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

한사람만 진득하게 사랑하는 보쿠토가 보고 싶다.

음슴체

평소 운동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드림주는 모르는 문제 물어보러 갔는데, 중간에 다른 선생님이 공부말고 부활동도 하면서 청춘을 즐기라고 장난처럼 하는 말에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음. 별 생각없이 선생님은 무슨 부 고문이신데요? 하고 물었는데 그 쌤이 배구부 고문쌤이었고, 운동부=청춘 완벽하다. 싶은 드림주는 그 자리에서 배구부에 들기로 맘먹고 입부서도 작성함

뜬금없이 시작한 운동부지만 맨날 집에 가면 누워서 폰 하는거 외엔 할거 없던 드림주는 몸 움직이면서 좀 보람도 느끼면서 재미를 붙이고 있었음. 물론 이외에도 재미를 붙이는 요소가 하나 더 있었는데. 그건 한살 아래 후배인 보쿠토 코타로. 처음엔 으아; 저런 텐션 어떻게 따라잡어; 하면서 질색하고 뒷걸음질 쳤는데, 생각없는 5살처럼 굴다가도 무거운거 대신 들어주거나, 지나가듯 이런거 좋아해 하고 말 하면 다음에 챙겨준 다던지, 춥다고 팔 끌어안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와서 져지 어깨에 올려주는 거 좀 경험하고 나서는 의외인 면을 찾는데 재미 들려서 종종 관찰하기 시작했음.

어느새 감긴 드림주는 이젠 경기중에도 해맑게 웃으면서 헤이헤이 거리고 있는거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 같이 웃고 있음. 보쿠토를 관찰하다보니 그가 좋아하는게 뭔지 무슨 말에 제일 기가 사는지도 알아채서 추켜세우는 것도 잘함. 그래서 맨날 시무룩해진 보쿠토 위로해주다보니, 어느새 보쿠토는 선배 선배 하면서 쫄랑쫄랑 쫓아다닐 것 같다. 졸업식때도 내내 선배 가지마세요ㅠㅠ 하면서 울망울망하면서 그 커다란 손으로 아프지 않게 소매 붙잡고 울어버릴듯.

드림주는 그냥 청춘어쩌고 하는 것 때문에 갑자기 변덕이 생겨서 부활동 한거였고 보쿠토 덕분에 재미는 붙였지만 이런 육체노동을 굳이 고등학교 가서도 하고 싶은 사람은 아님. 졸업하고 보쿠토랑도 연락은 종종 하지만 아무래도 훈련이다 뭐다 하면서 바쁜 운동부 + 드림주는 고등학교에 막 올라와서 정신없이 바쁘다보니까 배구부는 커녕 운동부엔 눈길도 안줌.

그렇게 정신없는 일년이 지나고 다음해 입학식에 같은 학교에 입학한 보쿠토가 드림주를 알아보더니 선배!!!!! 하고 사자후 지르면서 뛰어왔음, 뭔가 손에 쥔 것 처럼 쫙 편 손으로 인사하는게 아니라 주먹을 쥐고 손을 흔들면서 인사하고 있었음.

고등학교 들어와서 머리도 기르고 화장도 배워서 분위기 많이 달라졌다는 말 들었는데 한번에 알아본 보쿠토가 너무 신기함. 주먹으로 인사하는 보쿠토한테 보자기로 인사하면서 손 흔들었는데, 마주 인사가 오자마자 보쿠토가 후다닥 뛰어와서 눈 앞에 섰으면.

바로 앞에 선 보쿠토를 올려다보면서 일년사이에 또 엄청 컸구나, 하고 달라진 눈높이 새삼 깨닫고 있는데 보쿠토는 일년만에 보는 햇살미소를 걸친채로 선배 드릴게 있어요! 하면서 인사하면서 펼쳤던 보자기 위에 뭘 올려줌. 큰 손이 작은 손을 아주아주 조심스럽게 잡고 올려줬는데, 그 이전에 일년만에 본 사람한테 갑자기 뭔 선물을 주나 하면서 드림주가 당황했는데 손바닥 위에는 금색 단추만 하나 덩그러니 있음.

이게 뭐야? 하고 물으니까 보쿠토는 어 왜 안좋아하시지;; 하고 당황한 눈치로 교복 단추요!!함. 아니 그러니까 왜 이걸;; 하고 다시 물어봤더니 선배가 졸업식때 갖고 싶다 하셨잖아요 하는거, 알고보니까 그냥 졸업식때 좋아하는 사람 교복 두번째 단추 교환식? 같은거 하는 애들 보고 아 저런 풋풋함 갖고 싶다~ 같은 느낌으로 나도 단추 갖고 싶다... 하고 흘리듯이 말 한 거였는데 보쿠토가 기억하고, 자기 중학교 교복 단추 챙겨서 입학식에 건네준 거.

보통 졸업식에서나 하는 짓을 입학식에서 하는 보쿠토한테 1 얼척, 고등학교 단추는 필요없냐며 당장이라도 두번째 단추 뜯을 것 같은 모습에 2 얼척, 이거 뜻 모르냐고 물어봤더니 알고 있다고 당당하게 소리치는 보쿠토에 3 얼척

동생이라고만 생각했던 녀석이 이런 깜찍한 짓을 하니까 괜히 얼굴 달아오르고, 그 한마디 기억해선 일년을 기다리고 또 몇개월을 기다려서 입학식에 기어코 선물하는 모습이 괜히 기특함.

단추를 손에 들고 보쿠토를 쳐다보자 평소랑은 다르게 보쿠도도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 눈을 반짝거리면서 드림주랑 눈을 마주하고 있었음. 마치 고백하고나서 대답을 기다리는 것 같은 모습이긴 했지만, 막말로 이 두번째 단추는 그냥 문화 비스무리한거고 고백을 이런식으로 하는 경우는 없어서 이걸 대답을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했음. 다행히 신입생들 모이라는 안내방송 덕분에 대답 하기 전에 보쿠토는 선배 담에 봐요!!! 하면서 떠나가긴 했는데 동생, 혹은 후배로만 보던 보쿠토의 대한 인식이 아주 찔끔쬐끔 달라짐

보쿠토가 떠나고 나서 주변 친구들이 뭐야? 고백? 하면서 말 걸었는데 드림주도 어리둥절한 상태라 글쎄.. 무슨 의미일까. 하고 말았음. 친구들은 대체 뭔 사이길래 입학하자마자 고백 비스무리한 행동을 하냐고 난리났고, 새학기부터 별 이상한 소문에 휩싸여서 조금 피곤하다고 생각함.

그런데 예상외로 입학식 외에는 보쿠토는 따로 찾아오거나, 다시 고백학거나, 뭐 치근덕 거리는 그런게 전혀 없어서 소문은 금방 사그라들고 드림주도 그냥 원래 자상한 녀석이니까, 문득 생각나서 챙겨줬나보지. 하고 대충 잊으려고 했음.

그 다음날 부터 시작된 이상한 행동들만 아녔으면 보쿠토랑 드림주는 정말 지나가는 선후배 정도로 남았을텐데

어느날은 아침 등굣길에 너를 발견하고 후다닥 멀리서부터 달려온 보쿠토가 앞에서 조금 거리를 두고 선 채로 “ 선배 들리세요?! “ 개뜬금으로 터진 말에 물음표만 백만개 달면서 쳐다봤는데 어라 이게 아닌데 하는 보쿠토가 조금 시무룩해져서 “ 선배를 향한 제 심장소리..... “ 이럼. 입학식 이후엔 지나가면서 인사한게 전부인 애가 갑자기 이상한걸 배워온게 웃기고 귀여움. 또 반응을 안 하니까 넓은 어깨를 점점 움추리면서 아 이게 아닌가?;; 하면서 땀 찔찔 흘리는 것도 귀여워서 그냥 “ 너무 멀어서 안들리는데 “ 했더니 보쿠토가 신나서 와락 끌어안고 이젠 들려요?! 들려요?! 하는데 너무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얼굴 새빨개진 드림주는 보쿠토 심장소린 몰라도 자신의 심장소리는 확실히 들었음

그 뒤에도 선배는 별로에요ㅠ 제 마음의 빛나는 별로 같은 헛소리 해서 드림주는 대답할 가치가 없다 싶으면 고냥 먹금하면서 지나감. 그래도 나름 관심 받겠다고 노력하는걸 보니 귀여웠음

드림주가 은근 장난끼 많은 성격이라 보쿠토 플러팅 이상하게 되받아주는 것도 보고 싶음.

< 많이 컸네. 뭘 먹고 이렇게 컸어?

선배 사랑이요!

< 어휴, 많이 굶주렸겠다

..!.!! 선배애!!! 。゚(゚´Д`゚)゚。

그냥저냥 뭐 친한 사이가 되서 카톡도 하고 그랬는데 카톡에서도 맨날 치대는 보쿠토 때문에 집에서 카톡 하다보면 잇몸 마르는게 하루이틀이 아님

선배!! 저 오늘 부활동 열심히 했어요!!!

칭찬해주세요!!

< 얼마나 했길래 그래?

어...

모르겠지만

선배 칭찬이 듣고 싶어요!!

< ㅋㅋㅋㅋㅋㅋ

< 보쿠토니까 엄청 잘 했겠지

< 내일도 힘내

이런 카톡 오면 보쿠토 자기 직전까지 침대 구르다가 얼굴 빨개져서 동네한바퀴 돌다 들어옴. 드림주도 점점 귀여워 보이는 콩깍지 씌워지고 책상 한켠에 올려둔 금색 단추 볼때마다 뭔가 미묘한 간질거림을 느낄듯

드림주가 3학년 되고 아카아시가 후배로 들어오면 아카아시 혼자 대환장쇼

선배한테 연락이 없어ㅠㅠ 했다가 카톡하나 오면 헤이헤이헤이 하면서 급 텐션 오르는데 반대로 연락이 없는 날은 시무룩 모드 들어가는 시간이 빨라서 계속 달래줘야함. 결국 아카아시가 반에 찾아오고.. 자기전에 힘내라고 한마디만 해주시면 보쿠토상의 풀죽음모드가 없어질것 같아요 부탁드립니다 하는 간절한 부탁을 들어주게 되면서, 아카아시가 알람 해주겟다고 메일교환했는데.

뭐 보쿠토 관련한 부탁 같은거 들어주다가 친해졌는데 그거 보고 보쿠토가 질투하는거 보고 싶다

나중에 졸업식에서는 중학교때 처럼 선배 가지마요ㅜㅜ 할 줄 알았던 보쿠토가 저도, 선배 단추 갖고 싶어요!! 하고 선언하고 그 선언에 웃으면서 제 단추를 큰 손에 얹어줬는데 보쿠토가 정말 환하게 웃는거, 그리고 드림주가 보쿠토 단추를 확 뜯어가면서 일년, 기다릴테니까. 하고 그 단추에 입맞춤 하는게.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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