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For it was better to burn than to disappear.
에스마일>쥘
트리거/소재 주의: 민족적 박해, 아동에 대한 폭력/상해 묘사, 가족(보호자)의 사망(살해), 시신 훼손 등의 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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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jourd'hui, M'ma est toujours vivante오늘, 엄마는 아직 살아 있다.
-<뫼르소, 살인사건>, 카멜 다우드
음악: 0:48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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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게 하지 마라
눈물 흐르게도 마라
상처 주지 말고 파괴하지도 말고
그냥 평화로운 바람 부는 대로 두어라
가만히 두어라 아프게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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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지팡이를 들이밀며 저주를 쏘려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 사람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질문할 것 같아요. 왜 이러는 거냐고. 그리고 그 사람의 고통 중에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헤아리려 노력하겠죠.“
쥘, 당신은 통찰력이 너무 좋아요. 아니면 제가 당신에게 유독 무른 것일까요? 어째서 늘 당신에게 간파당하고 마는 것인지… 정확히 당신이 말한 일이 일어난 적이 있었습니다. 다만 그것은 지팡이가 아닌 머글의 총이었고, 저는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기에 상대는 제 눈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가 다섯 살 때였고. 가진 장난감이 몇 개 없었는데 가장 아끼던 인형이 그때 짓밟혀 부서졌어요. 하지만 전 신경도 쓰지 않았습니다. 누르가 뒤에서 제 손을 붙들고 있었고, 다니아의 아기 침대(그건 낡은 나무 상자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앞에 서 있었으니까.
(그는 앞머리를 쓸어 이마께와 콧등 위쪽을 드러내 보인다. 그곳에는 길게 찢어진, 아주 오래된 흉터가 잠시 나타났다 사라진다.)
그 상황에서 제가 그 사람의 술 냄새를 맡았고, 어째서인지는 이해할 수 없었으나 그가 고통받고 있었다는 것을 이해했고, 그의 머릿속에서 저는 그의 선조들이 약속받은 땅을 지키기 위해 죽여 없애야 할 야만이자 독사였으며 그는 숭고한 영웅이었다는 사실을 이해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제 쿠피예를 뜯어내고 그가 본 것이 그 자신의 얼굴이었다는 것을? 그래서 그가 얼어붙었고. 그 틈에 저의 아버지가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는 것을.
저의 삶이 저의 첫 번째 농담이었습니다.
우주가 이를 보고 웃어 주어서 저는 자라나 어른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차라리 온 우주가 저를 위해 울어 줬으면 좋겠다고 소망하고는 합니다. (제가 세상에게 그리하듯이. 너희는 대우받고 싶은 대로 대우하라…)
제가 현재 살아 있다 확신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친구는 유대계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우정은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실은 “그러하기 때문에”에 가까웠을지도 모르겠다고 저는 최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저와 저의 가족을 박해한 방식으로 그와 그의 형제를 억압했으니까. 그리고 홉킨스 교수와 저조차 공유하는 역사의 희미한 가해자가 있다면 그것은 단연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겠죠.
그러니 저는 “영국인이고, 순수혈통 마법사이고, 백인이며, 비정상성을 가질지는 모르나 그것으로 배제된 적 없고, 가장 큰 고민이 자상하지만 엄격하며 당신을 사랑하는 아버지와의 갈등인“… 당신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해야 할까요. 고통받는 것조차, 그것을 제게 드러내는 것조차 가증스럽다 여겨야 할까요.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그 또한 정당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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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에 어머니에 대한 소식을 받았습니다. 주저하는 아버지께 저는 정확한 서신의 내용을 전부 보고 싶다고 요청했습니다.
그들이 저의 어머니(로 추정되는 기자)를 어떻게 쏘았는지, 그 시신을 어떻게 다루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묘사를 굳이 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명백히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아니었습니다. (햇빛이 눈부셔서 그랬습니다. 왜 아무도 저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십니까? 저는 위협받고 있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건 정당방위였어요. 그 아랍인이 든 카메라의 렌즈가 꼭 총처럼 빛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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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죽고 싶지 않아요. 우리 열일곱 살이에요. 저도… 저희도, 하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수업 시간에 깨어 손을 들고 칭찬을 받아 보고 싶습니다. 소소한 취미를 갖고 싶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고, 졸업하면 어떤 직업을 가질지 고민해 보고 싶어요. 제게 유독 상냥한 누군가가 저를 좋아하는지, 혹은 “좋아하는”지 밤을 새워 꽃잎점을 쳐 보고 싶고요. 언젠가는 저희 부모님이 저를 낳아 길렀듯 저도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갖고 싶습니다. (물론 마지막 부분은 저로서는 다른 이유로도 약간의 난제가 되겠습니다만.)
기실 애초에 전쟁을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땅과 자원과 자유를 빼앗고 착취하며 탄압하지 않으면 되는 것입니다. 아무도 죽이지 않으면 돼요. 그럼 당신들이 세상이 떠나가라 웃든 세상이 무너진 듯 울든, 아무도 그것을 “잘못되었다” 평하지 않을 것이고, 웃으면 함께 웃고 울면 함께 울 수도 있겠지요. 당신이 지금 제게 다정하듯이 당신들이 저희에게 끝없이 상냥했다면.
하지만 우리는 그런 세상에 살지 않지요. 제가 최선을 다해 오래 살아남으려 발버둥친다고 해도, 평화 이전에 정의를 좇겠다고 결심한 이상, 제가 그 라디오 부스 안에 선 이상. 악을 이해하려 애쓰거나 그러지 않거나 저의 명줄을 쥔 것이 온전히 제가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세실이나 루드비크가 저보다 오래 살 것이라고 장담하실 수 있으십니까?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만약 세상이 저를 죽인다면, 저는 당신이 울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쥘. 마법의 좋은 점은, 그것을 “정말로 원해야” 실현된다는 점이에요. 제가 심장에 아바다 케다브라를 맞는다면 상대는 사람에 대한 살의를 품고 주문을 외웠다는 뜻이 되겠지요. 눈먼 총탄이나 포격에 가루가 되는 것은 비참할 뿐 아니라 모욕적이니까요. 그 뒤에 저의 살해자가 웃거나 무표정한 것도 마찬가지에요. 저는 사람으로서 사람에게 살해당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장해물로서 처리당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당신이 지금 그 손으로 저를 죽인다 해도 당신이 슬펐으면 좋겠습니다. 제 죽음이 당신의 계속되는 삶만큼 부조리하다는 사실을 어느 깊은 구석에서 느끼고, 당신이 앓았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태어난 위치와 태어난 시대가 그것을 부인해서, 당신이 고통을 발화하기 위해 자격이 필요하다면 저는 지금 당신에게 그것을 부여합니다. 아주 많이 우세요. 아주 많이 힘들어하고. 그 고통에 잠겨 며칠을 허우적대세요. 그것이 결국에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고 해도, 불멸은커녕 지나갈 잔상조차 되지 못한다 해도 상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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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저는 웃을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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