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pinus Paradisus

2. 문우드 포레스트 (3)

Lupinus Paradisus | Chapter 1. 녹음의 기적

* 앤컾의 원작 서사가 보고 싶어서 쓰는 글.

* 친세대의 시온 포레스트가, 헤이즐 포스터와 해리 포터가 있는 현세대로 트립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룹니다.

* 원작 소설의 흐름을 따라가되, 헤즐시온(앤컾)의 서사에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원작 파괴…)

* 하오니 스토리 흐름에 따른, 원작 스포일러에 주의하세요.

* 원작 파괴 주의. 캐붕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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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pinus Paradisus

늑대의 낙원

Chapter 1. 녹음의 기적

2. 문우드 포레스트 (3)

ⓒ유엘쓰(@Scarlet_Express)

자명종이 새벽 두 시를 알리는 소리가 들렸다. 보통 시온이 이 시간에 자기에 문이 설정해둔 것이었다. 시간이 늦었다는 것을 깨달은 시온이 자넷에게 자고 갈 것을 권했으나 거절당했다. 드문 일에 시온이 놀라며 바라보자 자넷이 귀를 붉히며 털어놓았다.

“사실… 남편이랑 아이가 기다리고 있거든.”

“…남편이랑 아이라니?”

자넷, 결혼했니? 시온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자넷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11년 새에 자넷이 결혼하고 그것도 모자라 아이까지 생겼는데 몰랐다니. 이 세계를 떠난 제 잘못이었다. 시온이 몇 번이고 사과하자 자넷이 그의 몸을 강제로 일으켰다. 그치만 동생 결혼식도 못 가고 축하도 못해줬는데. 그는 정말 쓰레기였다. 마루더즈보다 답이 없는 쓰레기.

시온이 또 땅을 파자 다시 자넷이 말렸다. 이러지 말고 나중에 소개해줄 테니 그 때 어떻게 할 건지나 생각하라고. 참고로 시온의 조카일 자넷의 아이는 이제 올해로 3살이었다. 한창 걸어다닐 나이라는 뜻이었다. 아. 나 이제 삼촌이구나. 그 생각에 시온은 기분이 묘해졌다. 11년 사이에 삼촌이 된 기분을 서술하시오, 라는 문제를 받은 기분이었다.

그 모습을 본 자넷이 시온에게는 익숙한 얼굴로 미소지으며 인사했다. 또 올게, 오빠. 어디 가면 안돼. 나 편지 보낼 거야. 그래. 자넷의 신신당부를 받으며 그가 여동생을 배웅했다. 남편이 누구일지 짐작도 되지 않았다. 그저 자넷이 선택한 사람이니 자넷의 안목을 믿을 뿐이었다.

***

해리는 지금 최고로 행복하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해리가 몸을 맡긴 빗자루가 부드럽게 창공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아직 열한 살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높은 곳이 무섭기는 커녕, 짜릿하기만 했다. 해리가 빗자루를 탈 수 있게 도와준 시온은 멀미와 비행공포증 때문에 그냥 땅에만 있었지만.

해리가 처음으로 편하게 잠을 잔 해리는 문이 차려준 아침식사를 먹으며 시온으로부터 마법과 비행을 가르쳐주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간 다들 해리에게 마법사라고 말은 해주었지만 실제로 해리 자신이 마법사라고 깨닫게 되는 계기는 없었다. 그러나 지금 시온은 해리에게 마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말한 것이다. 이보다 더한 기쁨이 어디 있을까. 들떠서 급하게 먹는 해리를 겨우 진정시킨 시온이 머릿속으로 적당한 마법 몇 가지를 간추렸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힘이 남아돌 시기의 해리를 위해 시온은 빗자루를 먼저 보여주었다. 해리의 입장에서 본 빗자루는 머글 세계의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어서 해리는 정말 이 빗자루로 날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 의문을 알아챈 시온이 다른 빗자루를 가지고 왔다.

“해리. 네가 본 건 머글 세계의 빗자루가 맞아.”

그리고 이쪽이 진짜 마법사들의 빗자루지. 그렇게 말하며 시온이 보여준 빗자루는 해리가 알던 것과 확실히 달랐다. 길이나 크기는 비슷했지만 빗자루의 머리 부분에 뿔 같이 생긴 것이 달려있었고 비자루 손잡이 부분에는 님부스 2000 이라고 적혀 있었다. 시온은 뿔 같은 그것이 발판이라고 설명했다.

“발판이 왜 있는 거에요?”

“퀴디치 때문에. 블리저를 피하려면 빗자루에 딱 붙어서 피해야 하거든.”

퀴디치. 시온은 그것이 마법사들의 스포츠라고 말했다. 머글 세계처럼 월드컵도 있다고도 했다. 이해하지 못한 것 같은 해리를 위해 시온은 자신은 잘 모르지만 기초적인 건 가르쳐줄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두 시간이 지난 후에 해리는 시온의 도움 없이도 하늘을 잘 날아다니게 되었다. 이례적으로 빠른 습득력이었다.

해리가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것을 보며 시온은 이걸 웃어야 할 지 어이없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누가 제임스 포터의 아들 아니랄까봐 벌써부터 재능을 보이고 있었다. 어쩌면 그 놈처럼 수색꾼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늘을 날던 해리는 희미하게 미소짓는 시온을 내려다 보다가 천천히 하늘로 내려왔다. 그 모습에 의아하게 바라보는 시온에게 해리도 웃으며 말했다.

“빗자루는 또 탈 수 있는 거죠?”

“응? 그렇지?”

“그러면 다음에 탈래요. 지금은 마법이 배우고 싶어요.”

그냥 말로만 마법사인 게 아니라 진짜 마법을 부리는 마법사이고 싶었다. 해리의 말에 기특하다는 듯이 바라본 시온이 해리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그 사이에 거실에는 시온이 주문하고 또 자넷이 보내준 마법 서적들로 가득했다. 시온은 서너 권 밖에 주문하지 않았으니 나머지 오백 여 권에 다다르는 책들은 분명 자넷이 보낸 것이리라. 문이 열심히 책들을 서재로 옮기는 사이, 해리와 시온은 거실에 앉았다.

올리밴더에서 맞춰 온 지팡이는 해리에 손에 아주 잘 맞았다. 시온은 아직 올리밴더가 해준 말을 확인해보지는 못했지만 아마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 올리밴더는 괴짜지만 없는 일을 지어낼 사람은 아니었다. 생각을 정리한 시온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시온이 제일 먼저 가르쳐 준 마법은 기초 중에 기초인 루모스와 녹스였다.

빛을 없애는 마법인 녹스를 설명하며 시온이 시범으로 거실의 불을 껐다. 순식간에 어두진 거실 가운데에서 작은 빛이 보였다. 그것은 시온이 빛을 내는 마법인 루모스로 만든 빛이었다. 이해한 듯한 해리를 보더니 다시 한 번 루모스를 외쳤고 거실에는 다시 빛이 돌아왔다.

해리, 한 번 해볼래? 시온은 그렇게 물으며 작은 양초를 가져왔다. 양초 끝에서 타오르는 불꽃을 보며 작게 심호흡한 해리가 시온이 가르쳐 준 대로 녹스를 외쳤다. 처음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몇 번 반복할 때 즈음, 열두 번의 시도 끝에 양초의 불꽃이 꺼졌다. 놀란 얼굴로 해리가 고개를 들자 그것이 그렇게 안 웃길 수 없었다. 시온이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하며 해리에게 다음 주문도 해보라고 권했다. 이번에도 집중한 해리는 무려 일곱 번의 시도 끝에 양초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었다.

“성공했어요! 시온!”

“응. 성공한 거 축하해, 해리.”

마법을 성공한 것 만으로도 이렇게 기뻐하는 아이인데. 시온이 다시끔 속으로 이를 갈았다. 사실 시온은 기다리는 것이 있었다. 해리는 아직 미성년자이고 마법 세계에서 미성년자의 마법 사용은 금지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 해리는 마법을 썼고 마법부에서도 이를 알게 되었을 것이었다. 그리고 해리의 이름을 보고 당연히 덤블도어에게도 소식을 보냈겠지.

그 다음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편지를 보내거나 덤블도어 본인이 직접 오거나. 물론 본인이 직접 온다고 해서 집안으로 들여보낼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그리고 아마 짐작컨대 덤블도어도 시온을 기억 못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니 왠 낯선 인간이 해리를 데리고 있나 싶어서 직접 올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그러나 정말 놀랍게도 덤블도어의 편지는 오지 않았다. 방문도 없었다. 아무리 그를 기억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조용할 수 가 있나? 설마 마법부가 아무런 얘기도 안 한건가? 아무리 그래도 그 집에 해리가 없는 것을 알 때가 되었는데 이렇게 조용할 수 가. 시온은 이래서 덤블도어가 더 싫었다. 당최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길이 없어서.

짧게 한숨을 쉰 시온은 이제 모르겠다는 식으로 일관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는 해리에게 아씨오 마법과 알로호모라를 가르쳤다. 둘 다 만일을 대비한 연습이었다. 아직 그 자가 살아있는 한, 해리는 계속해서 목숨을 위협받을 테니까. 그리고 제임스를 가장 많이 닮은 해리라면 보호받기만 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었다. 해리는 모르는 사람이 봐도 그리핀도르의 용기를 가지고 있는 아이였다.

그 때 시온은 창문을 부리로 쪼아대는 올빼미를 발견했다. 문이 창문을 열어주자 날개를 퍼덕이며 안으로 들어왔다. 발신인 불영의 그 편지는 해리의 앞으로 온 것이었다. 시온이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해리가 조심스럽게 편지를 열어보았다. 편지에는 그 어떤 글도 없이 열쇠만 달랑 들어가 있었다. 뭔지 모르는 해리와 달리 그것이 금고 열쇠라는 것을 알아챈 시온이 침음을 흘렸다.

저걸 보낼 사람은 덤블도어 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이 주소로 정확히 날아왔다는 것은 덤블도에게 해리의 위치가 알려졌다는 것이고 해리와 함께 있는 자신을 아군으로 판별했다는 것이다. 동시에 그것은 덤블도어는 시온을 기억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덤블도어 특유의 걱정을 빙자한 타박을 들을 각오가 되어 있었는데 이렇게 나오니 당황스러웠다.

이것은 계속 저보고 해리를 안전하게 지켜보라는 뜻이기도 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이다.그러나 마침 해리가 어느 정도 마법을 익히고 난 후였기에 시온은 별 수 없이 덤블도어의 뜻대로 해리를 데리고 집을 나섰다. 다이애건 앨리에 위치한 그린고트는 마법사들의 은행이었다.

“대부분의 마법사들이 자산을 이곳에 보관해.”

“어, 근데 이곳을 왜 오신 거에요? 전 돈이 없잖아요.”

아니, 있어. 시온은 그렇게 대답하며 해리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이 걸을 때마다 도깨비들의 눈이 커지는 것이 볼만 했다. 이들은 누구냐는 해리의 속삭임에 시온이 도깨비라고 대답했다. 흔히들 상석이라고 말하는 자리에 앉은 도깨비는 시온과 해리를 번갈아보더니 손을 내밀었다. 시온이 금고 열쇠를 건내자 금고 번호를 확인하고 다른 도깨비를 불렀다.

그 도깨비의 안내에 따라 도착한 곳에 포터 가문의 금고가 있었다. 도깨비가 금고를 열자 해리의 시야에 황금빛이 가득 비쳤다. 산처럼 쌓인 것이 모두 갈레온이라고 시온은 말했다. 그리고 이제 네가 상속받은 재산이고. 그 말에 해리가 놀라며 시온을 바라보았다.

“이게 다 제 돈이라고요?”

“응. 왜인지는 몰라도 그렇다네.”

에반스야 자격이 없다 쳐도 포터 가문조차 이를 받아가지 않은 것은 의외였다. 물론 법적으로는 아들인 해리가 상속받는 것이 옿은 일이었다. 그러나 꼭 어딜 가든 욕심 많은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라, 해리가 없는 사이에 무슨 수작을 부렸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설마 다 죽었나? 그럴 수도 있겠다.

아무튼 금고에서 대충 500 갈레온을 챙긴 시온은 다시 열쇠를 받아들고 그린고트를 나섰다. 갈레온을 주머니에 닮아 해리에게 용돈이라고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놀라서 주머니를 받아든 해리는 등 뒤로 들리는 큰소리에 두 번 놀랐다. 시온은 그것이 용의 울음소리라고 했다. 용이 금고를 지키는 것이라도 덧붙이면서.

해리에게 용돈을 쥐어준 이유는 호그와트로 가는 시간이 매우 길기 때문이었다. 무려 열 시간을 달려야 겨우 호그와트 앞의 호수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 열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열차 내에서 간식을 파는 마녀님이 계시기에 간식을 먹으라고 용돈을 준 것이다. 왜냐하면 호그와트로 가기까지 이틀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그와트에 입학하는 것은 다가오는 09월 01일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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