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een
2023.03.14 작성 〈 익숙함에 속아 〉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균열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시작되어, 끝내 관계를 분질러 놓고야 말았다. 이별은 정말 별것도 아니었다. 눈이 시리도록 맑은 하늘, 생명이 맥동하는 봄의 초입에 우리의 인연은 끊어졌다. 크게 싸우지도 않고 헤어지게 된 건 늘 안정적이었던 탓일까.
2023.02.02 작성 〈 Hard candy 〉 자주 먹지도 않는 사탕을 산 건, 일종의 충동이었다. 눈높이에 자리한 매대 위에 색색으로 곱게 포장된 사탕이 대체 뭐라고 그렇게 신경이 쓰였던 건지. 이리트는 괜히 나풀거리는 리본을 만지작거렸다. 실은, 이유를 모르는 건 아니었다. 얼마 전 우연히 들었던 말이 자꾸만 떠오르는 탓이었다. 입을 맞추고
2022.04.21 작성 〈 밤에 〉 몸을 뒤척이면 천이 쓸리는 소리가 났다. 부드러운 이불에는 아직도 따스한 볕의 향기가 남은 채였다. 그를 만끽하자니 한낮의 여유로움마저 떠올랐으나 실내는 어둡기만 했다. 창틀을 타넘고 새어 들어오는 달빛은 어슴푸레하고, 시계는 색을 잃어 명암만이 존재했다. 이리트는 느릿하게 눈을 깜박였다. 어둠 속에 적응한 시야
2021.03.09 작성 *커미션 〈 산실 〉 긴장이 바람결에 섞였다. 정체조차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적, 그로부터 파생될 피해를 막기 위해 모험가 부대를 주축으로 작전이 시행되었다. 터무니없는 일이었다. 사지로 몰아넣는 꼴이 아니냐며 여럿이 반대했으나, 정체를 밝혀낼 때까지 시간을 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갈레말 제국의 병기인가, 혹은 오랜 세월
2021.02.14 작성 * 커미션 〈 발렌티온 끝자락 〉 턱을 타고 흐르는 액체가 간질간질, 신경을 긁었다. 짜증이 그득히 담긴 손길로 닦아내고 힐끗 보니 손등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빌어먹을. 그는 남이 듣지 못할 정도의 크기로 욕지거리를 짓씹어 뱉었다.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분명 이전에 탐사한 적 있는 곳이었고, 크게
2019. 01. 20 작성 [이름] 이리트 헤르데(Irit Hergde) 아우라 젤라, 남성. [나이] 23세 [소속 및 계급] 불멸대 대위 [언약자] Gripe Harald(숲 부족 엘레젠, 남성) 언약자에 대한 보고서(https://duke-rabbit.postype.com/post/834918) [성격] 벽을 세우는 타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