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루예나
모든 이야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나는 너의 생을 가지고 싶었다. 바라는 것이 없어도, 감히 욕심내지 못하겠다 말해왔어도, 단 하나 그것만을 바랬다. 오랜 세월을 세계와 함께했으니, 세상이 무너지는 것은 내 몸이 부서지는 것처럼 아팠다. 지난 모든 일을 없던 것으로 돌리고 싶다고 하기엔 너무 먼 길을 떠나왔다. 뒤로 갈 수 없는 길을 계
타탁, 타닥. ……타닥, 타타닥. 노트북의 납작한 자판을 두들기는 소리가 이어지다 끊기고, 다시 이어지다 끊기길 반복하며 두 사람만 있는 거대하고도 호화로운 집무실 안을 맴돌았다.방주인인 에르아는 도대체 이게 뭐 하자는 일인가 싶었다. 30분 전쯤에 쳐들어온 동생은 옆구리에 하늘색 케이스를 씌운 노트북을 낀 채 노크도 없이 문을 벌컥 열어젖히곤, 이렇게
기도의 순간 긴 세월을 사는 동안 수많은 일을 스쳐 지나갔지만, 단 하나만 기억나는 순간을 꼽아보라 한다면… 그건 누가 뭐라 해도 단언컨대, 그 애를 만났던 때일 것이다. 그래서 그 애도 같은 마음이길 빌었다. 내가 너에게 가장 강렬한 순간으로 남고 싶다고, 너도 내가 그런 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신도, 뭣도 믿지 않는 남자가 그렇게 기도를 시작했다
그의 막간의 식사 왜 이 자리에,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더라. 루시엘라 웨드거가 자리에 앉자마자 한 첫 번째 생각이었다. 그리고 눈앞의 만찬은 자리에 걸맞게 호화스러운 구성으로 빛나고 있다. 따뜻한 김을 내뿜는 크림수프와 스테이크, 여러 가지 소스로 맛볼 수 있게 준비된 소스 그릇들과 신선한 야채. 식탁 중간에는 노릇하게 구워진 생선의 곁을 레몬 조
삶과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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