로마이: 엣, 하야시 군의 예측도 실패한거야?

신죠: 제 예측은 만능이 아니랍니다. 그리고 예측을 하려고 해도 정보가 필요한 일인데 정보도 부족했고요.

카게우치: 천장이란 천장은 다 돌아다니면서 찾아봤는데 보이지도 않았어. 완전 증발 수준이라고?

세나: 단서라도 남아 있으면 추리라도 하겠지만, 단서라고는 카린이 들려준 카렌의 행동 특성 뿐이라서 추리도 힘들었어.

- 다들 여러가지로 꽤 애를 먹었구나.

미즈시마: 그렇지만 카린 양이 불러도 나타나지 않은건 이상해….

카린: 그게, 카렌은 완전히 패닉에 빠지면 저도 제어가 어려워서….

키리야: 그래서 아무리 찾아도 안 보였다는 소리구나?

카타나: 그럼 걘 언제쯤 정신 차린대?

카린: 글쎄요…. 아마 하루정도는 있어야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요?

쿠로마이: 그럼 내일까지 지켜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거야?

카이도: 으음~. 이거 괴도의 자존심에 쓸데없이 스크래치인데.

세나: 쓸데없이 스크래치니 어쩌니 하지 마.

키리야: 그러면 오늘은 해산할까?

신죠: 그러도록 하죠. 아직 점심때이긴 하지만, 각자 할 일을 해야죠.

- 신죠의 말을 신호로 우리는 제각각 식당을 떠났다.



[뚜벅뚜벅]



(마츠자카의 개인실)

마츠자카: 후우….

- 아직 하루가 다 간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지치는 건지 원...

-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어야 겠어.


휴식을 취하겠습니까?

휴식한다/휴식하지 않는다.



.............



마츠자카: 으음…. 지금 시간이….

마츠자카: 벌써 10시라고? 꽤 오래 잤구나….

- 눈을 뜨고 시간을 확인했음에도 피로가 풀렸다는 체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한숨도 자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곧 밤시간이었다. 아마 잠시 뒤면 모노쿠마가 방송을 하지 않을까.

마츠자카: 아, 늦기 전에 샤워해야지.



[띵, 동, 댕, 동]



모노쿠마: 아, 아! 교내방송입니다. 방금 막 밤 10시가 되었습니다!

모노쿠마: 즉, 지금부터는 심야시간입니다.

모노쿠마: 식당, 체육관은 곧 출입을 금지할 것이며 물도 끊길 것입니다.

모노쿠마: 그럼 좋은 꿈 꾸길 바라며! 안녕히 주무세요~...

마츠자카: 늦은건가….

- 어쩔 수 없지. 내일 아침에 바로 샤워하고 가는 수 밖에.

마츠자카: 이걸로, 3일째….

- 3일째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순식간에 일어나버렸다.

- 동기 비디오, 하시모토의 발언과 카타나의 분노.

- 그리고 카렌의 실종까지.

- 이 모든 일들이 다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 그 모든 불안을 안고 나는 눈을 감았다.



.............



[띵, 동, 댕, 동]



모노쿠마: 너희들, 좋은 아침입니다! 아침 7시가 되었습니다! 일어날 시간이라구요~!

모노쿠마: 자아, 자아, 오늘도 활기차게 시작해봅시다!

마츠자카: 아침이구나….

- 가볍게 기지개를 핀 나는 어제 밤에 하지 못했던 샤워를 간단하게 끝내고 식당을 향했다.



[뚜벅뚜벅]



(식당)

마츠자카: 다들 좋은…. 아침.

세나: 응. 잘 잤어?

마츠자카: 글쎄. 잘 잤다고 하면 잘 잔거겠지.

쿠로마이: 카타나 굿모닝~!

이나즈마: 밤새 아무 일 없어서 다행이군. 마츠자카.

이지와루: 좋은 아침 마츠자카.

이시조라: 얏호~☆ 배고프지? 금방 맛있는거 해줄게!

마츠자카: 너희도 좋은 아침이야. 다들 잘 잔 것 같네.

키리야: 응, 이로서 아침 1조는 전원 무사 확인 완료야.



[뚜벅뚜벅]



신죠: 좋은 아침입니다.

카린: 다들 어젠 감사했습니다…!

쿠로마이: 에이, 아니야! 어려울 때 돕는게 친구 사이잖아?

카타나: 좋은, 아침.

이나즈마: 카타나도 좋은 아침. 표정이 안 좋은데 무슨 일 있는건가?

카타나: 그을쎄…. 이거 말하기 애매해서.

이지와루: 말하기 번거로우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나중에 얘기해줘.

카타나: 아아, 생각해보지.

세나: 그럼 아침 2조도 이상 없는건가?

키리야: 응, 그런 것 같아.



[뚜벅뚜벅]

카게우치: 라나루 엄마~! 나 밥 줘!!

이시조라: d'accord! 그러니까 알겠어! 금방 해줄게☆

카이도: 카게우치는 이시조라를 벌써 엄마로 취급하는거냣!

카이도: 나도 탐정 씨한테 애증의 관심을 받고싶다구~!

세나: 바보냐? 시끄러워.

미즈시마: 후으암~…. 다들 잘 잤어?

쿠로마이: 하루카 좋은 아침~~!!

키리야: 좋았어. 아침 3조, 이상 무.

카린: 키리야. 뭘 말하고 있는건가요?

키리야: 아아, 인원 체크. 동기 때문에 다들 혼란스러웠을테니까, 무슨 일 없었나 보는 용으로 하는거랄까?

신죠: 철저하시네요.

카이도: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셋만….



[뚜벅뚜벅]



타키마: 하? 뭐야 갑자기. 왜 날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지?

- 어라? 어째서 왜 타키마 혼자만….

세나: …. 나, 잠깐 애들 찾아보고 올게.

카린: 앗, 저도 같이 가요…!



[타다닥]



타키마: 흐응~. 그러고보니 사회 부적응자랑 애자식이 안 보이긴 하네. 어제 무슨 일 있었던거 아냐? 크큭.

- 타키마의 비웃음에, 아니 애초에 타키마 혼자 식당에 올 때부터 우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사라진 두 사람에게, 최악의 일이 일어난건 아닌가 싶어서 불안해 견딜 수 없었다.

- 나쁜 예감은 식당 안을 가득 채웠고 무언가 낌새를 눈치챘는지 타키마도 웬일로 가만히 있었다.

- 그리고, 나쁜 예감은 언제나 적중했다.

카린: 꺄아아아악!!!

이나즈마: 이 비명은…!

쿠로마이: 카린이야!

미즈시마: 학교 쪽…. 에서 들렸어….

마츠자카: 서둘러. 가자…!

- 나는 그 말을 끝마침과 동시에 빠르게 뛰어갔다.



[타다닥]



(학교 구역, 교실 A 앞)

마츠자카: 세나! 카린! 무슨 일이야?

세나: …. 직접, 봐….

카린: 우으, 후으으…….

- 혼란스러워하는 세나와 울먹이듯 떠는 카린. 그 두사람의 모습에서 나는 기분나쁜 예감이 느껴졌다.

- 나는 교실 문을 잠시 바라보다 문을 열었고, 그 순간 마주하고 말았다.

- 이제껏 본 적 없던 '절망'을.



.............



.............

- 모두가 도착했다는 것은 뒤에서 들리는 비명소리로 깨달았다.

- 좀 더 빨리 말을 걸었다면 친해졌을지도 몰랐다.

- 그곳에는 목에 밧줄이 묶여 매달린 채 죽어있는,

- 초고교급 아쿠아리스트 하시모토 렌의 시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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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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