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대

자캐 이야기 by ㄷ
4
0
0

※ 탐구자들의 이야기가 전승 되고 대략 2000~3000년 가량이 지난 이후의 글입니다. 커뮤의 공식적인 엔딩이나 이후의 이야기를 상정하고 쓴 글이 아닙니다. 그저 동행자들의 자관 글이며, 한쪽은 아예 이름이 전승 되지 않았음을 전제로 합니다. 또한 신화는 저물고 과학이 찾아왔습니다. 우리가 알던 망가스나 신령들은 어디로 간 것인지. 사라진 것인지, 혹은 있는데 현대인들이 보지 못하는 것인지, 아무것도! 정하지 않았습니다. 세계관 스탭이 썼지만 공식이 아닙니다!!! 2차 창작?입니다.

신화는 고대인들이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이었다.

음유시인으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들은 공통되게 '망가스'라는 존재를 논한다. 이야기를 합쳤을 때 망가스는 어둠이자 하늘의 조율자였으며, 두려움의 대상이자 신성했다고 한다. 누군가는 그것이 천개의 시선을 가졌다고도, 사실 여러 개체라는 해석도 있었다. 어떤 해석이 진실이든 간에 신화의 시대는 저물고 과학의 시대가 찾아온 오늘이지만, 신화는 거대한 상징체계다. 신화에 들어있는 요소들을 '이성'으로서 설명하고자 한다.

신화를 역사로 쳤을 때, 인간의 이성적 사고는 언제부터 시작 되었는가? 신화 속 '탐구자'들의 등장에서부터다. 그들이 이성적 사고를 의도했는지는 학계에서도 의견이 갈리지만, 시발점이 되었음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 사실 고대인들의 망가스 인식 체계에 대해서 말이 많았는데, 몇년 전 하칸의 『탐구자』 기록 유물이 출토 되면서 점차 정리 되고 있다. 기록된 유물들은 시간순대로 정렬할 수 있어 고대인들의 인식이 어느 순서로 변하게 되었는지 추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까, 살펴보자면... 

고대보다 더욱 고대,  바다가 아직 진흙탕이고, 산이 아직 조그마한 봉우리였을 때, '어둠만이 존재했다'는 믿음이 팽배했다. ㅡ하지만 우리는 이제 안다. 세상은 빅뱅이라는 거대한 폭발이자 빛으로부터 시작 되었고, 어둠은 빛이 존재하기에 존재했음을. 그래도 우선 과학은 조금 미뤄두자.ㅡ 신화적 상징 체계 상 '밤뿐이었다'고 시작 되는데, 이는 혼란스럽고 비이성적인 세계의 비유다. 즉 그리스 신화 속 우라노스와 레아의 세대는 '육체의 세계'로 취급 되는데, 빛의 상징인 제우스와 죽음의 상징인 하데스가 생기면서 정신의 세계가 시작된다. 해당 신화에서 밤의 세계란 그리스 신화 속 육체의 세계와 비슷한 역할을 가진다. 비이성적 세계에 어느날 빛이 생기고, 그 빛을 탐구하는 이야기가 바로 탐구자 신화다. 인간이 스스로 탐구하면서 이야기와 현실을 분리하기 시작한 시점으로 간주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태초에 사람들은 빛을 가지고 있었다. 낮 없이 밤뿐인 세상에 망가스는 빛을 보고 사람들을 찾아 잡아먹었다. 살아남은 건 빛을 하늘로 올려보낸 사람들 뿐이었으니, 우리가 가진 빛에 대한 공포는 생존을 위함이다. 다만 올려보낸 빛은 별이 되어 망가스의 눈이 되었으니. 인류는 밤하늘의 별마저 두려워해 동굴 속으로, 무성한 나뭇잎 아래로, 늘 모래폭풍이 부는 사막으로, 시선을 피해 숨어들었다.

세상에는 밤만 존재했다. 빛을 가지고 태어난 인류종이 빛을 버렸으나, 몇몇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암흑에 적응치 못했다. 어두운 밤 속에서 전쟁이 일어날 리는 만무하고, 세상을 모험하는 것조차 용기 있는 이들만이 하는 짓이다. 인류는 그간 각자의 터에서 환경에 적응해 진화하고 자신만의 문화를 가꿔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빛이 하늘을 메웠다. 빛을 바라본 사람들은 눈에 고통을 호소했다. 밤에 있던 것들이 빛에 닿으면 사라졌다. 다행인 점은 빛이 몇시간 동안 유지되다가 다시 밤이 찾아온다는 점이었다. 사람들은 밤에만 이동했고, 빛이 찾아오기 전에 그림자 속에 자리 잡는다. 사람들은 더더욱 어둠 속으로 숨어들었다. 빛 아래로 가는 건 멍청한 짓으로 여겨졌다.

우린, 빛의 정체를 밝혀내러 간다.

ㅡ 하칸의 『탐구자』 I. 03 ㅡ 이때 ‘하칸’이란 ‘수장’이라는 뜻인데, 민담을 전하는 역할(이야기꾼)은 대체로 수장의 몫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하칸이 기록한 것이 아닌 하칸의 말을 기록한 것으로, 기록자는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 문서에서는 『탐구자』 속에 나오는 이성적 통찰에 대해 기술한다.

카테고리
#기타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