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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Hold on just a little longer (though we're never going home)

에스마일>핀갈

트리거/소재 주의: 우울, 자살 및 자기파괴적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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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에도 산맥이 존재한다.

마법사들도 이런 지식을 배우는지는 모르지만, 에스마일은 초등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어렴풋이 기억했다. 특히나 이 작은 지구과학 한 조각은 유난히 머리에 남았다. 말이 무언가 모순적이라고 느껴서 인상이 깊었던 것인지.

바닷속에도 산맥이 존재한다. 육지에서는 상상도 못할 길이로 길게 이어지는 이 산맥들은 해령(海嶺 : 바다 해, 재 령)이라고 하는데, 녹은 바위가 바다 밑바닥 땅의 틈을 비집고 올라와, 차디찬 바닷물에 닿으면서 땅 위의 화산들처럼 위로 솟아오르는 대신 옆으로 느리게 퍼져 나가며 굳는 것이다. 이렇게 마그마는 암석층이 되어 바다 한가운데에 완전히 새로운 땅을 형성하고는 한다. 아주 느리게, 수만 년, 수억 년이 걸려서. 해수면 위에서 보면 이런 과정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조금도 상상할 수 없지만, 가끔씩 그 진동을 느낄 수는 있다. 뭍에서는 이를 지진이라고 부르며, 가끔은 그것이 해일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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يا طالعين عين للل الجبل يا موللل الموقدين النار

بين لللل يامان يامان عين للل هنا يا روح

ما بدي منكي لللكم خلعة ولا لالالا لابدي ملبوس

بين للل يامان يامان

عين للل الهنا يا رو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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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에서 부르던 오래된 노래가 있다. 에스마일의 선조들이 영국에게 식민 지배를 받던 시절 처음 만들어졌다고 하는 학자들도 있으며, 혹은 오토만 제국 시대 끝부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믿는 이들도 있다. 어느 시대이든, 에스마일의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들은 산을 오르며 노래를 불렀다. 감옥의 벽을 빙 두르고, 그 안에 든 남편과 아들과 형제들에게.

노래를 부르며 그들은 단어와 음절 사이사이에 혀를 굴리는 “리리리” 소리를 끼워넣었는데, 간수들은 아랍어에 익숙하지 않아 이를 이해하지 못했다. 가사는 암호가 되었고, 이런 방식으로 그들은 죄수들에게 저항과 위로의 말들과(이 고통은 곧 끝날 것이며), 탈출 방법에 대한 첩보를(우리는 불을 피워 신호를 보낼 거에요) 전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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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핀갈 모레이는 에스마일 시프를 세 번 구했다.

첫 번째는 여섯 살 때 스코틀랜드의 해안에서, 자연의 섭리로부터였고, 세 번째는 열여섯 살의 가을 검은 호수서, 인간의 악의로부터였으나. 인간은 아주 연약해서, 단순히 물에서 건지고 폐에서 삼킨 것을 뱉어내게 하는 것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을 때가 있었다.

두 번째는, 그 사이, 4학년의 거의 마지막 날. 아마도 당신은 그와 같은 무게를 갖고 기억하지 않을 순간. 그가 삶을 견디지 못하고 호그스미드와 저주와 죽음으로 걸어들어가고 있을 때. 당신은 그를 내려다보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인식했다. 그 시절에 당신에게서는 그저 해초같은 연고의 냄새와 작은 호수에 든 물고기처럼, 혹은 콘크리트 틈에 피어난 꽃처럼 굳세게 생을 유지하는 것의 당당한 비린내만이 맡아졌으며 시취 같은 것은 조금도 나지 않았는데,

에스마일. (호명은 전에 없이 다정했고. 깊은 푸른빛을 떠올리게 했다. 운르와의 푸른 깃발이 흩날리는 곳에서 자란 그에게 푸른빛은 동정과 연민의 색이자 경멸의 색이자 삶의 색이었다.)

너는 살아있어. 나도 살아있고. 여기 있는 모두가 아직 살아있어. 살아서 살기 위해 싸울 수 있어. 과거가 어쨌든, 미래가 어찌되든, 현재가 여기 우리의 몫으로 있는데, 왜 그렇게 갈 곳 잃은 사람처럼 구는 거야.

어쩌면 그 전에도, 그 후에도. 보가트 수업이 끝난 뒤 성벽 위에서, 에스마일의 두려움과 수치에서 봐 왔던 어떤 이들보다도 강한 전사가 보인다고 말해주면서. 촛불이 켜진 무도회장에서, 그의 자랑이자 오기 섞인 자긍심이었던 바느질과 자수에 관심을 보이면서. 5학년 내내 헨과 함께 그에게 결투용 주문들과 몸싸움을 가르치면서. 수백 번 쓰러지고 패배하더라도, 어떤 패배는 아주 짧고 그것으로 터득한 것은 길다는 사실을, 그때마다 다시 일어나 욱신거리는 무릎으로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면서. 기사단은 학교 안에서 그를 교습할 시간까지는 할애하기 어려웠으나 당신은 그러할 수 있었으니까.

그 해가 끝나고 당신의 일족에 대한 그 기사를(떼죽음Mass Die-off이라는 말에는 얼마나 많은 과거와 미래와 희망과 감정과 생각과 미련과 절망과 고통이 누락됩니까?) 우리가 읽어야 했을 때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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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그에게서 강함을 본다. 생각을 읽을 수는 없으나 당신의 하얗게 백태가 낀 눈에서 그는 그것을 이해하지만, 동시에 그것을 지금 당신이 쫓기에는 너무 지쳤다는 것을 본다. 그리고 당신이 살아남지 못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패배가 될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그는 당신의 죽음에 의미를 부여해낼 자신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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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o not want any dresses from you

Nor pretty belts from you as gifts

My darling, my love

I just want you to be s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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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이야기죠. 누구에게나 힘든 이야기에요…. 이건 비밀이지만, 그래서 저는 가끔, 아니, 자주 지쳐요. 삶에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고 죽음을 좇으며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려 듭니다. 타협하려 들어요. 이만큼 노력했으니 이제는 괜찮을 거라고. 의미 있었으니 괜찮다고. 안간힘을 써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한 뒤 최후에야 와야 할 것이 희생이고 산화겠지만, 우리가 과연 끝까지 노력했는지, 그러지 않았는지 주변인들이 알지 못할 것이라고 여겨요. 빛나는 훈장으로, 빛나는 기억으로 남는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려 해요. 결국 의미와 가치라는 건, (멀리서 희미하게 반짝이는 별 같은 것들은,) 전부 저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정신은 몸이 지치면 따라서 지칠 수도 있는 거니까… …그래서 당신에게 그런 것을 요구하지는 못하겠어요, 핀갈. 저조차도 아직 완전히 배우지는 못한 것 같아요. 진정으로 투쟁이 삶이 되고, 삶이 투쟁이 되는 것은.”

(당신은 제가 살아남았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죽음을 두려워하는 법을 잊었어요. 어쩌면 처음부터 배우지 못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당신이 나를 살렸다는 것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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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 드리고 싶은 것이 생각났어요. 먼 것을 좇기 전에 저는 살아남으려 합니다. 제 삶에서 더는 가치가 보이지 않아도, 이쯤에서 죽음을 받아들이는 게 ”옳은“ 것 같아도, 제 안위를 한 번은 더 생각할게요. 그리고 그렇게 이어지는 제 심장의 모든 박동을 당신에게 바치겠습니다. 모든 피 한 방울까지도. 우리가 비록 서로 닿지 못해도…

당신을 생각하겠다는 건 그런 뜻이었어요. 당신이 보이지 않아도 늘 어딘가에 존재하기를 바라겠다고. (우리는 끝내 서로의 동족도 이웃도 되지 못하겠지만.)

만약 그런 삶이 당신의 패배가 된다면 차라리, 생각하지 마세요. ‘지금’ ‘여기‘에만 집중하는 거에요. 그게 당신의 ’제대로‘가 되는 거고, 당신 말고는 아무도 “제대로”가 무엇인지 정의하게 두지 마세요. 그냥, 당장 앞에 있는 것을 보고, 느끼고, 냄새를 맡고, 그러쥐고, 당신이 이해할 수 있는 본능이 당신을 이끌게 두세요. (그는 늘 사람은 생각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했지만. 만약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차라리.) 당신의 사냥감을 쫓고, 당신의 영역을 만드세요. 그걸 침범하는 것에는 무엇이든 자비를 베풀지 마세요. 그렇게… 당신의 생명이 계속된다면 그것만으로 저의 승리가 될 테니까. 생명 없이는 삶도 없으니까. 그냥 언젠가엔, 다시 그런 것들을 하실 수 있게 되면… 좀더 연약한 것들을 생각하실 수 있게 되면. 그때 다시 저를 기억해 주세요. 우리 둘 다 그때까지 오래 살아남는 거에요. 그때가 되면 저는 아주 많은 것을 이뤄내 보일 테니까. 그것을 당신의 아주 작은 승리였다고 생각해 주실 수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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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거품이 되지 말아요. 나는 내가 듣지 못하는 당신의 노래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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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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