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미지른 때때로 NCP

[카프모미] 모든 너를 좋아하니까

술에 취한 카프카가 모미지의 방에 방문하는 이야기

책갈피 by 레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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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7 술에 취한 카프카가 모미지의 방에 방문하는 이야기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네~. 잠깐만.” 책을 덮고 문을 열자 문 앞에는 상기된 얼굴로 방긋 웃는 카프카가 서있었다. “후후, 모미지 쨩이다.” 웃는 얼굴이 어느 때보다도 밝고 천진했다. “카프카? 무슨 일이야?” “저기 모미지쨩, 들어가도 돼?” 응? 고개를 갸웃하며 물은 그가 한걸음 다가왔다. 익숙한 카프카의 냄새와 함께 훅 술 냄새가 풍겨왔다.

“으응, 괜찮아. 들어와.”

“고마워, 모미지 쨩. 실례할게.”

휘청거리는 걸음이 불안해 손을 잡은 채로 들어와 침대에 앉힌다. 이끄는대로 순순히 앉은 그는 싱글벙글 웃으며 모미지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카프카, 취했어?” “아니, 안 취했어. 그냥 조금 마셨어. 렌가랑 텐이랑 같이.” 아, 그 두 사람이랑 함께 마셨구나. 텐은 다른 사람들과 종종 술 약속을 하고는 했으니 룸메이트인 세 사람이 함께 술을 마신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닐테지만 평소에는 건강을 생각해서도 무리해 술을 마시지 않는 소꿉친구가 취해 들뜬 모습은 드물게 느껴졌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수술이 성공하고 꾸준한 노력으로 체력이 붙어 약간의 음주는 괜찮다는 허락을 받은 뒤로 가끔은 함께, 때로는 다른 사람들과 술을 마시는 모습을 봐왔으나 이토록 취한 모습을 보는 것은 파티 이래로 처음이었다. 그런 친한 동료가 생겼음을, 그리고 그럴 수 있는 여유가 생겼음을 기쁘게 생각하면서도 그만 걱정이 되어 불그스름한 볼에 손을 대면, 평소의 조금 낮은 체온보다 조금 더 따뜻했다.

“오늘은 모미지 쨩의 손이 더 시원하네.”

“카프카가 따뜻한 거야. 열 나거나 아픈 건 아니지? 기분 나쁘지는 않아?”

“괜찮아.”

“정말로?”

“응, 오히려 기분 좋은걸. 모미지쨩이 걱정해주는 건 기쁘지만, 포옹이 더 좋으려나.” 드물게 어리광 부리는 듯한 말투에 과연, 취했구나 생각하며 머뭇거리다가 끌어안고 등을 토닥이면 웃음소리와 함께 마주 끌어안는 팔을 느낀다. 어린 시절과는 다른 힘, 다른 온기에도 마음은 평온하다. 끌어안고 있는 사람이 다른 누구도 아닌 카프카라서겠지.

“오늘은 어리광쟁이구나.”

“이런 나는 싫어?”

끌어안은 카프카의 중얼거리는 듯한 질문에 웃는다. 싫다는 대답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듯한 목소리에 동생을 귀여워하는 다른 동료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하, 갑자기 왜 그래? 어떤 카프카도 정말 좋아해.” 거짓 없는 진심이었다. 가끔은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고 휘두를 때도, 서로 생각이 달라 충돌할 때도 있지만 그런 점도 포함해 함께라면 더 즐겁게, 더 멀리까지 갈 수 있으리라는,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중하고 소중한 소꿉친구, 가족과 마찬가지로 잘라낼 수 없는 그를 이루는 사람.

“나도, 모미지 쨩이 정말 좋아. ……있잖아, 모미지 쨩. 이렇게 끌어안고 있으면 늘 상냥한 소리가 들려, 모미지 쨩의 소리가. 이 소리도, 바보인 모미지 쨩도.”그런 마음이 전해졌는지, 안 전해졌는지 이 사랑스러운 주정뱅이 소꿉친구가 한 말은 그런 조금은 놀리는 듯한 말이다. “잠깐, 카프카, 바보라니.” 모미지의 지적에도 카프카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느린 모미지 쨩도 모두 좋아하지만……. 그러니까 그걸로는 역시 안 돼. 저기, 모미지 쨩, 얼른 나를 좋아하게 되어줘.” 모든 좋아를 나에게 줘……. 중얼거리는 목소리에는 졸음이 섞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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