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콜트/신우한라]붉음/놀이공원 데이트
[나비콜트]붉음
제로게임 나비콜트. 한라가 하얀개를 나간 다음 느낌으로..한라가 콜트 기억은 지우지 않았다는게 공개되기 전에 쓴 글이라 원작 설정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나비는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콜트는 성큼성큼 걸어가 자연스레 그에게 등을 향하고 앉아 옆에 놓여있던 잡지를 펼쳐 대충 넘겨보다가 금방 흥미를 잃었다. 잡지는 카펫 위에 툭, 콜트의 머리는 나비의 무릎 위로 툭. 아무런 눈치도 보지 않고 다리를 쭉 뻗는다. 팔걸이에 걸쳐져 붕 뜬 발을 무료히 까딱거리며 그는 제 속정 깊은 동료의 얼굴을 구경했다. 진지한 표정으로 요리방송을 보던 나비가 그의 시선을 느낀 듯 머리를 쓰다듬는다.
나비의 눈가는 여전히 붉었다. 쯧, 마음이 약해서……. 그래도 짜증은 나지 않았다. 빤히 올려다보던 콜트는 손을 뻗어 나비의 눈가를 툭, 만지고 얼굴을 잡아 내린다. 그가 울어도 다정히 눈물을 닦아줄 생각은 들지 않지만, 그래도 이 얼굴이 싫지는 않았다.
이유도 알 수 없을 만큼, 작은 위화감.
생각은 제멋대로 달려 나간다. 제 입맛에 맞는 요리를 척척 만들어내는 따뜻한 손이 콜트는 제법 마음에 들었다. 머리를 쓰다듬게 놔둘 만큼은. 걱정 끼칠 수 없다며 괜찮은 척하다 제게만 들려준 속내나, 그리 오래 알지도 않았으면서 늘 다정한 눈으로 동료들을 보는 것도, 끝이 정해져있는 이런 게임인데도 그 대립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여린 마음도……어리석다 생각했지만,
“콜트? 왜 그래?”
하지만, 그는 누구에게 걱정을 끼칠 수 없다 했었나. 누구로 인해 울었었나. 의문은 붙잡을 새 없이 무너지고, 생각은 안개처럼 흩어져 사라진다. 무언가 부족한 듯한 기묘한 감각 속에 말은 멋대로 나왔다. 원래 그런 질문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처럼.
“악몽이라도 꿨어?”
“아니, 기억은 안 나지만 꿈은 안 꾼 것 같은데.”
나비는 조금 의아한 듯, 머쓱한 듯 부정했다. 그래. 당황한 듯 눈을 깜빡이는 그의 얼굴에는 눈가와 다른 붉은 빛이 서려있었다. 그래도 이 표정이 더 마음에 들어, 콜트는 더 묻지 않았다.
[신우한라]놀이공원 데이트
* 제로게임 백신우×유한라. 제로게임 엔딩이후 어떻게 잘 풀려서 현실 세계에서 놀이공원 데이트 하는 이야기. 나비콜트 요소 있습니다.
* #こんなお話いかがですか 진단 소재 사용
신우한라の話は「今世紀最大の一大事だ」で始まり「本当に嬉しいとき、言葉よりも涙が出るのだと知った」で終わります。
금세기 최고의 중대사다. 이런 저런 계획을 세웠다가 번번이 일이 틀어져 실패하기를 반복한지 2주, 이제 정말 어쩔 수 없었다. 자존심을 세우다 실패해서는 본말전도다. 중요한 건 알량한 자존심이 아니라 한라 양의 미소. 그래,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한라 양이 통화를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지금이 적기였다.
“너희한테 이런 부탁하는 건 정말 싫은데……싫지만 협조 좀 해줘.”
실패에 한몫했던 웬수같은 녀석들이 서로 시선을 주고받는다. 이 둘은 그 안에 있을 때도 그랬지만 잠깐 못 보던 사이에 눈으로 대화해요, 스킬이라도 익힌 건지 뭔지. 둘이 사귀게 된 거면 우리 방해는 하지 말고 둘이서 좀 놀라고. 대체 왜 매번 따라오는 거야. ……한라 양은 함께하지 못한 시간만큼, 하얀 개로서 함께 지내고 싶어 했다. 그 기분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한라 양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니 그게 싫은 것은 아니었다. 이렇게 예전처럼 같이 시간을 보내는 건 굉장히 오랜만이기도 하고, 자신이 없는 동안 곁에서 지지해준 건 콜트와 진나비일테니. 딱히 함께 지내는 게 싫은 건 아니라지만 눈치 좀 챙기라고. 전에 한라 양에게 고백하려고 했을 때 콜트가 한 짓을 생각하면……이 녀석은 알아도 분명 일부러 그럴 거다.
“무슨 협조?”
“그래, 무슨 일인데? 말해봐.”
시큰둥한 콜트, 여느 때와 같은 태도의 진나비. 놀릴 걸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지만…….
“……오늘 한라 양한테 고백할 거야.”
그 다음은 예상대로였다. 콜트는 놀리고 놀리고 놀리고……. 새삼 무슨 고백이냐거나 그런 이야기나 듣고. 새삼스럽다는 건 안다. 알지만 이런 사소한 것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으니까. 탈선하는 대화를 어찌어찌 정리해가며 계획을 이야기하고 그때 절대 방해하지 말고 자리를 비켜달라고 단단히 을렀다. 한참 놀린 콜트는 만족한 듯, 그래 알았어, 하고 대답하고는 등을 손바닥으로 탁 소리 나게 쳤다. 제법 아팠다. 한고비 넘었다는 생각에 약간 긴장이 풀렸던 등에 다시 힘이 들어갔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번 데이트는 잘 흘러갔고, 콜트와 나비는 자연스럽게 둘이서 빠져주었다. 어디서 데이트라도 하고 있겠지. 그 둘은 알아서 잘 할 테니 문제없다. 걱정할 건 나지.
“콜트 씨랑 나비 씨는 같이 쉬려나 봐요. ……저, 백신우 씨만 괜찮으시면 저희 둘이 조금 더 구경하고 들어갈래요?”
문자를 확인한 한라 양이 웃으며 말했다. 한라 양이 발음하는 우리의 이름은 몹시 다정히 들렸다. “퍼레이드, 보고 싶었거든요.” 놀이공원에 가고 싶다거나, 퍼레이드가 보고 싶었다거나. 한라 양이 지나가듯 했던 얘기를 듣고 정한 곳. 함께 퍼레이드를 보는 게 한라 양은 더 즐거워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놀이공원은 제로게임 속에서 가본 적 있으니 처음은 아니었지만, 모두 함께 놀러온 것은 처음이었고 함께 돌아다니는 동안 쭉 즐거워보였으니…….
“……같이 보고 싶으면 오라고 할까? 한라 양이 부르면 기꺼이 달려올걸.”
안 오면 내가 억지로라도 끌고 올게. 농담하듯 그렇게 말하면, 한라 양은 쿡쿡 웃고 고개를 저었다.
“둘이서 봐요. 백신우씨랑 같이 보고싶어요.”
그렇게 말하는 한라 양이 눈부실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사실 한라 양은 하늘에서 떨어진 천사가 아닐까. 리밋브레이커도 그런 형태였잖아. 기뻤다. 평범한 친구들처럼 함께 떠들며 노는 것도 즐겁지만 둘이서만 보내는 시간을, 특별한 관계를 원했으니까. 손을 잡고 사람들 틈새에 서 퍼레이드 시작을 기다린다. 들려오던 음악이 바뀌고 행렬이 다가오면 감탄하는 소리와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있잖아, 한라 양.”
“백신우 씨, 있잖아요.”
아. 멋지게 겹친 목소리와 마주친 시선에 너나할 것 없이 웃음이 터졌다. 이마를 맞대고 쿡쿡 웃었다. 웃음이 멈추고 다시 시선이 마주치면,
“백신우씨, 저랑 사귀어주세요.”
백신우씨를 좋아해요.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라양 너머, 퍼레이드 너머, 불꽃이 아름답게 하늘을 수놓았다.
제로게임이 막을 내리고, 다신 만날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소중한 사람들에게 돌아온 지 한 달. 어떤 원리였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정말로 기쁠 때는 말보다 눈물이 나온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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