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나유타에 대해서_사토즈카 켄타

더블에이사이드 출시 기념 합작 참여글. 사토즈카 켄타로 참여했습니다.

합작 페이지

https://yachaeppang.wixsite.com/aaside-release

*밴드스토리&악곡스토리를 읽고 설정 충돌로 인해 내용을 일부 수정하였습니다.

밴드스, 악곡스 스포 있습니다.

오후 10시, 쟈이로악시아 셰어하우스의 공용 거실. 나유타와 레온은 자고 있을 테고, 미유키는 아르바이트로 자리를 비운 상태. 료도 별과 교신을 하겠다고 방에 틀어박힌 이후로 나오지 않고 있지 않아, 거실에는 말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그런 침묵 속에서, 말소리 대신 들려오는 것은 타닥거리는 노트북 키보드 소리. 어쩐지 열기가 느껴지는 것만 같은, 조금 빠르고 힘 있는 소리였다. 켄타의 손끝이 자아내는 건조한 듯 뜨거운 그 소리는, 간혹 섞이는 짧은 한숨이나 서류를 팔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한동안 거실을 울렸다.

그렇게 몇 번이고 입력했다 지우기를 반복하며 입력을 한 끝에 저장 버튼을 누른 켄타는, 몸의 힘을 빼고 소파에 몸을 기대며 눈을 감았다.

켄타가 작업하던 내용은 쟈이로악시아의 연습 일정. 도쿄 대표로서 라이브 로열 페스에 나가게 된 만큼 일정 관리 정도는 쟈이로악시아가 계약한 레코드 회사의 운영에 기대도 될 일이지만. 역시 나유타의 몸 상태도 제대로 모르는 이에게 마음대로 쟈이로악시아의 일정을 짜도록 맡겨둘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회사에 나유타의 지병을 알리는 것은 더욱더 안 될 일.

나유타의 지병에 관해서는, 나유타가 원한다면 평생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물론, 나유타가 무대 위에서 쓰러지지만 않았더라면 쟈이로악시아의 멤버들에게도 알릴 생각은 없었다. 이미 멤버들이 알게 된 지금은, 회사에 이야기가 새지 않도록 나유타의 건강 관리에 최대한 힘쓰는 수밖에 없었다.

나유타는 켄타가 보아온 그 누구보다도 강하고 긍지 높은 보컬리스트. 그에게 필요한 것은 결과뿐. 피 터지는 노력도, 약점도, 끝까지 숨기고 감출 사람이다. 그런 만큼, 누구보다도 섬세하고 주의 깊게 다뤄야 할 존재. 물론, 그런 점을 피곤하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나유타는 세계의 정점에 설 존재. 켄타는 나유타의 목소리를 처음 들은 그날, 그와 함께 정상의 광경을 보겠노라 결심했다. 그것을 위해 나유타의 노래를, 목소리를 지키겠다고 생각한 이상, 켄타는 노력을 아낄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정상에 설 나유타의 곁에서 그 풍경을 함께 볼 대가라고 생각한다면 값싼 노동이라고 생각해도 되겠지. 나유타가 더 넓은 세계에서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더욱 큰 무대에, 세계의 정점에 설 수 있도록 이끄는 것에 켄타가 불평 따위를 느낄 리가 없었다.

스타팅 라이브에서 1위를 차지한 지금. 정상에 조금은 가까워졌다고 생각해도 되겠지.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이 정도로 만족할 수는 없다. 쟈이로악시아의 노래는, 나유타의 실력은 고작 이 정도가 아니니까.

쟈이로악시아에게 라이브 로열 페스는 시작점도 목표도 아닌, 정점에 서기 위한 길목일 뿐이었다. 여기서 이긴다면 세계 진출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진다면 두 번 다시 세계를 노릴 수 없다는 극과 극의 가혹한 조건이 붙은 만큼 무엇보다도 큰 전환점이기야 하겠지만. 분명, 나유타에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일 테지.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에도 나온 이상은 이기겠다, 는 생각뿐일 것이다. 그렇다면, 켄타가 할 일은 나유타가 그 무엇에도 신경 쓰지 않고 노래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이길 수 있도록 전력으로 지원하는 것.

물론 지금도 충분히 나유타가 최고의 노래를 자아낼 수 있는 최상의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자신감만으로 나유타를 뒷받침할 수는 없다. 필요한 것은 지금까지 닦아 온 길보다도 멀고 험한 길을 흔들리지 않고 닦아낼 끈기, 그리고, 그 결과. 패배의 리스크도 걱정이지만, 그 이전에 나유타의 곁에서 그를 정점으로 데려갈 자격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라이브 로열 페스에서 질 수는 없는 일이었다.

켄타가 그렇게 생각에 잠긴 사이,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발소리가 들려왔다. 힘 있는 발소리. 눈을 뜨지 않아도, 켄타는 그 발소리의 주인을 알 수 있었다.

“나유타, 아직 안 자고 있었나.”

“너랑 상관없잖아.”

톡 쏘는 말투. 레온이 있었다면 무슨 말버릇이냐며 화를 냈을 테지만, 레온은 지금 이 자리에 없고, 켄타는 나유타의 말투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그렇지만, 나유타의 수면 시간이 늦어져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달가운 일이 아니었다. 아직은 그렇게 늦었다고 할 시간은 아니었지만, 나유타는 일찍 잠드는 편이니, 오늘은 평소보다 늦은 편. 작곡할 때에는 늦게까지 깨어있거나 밤을 새우기도 하는 경우가 잦으니, 아마 오늘도 작곡 중이었던 것이겠지. 커피라도 마시러 나온 걸까.

작곡에 열중하고 있을 때 흐름을 끊을 수는 없지만, 나유타도 한숨 돌리러 나온 눈치이니 지금은 괜찮겠지. 나유타가 밤을 새우기 전에 자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켄타는 무릎에 올려뒀던 노트북을 테이블에 올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면 부족도 스트레스를 부르는 요인이 돼. 따뜻한 차를 내줄 테니까, 마시고 오늘은 이만 자도록 해.”

“…그러니까, 내 엄마냐고, 네가.”

“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그 역할을 맡아도 상관은 없다만.”

“…….”

빙긋 웃으며 대답하는 켄타의 모습에 질렸다는 듯 미간을 좁힌 나유타는, 대꾸 없이 부엌 벽에 기대섰다. 켄타의 말대로 하겠다는 신호.

새로운 무기의 탄생이 미뤄지는 것은 조금 아쉬운 일이지만, 밤을 새우는 것보다는 수면을 통해 휴식을 취하는 편이 건강에는 물론, 효율도 좋다. FAR AWAY를 작곡했을 때도, 다른 요소가 더 크기야 했을 테지만. 수면 부족 역시 작업 진척에 지장을 준 요소였을 테지. 지금은 당장 신곡을 발표할 예정도 없으니, 그때처럼 나유타에게 무리를 시킬 필요는 없었다. 켄타는 주방으로 발을 옮기며 나유타에게 말을 건넸다.

“연습 일정 짜 뒀으니까, 확인해봐. 학사 일정은 확인해 뒀지만, 혹시 그 외에도 네 일정과 겹치는 게 있다면……,”

“음악보다 중요한 일정 따윈 없어. 그대로 해.”

“…응.”

나유타의 대답에, 켄타는 다시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며 차를 준비했다. 나유타는, 켄타의 눈을 뜨게 해 준 뮤즈. 그 뮤즈는 처음 만난 그날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먼 곳을 보며 날갯짓하고 있다. 태양 너머를 향해. 노래하기 위해 태어난 것만 같은 존재. 그런 남자의 길을, 제가 인도하는 것이다. 그런 생각에, 어쩐지 가슴이 뜨거워지는 기분이었다. 그것은, 아마도 나유타를 처음 본 그날부터 변함없는 열정.

“여기, 뜨거우니까 천천히 마셔.”

켄타가 나유타에게 내민 찻잔은, 그런 열정이 녹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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