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pinus Paradisus

2. 문우드 포레스트 (2)

Lupinus Paradisus | Chapter 1. 녹음의 기적

* 앤컾의 원작 서사가 보고 싶어서 쓰는 글.

* 친세대의 시온 포레스트가, 헤이즐 포스터와 해리 포터가 있는 현세대로 트립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룹니다.

* 원작 소설의 흐름을 따라가되, 헤즐시온(앤컾)의 서사에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원작 파괴…)

* 하오니 스토리 흐름에 따른, 원작 스포일러에 주의하세요.

* 원작 파괴 주의. 캐붕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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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pinus Paradisus

늑대의 낙원

Chapter 1. 녹음의 기적

2. 문우드 포레스트 (2)

ⓒ유엘쓰(@Scarlet_Express)

어느 정도의 대화가 끝났을 무렵, 문이 나타나 식사시간을 알렸다. 거실의 시계가 8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시간이 좀 늦었네. 시온이 그리 중얼거리며 해리에게 사과했다. 미안해, 해리. 배고프지? 해리에게 배고픔은 익숙한 일이었기에 해리가 괜찮다고 고개를 저었다. 물론 그렇다고 먹을 것을 거절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문의 안내로 식당으로 간 해리는 식탁에 차려진 진수성찬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게 다 저희가 먹는 거에요? 그렇긴 하지만 그런 것치고도 많은 양이긴 했다. 심지어 시온은 먹는 양이 많은 것도 아니다. 시온이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문을 바라보았으나 어림도 없었다. 문은 콧방뀌를 뀌며 말했다. 다 드시기 전까지는 못 일어나셔요. 이럴 때의 문은 아무도 말릴 수 없었다. 아무도.

문을 설득하는 데 실패한 시온이 군말없이 자리에 앉았다. 해리는 이토록 많은 양의 음식을 자신이 먹어도 되는 것인지 혼란스러워 했고 시온이 괜찮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해리를 먹이기 위해 차려온 상이었으니 해리가 안 먹으면 오히려 곤란했다. 혹여라도 해리가 거절할까, 시온이 부리나케 해리의 접시에 닭다리를 뜯어 올려주었다. 눈치가 빠른 자넷과 문도 시온을 거들어 해리에게 이것저것 얹어주었다. 물론 시온을 향한 잔소리는 덤이었다.

해리는 누군가 자신을 먹이려고 하는 것이 처음이라 낯설어 하다가 시온의 미소에 조심스레 식사를 시작했다. 이렇게 큰 닭고기는 처음이었다. 게다가 식은 않고 무척 따뜻했다. 그것도 닭다리라니. 시온은 옆에 있는 스프도 권했다. 문은 크림 스프를 기가 막히게 잘 끓였으니까 분명 이것도 입에 맞으리라. 그리고 시온의 예상은 보기 좋게 적중했다. 해리의 쉼 없는 칭찬에 문의 귀 끝이 붉어졌다.

시온도 오랜만에 문의 스프를 음미했다. 머글 세계에 있을 적 몇 번이고 흉내 내보려 했으나 좀처럼 잘 되지 않았던 것이 떠올랐다. 요리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뛰어나게 잘하는 것도 아니어서 그랬을까. 스프 그릇이 빌 때마다 문이 곧장 새로 채워주는 탓에 시온은 곤란하기 짝이 없었다. 제가 좋아하는 베이컨 요리까지 해놓고 스프를 더 먹으라니 이건 고문이었다.

한 시간 쯔음 지나고 해리가 배부르다고 말하고서야 그 긴 식사가 끝이 났다. 해리가 이렇게 배부르게 먹은 건 처음이라고 수줍게 말했고 시온은 속으로 더즐리 부부를 열심히 씹었다. 개ㅅㄲ들. 물론 해리 앞에서 할 일은 없을 것이었다. ……아마도. 시온은 스스로도 자신의 성질을 조절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또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소화가 되었을 때. 시온은 해리를 불렀다. 식사 전에 문을 시켜 준비해둔 해리의 방이 정리가 다 되었기 때문이었다. 시온은 해리를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으로 가는 계단 가운데에는 시온과 에이치가 그려진 큰 초상화가 걸려있었다. 그것은 시온이 없었던 11년 간, 그리움을 참지 못한 자넷이 걸어놓은 것이었다.

만일 시온이 그 때 죽었다면 이 초상화가 움직이게 되었겠지. 문득 시온은 그렇게 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시온의 성격 상, 죽음을 두려워 하진 않앗지만 자신의 초상화가 움직이는 것을 본 자넷과 문의 반응이 어떨 지를 상상하니 매우 미안해졌기 때문이다. …자넷에게 이런 생각을 했다는 건 말하지 말아야겠다.

그렇게 올라가 2층 복도의 오른쪽에서 가운데가 해리의 방이었다. 시온은 문 앞에 서서 해리에게 열쇠를 건내주엇다, 직접 열어보라는 의미였다. 열쇠를 받아 든 해리가 조심스럽게 열쇠로 방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붉은 색과 노란색으로 장식된 방이 보였다. 그에 시온이 작게 침음을 흘렸는데 제임스와 릴리 모두 그리핀도르였던 탓에 그 영향으로 문이 방을 그리핀도르 스럽게 꾸민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미안하다, 해리. 원하면 언제든 바꿀 수 있으니까ㅡ”

“네? 바꿔요? 왜요?”

해리의 반응에 당황한 것은 시온이었다. 해리는 무척이나 맘에 들어하고 있었다. 부담스럽지 않니? 뭐가요? 뒤늦게 시온은 해리가 마법 세계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을 떠올리고 고개를 저었다, 아무 것도 아니라고, 네 맘에 들면 되었다고 말이다. 그래, 해리가 좋아하면 된 거지. 물론 나중에 설명해주긴 해야겠지만.

“…여기가 진짜 제 방이에요?”

“그럼, 진짜지.”

시온은 잠시 해리가 지내던 벽장을 떠올리고 또 한 번 더즐리를 욕했다. 걷어차도 시원찮을 놈. 해리 또한 자신이 지내던 벽장을 떠올리고 잠시 말이 없어졌다. 자신이 이런 큰 방을 갖게 되리라곤 생각치도 못했기 때문이다. 해리는 이 모든 게 꿈이라면 깨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가 믿고 따라온 시온은 꿈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사람이었다.

문우드 포레스트에도 깊은 밤이 내려앉았다. 방이 생겼다는 설레임에 쉬이 잠들지 못하던 해리를 겨우 재운 시온이 다시 거실로 내려왔다. 자넷이 앉아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젠 무거운 이야기를 할 시간이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하지 않았을 이야기다. 그러나 상대는 자넷이았거 자넷은 시온이 하는 이야기라면 뜬구름 잡는 이야기도 진실로 믿어주는 아이였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자넷은 시온의 사정을 전부 이해하고 믿었다.

“그래서 11년 간 찾지 못했던 거구나.”

“응. 죽었다고 믿어도 이상할 게 없을 만큼 긴 시간이니까.”

“난 안 믿었어.”

그게 문제라는 생각은 안 하니? 시온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것과는 별개로 이제 중요한 것은 시온이 어떻게 11년의 세월을 넘어올 수 있는가, 였다. 안 그래도 시온의 모습이 옛날과 너무 다르지 않아서 이상했다고 자넷은 말했다. 근데 그게 11년을 그대로 뛰어넘어서 그런 거였다니. 정말로 자넷이 아니면 누구도 믿어주지 않을 이야기였다.

우선 포레스트의 서고를 뒤져보면 뭐라도 나오지 않을까, 라는 것이 시온의 생각이다. 포레스트의 서고에는 없는 책이 없었으니까. 게다가 호기심이 기본 패시브인 가문이다. 아마 가문의 사람 한두 명 정도는 시간에 관해 연구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게 아니어도 마법 연구에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는 가문이니 사실 크게 걱정되진 않았다. 다만….

“해리가 호그와트에 가는 이상, 내 존재도 숨기긴 힘들어. 그럼, 내가 살아있다는 것도 알려지겠지.”

시온은 죽음을 먹는 자들이 제가 아닌 해리나 포레스트 가문을 노릴 것을 염려했다. 포레스트는 둘째 쳐도 해리는 아직 어렸으니까. 자넷도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에 관해서 시온의 제임스와 릴리의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도 궁금했다. 애초에 마루더즈가 있는데 그들이 해리가 머글 세계에서 살도록 냅뒀을 리가 있는가.

시온의 의문은 생각치 못한 방향으로 심가해졌다. 자넷은 그 질문을 할 줄 알았다며 그간 자신이 정리해온 신문 자료들을 보여주었다. 자넷이 보여준 신문 1면에는 시리우스 블랙의 아즈카반 수감 소식을 알리는 글귀가 대문짝만하게 적혀 있었다.

아? 얘가 아즈카반을 왜 가. 얘 뭐 사고쳤어? 시온의 의문에 자넷이 턱짓했다. 그 사고가 해리야. 충격적인 얘기였기에 자넷은 천천히 설명을 시작했다.

예언이 있었다. 알버스 덤블도어가 증인이 된 그 예언은 이름을 부를 수 없는 그 자와 두 번 이상 대적한 자의 아이가 이름을 부를 수 없는 그 자를 물리친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서 그 자와 두 번 이상 대적한 자가 바로,

“…릴리와 포터구나.”

“뿐 만이 아니냐. 롱바텀도 있어.”

“롱바텀이?”

자신이 없는 새에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롱바텀이 그 자와 두 반이나 대적했다니. 근데 그게 무슨 상관이지 싶었던 시온은 아차하며 자넷을 바라보았다. 설마. 시온의 생각이 맞았다. 예언이 가리킨 아이는 둘이었다. 하나는 롱바텀의 아이, 또 하나는 포터의 아이. 이 예언이 그 자의 귀에도 들어가며 일이 시작되었다.

둘 중 누구든 그 자가 목숨을 노리게 될 것은 분명했기에 두 부부는 각자 몸을 숨기기로 한 것이다. 포터는 고드릭 골짜기로 숨었고 그들의 보안은 시리우스 블랙에게 맡겨졌다. 당연한 일이었다. 제임스와 시리우스의 우정은 각별했으니까. 그리고 시온은 뒤늦게 어떻게 된 일인지 이해했다.

파수꾼이 시리우스 블랙인 상황에서 포터 일가의 위치가 발각되었다면 당연히 의심의 화살은 시리우스를 향하는 것이 마땅했다. 게다가 그가 속한 블랙 가문은 죽음을 먹는 자들이기도 했으니 그 편견이 그의 목을 옥죄인 것이리라. 시온은 혀를 찼다. 모자른 놈. 그렇게 당할 놈도 아니면서 왜 누명을 썼는지 알다가도 알 수 없었다.

시온의 중얼거림에 자넷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누명이라니, 그걸 어떻게 알아? 답은 간단했다. 시리우스 블랙은 포터 부부를 배신하고 위치를 팔았다는 이유로 죽먹자로 낙인이 찍혀, 아즈카반에 수감된 것이다. 그러나 그 시리우스 블랙이 배신이라니. 그것도 제임스 포터를? 지나가는 디멘터도 믿지 않을 이야기였다. 시온의 대답에 자넷이 답지 않게 뻥진 얼굴로 시온을 바라보았다.

“그 놈이 포터를 배신했을 리가 없지. 인페리우스 마법도 그렇게 조종하기 힘들 거다.”

“그러면…”

다른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세상의 눈을 피해 포터 부부의 위치를 알아내어 그 자에게 전할 방법이. 그리고 위치를 알아낸 그 자는 당연하게도 포터 부부를 찾아왔을 것이다. 롱바텀과 포터 중 조금이라도 더 가능성이 있는 것은 포터였을 테니까. 시온이 생각하기에도 그랬다. 그러고 나선 모두가 다 아는 일이 벌어졌을 것이고. 시온이 미간을 찡그렸다. 해리의 흉터는 그 때 생긴 것이다. 살아남은 아이라는 이름까지도.

덤블도어는 대체 뭘 하는 건지. 물론 덤블도어의 의중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의 이야기로 더 확실해졌다. 그래서 화가 나는 것이다. 왜 고작 이런 일들 때문에 어린 해리가 학대를 받아야 했단 말인가. 분명 충분히 다른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조금 쉽게 가자고 그 집에 해리를 방치해두다니. 시온은 꼭 덤블도어에게 탈모가 생기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아마 며칠이 지나면 해리가 그 집에 없다는 걸 덤블도어도 알게 될 것이다. 정말 아무 것도 없이 방치할 양반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말만 박하게 했을 뿐이지, 시온은 아닌 척해도 사실 덤블도어를 믿었다. 아닌가 안 믿던가? 아무튼. 왜 해리의 보호자로 나머지 마루더즈를 선택하지 않았는지는 굳이 생각해볼 필요도 없었다.

시온이 다시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생각 이상으로 복잡한 일이 되어가고 있는 탓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든 생각에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 자넷에게 물었다. 그 현장에서 포레스트의 아티팩트는 발견되지 않았느냐고. 그 질문에 자넷은 시온이 마법세계를 떠나기 며칠 전에 당시 가주였던 에보니 포레스트로부터 시온이 아티팩트를 받아갔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거 포터에게 줬어?”

“더 정확히는 릴리한테. 혹시 몰라서 줬는데 없었어?”

“어. …그런 게 발견되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어.”

설마 그걸 그 자가 가져갔을까? 아니. 시온은 단호히 대답했다. 해리가 이 세계의 영웅이 된 이유는 단순히 살아남은 아이여서가 아니었다. 그 날, 그 자도 같이 소멸했기 때문이다. 육체가 소멸한 거라고 했으니 분명 어딘가에서 끈질기게 살아있을 것이었다. 그간 나타나지 않은 것은 그 자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는 증거였고. 그러니 그 자가 가져갈 수는 없었다.

그러면 그게 어디로 사라졌지? 시온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걸 알아보고 가져갈 만한 사람이 누가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우선 포레스트 가문 사람들. 시온과 자넷의 부모님이 오러이긴 하나 만일 그들이 발견했다면 자넷이 반드시 알았을 것이다. 그러면…

…덤블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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