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백천 모음

~ 24.02.29

보따리 by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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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풀었던 썰 백업

* 퇴고 없이 본문 그대로 올렸기에 오타有

* 청명백천 외 검존동룡, 검존백천, 청명여백천도 중간중간 조금씩 섞여 있습니다.

* 약 3만 9천 자

회임한 백천이 처음엔 그렇게 붙잡던 일도 안 하고 자기 곁에만 있어서 좋았던 청명이. 백천이 어느 순간부터 밥 먹다가 자고 점심 늦게까지도 자고 그렇게 자고 일어나서도 또 몇 분 안 돼서 병든 닭처럼 조니까 백천이 어디 아픈 줄 알고 허구한 날 소소 데리고 와서는 정말 사숙이 아무 문제 없는거 맞냐고 혹시 어디 아픈 거 아니냐고 다시 한 번 진맥해 보라고 계속 닥달하니 결국 정수리 대침 꽃아넣곤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회임하면 원래 잠이 많이 오고 많이 졸린 거 맞다고 이상한 거 아니라고 저래 보여도 아직 입덧 없이 밥도 잘 챙겨 먹는구만 뭐가 그렇게 걱정이냐고 화냄.

머리에 대침 꽃힌 채 자리에 쓰러져서 조용히 듣고 있던 청명이 소소의 말에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또 입덧이란 단어에 그건 또 뭐냐고 지금보다 뭐가 더 있냐고 당황해 함. 생각해보면 그간 청명이는 화음 내려가거나 양민들이나 사형제 중 회임한 가족이 있었던 이들에게서 조금씩 들은 건 있으니 어찌 잘 알아서 백천 곁에서 다 해주던 청명이니까 역시 앞으로 겪을 일 제대로 알고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청명이 데리고 차근차근 설명해 주는 소소랑 그거 듣고 사숙이 큰일 나지 않으려나 걱정스럽기만 한 청명.

아, 입덧에 대해서 알게 된 청명이가 동룡이 입덧이 아예 없으면 좋겠지만 만약 하게 된다면 내가... 했다가 소소가 짜게 식은 눈으로 별 쓸데 없는 거 생각한다고 차라리 그럴 바에 그냥 곁에서 잘 보살펴 주는 게 더 도움 되는 일이라고 뭐라 들음.


사고 안 친 날에는 백천 주변 어슬렁 거리는 청명이 백천이 결국 한숨 푹 쉬고 청명아. 하고 손까딱 거리며 부르면 후다닥 옆으로 다가옴. 그럼 청명이 머리 스다듬으면서 잘했다. 하고 칭찬해주는 백천. 청명이는 그 칭찬 듣곤 에헴! 하면서 좋아함.


청백 청명이랑 백천 나이 차 때문에 백천 졸업연도에 신입생으로 입학한 청명이. 둘이 아는 사람들은 잘 아는 CC지만 백천은 슬슬 졸업이랑 취업 준비에다가 꾸준히 알바까지 뛰고 있어서 청명이랑 함께 하는 시간 대가 그리 많지 않으니 결국 백천이랑 함께하는 시간 늘려보겠다고 백천이 일하는 알바집에 알바생으로 알바 뛰는 청명이.

백천 그거 보고 신입생이니까 새로 친구도 사귈겸 애들이랑 같이 어울리고 MT도 가고 학업도 신경 써야 하지 않겠냐면서 결국 알바 끝나고서 알바하는 곳과 가깝게 있는 백천 자취방에 가서 다퉈버림.

백천 입장에선 청명이는 풋풋한 신입생이니까 새롭게 친구들도 사귀고 MT나 그런 신입생들이 꿈꿨을 만한 것들 즐기고 학업에도 충실해야 하는데 알바할 시간이 어디있냐. 특히 1학년 때가 교양이다 뭐다 해서 제일 바쁘다. 그리고 굳이 알바 안 뛰어도 돈 충분히 있는데 왜 뛰냐하면서 알바 뛰려는 청명이를 이해하지 못하니까 청명이가 그런 백천에게 그런 건 나도 잘 알고 있다. 물론 신입생이 바쁜건 알고 있지만 그건 알바 뛰면서도 충분히 할 수 있고 그외 활동도 그렇다. 라고 말하다가 결국엔 근데 그거 알고 있냐고 자기랑 형이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같은 학생신분인 지금도 이렇게 없는데 형이 졸업하고 취직해서 다른 곳으로 가버리면 우리 진짜 만날 시간이 별로 없다고, 1년이라도 이렇게 오래 있으려 하면 안 되냐고 말하는 청명이 모습에 딱히 틀린 말은 아니라서 결국 한숨 쉬고 알겠다 하는 백천.


청백 2세 태어나고서 걸음마 떼기 전까진 청명이나 백천 둘 중 하나가 안고 있는 거 아니면 열이 펄펄 나도록 울어대서 하루 종일 품에 안고 다니던 청명이랑 백천.

처음엔 안고만 있으면 좀 가만히 있다 싶었는데 슬슬 시간 지나니까 막 움직이기 시작하는 2세. 그래서 만약 백천이 나설 일이 있거나 중요한 일이 있으면 늘 청명에게 아이를 맡겼는데, 만약 청명도 같이 그 자리에 있을 때면 얼굴과 목소리는 진중하게 대하면서 몸은 버둥거리며 움직이려하는 2세가 떨어지지 않게 자주 자세를 바꿔주고 옷에 매달리면 등을 천천히 토닥여주면서 아이가 작은 손으로 잡은 옷자락을 놓아줄 때까지 달래주는 경지에 이른 청명이랑 백천.

그러다 이제 아이의 손에 머리카락 잡히면 좀 날리나지만 아이가 즐겁다는 듯 꺄르륵 웃음소리 내면 웃으면서 그래 하고픈대로 실컷하라고 내비두다가 잡은 머리카락 입에 넣으려 하면 바로 막아버리는 청백.


검존 주변 신나게 우다다다 뛰어다니는 토끼 동룡이. 이놈아 정신 사납다. 하면서 뭐라 하는 검존이지만 동룡이 뛰어다니는 거 막거나 하지는 않고 그냥 맘껏 뛰도록 납두다가 나중에 뛰어댕기다가 알아서 힘빠진 채 곁으로 다가오면 그제서야 그렇게 기뻤냐고 하면서 제풀에 지친 털뭉치 안아들음.


아직 어린 토끼 동룡이. 검존 몰래 혼자 산 이곳저곳 다니다 달달한 냄새가 나서 찾아가니 산딸기가 가득 열린 관목을 발견하게 되면서 한 입만... 하고 먹음. 근데 마침 딱 맛있을 때인지 새콤달콤한 과즙에 저도 모르게 정신 팔려서 먹기 시작하는데, 그렇게 입가 가득 흰털에 붉은 색이 물들 때까지 먹고 있던 중 갑작스럽게 뒤에서 저를 부르는 소리에 흠칫하곤 천천히 뒤도는 동룡이.

뒤돌아 보니 검존이 살짝 화가 난 얼굴로 내려다 보고 있어서 그것에 놀라서 한순간에 인간의 모습으로 되돌아와버린 백천.

입가에 붉게 물든 산딸기 과즙은 눈치채지 못 하고 아,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요... 라면서 변명을 하려했지만 순식간에 저를 한 팔로 쉬이 안아들고는 엄지로 조심스럽게 과즙이 묻은 입술을 닦아내는 검존 모습에 얼굴만 붉게 달아오른 채로 차마 뭐라 말을 하지 못하는 동룡이.

돌아가는 길에 검존이 산딸기가 그리도 맛있더냐. 라고 동룡에게 물으니 동룡은 부끄럽지만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 답함. 그 뒤로 검존이 아무런 말이 없어서 좀 걱정한 동룡이.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산딸기가 가득 찬 바구니가 마루 위에 있어서 놀라면서도 전날 맛 보았던 산딸기 맛이 떠올라 그 주변에 있으면서 힐끔힐끔 쳐다만 보니 그런 동룡을 보곤 웃으며 산딸기 하나 집어다 입에 넣어주는 검존. 금년의 산딸기가 참으로 달구나. 하며 먹이니 입에 들어오는 산딸기 거절하지 않고 먹으며 고개를 크게 끄덕이는 동룡이.


청여백 결혼하는데 백천이 웨딩정장 입고 청명이가 웨딩드레스 입음. 원래 백천이 웨딩드레스 입고 싶다고 했지만 그 모습은 자기만 보고 싶다 해서 결국 백천이 고른 드레스 대신 입게 된 청명이. 하필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하객이나 가족 중에 한 명도 없어서 청명이랑 백천 둘이 동시 입장하는 데 떡하니 넓게 벌어진 어깨와 듬직한 등을 보이며 어디서 또 찾은 것인지 청명이 발 사이즈에 맞는 구두까지 신은 채 당당히 들어오는 청명이랑 그런 청명이 곁에 백정장 차림으로 한 손엔 부케를 들고 밝게 웃으며 입장하는 백천 모습에 한순간에 혼돈과 경악에 차버린 하객 및 가족들.


꼬마신랑 청명이, 자기 부인이 다른 사람이랑 웃으며 길게 얘기하는 모습 보이면 어느 순간 백천 곁으로 다각선 둘이 더 길게 얘기하지 못하도록 막아버림. 사람과 사람끼리 얘기를 하고 있을 때 상대를 무시하면 안 되고 무작정 말도 없이 끌고 가면 안 된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는 걸 아는 백천이지만 그리 행동하는 것이 그저 어린아이의 단순 질투라 생각하여 그냥 안아주며 다음에는 그러지 말라고 짧게 타박하는 걸로 끝냄.

나이 먹은 청명이 이제 어릴 때처럼 백천이 가족이 아닌 다른 이와 길게 얘기할 때 무작정 끌고 가거나 말 가로채서 더 이상 말하지 못하도록 막는 게 아니라 백천 뒤에 어느 새 서서는 뭘 그렇게 계속 말 거냐고 빨리 딴 데나 가버리라고 상대 압박하는 청명이. 그렇게 쳐다보다 백천이 뒤돌면 언제 그랬냐는 듯 웃으면서 백천 반겨줌.


장문인 백천 뒤에 앉아서 백천 머리카락 가지고 노는 청명이 처음엔 백천 뒤에 앉아선 꼼질꼼질 거리며 머리카락 가지고 노는데, 백천 하는 일이 길어진다 싶으면 백천 등에 등 맞대어서 기대곤 머리카락 가지고 마저 노는 청명이.

그런 청명이 신경쓰여 백천이 청명아. 하고 부르면 청명이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예. 하고 답하는데 거기에다 뭐라 말하지 못하곤 한숨 푹 쉬고 이마 짚고선 끙끙 거리다가 에휴 됐다. 하고 자기 할 거 하는 백천.

결국 백천이 일을 다 끝낼 즈음엔 백천 머리카락이 이리저리 꼬이고 엉켜있으니 그걸 청명과 백천이 같이 풀어내면서 오늘은 또 뭐가 그리도 마음에 안 들었는지, 할 건 다 했는지, 오늘 아이들은 어떠했는지 등등 일상적인 얘기를 나누는 청백.


옆으로 누워 있는 호랑이 검존 위로 슬쩍 다가오더니 검존 몸 위에 눕는 토끼 동룡이. 검존이 숨 쉬고 내쉴 때마다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하니까 그 위에 누워있는 동룡이도 저절로 오르락내리락 하니 그것이 즐겁고 신기한 동룡이.


산군인 검존은 더 이상 늙지 않으니까 그런 청명 곁에서 늙어가는 동룡이가 제가 나이를 더 먹어 쭈글쭈글해지면 어떡하실겁니까?라는 말에 입꼬리 한쪽 올리곤 웃으면서 그렇게 되어도 여전히 연모하고 있겠지.라고 검존이 답하면 그 답에 따라 웃으며 그럼 제 삶의 끝까지 사랑을 달라하는 동룡이.


꽃집 하는 청명이랑 매일매일 꽃 사러 오는 단골 손님 백천. 처음엔 연인에게 매일 꽃을 사주는 사랑꾼인가 싶었는데, 후에 듣고 보니 어머니가 꽃을 좋아하셔서 선물로 사간다는 말에 자기도 모르게 안심하는 청명이로 시작되는 무언가 보고 싶다.


청백 둘이 한 번즈음은 끝을 생각하고 얘기를 나눠보았을지언정 상대에게 자기가 죽으면 다른 사랑 찾으라고 하지는 않았겠지. 오히려 그렇게 말하면 상대가 화낼 것을 서로 알며 본인 역시 상대에게 화를 낼 것이기에 그냥 우리 지금에 충실하자고 지금 많이 사랑하자고 하는 둘.


백천 일 끝나는 거 기다리는데 회사 앞에 보이는 붕어빵 판매 가판대. 호다닥 달려가서 30마리 품안 가득 사오는 청명이. 붕어빵 하나 입에 물고 좀 따뜻하게 있으면 어느샌가 퇴근했는지 후다닥 정문으로 나오는 백천을 발견하곤 입에 붕어빵 문채 다가가는 청명이. 백천 그런 청명이 모습 보곤 하루동안 일하면서 쌓인 스트레스가 한순간에 눈 녹듯이 사라짐.

백천이 청명을 제대로 바라보니 애가 또 이 추운 날씨에 목도리나 장갑 하나 없이 춥게 나와서 저를 기다렸단 사실에 자신이 목에 두르고 있던 목도리 풀어 식다 못해 차가워진 청명이 목에 목도리 매주는 백천.

청명이 그런 백천을 보면서 자긴 안 춥다고 말하지만 백천 눈엔 무척이나 추워보여서 청명이 말하거나 붕어빵 먹을 때 불편하지 않게 목도리 매줌. 그런 백천을 보며 품 안 가득 있는 아직 식지 않아 따끈따끈한 붕어빵 하나 건내주는 청명이. 백천 그런 청명이의 호의에 웃으며 받아가 한 입 먹곤 청명에게 식기 전에 얼른 마저 먹으라고 하는 백천.


어린 신랑 청명이 연말연시 행사 때문에 평소보다 더 화려하지만 단아한 옷을 입은 백천 보고 놀라서는 형제 옷자락 잡곤 슬쩍 뒤에 숨어있는데 그거 본 형제들이 웃으면서 청명이에게 부인의 모습이 어떠하냐고 물으니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 ㅁ..무척 아름답습니다...하곤 창피했는지 어디론가 숨어버림. 백천 그 모습을 보곤 벙찐 채 있다가 웃음이 터져서 결국 저에게 어여쁜 말 해준 제 어린 신랑 찾으러 다님.


테메레르 au 청백 보고싶다. 용 청명이랑 그런 청명의 파트너 백천. 갓 알에서 나온 청명의 눈에 앞에 있던 백천이 간택당한 것도 좋고 이미 오래 살은 청명이, 첫 파트너를 잃고 될대로 되라는 듯 살던 중에 만난 백천인 것도 좋겠다.


청백 그거 보고싶네, 청명이를 향한 마음을 홀로 간직하다가 결국 고백한 백천. 청명이 그 고백을 받아주어서 둘이 커플이 되었지만 주로 백천이 이거 할까? 저거 할까? 여기가 그렇게 좋더라. 하면서 데이트 할 곳이며 뭐며 찾아오고 청명은 그저 그러려니 하고 받음.

간간이 데이트를 위해 외출할 때도 청명이 귀찮다고 그냥 형 집에서 같이 쉬자고 하면 그런 날엔 자기가 최근 너무 나 좋다고 끌고 다녔나 싶고 청명이 나가기 싫다 하니 어쩔 수 없이 자신이 계획한 거 접고 그냥 집에서 둘이 쉼. 스킨십은 백천이 주로 주도하고 사랑한다. 좋아한다는 말은 백천만 하다보니 청명이 그런 백천에게 맞춰주는 것 같은 모습을 많이 띠게 되니까 결국백천이 도저히 안 되겠다고 이래선 자기가 청명을 붙잡아 놓기만 하는 것 같아서 먼저 이별을 고하는데, 청명이 그 이별의 말을 이해하지 못 하는 거.

-그럼 우리 앞으로 어떤 관계야?

-아는 형과 동생 사이지.

-나 그럼 형 집에 못 와?

-지금처럼은 안 되지만 놀러 올 수는 있지.

-그럼 이제 내가 곁에 없으니까 다른 사람 만날 거야?

-글쎄, 지금은 별로 생각이 없지만 아마 만나게 되겠지.

-……그건 싫어.

-왜, 질투나?

-응. 그리고 싫어.

-그건 내가 너에게 제일 익숙한 사람이라서 그런 거야. 시간이 흐르면 또 달라지겠지.

그렇게 청명이가 별 말을 안 하니까 이제 자기 말을 이해했겠지 싶은 백천. 이제 늦었다고 그만 집에 가보라 말하면서 백천이 청명이 배웅을 위해 밖까지 나와주니까 쭉 아무 말 없다가 그제서야 백천이 청명에게 생일 축하한다고 주었던 목도리에 얼굴 푹 파묻은 상태의 청명이가 백천에게 그럼 마지막으로 갖고 싶은 거 없냐는 말에 웃으면서 괜찮다 말하지만갖고 싶은 거 듣기 전까진 갈 생각이 없어보이니까 그럼 꽃 한 송이라 답함. 그 말에 정말 그걸로 괜찮겠냐고 물으니까 고개 끄덕이면서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하는 백천.

청명이 그런 백천을 보며 여기서 잠깐만 기다리라 하고 어디로 뛰어가니까 벙찐 상태로 달려간 청명이 뒷모습 바라보는 백천. 아무래도 밖이라서 좀 춥다.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거칠게 숨을 내쉬면서 한 손엔 장미 한 송이 백천에게 내미는 청명. 백천이 그 꽃을 받으면서 웃으니까 잠시 말을 잃은 청명이 정신차리곤 백천에게 정말 이걸로 되냐고 다시 물으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충분하다고 시들어 죽으면 버릴 수 있으니 괜찮다 말하는 백천.

그렇게 둘이 헤어지고 한 이틀 정도 연락 하나 없어 역시 잘 한 선택이라 생각한 백천이지만 이틀에서 사흘째로 넘어갈때 청명에게 문자가 옴.

[꽃 시들었어?]

[아니.]

이전엔 이런 문자 하나 주고 받은 적이 없어서 의아했던 백천이지만 그냥 자기가 선물로 준 거라 그런가 보다 함. 그걸 하루 내지 이틀 간격으로 몇 번 주고 받고 나니 이제 시들시들해져서 버려야 할 때가 되자 청명에게 이제 다 시들어서 버릴 거라 얘기하니 답장이 없었음. 아, 이대로 끝이구나 하고 백천도 자기 마음을 좀 접을 수 있나 했는데, 다음 날 다른 색의 장미 한 송이를 가지고 찾아온 청명.

백천은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했더니만 청명이 꽃을 주면서 자기는 형이 어떻게 해야 웃을 수 있는지 아는 게 이 방법밖에 없다면서  전해주는데, 그 사이에 새로운 사람 만난게 아니라면 자기랑 다시 만나면 안 되냐고 하는 청명의 말에 자신이 제일 오래 네 곁에 있어서 아직 그 익숙함이 그리워서 헷갈리는 거라고 얘기하는 백천이지만, 청명이 내 마음은 내가 제일 잘 안다고, 혹시 이전에 자신의 행동 때문에 그런 거냐고 앞으로 그럴 일 없다고 앞으로 형이 좋아하는 거 하나하나씩 알려달라고 알아가고 싶다 말하는 청명의 말에 결국 다시 청명을 받아주는 백천.


성인되자마자 운전면허 따고 백천이랑 같이 드라이브하게 된 청명. 백천은 운전면허 딴지 좀 됐고 잘 타고 다니니 청명이랑 드라이브하면서 이것저것 가르켜 줄겸하고 타게됐는데, 초반에는 분명 하하호호 좋았던 것 같았지만 정신차리고 보니 다른 운전자랑 말 싸움하는 청명이를 발견함.

처음엔 좀 차들이 많은 때라 힘드네~ 했는데 이제 슬슬 차는 밀리고 뒤에 차는 쓸데없이 경적 울려대고 아주 하루동안 별 거지 같은 운전자들만난 청명이. 백천은 청명아 네가 참자. 네가 참아주자. 하고서 말리는데 결국 마지막에 만난 운전자가 창문 내리더니 그딴식으로 차 몰 거면 범퍼카나 타라는 소리에 청명이 결국 고삐 풀려서 본인도 창문내리곤 자기 지금 탄 게 범퍼카라서 니 차 뼈대만 남아버릴 때까지 박아버려도 모른다고 나이도 좀 있는데 뒷목 조심하라가고 소리치면서 욕하는 청명이 때문에 골 울리는 백천.


토끼 백천 귀 깨물깨물하는 청명이. 사형제들이 후에 백천한테 귀 안 아프냐고 물으면 익숙해져서 이제 괜찮다고 청명이도 아플정도로 안 깨문다 하는데, 청명이가 본인 귀 깨무는 날 밤에 청명이 꼬리 가지고 핥고 만지고 쓰다듬고 별별 짓을 다 하는 백천.


평소 서로 약속 잡거나 특별한 일 아니면 연락 없던 청백. 어느날 연락 올 일도 없던 백천에게 연락이 와서 침대에 누워있는 상태에서 연락을 받곤 무슨 일이냐고 청명이 물으니 백천이 잠시 말이 없다가 그냥. 보고 싶어서. 이렇게 목소리라도 들으니 충분한 것 같다. 이만 끊으마. 하니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자...잠..잠깐!!! 하고 백천이 전화 끊는 거 막는 청명이. 백천이 왜? 하고 물으니까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형 집에 지금 가도 돼? 하고 물으니 또 잠깐동안 말이 없다가 일 있다 하지 않았어? 괜찮아? 하는 백천. 그 목소리에 고개 세차게 흔들면서 없어없어!! 다 끝냈어. 그러는 형은 다른 일 없어? 없으면 나 지금 형 집으로 간다? 라고 청명이 말 해주니 살짝 웃고는 일 다 끝냈어. 와도 괜찮아. 네가 좋아하는 거 준비해두고 있을게. 라고 말하며 전화 끊는 백천과 오늘 진짜 뭔 날인가 싶은 멍한 상태로 후다닥 씻고 옷 입고 백천 집으로 달려가는 청명이.


아이돌 청명이 몰래 팬싸 응모해서 당첨된 배우 백천. 백천 이런 거 잘 모르지만 그래도 동료랑 팬들이 이런 거 요즘 유행이래요. 이런 거 어때요? 라고 하면서 알려주고 하느라 주워들은 게 있어서 물품 챙겨감.

팬싸 응모 했다는 것도, 당첨됐다는 것도 청명이한테 안 알려주고 그날 너도 일이 있고 나도 일 있으니 서로 일 끝나면 푹 쉬고 휴일에 만나자. 하고 넘긴 상태로 청명이 팬싸에 간 동룡이. 아무래도 남돌이여서 그런지 남팬보단 여팬이 좀 더 압도적인지라 여자들 사이 큰 키와 덩치 그리고 얼굴이 잘난게 ktx타고 가면서 봐도 배우 백천이라서 백천이 어떻게 자기 눈치 채지 못하도록 좀 마스크랑 모자 좀 쓰고 왔다지만 다들 눈치챔. 대신 청명이랑 백천 관계를 아는 이들이 거의 전부이다 보니 쉬쉬하면서 있을 뿐.

그렇게 팬싸 시작 전 청명이가 짧게 와줘서 고맙다~ 라면서 이얘기저얘기 하는데, 순간 청명이랑 눈이 마주친 것 같은 백천. 사람이 많은데 그럴리가. 하고 슬쩍 눈을 피하니까 청명이 살짝 어이없다는 듯 보지만 금방 표정 관리하고 그대로 팬싸 시작함. 백천의 순서는 그렇게 앞번도 아니고 뒷번호 아닌 적당히 중간 정도 됐는데, 그렇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 기다리면서 봄. 생각보다 얘기하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으니 금방 나올수 있겠다 싶었던 백천.

금방 본인 차례가 돼서 청명이랑 마주보면서 얘기하는데, 팬전용 웃음지으면서 하는 말이 어쭈 나한테 말 안 하고 왔네? 여서 좀 식은땀이 흐르긴했지만 하하 웃으면서 서프라이즈. 놀랐지? 하는 백천. 그러면서 자기는 오는 건 처음이라서 잘 모르는데, 요즘 팬싸에서 이런 거 많이 해준다 해서... 하면서 물품을 꺼내주는데 샤랄라 마법요정임. 청명 얼굴 살짝 굳나 싶지만 백천이 장난으로 가져오기도 했고 이것도 팬서비스이니 결국 착용해주는데, 정말 마법으로 샤랄라 뭐든 이뤄주는 요정님이 아니라 네가 그걸 성공 못 하는 이유는 바로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라고 얘기할 것 같은 듬직한 요정님 등장함. 그거 보고 웃음보 터지기 직전에 백천이지만 그래도 웃음소리는 안 내고 미소 짓기만 하면서 언제나 응원하고 있다고 앞으로도 기대하겠다고 하면서 싸인받고 시간 끝난 것 같으니 알아서 움직이려니까 청명이 슬쩍 백천 손 만지고선 오늘 일 다 끝나고 찾아갈 거라고 알아두라 해서 고개 끄덕이며 힘내라고 말하며 시간 끝난 백천. 팬들은 퇴근 길까지 본다 하지만 백천은 굳이 볼 필요를 못느끼다 보니 팬싸 끝나자마자 바로 조용히 금방 집으로 되돌아오게 되는데, 아무래도 청명이 팬싸에 백천왔다는 얘기는 이미 팬싸 안 온 팬들 및 백천 팬들한테도 전부 다 퍼져있는 상태임.

그리고 백천이 청명에게 준 샤랄라 마법요정 세트 입은 청명의 모습도 사진으로 많이 올라왔겠지. 백천은 오늘 일을 하고 온 것도 아니고 누굴 오래 만나고 온 것도 아님에도 기력이 다했는지 졸려서 오늘은 일찍 잘까 싶어서 침대에 금방 누워서 눈을 감는데,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익숙하게 눌리는도어락 소리 뒤로 문 열리고선 조용히 청명이 들어옴. 평소랑 달리 조용하고 어두운 거실을 보며 오늘 그걸로 벌써 힘들었나? 싶어서 겉옷과 모자를 벗곤 조용히 백천 침실로 들어가선 잠들어있는 백천 옆으로 파고드는 청명이.

백천 잠결에 느껴지는 차가운 공기에 살짝 놀라지만 금방 청명이란 걸 깨닫곤 살짝 눈을 뜨면서 돌아왔냐고 수고 많았다 하면서 청명이 머리 쓰다듬고 등 토닥여주는데, 청명이 그런 백천에게 평소 이런 거 관심도 없어하던 사람이 이번엔 뭔 바람이 불어서 그랬냐고 하면서 물으면 그냥, 크리스마스 이브고 하니까... 하면서 잠결에 웅얼거리며 착실히 답해주는 백천과 졸려운데도 자기 질문에 착실히 답해주려하는 백천의 모습이 그저 좋기만 해서 백천 몸 꼬옥 껴안고는 눈 감는 청명이.


청백 2세 운동회 날 종목 참가하는 청명이랑 백천 보고싶다. 대체로 종목들이 달리기와 관계있다보니 속도로 그냥 압도해버리는 청명이랑 백천. 어쩌다 보니 물건 찾기 종목도 있어서 참가하게 된 청명이. 백천은 아이랑 같이 아빠구경 하면서 쉬자~하고 있었는데 청명이가 종이 보더니 망설임 없이 백천과 아이에게 다가와서는 같이 가자. 하곤 둘 다 안아 들곤 결승점까지 달려서 골인함. 가만히 과일 먹고 물 먹고 하다가 안겨서 나오게 된 백천은 어떨결하고 2세는 아빠 힘 짱세다! 하면서 꺄르륵 꺄르륵 엄청 즐거워 함. 청명이 받은 종이는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운 존재 라는 글이 써있었음.


아이돌 청명이 사진 못찍기로 엄청 유명한데, 어느 날 엄청 잘 찍힌 사진 하나 떡하니 올라오더니 그 이후부터도 계속 잘 찍은 사진들만 올라오게 돼서 다들???됨. 그냥 찍어서 올릴 수 있을 정도면 되지 뭐. 하던 청명이가 마치 사진집에 들어갈 것 같은 사진들이 계속 올라오니까 다들 청명이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막 얘기를 함. 그러던 어느 날, 라방 평소에 거의 킬 일도 없던 청명이가 라방까지 키니까 들어가서 보니 혼자서 막 휴대폰 가지고 뭐 조작하고 있음. 그러면서 라방 켜진지도 모르는지 형~ 하면서 부르니까 왜, 또 뭐가 안 돼? 하면서 들려오는 배우 백천 목소리에 바로 아, 이 사람이다!! 청명의 사진을 기깔나게 찍어서  sns에 업로드 하게 해주는 사람!!! 하고 요동치는 채팅창.

어느새 청명이의 부름에 옆에 왔는지 청명이한테서 폰 받아서 확인하려던 백천. 이미 라방 켜졌다고 당황해 하지만 라방 주인보다 먼저 인사 드리게 됐다고 지금 청명이 도와주려고 했던 건데... 하면서 우선 본인 소개 하고 서 바로 청명이에게 폰 넘기고 할 거 하라 함. 청명이 이런 건 또 잘 안 하던 터라 이게 이거 맞아? 하면서 좀 어색해 하지만 그래도 잘 진행해나가다가 중간에 팬들이 백천에 대해서 물으니까 다시 백천 불러서  같이 라방하는 청명이.

백천은 정말 같이 나와도 괜찮은 거냐면서 익숙하게 팬들 반응 살피는데, 채팅창 반응도 괜찮고 하니 그럼 편히 있겠다면서 청명이 라방하는 거 곁에서 같이 하면서 도와줌. 이야기 진행 잘 하고 있던 중에 최근 청명이 sns에 올라오는 사진 얘기 나오니까 그거 자기가 찍어준 거 맞다고 멋있는 얼굴 제대로 못 담아내는 청명이 답답해서 자기가 찍어줬다 말하는 백천이랑 그 옆에서 자기가 찍은 사진이 뭐 어떠냐면서 궁시렁거리는 청명이임.


오래전 검존이 지나가는 말로 머리 길러도 잘 어울릴 거 같다 해서 착실히 머리카락 길은 동룡이. 본인도 찰랑거리는 제머리카락 마음에 들고 검존도 안 그런 척 해도 마음에 들어하는 거 같아서 동룡이 엄청 뿌듯해하면서도 계속 잘 길러야지. 하고서 기르다가 검존이 자긴 어린 애랑 그럴 마음 없다면서 동룡이 마음 못 본 척하고 계속 밀어내니까 그래, 이게 다 무슨 소용이겠어. 검존께서 나 같이 부족함 많은 이를 무엇 좋다고 곁에 있게 하실까.하고 오랫동안 정성들여 길러온 머리카락 확 잘라버리는 동룡이. 처음엔 혼자서 날붙이로 잘라냈는데, 면경 너머로 보이는 눈물 흘리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볼품없어 보여서 헛웃음 지음.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검존이 자신을 받아줄 거라 생각했을까. 하면서 멍하니 바닥에 떨어진 제 머리카락들을 보다가 일정하지 않고 제대로 정돈 안 된 채로 잘린 제 머리카락을 보곤 손재주 있는 사형제에게 제 머리 다듬어달라고 하여 정돈한 동룡이. 

동룡이 머리 다듬어준 사형제도 처음엔 놀라서 차마 건들지 못하고 먼저 말하지 못하였다가 동룡이 괜찮다고 그냥 잘못 잘라버려서 그렇다는 말에 별말 않고 잘 다듬어 줌. 다음날 수련하러 나온 동룡이의 찰랑거리던 머리카락이 댕강 사라져 버려서 작은 소란이 나버렸지만 동룡이 자기 실수라며 얼버무리니 어영부영 넘어감. 그리고 그런 동룡이를 뒤늦게 발견한 검존. 수련하다가 잠시 쉬는 동룡에게 다가와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니 동룡은 그냥 이제 긴 머리가 거추장스러워져 수련할 때 방해되어서 잘라버렸다고 하는 말에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답답해지는 검존.


청백 2세 항상 청명이 아니면 백천 둘 중 한 명이 꼭 아이 곁에 있는데, 둘 다 급한 상황이나 바빠서 곁에 있을 수 없으면 백아가 곁에 있어줬으면. 아무래도 아직 아기라서 힘 조절도 잘 못하고 손길도 섬세하지 못한 터라 백아 콱 잡아 버리거나 거칠게 쓰다듬거나 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렇게 해도 다른 때처럼 키이익!!!!! 하면서 막 할퀴거나 물거나 하지 않고 다 받아주고 얌전히 있어주는 백아. 어휴 그래, 마음대로 해라. 하고 좀 해탈한 상태로 곁에 있어주는 거긴 하지만 그래도 꼬리나 장난감 가져와서 2세 놀아주기도 하고 아이 홀로 기어서 어딜 가려하면 위험하다고 막거나 아님 곁에 졸졸 따라다녀 줌. 청명이랑 백천 둘 다 일 끝나서 돌아오면 피곤했는지 곤히 잠든 2세 품 안에서 눈 감고 있다가 청명이랑 백천 들어오는 소리에 눈 뜨곤 이제야 왔냐는 듯 쳐다보는 백아라서 백천이 고생했다고 육포 주려하면  에헴! 하고 두 발로 서서 가슴 쫙 피고 내밀면서 있으니 그거 보는 청명이만 그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이 정도도 못하면 영물은 무슨 그냥 목도리로 쓰는거지. 하고 있음.


바다 보러 가는 청백 보고싶다. 육지 사람이다 보니 바다는 본 적도 없고 그저 바다같이 넓은 강만 봐온 둘이라서 언젠가 한 번 날 잡고 바다 보러가겠다는 목적으로 여유롭게 유람하는 둘.


황후 청명과 황제 백천으로 청백 좋다. 황위에 관심을 두지 않는 데다 제 주장을 굽히지 않으니 황제에게 밉보인 상태라 대부분 전쟁을 치루러 나가 있던 백천이지만 썩어빠진 곳에서 제일 나은 인간인 백천을 찾아내어 결국 황제에 자리에까지 올린 청명이. 청명은 그렇게 자긴 할 거 다했다고 너도 목 댕강 되고 싶은 거 아님 황제 역할 잘해라. 하고 온천 여행이나 떠나볼까 하던 청명을 붙잡곤 난 관심도 없던 자리에 올린 것이 너이니 너도 함께 해야하지 않겠냐고 자기 책임지라면서 신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긴 이미 황가의 아이 중 한 명으로 자신의 후사를 정해두었고 짐은 황후나 후궁에게서 아리르 볼 생각이 없다며 자기 주장 안 굽혀서 이전 황제랑 척을 지었던 성정은 어디 안 가고 결국엔 청명을 황후의 자리에 책봉한 백천.

청명이만 자기 이제 발 씻고 푹 쉴 생각이었는데, 백천이 저리 나오니 어이없음. 자기가 신하들을 못살게 굴고 향락을 즐기며 세금을 제멋대로 쓰고 패악을 부리면 어떡하여고 이 자리에 앉히냐고 화내는 청명에게 전 황제의 눈에서 벗어나다 못해 거의 죽으라고 늘 전장에 보내는 자신을 이 자리에 앉히기 위해서 이렇게까지 판을 짜고 실행하여 이뤄낸 순간부터 이미 이 나라는 본인 것이 아닌 그대의 것이었다며 원하는대로 하라고 자긴 관여하지 않고 오히려 뭐라할 이들의 목을 떨구고 그대가 원하는 바를 전부 이뤄주겠다고, 황후에게 미쳐 망국으로 만든 황제라고 이름 남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답하는 백천 때문에 순간 말문이 막혀버린 청명이. 자기가 어쩌다 이런 멧돼지 같은 놈을 황제에 앉히려했는지 감도 안 잡힌다고 생각함.

물론 청명도 백천도 서로 말한 대로 그리 할 마음은 없지만 그 정도라도 너를 위해서라면 감수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 말했던 백천은 후에 잠자리에서 자기가 원하는 바는 전부 이뤄주겠다고 하지 않았냐고 백천 위에서 말하는 청명 때문에 본인이 한 말은 좀 후회함.


청백 2세 태어났을 때 처음으로 2세를 안은 청명이가 많이 두려워 해서 웃음 터져버리는 백천. 둘이 아이를 갖게 되었을 때부터도 청명은 본인이 과연 이상적인 부모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함. 자신은 친부모에 대한 애정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하였으니까 자신이 아는 방식의 애정이 과연 아이에게도 괜찮을지 고민한 청명. 

그런 청명을 곁에서 지켜본 백천이 괜찮을 거라고 네가 아무리 성격이 개차반에다가-뭐?- 답도 없고-어쭈?- 가끔씩은 이게 사람이 맞나 싶지만, 그럼에도 난 너를 믿는다. 네가 그간 노력해온 것들을 믿고, 네가 이뤄낸 것들을 믿고, 네가 일구어낸 것들을 믿는다. 그것들을 해내기 위해선 먼저 그에 대한 책임감과 더불어 애정이 필요한 법이지. 만약 그럼에도 네가 너의 애정을 믿지 못하겠다면 너에게 애정을 주었던 이들을 믿어보거라. 기억이 나지 않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모든 인간이 혼자서 멀쩡히 자랄 수는 없어. 아직 약하고 작기만 했을 네가 지금 이곳에 있는 네가 되기 위해서 너를 애정을 담아 키워줬을 그들을 믿거라. 

그런 백천의 말에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는 청명이. 그래서 자기가 이상적인 부모가 되지는 못 할지언정 아이에게만큼은 좋은 부모가 되기로 마음먹었지만 그런 청명의 예상보다도 갓 태어난 아이는 한없이 작디작고 연약하기만 해서 아이를 낳아 지친 백천의 품에 쌓여있는 아이를 제 품으로 가지고 오게 됐을 때 굳어버리는 청명이.

품 안에 근육은 커녕 말랑말랑해서 이게 정말 사람이라고? 이렇게 약하다고? 나 정말 괜찮을까? 내가 잘못 건들면 터져버리는 거 아니야? 하면서 걱정하니까 그런 청명의 마음을 안 건지 아님 안고 있는 자세가 불편한 것인지 또는 둘 다인지 아이가 울려고 하니까 자기 좀 도와달라고 울쌍인 표정으로 쳐다보니 지쳤지만 청명의 행동에 웃음이 나는 백천.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이 아이가 누구의 아이냐고 우리 둘 사이의 아이지 않냐고 걱정말라면서 어떻게 아이를 안아야 아이가 안 불편한지 하나하나 고쳐주니 이제 괜찮아진 것인지 울지 않는 아이를 보곤 밝아진 표정으로 백천을 보는 청명. 아이는 그 사이 잠 들었는지 조용해진 품 안에 아이를 보곤 웃음 지으며 잘 부탁할게 아가. 이상적인 부모는 될 수 없겠지만 너에게만큼은 좋은 부모가 되겠다고 말하는 청명.


갑자기 아무 미련 없이 헤어지는 청백 보고 싶지. 서로 불화가 있던 것도 아니고 싫어진 것도 아니고 권태기인 것도 아니지만 그냥 문득 어느 날에 같이 바다 보러 갈까? 하고 갔다 오고서 서로 이별을 준비하고 헤어지는 거.

헤어지고 나서 힘들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그리 힘들지도, 슬프지도 않아서 그저 평소와 같이 행동하는 청명과 백천이지만 함께 했던 시간이 그리 짧지 않았기에 본인 입맛과 상대 입맛에 맞춘 커피를 각각 한 잔씩 타와서 마시다가 남아서 식어버린 커피 한 잔을 보곤 아.. 하고 한 입 마시지만 정말 제 입맛과는 맞지 않아서 결국엔 다 먹지도 못하고 싱크대에 남은 커피를 버리거나 밥을 할 때 한 끼 식사면 될 것을 2인분으로 만들어버려서 냉장실에 보관하게 되고, 길가를 걷다가 상대가 관심 가지던 물건이나 갖고 있던 물건에 저절로 시선이 가서 그럴 때마다 말로 할 수 없을 느낌을 받는 둘.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사귀기에는 굳이?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터라 지금 이런 행동이 나타나는 것이 자신과 그의 일상 중 한 조각이었기에 그 익숙함에 어쩔 수 없이 몸이 먼저 반응하는 하고 감정이 먼저 나타나는 것이라 생각함. 시간이 흘러 후에 갑작스럽게 둘이서만 만나게 된다면 그때에는 분명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며 지금은 그저 넘기는 둘.


구화산 청명의 사숙 백천, 자주 협행을 나가느라 화산에 오래 머물러있던 적이 별로 없어서 청명과 만남이 자주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만날 때마다 웃어주며 잘 대해주고 먼저 차를 마시지 않겠냐고 맛난 다과가 있다며 백천이 늘 권유해주니까 처음엔 평소 잘 보지도 못했던 사람이 그리 권하니까 좀 싫어서 고개 절래절래 거리곤 했지만 만날 때마다 거절당함에도 계속 권유해오는 백천의 모습에 괜찮을까..? 하고 따라가서 같이 다과먹음. 

그 후 같이 다과를 즐길 때면 처음엔 마주보고 앉아서 예를 지켜서 먹었지만 점점 같이 다과를 즐기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백천이 청명을 무릎에 앉혀두고 두런두런 수련 외의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던가 화산 밖에 거의 나갈 일이 없는 어린 청명을 위해 흥미로운 얘기들을 청명에게 들려주거나 오늘은 이게 더 맛나더구나. 하면서 입에 당과를 물려주거나 입가에 부스러기가 묻으면 닦아주는 백천. 어린 청명의 눈엔 그런 백천의 모습이 너무 좋고 영민하여 평소에도 누가 자길 싫어하고 좋아하는지 전부 알고 있던 청명은 백천이 자신을 엄청 좋아한다는 사실을 금방 눈치챔. 그렇기에 더더욱 백천이 화산에 있는 날이거나 수련도 뭣도 할 일이 없는 날에는 굳이 제 스승님이 아니라 백천에게 자기 수련하는 거 봐달라고 조르거나 하던 청명이. 다른 이의 제자를 함부로 가르키는 것은 그 스승을 무시하게되는 무례한 행동이니 수련과 관련해서는 전부 거절함. 어차피 이미 누가 봐주지 않아도 청명의 실력이 뛰어남을 아는 백천이지만 그래도 청명이가 자기 할 것 다하고 왔다고 같이 놀자 하면 잘 했다고 받아주는 백천임.

청명이 다 자라서까지도 서로 할 일 없을 때 만나게 되면 당과 먹을테냐? 하면서 자신은 달달한 것을 그리 먹지 않음에도 청명이 좋아하니까 빙당이나 당과를 늘 준비해두는 백천. 이제는 청명의 몸이 커서 더이상 제 무릎에 앉혀두지는 못하지만 어찌 그리도 맛나게 먹는지 입가에 묻은 부스러기는 어릴 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묻히고 먹으니 그거라도 대신 닦아주는 백천.


어린 청명이에게 화관 만들어 주는 백천. 청명은 처음에 제 머리 위로 떨어진 화관을 보고 이거 뭐냐고 하면서 실수로 망가트릴뻔 한 거 백천이 워워, 진정하거라. 저잣거리 아해들끼리 만들어보길래 자기도 한 번 만들었다고 청명이 진정시키려고 손바닥 눈앞에 내밀고 있으니 손끝에 풀물이 들어 초록빛이 도는 걸 발견한 청명이. 백천이 마음에 안 들면 가져가마. 하면서 가져가려하면 싫어! 외치곤 제 머리 위에 다시 씌우곤 못가져가게 양손으로 꼬옥 잡고 있음. 그러고는 힘겹게(?) 만든 것 같으니 모양이 좀 이상해도 자기가 가지겠다고 말하는 청명이. 그럼 그런 청명의 모습을 보고 웃으며 잘 간직해달라고 그래도 망가지면 언제든 다시 만들어줄 수 있다고 하는 백천. 그러고나서 화관 제 머리에 올리곤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이거 백천 사숙이 만들어줬다고 자랑하고 다님. 그러다가 아무래도 꽃 줄기를 따서 만든 것이다 보니 금방 시들어 버려서 좀 우울해지는 듯하면 새로 하나 만들어 주는 백천. 청명 안 그런척 하면서 엄청 좋아함. 그리고 나날히 화관 만드는 솜씨가 늘어나는 백천.

후에 청명이 화관을 받은 답례로 꽃반지 만들어서 백천에게 선물하는데, 아무래도 어린 아이의 손으로 짐작해서 만들다 보니 백천 손가락에 비해 한없이 작은 꽃반지에 좀 침울해지는 청명. 그래도 예쁘게 잘 만들었다고 어찌저찌 새끼손가락에 꽃반지 간신히 끼어넣고 보여줌.


항상 검존 뒤를 따라다니던 동룡이, 이 짓도 몇 번이면 힘들어서 때려칠 텐데 싶던 검존도 동룡이가 끈질기게 자기 뒤를 그리 졸졸 쫓아오니 몇 번 받아주게 됨. 그런 동룡이에게 주변인들이 검존 너무하지 않냐, 너무 힘든 거 아니냐고 묻는 걸 어쩌다 듣게 된 검존.

동룡이 그 말에 하하 웃으면서 힘들다고 말하니까 검존 속으로 그럼 안 쫓아오면 될 걸 저 놈은 왜 그리도 쫓아오나 싶은데, 동룡이가 그 뒤에 그래도 검존께서 근래엔 자길 봐주시는 거 같다고 그래서 기쁘다면서 얼굴은 붉게 물들이고 목소리엔 정말 기뻐하는 이의 목소리마냥 들떠있고 웃음끼를 가득 머금은 채 말하니까 그 모습을 보고 뭔가에 한 대 부딪힌 느낌이 들어서 제 가슴께 란 번 더듬어 봄. 뭘 맞은 것도 아닌데 왜 뭐에 한 대 맞은 거 같지? 저 놈이 음공을 쓸 수 있을 리가 없을 텐데. 하면서 저 멀리 주변인들과 웃으며 대화하는 걸 멍하니 바라보는 검존.


모든 사람들을 평등하게 다정히 대하는 터라 항상 이별 사유가 넌 나를 포함한 모두에게 똑같이 다정하잖아. 인 백천. 백천은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막는 타입이지만 본인은 자기가 모두에게 평등하게 다정한 지를 몰라서 항상 연인과 헤어지고 나면 청명이 불러서 술 먹으면서 한탄함. 술 먹고 취해서는 청명아... 내가 그렇게 모두에게 똑같이 대하니? 난 정말로 모르겠다... 하고 술주정 시작하면 이 양반 또 시작이네. 하면서 승질 내지만 그래도 말 다 들어주는 청명임.

청명은 항상 연인이랑 헤어졌다 하면 자기 불러내서 술먹는 백천을 보면 신기함.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막으면서 왜 헤어졌을 때만 이럴까. 어차피 신경도 안 쓰면서. 하면서 받아주다가 이제 애인 만들지 말까... 하는 백천에게 반사적으로 형, 그럼 나랑 해볼래? 하는 청명이임. 백천 술이 좀 들어가서 알딸딸하게 취기가 올라왔다 보니까 웃으면서 그것도 좋겠다고 마치 농담들은 것마냥 말하지만 청명이는 그럼 내일부터 나랑 사귀는 거다? 하면서 결국 백천에게 대답을 받아내곤 다음날 백천 혼자 일어나선 내가 술먹고 뭔 망발을 내뱉었나 이불킥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으로 시작하는 청백 보고싶네.


알음알음 인기있는 무당집 박수인 청명과 그 무당집에 끌려온 검사 백천 보고싶다.

무당과는 아무 관련 1도 없이 살아온 검사 백천. 그런 백천이 무당집에 끌려온 것은 바로 친한 검사 때문인데, 사실 백천의 평소 행실이 무당집에 이 사람 신기 있는 거 같은 데 신내림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끌려오게 된 계기임. 

평소에는 문제 없는데, 꼭 폐가나 사건 현장, 아님 간간이 길거리에서 멍하니 한 곳을 보고 있다던다 허공에 손 휘휘 흔들어 무언갈 쫓는 행위를 하다보니 의심이 쌓여가던 중에 밤늦은 시간에 백천 홀로 남아선 혼잣말하는 걸 친한 검사가 발견하게 되면서 평소에 혹시..? 하던게 진짜였어!!!! 하면서 이렇게 되어버린 거. 백천은 오는 내내 아니 자기는 괜찮다고 자기도 뭐 살다보면 헛것도 보고 혼잣말 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얘기했지만 친한 검사는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여기 정말 용하다고 소문났다고 한 번 받아보라고 끌고 온 거.

백천은 그런 친한 검사의 말에 차마 뭐라 반박할 수 없었음. 왜냐하면 귀신을 보는 것은 맞기 때문. 그리고 그 귀신들을 없애기도 하는데, 거기에다가 화산의 제자로 살아온 전생의 기억까지 갖고 있었음. 근데 이걸 친한 검사에겐 말할 수 없었음. 이걸 누가 믿기나 하겠어. 사실 자기는 화산이랑 도문의 제자로 도사였는데, 그 때의 업이든 덕이든 뭐든 쌓여서 지금 후세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라고 말하는 순간 자기가 지금까지 쌓아온 커리어는 커녕 상담을 받으며 병원 신세나 지겠지. 그래서 백천은 차마 말하지도 못 하고 결국엔 무당집에 끌려온 거.

그리고 그런 백천 앞에 무릎 한쪽 세워 앉은 채 백천 올려다 보는 상태로 마주하게된 청명이. 백천은 청명을 보는 순간 기겁했음. 하마터면 육성으로 여기서 뭐하고 있냐고 물을 뻔 했지. 하지만 백천은 그 질문을 조용히 꾹꾹 눌러내리곤 청명의 맞은 편에 앉았음. 그리고 친한 검사가 뭐라 얘기하든 허탈한 상태로 힐끔힐끔 청명을 보았지.

이야기가 끝나자 청명은 백천과 같이 온 검사를 장군님께서 둘이 있는 거 아님 답을 안 주시겠다 하니 밖으로 나가서 기다리든 가든 하라면서 내보냈음. 단 둘만이 남은 방 안은 침묵이 내려 앉았음. 그저 친한 검사가 밖으로 나가는 발걸음 소리와 직원과 대화하는 목소리가 아주 희미하게 들려오다가 어느정도 멀어졌는지 사라졌음.

백천은 조용히 제 무릎 위에 올려진 자신의 두 손을 바라보고만 있었음. 도대체 여기서 무얼하는지 왜 무당인지 묻고 싶었지만 청명이 저처럼 전생의 기억을 갖고 있을 거란 확신이 없으니 먼저 말을 걸지 못했음. 그때 청명이 먼저 말했음. 사숙? 아니, 그 호칭은 여기선 안 쓰니까 동룡이라 해야하나? 백천은 그 말에 허, 웃으면서 성인되면서 개명해서 진백천이다. 하고 답해주었음. 그리고나서 어쩌다 여기에 끌려오게 됐는지, 어쩌다 이 일을 하게 됐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좀 얘기하고 한대 쥐어박아지기도 하면서 둘이서 짧은 회포를 풀었는데, 결과적으로 청명의 무당 일을 돕게 된 백천임. 

사실 청명은 무당 일도 무당 일이지만 무당 일은 본업인 퇴마쪽이 좀 널널해지면 비는 시간 대 할 거 없다고 취미처럼 하는 일인데, 마침 슬슬 퇴마 일로 바빠질 타이밍에 제 발로 걸어들어와 준 백천을 본인 퇴마 일에 끌고 다니게 되는 걸로 청백. 물론 백천도 본업이 본업인지라 항상은 아니고 주말같이 시간 빌 때 끌고 다님.

이후에 백천과 청명의 전생에 대해 갖고 있는 기억 차이도 있으니 그 차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라던가 퇴마 일 하다가 위험에도 처하고 청명이랑 백천 둘이 파트너 마냥 붙어도 다니기도 하고 퇴마를 하긴 하는데 중간중간 데이트도 겸해서 하는 낭만 제로 퇴마 데이트도 했으면 좋겠네.


어린 청명이가 백천 좋다고 볼 뽀뽀하려 할 때마다 하하 웃으면서 귀여워 해주던 백천. 청명이 좀 자라고 나서 백천 좋다고 뽀뽀하려 하면 이제 좋아하는 사람한테만 해야지. 라면서 거부하는데, 그렇게 청명이 성인되어서 까지도 키스는 커녕 연애조차 안 한 상태로 백천만 봄.


양음인 청백으로 양인 청명이랑 평인 백천으로 서로 오랫동안 형질 때문에 삽질하다가 힘겹게 이어지나 싶어하던 중에 사파 때려 잡아서 구해준 양민이 청명의 운명의 짝이여서 그로부터 다시 시작되는 깊은 삽질 보고싶다.


어린 동룡이 손 짧고 아직 자기 맘대로 머리카락 못 묶으니까 검존이 대신 묶어주는 거 보고싶다. 처음엔 괜찮습니다! 하면서 그냥 머리 풀고 수련하다가 머리카락이 너무 길어지니 결국 시야를 가리고 바람이라도 불었다 치면 머리카락이 이리저리 휘날리고 누구랑 머리채 잡고 싸운 것 마냥 부스스해지니까 결국 마루에 앉아서 장문인 몰래 술마시는 검존한테 끈 하나 들고가서 해주실 수 있냐고 하면 검존 실실 웃으면서 저번엔 괜찮다더니 이젠 안 괜찮은 거냐고 동룡이 놀림. 동룡이 얼굴 벌게져서는 에잇 됐다고 그냥 다른 사형제나 사숙들 한테 부탁해보겠다고 하면서 가려하면 어허잇!! 됐다 내가 해주마. 하면서 자기 무릎 사이에 앉혀서 해주는데 자기 머리카락 올리는 건 익숙하지만 남의 머리 올리는 건 처음이라서 동룡이 눈 찢어지게 아주 꽉 묶어버림. 동룡이 머리카락이 땡겨지다 보니 아프지만 그래도 검존이 해줘서 감사합니다! 하고 수련하러 감. 그런 동룡이 뒷모습 보고선 다음에 묶을 땐 좀 널널하게 묶어야겠다 생각하는 검존.

그 후부터 검존이 자주 동룡이 머리 묶어주는데, 이제 동룡이 자라서 본인이 할 수 있다고 안 해줘도 괜찮다하면 이제 귀찮게 안 해서 다행이다라고는 하지만 혼자서 술마시고 친우랑 대작할 때마다 동룡이가 너무 자랐다고 옛날엔 머리에 손도 안 닿던 애가 이젠 손 닿는다고 자기가 묶어주는 거 거절한다고 주절주절 거림.


아이돌 청명과 배우 백천 청백으로 둘이 비밀 연애 중에 갑자기 본인 스캔들 기사 나서 빡치는 청명이. 스캔들 사진이라며 올라온 것도 자기 그룹 애들도 옆에 있던 거 잘라내고 짜집기 하고 올린 거라서 더 어이없음. 근데 그걸 소속사에서 확인이 늦어서  본인이 확인하게 돼서 더 화 나는 청명이.

소속사에 바로 전화 걸어서 이딴 기사 올라오는 거 이 판에서 어쩌다 한 번 생기는 일도 아니여서 이해는 가지만 제대로 관리 안 하냐고 이 기사를 내가 확인하고 나서 전화까지 걸어서야 기사 내리게 만드냐고 승질 왕창 냄. 그리고 소속사측에 바로 입장문 내라고 하는 청명이. 마음 같아선 자기 누구랑 비교해도 지지 않을 정도로 얼굴도 몸도 돈도 모든 게 잘난 사람이랑 연애 중이라고 만천하에 알리고 싶지만 그걸 알고 있는 소속사 측도 백천도 청명아 너 아이돌이야;;; 하고 말려서 꾹 참고 있을 뿐임.

그렇게 정정 기사 내고서 백천 있는 집으로 가는 내내 백천에게 문자 하나 전화 하나 오지 않아서 걱정스럽지만 그래도 백천도 오늘 일있었던 터라 차마 먼저 연락은 못함. 그래도 문자 하나라도 보내놓을까하고 문자 쓰고 지우다 결국 고민만 하다가 어느새 집 도착함. 문 열고 들어가니까 밝은 거실에 백천이 돌아왔음을 깨닫곤 다급히 들어옴. 평소라면 백천 본인이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 프로그램이나 청명이가 어디 음방이나 프로그램 참여한 거 있음 그런 거 틀어놓고 있는데 텔레비전 꺼져있으니 더더욱 불안함. 다급히 들어와서는 거실에 백천이 없는 걸 확인하고는 바로 침실로 들어감. 침실에 들어가서 보니 둥글게 산 하나가 생겨있으니 그 산에 천천히 다가가면서 형... 하고 부르니까 살짝 움직이다 마는 모양에 다급히 그 둥근 산을 꼬옥 껴안는 청명이. 이불 안에서 백천이 청명을 살짝씩 밀어내지만 청명은 고작 그정도 힘에 밀릴 사람이 아니라서 백천이 밀어내면 밀어낼 수록 그런 백천을 더 세게 안아줌. 미안해, 내 불찰이야.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그 옆에 있는 애들 다 잘라내서 그딴식으로 기사낼줄 몰랐어. 라고 말하는데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빡치는 청명임. 누가 다른 사람이랑 단체로 있는 사진을 잘라내서 둘만 있는 사진으로 만들어낼줄 알았겠냐고. 역시 그 가십기사 낸 기자를 잡아족치던가 해야했음. 청명이 그리 생각에 빠져있는 걸 눈치챈 백천이 얼굴은 보여주지도 않은 채, 이해해 청명아. 이해하고 있어. 나도 그 나이땐 그런 기사 많이 나오기도 했고... 하면서 말하는 데 백천이 그런 말을 하게 만들었다는 게 마음에 안드는 청명임. 결국 백천 입에서 물기어린 목소리로 그런데,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네 기사로 뜨니까 마음이 엄청 흔들리더라? 하면서 작위적으로 웃으니까 자기 기사로 그런 거지 같은 기사 보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청명이. 그 상태로 얘기 주고받다가 결국 마지막엔 백천 행복한 김밥 해주는 청명이임. 이불 밖으로 얼굴 내민 백천 눈가가 붉으스름하고 코가 막혔는지 코맹맹이 소리가 나니까 은근히 놀리면서도 따뜻한 코코아와 달달한 과자들 먹여주면서 사랑한다고 좋아한다고 얘기 해주면서 키스해주는 청명이.


현패 백천 운동 안 하고 맨날 앉아서 일하다 보니 어느새 근육이 빠져서 말랑말랑 해지니까 청명이랑 같이 쇼파에 앉아서 쉴때 백천 배 주물주물 거리는 청명이. 뭐 그렇다고 살이 아주 많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나마 운동 좀 하고 전생엔 그녕 수련 안 하면 죽으니까 그때 마냥 근육이 꽉 잡혀있는 

것도 아니고 살이 좀 잡힐 정도로 말랑말랑하게 만지기 좋을 정도로 있으니 둘이 붙어 있으면 청명 본인도 모르게 버릇처럼 백천 배 조물조물 하고 있음. 처음엔 얘가 왜이러나 싶던 백천도 청명이 자주 이러고 그냥 하나의 일상처럼 되니까 살빼라고 꼽주나? 싶어서 간단히 운동하고 식단하니까 이전에 근육 키웠던 거 몸이 안 잊었다는 듯 근육이 금방 생겨버림. 처음엔 항상 의자에 앉아서 일만하는 백천이 이제 좀 운동 한다고 좋아하던 청명도 날이 가면 갈수록 배 조물조물 거리던 좋은 촉감이 사라지니까 불만 가득하다가 결국 그럴 거면 복근 그만하고 가슴하라고 승질내고는 백천 가슴 운동 시킴. 결국 청명만 좋아하고 백천은 죽어나감.


청백 첫날밤에 돌산 도사라고 아는 게 그리 없으니 같이 방에서 경건히 있다가 춘화로 공부하는 둘. 청명이야 뭐 알음알음 매검때 포함 이 얘기 저 얘기 듣기는 했지만 실전은 처음이고 본인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던 터라 이 어린 것이랑 한 이불에서 춘화 본다는 것에서 좀 그나마 남았던 양심이 쿡쿡 찔리긴하는데, 뭔가 이 상황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어 감. 청명이 중간중간 백천을 살피는데 백천은 그런 청명을 눈치채지 못하고 그간 이런 게 있다고 듣기만 했지 한 번도 볼 생각조차 못했어서 처음 보는 춘화 속 그림에 아니 이게 가능하다고? 자신이 정말 청명과 이런 걸 하는 거냐고 잔뜩 긴장해선 시선도 막 이곳저곳 흔들리고 청명이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흠칫하고 놀라는 백천.

그런 백천의 모습을 즐기다가 춘화를 거의 다 봐서 덮을 즈음에 백천에게 몸 가까이 밀착시키곤 백천 얼굴 쳐다보면서 이제 다 배운 것 같은데 실전으로 해야하지 않겠냐고 말하면서 자기 얼굴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엄청 붉어져서는 눈을 하염없이 밑으로 내리깔아 시선을 애써 피하는 백천의 모습에 백천의 시선이 떨어지는 아래에서 입 맞추는 청명.


아, 청백 그거 보고 싶다. 연인사이였을 때 기억까지만 남아있는 청명과 이별 후의 기억까지 남아있는 백천. 그래서 백천은 자신의 기억을 떠올린 후 청명을 굳이 찾으려하지 않았는데, 청명의 기억 속에선 자신과 백천이 연인이었고 윤회를 믿지 않는 우리에게도 다음 생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때에도 만나자는 약속까지 기억하고 있으니 그 때 한 말을 지키기 위해서 백천을 찾으려 돌아다닌 청명. 그리고 결국엔 만나게 된 둘.


용 청명이 밑에서 용 될려고 수련하는 이무기 백천 보고 싶다. 비슷한 결로 산군 청명이 밑에서 영물 될려고 수련하는 토끼 백천도 좋아.

누군가 이무기를 보고 뱀이라 하면 안 되기 때문에 용 청명이랑 이무기 백천이 어디 다닐 때마다 항상 청명이가 백천을 품에 꼭꼭 숨겨놔서 누가 보지 못하게 했으면.


여청백 좋다. 여청명 안으면 백천 품이 많이 남을 정도에 둘이 키 차이도 꽤 많이 나는 편인데, 여청명 밑에서 언제나 얼굴 붉어지는 백천임. 둘이 연인이라는 사실은 금방 퍼지기 마련이라 주변 사람들 백천한테 젊은 애라도 적당히 하십쇼 사형/사숙 소리 듣는데 백천 차마 자기가 밑이라고 말도 못하고 그러마... 라고밖에 답 못함. 시간이 꽤 흐르고서 주변 사람들 아이 생각 없냐 물으면 백천은 말 못하고 있을 때 청명이 아이? 생각 없다긴 보단 못 낳지? 소리에 아니 달거리도 하는 애가 왜 못 낳아? 하면서 혹시 백천쪽이 문제인건가 하는데 그때 청명이가 아니, 남자는 애 못 낳잖아? 해서 한순간에 찾아온 정적과 백천은 청명 입을 제때 못 막아서 밤사정 까발려지는 탓에 얼굴 벌게져서는 자리에서 도망치니까 여청명만 이게 뭔일이야 싶음.


구화산 이대제자 청명이랑 진가네 숨겨둔 막내딸 동룡이가 저잣거리에서 만나서 운명적인 사랑을 하게되는 흔한 스토리의 청여백 보고싶다.

동룡이는 평소 바깥에 나갈 수 없던 입장인지라 저 담장 바깥을 꿈꾸던 아가씨인데, 하루 날 잡아서 집안 사람들이 많이 자리를 비우는 날 자신의 유모를 따돌려서 혼자서는 처음으로 저잣거리에 나가게 됨. 모든 게 신기한 동룡이. 몇 번 유모나 가족들과 함께 나온 적이 있긴했지만 그럴땐 늘 얼굴을 가려야 한다는 이유로 늘 멱리를 쓰고 다녔던 탓에 시야를 가려서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 쉽상이었음. 그런데 멱리 같은 천이 제 앞을 가릴 일도, 자신이 원하는 곳에 간다고 말릴 이도 없이 자유가 된 동룡이는 그저 이 상황이 신기하고 좋았음. 그리고 들켜서 다시 집안에 끌려가기 전에 즐길 생각뿐이었지. 동룡은 자신이 아는 사람이 길거리에 있는지 슬쩍슬쩍 확인하면서도 평소 잘 먹어보지 못한 길거리 음식을 하나 먹으면서 길을 걷다 보니 앞을 보지 못하고 누군가와 부딪히게 됨. 그 충격으로 손에 들고 있던 먹다 남은 당과는 땅으로 떨어졌고 상대도 병 하나를 떨어트렸음. 뭐야? 라는 날카로운 목소리에 저절로 고개를 들어 상대를 확인한 동룡이는 말로만 듣던 야차가 제 앞에 있는 줄로 알았지. 찡그린 표정이며 성격이 참 더러워 보이는 게 잘못걸린 것 같아서 동룡은 바로 사과를 전했음. 그러면서 자신이 새로 하나 사주겠다 했지. 상대는 살짝 놀란 듯했지만 얼른 이 상황을 원만하게 끝내고 싶던 동룡의 눈에는 그게 보이지 않았음. 상대는 쿨하게 동룡의 말에 끄덕였고 동룡 역시 그럼 얼른 사러 가자하고 상대에게 앞장 서라 했음. 상대는 별말 없이 앞장 섰고 동룡은 그 뒤를 쫓아갔음.

처음엔 발걸음이 빠르던 상대였지만 중간중간 동룡이 좀 더 속도를 내 따라잡으려 할 때마다 점점 상대의 걷는 속도가 느려졌고 객잔에 도착했을 즈음엔 서로 나란히 서서 걷고 있었음. 둘이 객잔 안으로 들어서니 점소이는 동룡이 곁에선 사람에게 아이고 도사님, 방금 전에 사가셨으면서 또 오셨습니까? 하고 익숙하게 물었고 상대는 별말 없이 끄덕이며 자리나 하나 달라고 했음. 그렇게 자리에 착석한 둘. 상대는 익숙하게 앉아선 술 하나와 다른 음식도 시키려했음. 동룡은 돈을 그렇게 많이 안 가지고 나왔던 터라 당황하며 상대의 손목을 잡았음. 저 그렇게 돈 없어요. 그리고 술만 사드리기로 한 겁니다. 하고 말하니 상대는 픽 웃으면서 자기 돈으로 낼 거라며 마저 시켰음. 진동룡은 영 못 믿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상대를 보았고 상대는 맘대로 보라는 듯 편히 앉아있었음. 그 상태로 얼마나 있었을까 점소이는 빠르게 상 위로 술과 잔, 음식들을 내오기 시작했음. 상대는 나온 음식들과 술을 먹기 시작했고 동룡은 아무 말 없이 그걸 그저 보기만 했음. 먹을 이유도 없고 자기 돈으로 계산 할 거라는 상대가 먹으라 권유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상대가 맛있게 먹기도 하고 본인도 아침부터 나와서 먹은 거라고 당과 몇 개뿐이니 배고팠음. 바깥에 나가지 못하고 자유롭지 못할 뿐이지 집안에서는 그래도 제때 밥을 챙겨먹던 동룡에겐 좀 곤욕이었음.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 앞인데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지도 모를 일이니까. 그런 동룡을 눈치 챈 상대가 홀로 독작을 하며 음식을 먹다 말고 동룡에게 먹으라 권했음. 동룡은 거절을 하려했지만 결국은 작게 꼬르륵 소리가 난 배 때문에 거절도 무용지물이 되었음. 동룡은 한순간에 붉어진 얼굴을 숙이며 고맙다고 말 하며 앞에 놓인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음. 항상 집안에서 한 음식만 먹어보던 동룡에게 객잔 음식은 정말 맛있었음. 어느순간 제 앞에 접시를 가져다 준 점소이 덕에 동룡이는 더욱 맛있게 음식들을 먹었음. 그렇게 다 먹고 나서 객잔을 나오기 전에 동룡은 품에서 주머니를 꺼내어 계산하려 했지만 점소이는 이미 도사님께서 계산해서 안 해도 된다고 했지. 동룡은 놀라 나오며 객잔 앞에 있는 이에게 술값이라도 자신이 계산할 수 있었다고 원래 자기가 계산했어야 하는 값이었다며 말을 쏟아내니 상대는 뭘 그런거 가지고 흥분하냐며 동룡의 말에 귀나 파고 있었음. 동룡은 이럴 수는 없다면서 빚 지고 못 산다고 말하더니 상대의 팔을 잡곤 저잣거리를 나아갔음. 동룡이 그렇게 간 곳은 아까 떨어트린 빙과를 산 매대였음. 주인은 그런 동룡을 반기며 무얼 샀거냐고 물었고 동룡은 아까 먹으려다 떨어트린 종류의 빙과와 나중에 먹어야겠다 생각했던 종류의 빙과를 샀음. 동룡은 그렇게 빙과를 사곤 종이 봉투 안에 든 빙과 몇 개를 손에 쥐곤 나머지가 든 봉투는 상대 품 안에 안겨줬음. 이걸로 우선 술값는 퉁치는 걸로 해요. 동룡은 아까와 달리 의기양양하게 말했음. 그 모습이 아이와 같아 상대는 픽 웃었음. 그러곤 우선 알겠다고 함. 동룡은 이제 제 할 일도 끝났겠다 그럼 이만 가겠다고 말하며 몸을 돌리려 하니 상대가 동룡의 팔을 잡아 세웠음. 동룡은 뭐냐고 물었고 상대는 소저는 바깥에 잘 안 나온 잘 사는 집 소저 같으니 자신이 데려다 주겠다 말했음. 동룡은 그 말에 찔렸지만 괜히 무시당하는 기분에 아니라고 자기가 알아서 갈 수 있다고 말했지만 상대에게 그 말은 먹히지 않았고 결국 동룡은 오늘 처음 보는 사람의 보호를 받으며 집으로 돌아가게 됐음. 둘은 처음에 돌아가는 길에 말이 없었음. 하지만 동룡은 슬쩍 상대를 보았고 아까 점소이가 하던 말이 떠올랐음. 도사님. 도사라면 어느 문파에 속해 있다는 얘기였고 자신의 집안이 속한 종남에서는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니 다른 문파 사람이겠거니 하곤 동룡이 물었음. 혹, 어느 문파의 도사님이십니까? 상대는 그런 동룡을 흘끗 보다가 다시 정면을 보곤 화산파라 했지. 화산파. 동룡은 곧 화산파가 제 아버지께서 늘 욕을 하던 그 문파였던 것을 깨달았음. 그곳은 어떠합니까? 동룡은 궁금했음. 담장 밖의 세상이 궁금했고 늘 아버지 입에서 욕설을 나오게 하는 화산파가 궁금했음. 상대는 그 말에 살짝 미소를 띠고는 좋은 곳이라 말해주었음. 화산은 산세가 험하고 험준하여 사람이 쉬이 찾아오긴 힘드나 올라와 보면 좋은 곳이라 했지. 동룡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음. 그러곤 속으로 한 번 즈음은 그곳에 가보아도 좋겠다고 생각함. 그렇게 사소한 얘기를 나누며 얼마나 걸었을까 동룡과 상대는 요 앞이 시끌벅적 하다는 걸 눈치 챘음. 동룡은 아차 싶은 마음에 상대를 끌고 골목길에 숨어 앞을 보았음. 제 가문 사람 몇 명이 나와 다급히 말을 주고 받는 것이 보였음. 잘 들리지는 않았으나 아가씨가! 라는 말만큼은 귀에 잘 들려왔시에 동룡은 제 얼굴을 쓸어내렸음. 역시나 들킨게 분명했기에 동룡은 조용히 제 옆에 있어주는 이에게 말했음. 여기서부턴 저 혼자가도 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데려다 주어서 감사합니다, 도사님. 둘은 서로의 이름을 여즉 주고받지 않았기에 상대의 이름을 알지 못하던 동룡은 상대를 그저 도사라 칭했음. 상대는 그 말에 딱히 별말을 안 한 걸 보면 신경조차 안 쓰는 것 같았지. 동룡은 그리 말하곤 골목에서 나가려할 때, 상대가 동룡의 팔을 잡았음. 그러곤 돌아가도 괜찮겠냐고 그리 물었음. 동룡은 괜찮지 않았지만 괜찮다고 답했음. 가족들이 그곳에 존재하니까. 상대는 그런 동룡을 보곤 고개를 끄덕였음. 그리곤 다시 가려는 동룡에게 그럼 연통하여도 괜찮겠냐 물었고 동룡은 자신이 받지 못할 수도 있고 가족들이 알면 큰 일이 난다며 고개를 저었음. 하지만 상대는 동룡의 말에 괜찮다고 자기가 해결할 수 있다며 내일 해시 즈음에 창가를 봐달라 얘기를 했음. 동룡은 그 말에 고민을 하다 결국 고개를 끄덕이곤 정말 이제 끝이라는 듯 골목을 나와 달려갔음. 몇 시진 동안이나 사라졌던 아가씨를 드디어 발견한 하인들은 급히 동룡을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갔음.

동룡은 그렇게 제멋대로. 그것도 멱리와 동행인 하나 없이 바깥에 나갔다왔단 이유로 하루 금식과 나흘의 근신처분을 받았음. 동룡은 제 침상에 누워선 어차피 담장밖으로 나가지도 못하는 것 자체가 근신이 아닌가 싶었음. 그저 그게 담장까지에서 제 방 안으로 축소가 됐을 뿐이었지. 동룡은 그렇게 하루 종일 밥도 먹지 못하고 침상에 누워 뒹굴거리거나 책을 읽고 하기 싫은 자수를 두었음. 그러고나니 벌써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져 어느새 유모가 둔 촛불만이 동룡의 방안을 환히 채우고 있었음. 동룡은 잠시 바람이 쐬고 싶어 조용히 창을 열었고 그 순간 새 한 마리가 창가에 앉았음. 동룡은 무엇인가 하고 보니 한쪽 발에 편지 하나가 묶여져 있기에 그것이 전서구라는 걸 깨달았음. 평소 자신에게 이런 게 올 일이 없음을 아는 동룡은 이 전서구가 자신에게 왜 왔을까 생각을 했음. 아버지나 다른 형제에게 가야하는데 자신에게 잘못 온 것인가 생각하며 있을 때, 문득 어제 만났던 화산파 도사가 생각났음. 동룡은 새를 조심스럽게 품에 안고는 촛불이 올려진 탁상으로 향했음. 탁상에 새를 놓고 조심히 다리에 묶인 종이를 풀어내었음. 새가 지쳐보이기에 동룡은 자신이 마시기 위해 유모가 가져다 두었던 물을 기울여주니 새는 그걸 마셨음. 그 모습에 뭐라도 먹이고 싶었으나 그나마 있는 게 물뿐이었기에 안타까웠지. 동룡은 새를 몇 번 쓰다듬으며 다음에 또 오게 되면 그땐 맛있는 걸 준비해 주겠다 했음. 그리곤 자신의 앞으로 온 편지를 보았지. 종이의 내용은 그리 길지 않았음. 그냥 괜찮냐는 안부였지. 짧은 글이었지만 그럼에도 글씨는 단정해보였음. 중간중간 살짝 엇나가려다 만 부분이 보이기도 했지만 말야. 그럼에도 동룡은 가족이 아닌 누군가에게서 이런 걸 받은 적이 처음이었기에 답을 꼭 보내고 싶었음. 받았으면 보내는 것도 필요하지. 평소 서예는 즐기지 않았으나 그래도 이전에 한 번 해보겠다고 도전하려 사두었으나 결국 형제 때문에 서랍에만 처박아둔 문방사우를 꺼내 펼쳐낸 동룡은 조용히 먹을 갈기 시작했음. 그런 동룡을 새는 조용히 앉아서 바라볼 뿐이었음. 동룡이 먹을 갈다말고 새를 쳐다보면 그 새는 동룡과 눈을 맞추었다가 고개를 살짝 꺽었음. 그것이 마치 왜 쳐다보냐는 물음과도 같아 동룡은 웃음이 났음. 그러곤 말을 알아듣지 못할 테지만 새에게 잠시만 기다려 달라말했지. 새는 동룡이 글을 다 쓸 때까지 조용히 자리에 앉아서 동룡을 기다렸음. 동룡은 그 덕에 조용히 글을 쓸 수 있었음. 종이에 먹이 다 마를 때까지 동룡은 새를 천천히 쓰다듬었음. 중간중간 그만 쓰다듬으라고 새가 짜증을 부리려고도 했지만 결국엔 어휴 됐다. 싶은 모습이 보여서 동룡은 그저 웃었음. 뭔가 친구가 생긴 것만 같은 기분에 동룡은 조금 즐거워졌음. 동룡은 먹이 다 마를 종이를 조심히 접어 다시 새의 발에 묶어주었음. 그리고 창가로 들고간 뒤 몇 번 더 새를 쓰다듬어주곤 조심히 가라며 새를 날려주었음. 만약 내일도 그 다음날도 자신에게 똑같이 저 전서구가 날아온다면 이 지긋지긋하게도 똑같은 삶에도 새로움이 더해질 것이라고 동룡은 생각했음.

아, 너무 길어지니까 줄이고 줄여서... 그렇게 서로 전서구 주고 받게된 청명과 동룡이. 서로 이름도 모르고 물을 생각도 안 해서 그냥 서로를 지칭하는 단어를 정하게 되는데, 동룡은 청명이 화산파의 도사임을 알지만 차마 매화 꽃을 뜻하는 단어는 혹시 몰라서 대신 복숭아를 뜻하는 도桃를 친근함을 위해 두번 써서 도도桃桃라고 하고 청명은 동룡이 어디 집안인지 알 수밖에 없었지만 이름까지 알 수 없었으므로 가문 성씨를 따서 소진小秦이라 했음 좋겠다. 그렇게 편지를 주고받기를 몇 번. 중간중간 집안 사람들 몰래 저잣거리에 나오는 게 나날히 늘어나는 동룡이. 물론 돌아가다 들킨 날엔 벌을 받긴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는 않음. 그런 날마다 청명은 그냥 집을 나오면 어떠냐고 말할까 싶지만 늘 집에 돌아가려는 동룡을 알기에  결국은 가족을 사랑하기에 그러는 걸 알아서 대신 집 근처까지는 데려다 줌. 그런 생활을 반복하던 어느날, 동룡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졌음. 바로 혼례였지. 동룡은 사실 나이를 생각하면 여즉 혼례를 올리지 않은 것이 신기했음. 방년이 지난지 꽤 되었으니 슬슬 이립을 바라봐야 하는 나이였음을 생각하면 혼례가 정말 늦은 나이었음. 그랬기에 동룡은 자신이 혼례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음. 보통 젊은 남자는 젊은 여자를 원했고 늙은 남자도 젊은 여자를 원했으니까. 그런데 그 생각이 완전히 깨졌음. 동룡은 제게 온 혼서를 몇 개를 내려다 보았음. 그리고 동룡의 아버지는 동룡에게 이게 그나마의 배려라는 듯 네가 원하는 사람을 고르라 말했음. 동룡은 제 아버지에게 혼례를 올릴 생각이 없다고 얘기했으나 동룡의 아버지는 네 나이는 진작에 혼례를 올려 애 몇은 낳고 살았을 나이라며 지금까지 집 안에서 금지옥엽 키워주었고 이제 이게 마지막이라고 너도 이제 도움이 되라는 말에 화가난 동룡은 자리에서 일어나곤 아버지의 호통 소리도 무시한 채 제 방으로 뛰어갔음. 그리곤 문을 걸어잠갔음. 금지옥엽? 누가 보면 그렇다고 할 수 있긴했음. 잘 입혀주고 잘 먹여주고 잘 데리고 살았으니까. 하지만 동룡은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음. 자신은 금지옥엽 키워진 게 아니라 돼지를 도축하기 위해 키우듯 자신도 그리 키워진 것이였음. 자신은 본래 검을 원했으나 여자아이 손이 망가진다는 이유로 검을 놓았고 서예를 배워보고 싶었으나 여자가 많이 알아보았자 뭐에 쓰냐는 말을 들을 뿐이었음. 그나마 서책만은 읽기를 허락받았기에 읽을 수 있을 뿐이었음. 형제와 같이 어렸을 땐 괜찮았으나 지학이 되는 나이부턴 담장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나가도 늘 누군가와 함께 다니며 꼭 멱리를 쓰고 다녀야 했음. 순간 동룡은 화산이 떠올랐음. 수 십, 수 백 번의 편지를 주고받았을 때 동룡이 늘 화산에 대해 물으면 청명은 화산에 대해 얘기해주었으니까. 청명이 얘기해준대로의 그런 곳이라면 자신도 받아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동룡은 청명에게 편지를 보내었음. 화산에 가보고 싶다고. 화산으로 가고 싶다고. 청명은 그 편지에 대한 답장으로 달포만 기다리라 했음. 달포. 동룡은 그 달포를 기다렸음. 그리고 그 달포가 가까워질 수록 집안도, 문파도, 소란스러워졌음. 동룡은 유모에게 무슨 일이냐 물었음. 유모는 이제 슬슬 종화지회라 말했지. 동룡은 그 말에 아. 라고 생각했다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음. 이래서 청명이 달포를 기다리라 한 건가 싶었음. 그리고 종화지회 당일, 원래라면 늘 집안에 있어야 했을 동룡은 아버지와의 끝없을 것 같은 실랑이 끝에 멱리를 쓰고 문파 사람들과는 거리가 좀 떨어진 자리에 앉게 되었음. 그리곤 처음으로 종남 외의 다른 문파를 보았음. 동룡이는 화산파 사이에서 걸어오는 청명에게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이곳은 보는 눈이 많아 참을 수 밖에 없었음. 그래도 스쳐지나가듯 서로 눈이 마주친 듯했지. 동룡은 그 눈맞춤에 슬쩍 미소지었음. 곧 지루한 말들이 이어지곤 곧 비무가 시작되었음. 동룡은 보아도 아버지와 형제들이 검을 쥐고 휘두르는 것만 봤지 이렇게 다른 이가 검을 휘두르는 것도, 본격적으로 하는 비무는 처음이었기에 즐겁게 보았음. 중간중간 청명을 보았지만 지루한지 하품을 하거나 딴짓을 하려다 옆에 있는 사형에게 걸려 혼쭐이 나는 모습을 잔뜩 보았음. 그 모습이 즐거워 보여 동룡은 홀로 미소지었음. 그리고 그렇게 보고 있으니 시간은 훌쩍 지나가버려서 종화지회도 곧 끝나갈 때였음. 동룡은 제 곁으로 다가온 유모가 슬슬 가야한다는 말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음. 폐막하는 것까지 보고가고 싶었으니까. 그리고 동룡은 지금을 즐기긴했으나 잊지 않았음. 자신을 데리러 오겠다고 한 청명의 말을. 동룡은 유모에게 좀만 더 있다 가자고 폐막하는 것까지만 보고 가는 거랑 지금 가는 거랑 비슷할 것이라며 계속 시간을 끌었음. 그렇게 폐막까지 보게된 동룡은 더이상 꺼낼 변명도 없었으니 집으로 돌아가야 했음. 하지만 그때 청명아!!! 라는 말과 함께 어느새 청명이 동룡에게 가까이 다가오더니 동룡을 붙잡았음. 동룡은 놀라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크게 뜬 눈으로 청명을 보았음. 청명은 그런 동룡의 얼굴을 가리는 멱리는 벗어 던져 버리곤 안아들더니 씨익 웃었음. 많이 기다렸지? 동룡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흘릴뻔했음. 하지만 주변에선 아가씨!!! 동룡아!!! 하고 동룡이를 부르는 목소리와 아이고 청명아 뭔짓이냐!!! 하고 미치겠다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기에 눈물은 다시 들어갔음. 청명은 그 말이 들리지도 않는지 동룡이 잠시 데려가겠다는 말과 함께 자리에서 벗어났음. 멀어지는 저 뒤로 여전한 외침들이 있었지만 동룡은 문득 이 상황이 즐겁다고 느껴져 웃고있는 청명과 똑같이 웃어보였음. 아마 저 곳은 난장판이 되어있겠지. 하지만 지금은 그걸 그리 신경 쓸 필요가 없었음. 처음 느껴보는 상쾌한 바람을 느끼며 동룡은 청명을 좀 더 끌어 안았음. 그렇게 화산에 가게 된 동룡이. 화산은 정말 청명이 말한 대로 험난하고 험준하고 가파르기에 올라갈 엄두가 안 났지만 청명 덕에 올라간 화산은 너무나 아름다웠음. 그렇게 단 둘이서 같이 화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데, 아무래도 이대제자가 종남파 장로의 막내 딸을 데려갔다는 소식은 파급적이다 못해 두 문파끼리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으니 청명은 돌아온 사형한테 크게 혼나고 참회동에 갇힐 뻔하지만 종남에 절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동룡에 의해 우선 유예가 됨. 주변에선 동룡에게 그래도 가족들이 있는 종남으로 가봐야하지 않겠냐 했지만 동룡은 절대 굽히지 않았음. 종남에서 뭐라 하거든 자신이 직접 편지로 이건 납치나 그런게 아니라 본인이 원해서 화산파의 제자가 어쩔 수 없이 해준 일이라고 써서 보내겠다고. 그래도 평범한 소저인줄 알았는데 그냥 그 본성을 숨긴 승질더러운 끈질긴 멧돼지란 사실을 사람들은 아직 제대로 꿰뚫어보지 못했음. 이 사건의 당사자인 동룡이 이건 청명의 잘못이 아니고 자기가 다 하자했다며 말하니 종남 측에서도계속 동룡을 돌려 달라고, 제멋대로 동룡이를 납치해간 이대제자 청명을 엄벌하라고도 하지 못했음. 그저 화산측 장문인이 알아서 소란을 피운 죄로만 청명을 참회동에 넣었을 뿐이지. 결국 이것으로 종남과 화산의 사이가 더욱 앙숙이 되었지만 청명과 동룡은 아무래도 좋았음.

그렇게 둘이 화산에서 지내다가 결국 이제서야 둘이 마음이 통하여 연인도 되고 혼례에 대해서 얘기가 나오게 되는데... 가족들에게 혼례관련 얘기 없이 자기 이때 혼례할 건데 올거면 오고 말거면 말라는 편지를 보내는 동룡이. 가족들이 오든 말든 동룡이는 아무래도 상관없음. 청명과 혼례 올린다는데 뭐가 상관 있겠어. 그리고 이제 제딴에는 금이야 옥이야 아주 귀하게 키워서 이제 더욱 좋은 가문에서 행복하게 지내라고 혼례 올리려고 했더니만 정작 화산이란 돌산에 사는 도사놈이랑 혼례 올린다는 말에 동룡이 가족들 복장터짐. 화산이 못마땅하고 청명이 못마땅한것은 맞지만 사실 청명같은 후기지수가 없음을 알기에 결국 끝에 끝 가서는 혼례에 가겠다 함. 그렇게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행복하게 혼례를 올리게된 청명이랑 동룡이.


아기 호랑이 청명이 잠잘 때마다 백천 품속에서 자다 보니 버릇된 탓에 다 자라서 백천보다 훨씬 큼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백천 품에 얼굴이라도 비집고 들어가서 잠. 그러면 자기 품속에 비집고 들어오는 청명이 얼굴 안고 자는 백천.


처음에 백천이 좋아한다고 마음 전했다가 청명이 거절하고 후에 청명이 좋아한다고 백천한테 들이미는 청백 보고싶다. 좋아해. 좋아한다니까? 좋아한다고!!! 외치면서 백천 따라다니는 청명이랑 부끄럽고 창피하고 날 괴롭히려는 걸까, 얘는 또 왜이럴까 싶은 백천.


웬 화산에 토끼 한마리가 겁도 없이 검존 앞에 우다다 달려갔다가 멈추곤 올려다 보니까 동룡이인줄 알고 오늘은 또 무슨 일이냐고 물으며 쓰다듬던 검존. 검존 손길 받으며 가만히 있다가 어딘가로 토끼가 우다다 달려가는 걸 보고 엥? 하는데, 곧 바로 동룡이가 사부님. 하고 나타나서 토끼가 달려가던 곳 보고 동룡이 보고를 몇 번 반복함. 뭐지? 하고 있을 때 동룡이가 뭔가 낌새를 느꼈는지 검존 가까이와서 냄새 맡곤 자기한테도 잘 안 해주면서 다른 토끼를 그렇게 만져댄 거냐고 소리치며 사라지니 어...? 하고 결국 드넓은 화산에서 동룡이 찾기를 하는 검존.

동룡이 닮은 토끼는 동룡이가 토끼 모습으로 돌아다닐 때 만났는데 동룡이가 인간 모습으로 돌아가고 화산을 올라가도 졸졸 쫓아오니 어쩔 수 없이 잠시 데리고 온 거.그리고  검존이랑 토끼 둘 다 서로에게서 동룡이 향이 진하게 나니까 잠시 착각했던 거였으면.


찐사짭사 청백 좋다. 정말로 백천을 좋아하는 청명이랑 청명을 향한 동경과 걱정, 사질을 향한 마음을 사랑으로 착각한 백천. 하지만 그걸 깨달았을 땐 이미 둘의 관계는 연인이었고 그 관계를 이전으로 되돌리기엔 너무 먼 길을 걸어온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거. 청명도 그걸 은근히 느끼게 되지만, 차마 백천을 놓치긴 싫어서 애써 모른 척하며 잔잔하지만 언제 터질지 모를 관계를 이어가는 둘.


눈 오는 날 청명이가 홀로 밖에 가만히 서서는 눈을 맞고 있는데, 그 모습이 금방 눈에 파묻혀버리거나 흩날리는 눈과 함께 사라질 것만 같아서 다급히 청명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와 차가워진 몸을 녹여주면서 추운 걸 싫어하는 놈이 청승맞게 눈을 맞고 있냐고 타박하는 백천.


이거 비슷한 설정 청백 예전에도 풀었던 거 같긴한데, 용 청명이 자신이 굳이 성장할 이유가 없어서 어린 모습으로 계속 살아오던 중 백천과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쑥쑥 성장하게 됨. 근데 커지긴 했지만 백천보다는 작아서인지 어렸던 모습 때처럼 백천 보이면 뛰어들면서 안으니까 언제나 청명이 보러 올 때면 항상 두 다리와 허리에 힘을 주며 버티지만 결국엔 늘 청명이 안은 채로 뒤로 넘어지는 백천임. 청명아 이제 네 덩치를 생각하라고 말하곤 싶지만 자기 좋다고 이러는 거라 차마 말은 못하고 속으로만 함. 본인도 그렇고 청명이도 크게 다친 적도 없으니까.  그리고 백천이 앉아서 서책을 읽고 있거나 용무를 보고 있을 때면 언제나 슬쩍 백천 무릎에 앉아서는 백천이 언제 자기한테 관심주나 하고 있는 청명임. 백천보다 오래 살았고 처음 보았을 때보단 많아 자라긴 했지만 여전히 성격도 그렇고 하는 짓도 어린 애에 성장도 끝나지 않고 조금씩 크는 중이라 백천 눈엔 청명이 자꾸만 어려보여서 자기가 지켜줘야겠다고 생각함. 하지만 알게 모르게 백천에게 낀 액운을 쫓아내고 잡귀를 쫓아내주며 백천을 지켜주고 있는 청명이.


백천 자기 보다 나이가 훨씬 어린 부군인 청명이를 보곤 이건 진짜 아니다 싶어서 어떻게 하면 이 혼약을 깰 수 있을까 싶다가 어린아이가 싫다고 떼를 쓰면 되지 않을까 하는데 청명이 자길 싫어하게 되면 되지 않을까 싶어 청명에게 관심을 주지 않으려 함. 

하지만 어린 청명이, 이렇게까지 잘난 얼굴들이 모여있는 집안은 처음이라 호기심 가득인 상태임. 백천이 청명과 마주치지 않으려 청명이 지내는 방 근처에 가지 않고 지나갈 일 있어도 멀리 돌아갈 정도인데, 청명이는 그냥 집안 이곳저곳 다 돌아다녀서 결국에는 늘 만나게 되는 둘임. 

결국 청명의 말에 반응이 적으면 되지 않을까 싶어 늘 청명의 물음과 말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는데, 어느 날 청명이 백천에게 자기 싫어하냐고 물어서 순간 심장 떨어질뻔한 백천. 백천은 정말 청명이 싫은 게 아니고 그저 이 어린 것과 부부의 연을 맺어야 한다는게 미래의 청명에게 과연 좋을까 싶고 본인도 이 어린 것과 부부가 된다는 게 정말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할 뿐인지라 아니라고 안 싫어한다고 말하니까 어린 청명이 눈물 그렁그렁해져서는 그러면 왜 맨날 자기 피해다니고 말을 걸어도 재미없어하냐고 자기 싫어하는 거 맞지 않냐고 자기는 부인 처음 만났을 때부터 좋았는데, 부인은 자기 싫어한다고 본인이 직접 그리 말하며 결국 눈물 뚝뚝 흘리는 청명이.

백천 결국 청명을 안아주면서 아니라고 자기는 부군을 좋아하고 있다면서 달래주는데, 울음이 어느정도 멈친 청명이 코 훌쩍이면서 그럼 자기랑 혼인 해줄 거냐고 하는 말에 백천이 좀 뜸 들이니까 바로 눈물 글썽이면서 자기 싫어하는 거 맞다고 또 울려하니 둥기둥기 해주면서 하자고 지금은 그저 혼약이니까 나중에 부군이 좀 더 자라고서도 마음이 같으면 택일을 고르자고 말하고서야 다시 눈물을 쏙 들여보낸 청명이. 그리고선 청명이 약속이니까 절대 잊지 말라고 잊으면 안 된다면서 작디작은 손으로 백천의 큰손을 힘줘서 꼭 잡는데, 이게 어린 애의 힘이 아닌 것마냥 아프지만 그래도 하하 웃으며 안 잊겠다하는 백천인데, 다음날 청명에게 잡힌 손에 멍이 새파랗게 든 걸 보곤 이유는 모르겠지만 순간 나 망했나? 싶어지는 백천.

그리고 신이 나선 최대한 자신이 기억하는 바른 글씨를 떠올리며 써보지만 아직 어린 아이인지라 좀 삐뚤빼뚤한 글씨로 형제들한테 편지 보내고 있는 청명이임.


청백 진짜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싸운 채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면 좋겠다. 안 좋게 헤어진 탓에 둘이 만났을 때 인사도 안 하고 말도 안 하는데, 신경은 계속 쓰게 돼서 서로 힐끗힐끗 쳐다 봄. 그러다 이제 눈맞고 다음날 같은 침대에서 일어나면 좋겠다.

그 오랜 시간을 안 만났는데, 그간 상했던 마음은 둘째치고 몸만은 너무 서로의 취향 그 자체라서 그 후로도 어쩌다 한 번씩 만나는 둘. 그 관계를 몇 년을 유지하다가 결국 다시 사귀어도 좋고 또 다시 같은 이유로 헤어질 것 같고 지금 이 관계가 제일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대로인 것도 좋아.


유람하러 다니는 청백 보고 싶다. 바다와 같이 커다란 호수에 여유로이 배를 타고 구경하면서 아, 이 정도 크기면 한 걸음 만에 넘는건데~ 하는 청명과 그럼 먼저 가서 육지에서 기다리고 있어라. 하는 백천이라던가 그간의 강호행 중에서 안 가 본 곳을 가본다던가 사람이 별로 안 사는 외지에 가서 며칠만 집 한 채 빌려서는 며칠간 동네 농사 일 돕거나 부모들이 일하는 동안 놀고 있는 어린아이들을 돌보는 청백임. 백천 항상 멱리 쓰고 다니는데 밥 먹으려할 때나 잠시 멱리 벗어두었을 때마다 사람들 시선 때문에 심기불편한 청명임. 바다 보러 가는 둘도 좋다. 바다 보러 갔다가 바다 물로 소금을 만들기도 한다는 소리에 뭐? 소금?! 하고 바닷물 챙기려다 백천이 어떻게 만들 줄도 모르는데 챙겨서 뭐하냐고 다시 버리게 함. 유람이 끝나갈 즈음엔피로 회복과 몸 건강에 좋다 하는 온천에도 다녀오고 했으면.


청여백 백천 화산 밖에 볼 일 있어 나갔다 온다 하면 개처럼 뛰어와서 혼자서 어딜 그렇게 나가냐고 닥달하는 청명이. 백천은 언제나 겪는 일이기에 자연스럽게 행동하는데 지나가다 그거 본 제자들만 어휴, 불똥튀기 전에 조용히 지나갑시다. 이러고 있음. 백천이 직접 내려가 해결할 일이 있다하면 다른 제자한테 시키라고 말하던 청명도 한 숨 쉬곤 전각 안에서 멱리 하나 가져와 백천한테 씌어주고 따라 내려감. 이래놓고 다른 이가 둘이 드디어 정인 사이가 되었나 하고 물으면 에이, 청명/사고랑 어떻게 그런 관계가 되냐고 말하니까 돌아버리겠는 주변인들.


검여동으로 동룡이 가족들이랑 대판 싸우고 자기가 진짜 가족들한테 크게 엿 하나 날린다는 마음으로 술 마시곤 아무나(라고는 하나 조건 하나하나 따져서 제일 부합하는) 한 명 잡아서 자고 일어났더니 상대가 검존이면 좋겠다. 고작 하룻밤 상대였을 텐데도 뒷정리가 깔끔하고 자기 일어날 때까지도 곁에 있어줘서 놀란 동룡이. 하지만 자기가 이번이 처음이란 걸 들키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최대한 자기 딴에는 이런게 익숙하다는 듯 행동하지만 검존 눈엔 하룻강아지임.


청백 둘이 영화 찍어서 시사회 도는데 둘이 오타쿠 하트 함. 청명은 유행 1도 신경 안 쓰는 걸로 유명하다 보니 백천이 청명한테 요즘 이거 팬들이 많이 요청하더라. 하면서 알려주며 백천이 같이 해보자니까 하는데 왜 반쪽짜리 하트 만드는지 이해 1도 못하는 청명이임. 아니 온전한 하트가 더 좋지 않나? 나 하트 잘 만든다니까? 나도 다 아는데 지금 넌 엄지척이나 해라. 둘이 이러고 있음. 그래서 시사회 초반에 팬들이 찍은 사진 보면 의문으로 가득한 표정의 청명임. 그리고 좀 지나면 도저히 안 되겠는지 백천이랑 같이 하트 만들고 있다가 백천이 보곤 넌 엄지척이나 해라 하면서 손 접어주는 사진도 찍힘. 청명이랑 백천 둘이 하트만들겠다 아니다 넌 엄지척 해라로 티격태격 거리는데 결국엔 그래 그럼 네가 하트 해라 내가 엄지척 하마. 하는 백천. 그러면 또 그거 맘에 안든다고 청명이 백천한테 하트 만들라고 티격태격하는 사진 찍히면 좋겠다.


인외랑 인간이 크기 차이 크게 나는 거 너무 좋다. 그러니 인간 청명이랑 인어 백천 보고싶다. 자신이 작아서 너와 비슷한 크기였다면 좋았을지에 대해 묻는 백천에게 자신과 비슷한 크기였어도 좋았겠지만 네가 커다란 만큼 내 눈을 가득 채워주고 너를 만질 수 있는 곳이 많아서 좋다 말하는 청명이.


여청여백으로 청명이 싸우다가 앞섶이 풀어헤쳐지든 찢어지든 신경 안 쓰니까 대신 곁에 있는 백천이 신경 쓰는 거 보고싶다. 처음엔 시집도 안 간 처자가 그러면 안 된다고 앞섶이 다 풀어헤쳐진 청명이 제대로 쳐다도 못보고 자기 겉옷 줘서 가리라고 하는데, 청명이는 뭘 그렇게 놀라냐고 같은 여자고 살덩어리 있고 없고 차이라면서 자기보단 저기 조걸 사형이나 가려야 하지 않겠냐고 말하니까 백천은 청명이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얼굴 가리고 있으니 반박도 못하고 아무튼 얼른 앞에나 가리라고 그러는데,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청명이가 그리 되면 먼저 알아서 다가가선 자기 겉옷으로 꼼꼼히 가려주는 백천임.

후에 청명이 백천에게 이젠 안 부끄럽냐고 말하면 지금이 뭐 그런 상황이냐고 전의 너의 말처럼 살덩이 있고 없고 차이이지 않냐면서 덤덤히 매듭지어서 앞섶 벌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묶어줌. 

그래놓고 이제 둘이 밤을 지새울 땐 청명 밑에서 얼굴이 아주 붉어지다 못해 그냥 사과가 되어버려선 자기 위에서 웃고있는 청명이랑 눈도 못마주치고 있음. 같은 여자인데 왜그러냐 묻는 청명이를 향해 차마 뭐라 말하지도 못하고 있으면 청명이가 백천 보면서 자기보다 더 큰데 사고가 더 조심해야하지 않냐고 희롱하면 뭐라 말하지도 못하고 청명에게 잡혀버리는 백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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