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사구팽님네(292호)

[닛부] 적폐날조끄적거림어쩌구

겜사구팽(@ GAMESAGUPANG)님네 드림 적폐날조 블혼타로보고 함 말아옴

부키츠마루는 조금 의아한 기분으로 제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딱딱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주인."

"듣고 있다."

"어깨를 보여줄 수 있는가."

부키츠마루는 별다른 망설임 없이 겉옷을 벗고는 셔츠 단추를 풀어 어깨를 드러냈다. 그렇게 드러난 어깨에는 커다란 손자국 같은 시퍼런 멍이 남아있었는데, 그를 보며 닛코는 면목 없다는 듯이 미간을 찌푸렸다.

"아직도 멍이 안 빠졌군."

"원래 천천히 회복되는 편이다. 괘념치 않아도 좋다."

닛코는 입을 다 물었다. 부키츠마루의 혼마루에 오기 전의 닛코는 사람과 접촉한 적이 없어서, 어느 정도 세기로 사람을 대해야할지 알지 못했다. 그리하여 부키츠마루의 혼마루에 오고 난 후에, 위에서 떨어지는 물건으로 부터 새 주인을 보호하려고 어깨를 잡아 끌어당긴다는 것이, 너무 세게 붙들어 심하게 멍이 들게 하여 안 하느니만 못한 일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닛코가 어쩔 줄 몰라하다 명한다면 할복이라도 하겠다는 듯이 사죄하자, 부키츠마루는 자기를 도우려다 그랬다는 걸 안다며 똑같이 신경쓰지 말라 대답했다.

"내가 블랙혼마루에서 온 검이기에 부러 보아주는 것인가."

"다른 남사가 그랬어도 같은 말을 했을 거다."

"다른 이들은 힘 조절을 하지 못해, 되려 주인을 다치게 하진 않았겠지."

"이런 건 의도가 중요한 법이다."

닛코는 잠시 침묵했다가, 저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주인은 과연 공평하고 다정한 사람이다."

그 웃음을 본 순간, 부키츠마루는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아주 잠시 동안 얼굴에 드러나있던 미소가 물거품처럼 퍼져 사라졌다. 이윽고 다시 딱딱한 표정으로 돌아온 닛코가 진지하게 말했다.

"물론, 주인이 내게 신경 써주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렇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주인은 합리적이고, 사람에게 호의적이지. 검이 건방을 떤다고 말해도 좋지만, 나는 그리 생각한다."

손을 뻗어, 이제는 조금 사람을 어떠한 세기로 만져야하는지 알게 된 닛코가 부키츠마루의 멍든 어깨를 더듬어만졌다. 통증에 부키츠마루의 미간이 미미하게 찌푸려졌지만, 그렇다고 소리를 낼 정도는 아니었기에, 부키츠마루는 침묵했다.

"그래서, 주인을 신뢰한다."

겨우 말할 수 있게되었다는 듯이, 그 말을 한 닛코는 손을 물렸다.

부키츠마루는, 그 말의 무게를 가듬하려고 애썼다가,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떤 대답이 좋을까 생각하다가, 같은 무게이길 바라며 입을 열었다.

"신뢰해줘서 고맙다. 나 또한, 닛코 너를 신뢰한다."

닛코는 제 주인의 공평한 부분을 존경한다.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무수한 고난을 겪어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그 곁을 지켜도 좋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 스스로도 신기했다. 그래도,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서로를 신뢰하는 주종이, 서로를 마주보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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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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