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토마타 중심

[9S2B] 너의 유일

2023.08.21 본편, 소설, 낭독회 스포 포함. 2B가 9S를 OOO라고 부르지 않은 페어웰 이후의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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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B가 9S를 나인즈라고 부르지 않은 페어웰 이후의 두 사람. 2B는 과거를 잊지 못하는 사람이고 9S는 모르기에는 너무 총명하고 섬세한 사람이니까... 낭독극에서 원래는 9S로 씌여있었는데 애드립으로 나인즈라고 하셨다는 이야기 생각하다가 떠올린 이야기. 2B는 그 모든 시간들까지 포함해 9S의 2B고, 9S도 2B안에 모두 남아있으면서 2B의 9S인걸테니까...지금의 네가 잃고싶지 않은 나인즈일테니까 거기까지 쓰진 않았지만 부딪히고 둘이 같이 울고 다시 손을 잡고 웃고서 불안이 있더라도 함께 걸어가는 해피엔딩.

그 날, 나를 끌어안은 채 울고, 미소 지었던 날 이후로 2B는 변했다. 여전히 침착했지만 분위기가 느슨해진 것이 느껴졌다. 요르하의 저주에서 풀려난 덕분이겠지. 그녀는 원래 일견 침착하고 냉정해 보여도 여리고도 상냥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으니까. 함께 지내며 그런 2B의 조각들을 알 수밖에 없었다. 나를 상냥하다 말하고, 나와 보낸 시간이 빛과 같았다 말해주는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나의, 나의 2B. 나를 끌어안고 눈물 흘리던 2B의 아름다움도 나를 보고 지은 미소의 반짝임도, 그런 건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을 거야. 그 순간 내 마음이 얼마나 구원받고 충족되었는지 2B는 알지 못할 것이다. 빛으로 가득 찬 것 같았다. 끝나지 않는 터널을 그녀의 손을 잡고 빠져나왔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눈물을 닦고 미소 짓게 하기 위해서 용서받았다고, 아니, 그걸 위해서라면 용서받지 못했어도 상관없다고.

"9S. 미안, 기다렸지."

"아냐, 이야기는 잘 끝났어요, 2B?"

그토록 온기로 충만했던 마음에 다시 서늘한 생채기가 생겼다. 그런 마음에는 모르는 척 숨기며 미소짓는다. 2B는 총명하지만 거짓말에는 서툴고 거짓말쟁이가 마음먹고 숨기는 일을 눈치채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도 봐, 내 속마음 같은 건 모르니까 이렇게 귀여운 얼굴로 미소짓는 거잖아.

처음에는 그저 서로 이름을 부르고 손을 잡고 온기를 나누는 것으로 충분했다. 내게 그렇듯 2B에게도 내가 필요하니까 괜찮다고. 그렇게 빛만을 좇기엔 내 그림자를 너무 잘 알게 되어버린 거겠지. 불안은 언제고 스멀스멀 올라왔다. 내 '마지막'을 알면 네가 떠나버리면, 네가 또 나를 위해서란 이유로 죽어버리면 어떡하지. 용서할 수 없어. 너를 잃고 그토록 괴로웠는데, 나를 다시 깨운 네가 떠나버리면 나는?

2B가 나를 정말 소중히 여긴다는 건 알아. 그녀도 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 몇 번이고, 나와 함께하기 위해 괴로운 선택을 해주었다는 것도 이제는 안다. 알고 있지만 그래도 사라지지 않는 말이 있다. 나를 ---.

"9S? 괜찮아? 혹시 이상이,"

"아, 아니에요. 그냥 잭에스 씨도 참 여전하다 싶어서. 이번에는 새로운 새로 발견되었다는 어종가 안드로이드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싶다, 였었죠?"

"응, 맞아. 내가 낚시를 즐겨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었어."

그녀석에게 말이지. 못마땅한 내색을 느낀 것인지 2B가 조금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어버리고 2B의 손을 잡아끈다. 새로운 어종이 목격되었다는 장소는 이쪽이에요, 안내할게요. 응. 짧은 대답과 함께 마주잡는 손. 그 마음을 의심하는 내가 잘못된 거겠지. 알고 있지만 나는 종종 불안해졌다. 내게는 2B가 전부인데, 2B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못 견디도록 마음을 헤집어 놓는다.

나를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를 좋아했다. 심박수가 빨라져 오류를 의심한 적도 많이 있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동시에 마음 한편이 늘 서늘했다. 저기, 2B, 왜 나는 '나인즈'라고 불러주지 않아? 내게는 네가 유일한데, 나는 너의 전부가 될 수 없는 거야? 어쩌면 직접 전하면 상냥한 너는 내 부탁을 이번에야말로 들어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러면, 그러면 너의 '나인즈'는 여전히 '그때의 나'일테니까. 과거의 자신을 질투한다니 바보같은 일이지만, 어쩔 수 없어. 나는 너의 특별이 되고싶어. 너도 나를 --하고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나밖에 보이지 않으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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