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물어

오래된 신사

히나타 쇼요

쳇바퀴 by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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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나부터 시작하는 거야?! …갑자기 하라고 해도 말이지, 끄응…. 생각이 안 난다고 해야 하나. …뭐가 있었지. …응? 이따가 해도 된다고? 그러면 이따가…! 뭐, 이 바보야마! 무서워서 도망치는 거 아니거든?! 기다려 봐! 내가 바보야마도 깜짝 놀랄 만큼 무서웠던 이야기 해 줄 테니까 말이… 아, 아파팟, 아파! 아프다고! …씨이, 알겠다고. 그럼 나 먼저 시작할게.

오래된 신사.

내가 여섯 살 때 있었던 일이야. 우리 집 근처에 커다란 산이 있고, 그 산 초입에는 작은 신사가 하나 있어. 그 신사 크기가 당시 내 크기하고 비슷할 정도로 작았는데… 츠키시마, 이 자식! 그렇게 작지 않았거든?! …아무튼, 그 신사 주변에는 나무로 그늘이 시원했고, 작은 물길도 흘러서 여름에는 거기서 종종 놀았어. 이즈밍이랑 코지도 같이 놀았는데… 아, 두 사람은 내 친구! 초, 중학교도 같이 나오고 중학생 때 배구부 인원수를 채워줘서 시합에도 나갔어! …물론, 끝까지 가진 못했는데. …윽, 카게야마, 네가 할 말은 아니지! …그래서 거기서 자주 놀았는데 이즈밍이랑 코지가 여행이나 가족 일정으로 며칠 동안 없었던 때가 있었어. 나는 평소처럼 거기서 놀고 있는데 처음 보는 아이가 다가온 거야. 내 또래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였어. 까만 단발머리에 여름용 기모노를 입고 있었는데, 기모노가 붉은색으로 여러 가지 꽃이 그려져 있던 예쁜 기모노였어. 당시에는 이상하다고 생각 못 했거든. 며칠 뒤면 마을에서 열리는 축제가 있어서 기대하는 애 중에서는 미리 기모노를 입고 노는 애들도 있었으니까. 그래서 내가 물었어.

“안녕, 처음 보는 친구네! 나는 히나타. 히나타 쇼요! 여섯 살이야. 너는 누구야?”

그랬더니 그 여자애는…. 응? 야마구치, 뭐라고? 함부로 그렇게 이름이랑 나이를 밝히면 안 된다고? …당연하지! 지금은 안 그래! 어렸을 떄니까 그런 거지, 지금은 조심하고 있다고! …그래서 그 여자애는 손을 꼼지락거리더니 손가락으로 6을 만들어서 보여줬어. 그래서 내가.

“여섯 살? 동갑이네! 저기, 친구가 되지 않을래?”

하고 말했거든. 그랬더니 여자애가 머뭇거리면서 고개를 끄덕여줬어. 그 뒤로 며칠 동안 그 여자애랑 같이 놀았는데 재밌더라고! 나도 모르는 산의 여기저기를 알려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놀았어.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뭐? 나, 나도 비유 정도는 알고 있거든?! 매일 그 여자애랑 10시 정도에 만나는데 정신 차리고 나면 6시였으니까! 어떨 떄는 밤 9시까지 놀아서 부모님께 혼나기도 했어. …그 정도면 위험한 거 아니었냐고? 뭐… 그렇긴 한데, 다친 것도 아니고 길을 잃은 것도 아니었고. 그냥 놀다가 그랬으니까. …아, 그런데 큰일이 있긴 했어. 내가 이틀 동안 없어졌다고 하더라고. 나는 그 여자애랑 잠깐 놀았다고 생각했는데, 정신 차려보니 이틀이나 놀고 있었던 거지. 그때 배도 안 고팠고, 피곤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이틀이나 놀 수 있었을까?

…아무튼, 그래서 내가 누구랑 어디서 놀았는지 이야기하기 무섭게 동네에서 ‘뭔가’를 보는 할머니께서 그 신사 때문이라고, 다시는 거기서 놀지 말라고 다그쳐서 엄청나게 놀랐던 기억이 있어. 그 뒤로 엄마가 제발 가지 말라고 몇 번이나 신신당부해서 그 뒤로는 가보지 못했거든. 그런데 중학교 3학년 때 어쩌다 그 산을 가게 됐는데, 어렸을 때 봤던 신사가 사라진 거 있지. 그래서 엄마한테 말했어. 여렸을 때 내가 몇 번 놀았던 신사 기억나냐고, 어쩌다가 봤는데 그 신사가 사라졌다고 이야기하니까 엄마가 기겁하면서 다시는 그 이야기 꺼내지 말라고 하시더라. 너무 무서워서 그 뒤로 이야기는 안 꺼냈는데… 최근에 알게 됐어, 그 신사에 대해.

그쪽 산은 원래 작은 마을이 있었고, 그 마을은 신기하게도 돌아오는 3년마다 흉작이 든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돌아오는 3년마다 3배수의 나이의 어린 아이를… 받쳐서 풍작이 오기를 기원한대. 그 아이를 받쳤던 곳이 내가 어렸을 때 놀던 신사였고. …그런데 그런 건 다 미신이잖아. 그렇게 했음에도 마을은 흉작을 이기지 못해서 그대로 사라졌고, 그 신사만이 남아있었고. …3배수 어린 아이를 어떻게 받치냐고? 으음, 그러니까… 15살까지 어린아이로 취급해서 3살, 6살, 9살, 12살, 15살… 이걸 계속 반복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3년 단위로 우리 마을에서 실종된 아이가 있더라고. …나이는 9살, 12살.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각각 1명씩.

그리고, 이건 지금이니까 하는 이야기인데. 

최근에 사라졌다고 생각한 신사를 발견했어. 처음에는 어쩌다가 한 번 발견하는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고개를 돌리기만 해도 보여.

생일이 가까워질수록 더 보이는 거 같아. 왜냐하면 생일만 지나면 나는 15살이 아니라 16살이 되니까.

후우, 이걸로 내 이야기는 끝이야. …응? 거짓말하지 말라고? 무슨 소리야! 나는 이런 걸로 거짓말 안 하거든! 봐! 지금 저기 창문 너머로도 보이잖아! 작은 신사하고, 그 옆에 검은색 단발머리 소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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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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