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백천 모음

~23.11.12

보따리 by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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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풀었던 썰 백업

* 퇴고 없이 본문 그대로 올렸기에 오타有

* 청명백천 외 검존동룡, 검존백천, 청명여백천도 중간중간 조금씩 섞여 있습니다.

* 약 36,000자

장문인을 부인이라 부를 수 없다고 자기가 부인이 되겠다고 말하는 청명이로 청백 웃길듯. 그런데 이미 밤마다 자기 밑에 깔리는 백천인데 거기에다가 부군. 상공. 이라 부르는 청명이. 백천은 제 위에 있는게 청명이인데 거기에 부인이라 불러야 하니 수치심에 죽고 청명이는 배덕감으로 죽음. 


자칭 일반인 백천이 어두운 길목에 놓인 쓰레기장에서 피흘린 채 쓰러져 있던 청명이 데려와서 치료해주곤 피곤해서 자는데 잠결에 느껴지는 날카로운 시선에 눈을 뜨니 제 목에 칼을 댄 채 저를 내려다 보는 청명이랑 눈이 마주치는 걸로 시작되는 무언가의 청백 보고 싶다. 


호랑이 청명이 자기 맘에 들때만 백천한테 다가가서 막 부비적거리고 좋아라 다가오지만, 정작 백천이 먼저 건드리려고 하는 게 보일 때 본인 맘에 안 든다 싶으면 피하거나 어허... 손 봐라? 하는 듯한 표정으로 백천 손을 자기 앞발로 막는 등  제멋대로 하던 청명이. 백천이 어디선가 커다란 죽부인 하나 구해오더니만 방 안에서는 죽부인 끼고 잠들거나 하면서 저한테 신경 잘 안 쓰니까 심통나서 먼저 다가가서 부비적 거리는데, 호랑이 청명이 슬쩍 보았다가 먹을 거리 좀 나눠주곤 금방 신경 끄곤 제 할 일하는 백천 모습에 더 기분 안 좋아짐. 거기에다가 잠잘 때 품에 파고 들려 해도 더운 여름날이라고 청명아 덥다... 하고 청명이 밀어내는 백천. 결국엔 잠든 백천 곁에 좀 어슬렁 거리가가 백천 품에 있는 죽부인 슬쩍 물고 나와서 막 흔들고 앞발로 긁고 하려다가 품이 비어서 깬 백천에게 들켜서는 결국엔 혼나는 청명이. 

결국 그런 백천의 행동에 삐져서 어두운 방안 구석에 앉아서는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두 눈으로 누운 백천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백천이 눈떠서 쳐다보면 아닌척 고개 쓱 돌려버리니까 어휴 저 망둥이자식... 헛웃음 지으면서 결국 벽쪽으로 자리를 옮겨서 침상에 공간을 만들더니 빈자리 툭툭 치면서 청명이 부름. 그러면 청명이 못들은 척 고개 안 돌리는데, 대신 백천을 향해 까딱까딱 귀가 움직이니까 그거 보고 슬쩍 웃곤 다시 한 번 더 청명이를 부르며 같이 자자구나. 하고 말하면 좀 고민하다가 결국 어쩔 수 없네! 하고 다가오는 호랑이 청명이. 창을 열어두어 조금씩 불어오는 바람을 그나마 낙으로 두고 뜨끈뜨끈한 호랑이 청명이 안고 잠에 드는 백천. 

결국 백천의 죽부인은 며칠 뒤 청명이 놀이감이 되어서 운명을 달리하게 되고... 더운 여름날이라고 좀 시원하게 자볼겸 청명이 놀리려던 백천은 청명이 놀리는 건 반쯤 성공한 것 같은데 대신 값비싸게 산 죽부인 하나를 잃음. 


청백 둘다 서로 몸에 흉터가 많다보니까 각자 서로의 몸에 남은 흉터들을 보며 흉터 내지 말아야지... 하느라 서로 좀 참다가 둘 중 한 명이 참을 필요없다고 물어도 된다/긁어도 된다 라고 말하면 손에 힘을 주거나 입술을 짓씹으며 참다가 결국 어깨나 목을 물거나 등에 손톱자국 내버리는 둘. 


게임 스트리머 청명이랑 일반인 백천. 여름맞이 공포게임한다고 백천 끌고와서 같이 게임하게 되는데, 그냥 플레이하기엔 너무 심심하다고 각자 심박수 측정기 달고 누가 먼저 심박수 100을 넘느냐, 그리고 누가 심박수 낮게 유지 하느냐로 미션 걸고 게임하는 거. 둘 다 공포게임 잘 하지도 않으면서 괜히 누가 이길 것 같냐고 내기도 걸려 있으니까 오기가 생겨서 쓸데없이 초반부터 서로 견제하기 시작하니까 채팅창에서 둘이 아주 똑같다고 얘기 나옴. 근데 그건 싫은지 내가 왜 쟤랑/형이랑 같냐고 승질내서 역시 끼리끼리 만난다고 말하는 시청자들. 그렇게 청명이랑 백천 둘만의 짧은 견제아닌 견제 시간이 지나가게 되고... 그렇게 시작되는 공포게임.

초반 타이틀 화면부터 검은 화면이 등장하더니 곧 비가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음울하고 어두운 분위기에 브금이 흘러나옴. 게임 설정에서 이것저것 맞추고서 바로 시작하기 버튼을 누르니까 그 순간 갑자기 콰광!! 하고 천둥소리가 나면서 곧 번개가 내려친 것마냥 화면이 밝게 변하더니 브금 소리는 사라지고 게임 스토리를 설명하는 음성과 함께 화면이 쉭쉭 변하기 시작하는데, 백천이랑 청명 둘 다 68~75 왔다갔다 하던 심박수가 한순간 85~93으로 확 뜀. 시작하자마자 천둥소리에 심박수 확 뛰어버린 청명이랑 백천. 백천은 한순간 숨을 멈쳤는지 후우... 하고 진정시키는 소리가 들리고 청명이는 빡쳤는지 거지같은 게임 초반부터 이딴 소리나 집어넣냐고 화 내고 있음. 그러고는 서로의 심박수 보더니 쫄았냐? 나만 쫄았냐? 이러고 말 주구받으면서 심박수 다시 내리면서 게임을 진행함. 게임 플레이는 다인플이 불가능한 게임이다 보니 서로 번갈아가면서 게임하는데, 무언가 일어날 것 같은 상황 보일 때마다 진짜 가? 가냐? 저길 정말 들어가? 네가 해라, 내가 한다, 아까 내가 해줬잖아! 하면서 티격태격하면서 플레이 함.

청명이는 아무래도 게임 스트리머다 보니까 여러 유형을 알고 있어서 갑툭튀아니면  심박수 그대로 무난히 플레이 하면서 진행하는데, 백천은 무서워서 심박수가 올라가는 게 아니라 화나서 심박수가 올라감. 평소 게임은 하지도 않고 옛날 오락실에나 있었던 보글보글이나 좀 해보고 최근 그나마 하는 게 짐승의 숲이니까 공포겜 조작 어색해서 계속 게임오버 뜨니까 그것땜에 화냄. 그래서 그렇게 심박수 올라갈 때마다 신박하게 죽는다고 웃는 시청자들과 옆에서 아니 거기선 그렇게 말고 이렇게!! 하면서 얘기하는 청명이. 근데 오히려 그렇게 알려주다가 답답해서 심박수 올라가는 경우가 많음. 백천도 게임 자체로 심박수 올라가기 보단 청명이의 말땜에 심박수 올라가는 경우가 많음. 결국 이게 공포겜인지 뉴비에게 게임 가르치기인지 모르겠는 시청자들.

그래도 다행히 게임은 점점 끝을 향해가고... 중후반까지만 해도 서로 티격태격 하면서 얘기하던 둘도 무지성 갑툭튀만 넣는 몇몇 다른 공포게임과는 달리 스토리도 탄탄해서 그런지 끝을 향해갈수록 스토리에 이입함. 그렇게 스토리 보느라 집중하고 있던 둘인데, 스토리 마지막 부분에 이게 끝인줄 알았지? 아니거든 이 바보들아!! 하고 둘의 뒤통수를 거하게 치면서 놀라게 만들고 게임이 끝나게 되니까 이입하고 있던 둘 동시에 끄아아아ㅏㅏㅏ 하고 비명 지른 둘. 서로 게임에 집중하느라 심박수가 68~70정도에 머물러 있었는데, 마지막 그 하나에 의해서 서로 크게 놀랐는지 우당탕탕!! 콰앙!!! 하는 소리가 같이 남. 한순간에 화면에서 사라진 백천을 본다면 의자 뒤로 넘어진 듯하고 청명이는 책상 한 번 내려친 듯했지. 그리고 한순간에 95 넘게 뛰는 둘의 심박수.

처음엔 시청자들 뭐야..? 하고서 물음표로 채팅창 도배되는데 곧바로 의자 끌고 오는 소리와 함께 화면에 백천 어깨~팔 부분 보이면서 큼큼... 소리 들리고 청명이는 손 부들부들 떨면서 화면 노려보는 게 보이니까 뭔상황인지 눈치채고는 곧바로 채팅창을 ㅋㅋㅋㅋㅋ으로 도배하는 시청자들. 그리고서 청명이가 쒹쒹 거리면서 입여니까 순간적으로 빠르게 귀 막는 백천. 그리고 그러자마자 바로 쏟아지는 청명이의 깊은 빡침의 말.

결과적으로 둘 다 잘 해왔는데, 마지막 한 방으로 공포인지 분노인지 모를 감정에 의해 심박수 100넘어 버려서 미션은 실패! 하지만 청명이가 오랫동안 게임에 화를 낸 탓에 심박수가 계속 올라가서 청명과 백천 사이에서 누가 심박수  낮게 유지하는 가에선 백천이 이김. 청명이 뒤늦게 눈치채고 이 부분은 무효라고 말하는데, 백천 하하 웃으면서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이란다 청명아. 하면서 졌다고 놀림. 그리고 좀 있다 방송 끄고서 한 번 보자, 동룡아... 하는 청명.

아, 백천 중간중간 심박수 크게 널뛸 때 자기 심박수 금방 떨어트릴 수 있다면서 심박수 막 90넘게 뛰고 있던 거 70으로 금방 떨어트리는 묘기 보여서 신기하단 소리 들음. 그리고 백천이 그런 묘기가 생긴 원인 중에 하나인 청명이.


언제나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제 마음을 청명에게 쏟아내듯 표현하던 백천과 끙끙 앓으면서 어쩌다 한 번 제 마음을 백천에게 표현하던 청명. 후에 차다 못해 흘러 넘치는 제 마음을 받아줄 이가 없어져 버려서 갈 곳 잃은 제 마음을 보며 후회하는 그런 거 보고싶다. 


술마시다 말고 결혼하자고 말하는 청명이. 근데 백천이 청명보다 더 먹고 인사불성 상태라 상에 머리 박은 상태로 청명아!!!! 더 마시고 가자아ㅏㅏ!!! 하고 주정 부리고 있었던 터라 청명이가 동룡아, 우리 결혼할까? 라는 물음에 머리 박고 있던 거 그나마 옆으로 돌려서 청명이 올려다 보고는 어엉...? 겨어어ㄹ로오ㄴ? 하고는 으으으음므믐... 하다가 갑자기 뭔가 좋은지 겨론결혼결론 거리면서 콧노래 살짝 부르더니 푸핫! 하고 혼자 웃음 터지곤 엎어져있던 상체 일으키고 앞에 놓인 안주 거리 몇 번 뒤척이다 한 입하더니 쥐고 있던 젓가락으로 청명이 가리키곤 응! 좋다!! 근데 다음에 더 깊게 생각해보마!!! 하고는 벙찐 청명이 표정 볼새도 없이 다시 상에 머리 박더니만 결국 잠들어 버리는 백천.  잠든 백천 뒤통수 보면서 수락한 건지 거절한 건지 정확히 말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이래서 주정뱅이들은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상에 올려져 있는 백천의 왼손 만지작 거리다가 약지에 껴있는 반지를 빼고 프로포즈용으로 준비했던 반지 꺼내서 끼어주는 청명이. 반지 바뀐건 언제 알아채줄려나 생각했으면. 


청백 2세, 자기 빼고 사형제들끼리만 계곡 간다해서 삐짐. 본인도 따라가고 싶다 했지만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여름 고뿔에 단단히 걸려서는 열이 쉬이 떨어지지 않았던 탓에 고뿔 나을 때까지 의약당에서 한발자국도 못나간 전적이 있어서 백천이 안 된다고 함. 청명이도 어느정도 괜찮았으면 뭐 어떠냐고 다녀오라고 백천대신 허락했을 텐데, 고뿔에 단단히 걸렸던 2세였던 터라 열이 오른 며칠 내내 환자 전용 침상에 누워서 밥먹거나 약먹을 때, 그리고 저와 백천에게 안겨서는 아프다고 서럽게 울때 빼곤 거의 누워있기만 했어서 허락해주진 못함. 

결국 산문 밖으로 계곡 놀러가는 사형제들 보면서 눈물 뚝뚝흘리면서 코 훌쩍이니까 백천이가 품에 안아서 다음에는 같이 계곡 놀러가자고 하면서 달래주려하지만 자기가 분명 괜찮다고 했는데도 해주지 못하게 한게 너무 서럽고 억울한 2세. 결국 파파랑 아빠 둘 다 싫다면서 소리치더니 백천 품에서 폴짝 뛰어 내리더니 저 멀리 달려감. 평소 제 아이 마음 잘 이해해줘서 아이에게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화산에서, 천하에서 제일 최고라는 말에 코가 높아져 있던 청명이. 처음 듣는 싫다는 말에 좀 충격 받아서 자리에 서서 멍하니 오래 굳어있으니까 금방 회복한 백천이 어르고달래서야 자리를 옮김. 

아이를 찾으러 가야 하는 거 아닌가 싶지만, 아이가 가봤자 화산 안이고 기감으로 금방 찾을 수도 있겠거니와 계곡 안 간 화산의 제자들도 많이 남아 있고, 아직 어리지만 혼자서 생각해볼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 백천인지라 굳이 바로 찾으러 나가진 않음. 그저 지금은 첫번째 망둥이가 충격받은걸 해결해줘야지. 그렇게 슬슬 저녁이 될 즈음에 2세 데리고 청명이랑 백천 처소의 문 두드리는 조걸이랑 윤종. 윤종이 잠든 아이를 안고 있는데, 아이가 자그마한 손으로 윤종이랑 조걸 옷깃과 옷자락 붙잡은 채 있음. 그거 보고 백천이 아이를 조심스럽게 건내받으면서 둘한테 수고했다 하면서 서로 짧게 2세에 대해서 얘기 나누곤 헤어짐. 청명이도 충격받은 거 백천의 보살핌 아래 좀 괜찮아진 상태라서 아무렇지 않게 2세 안고 있는 백천 곁에 다가와서는 아이가 울어서 눈 팅팅 부었다고 이 정도 부은 거 보면 붕어 아니냐고 하면서 아이가 깨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떠듦. 물론 아이가 깨면 붕어라고 제대로 놀릴 예정이지만. 


검동 혼례 올리고서 5년. 5년이 지났음에도 선을 너무 잘 지킨 탓에 서로 삽질 했음 좋겠다. 연애 후 혼례를 올린거였다면 서로의 마음을 안 상태이니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둘은 연애 후 혼례가 아니라 혼례 후 연애도 뭣도 아닌 상태의 부부로 지냈음. 서로가 아무리 서로에게 잘 해주어도 저에게 잘해주는 상대를 보면서 아, 이렇게 해주지 않아도 내가 알아서 할텐데 부인은 얼굴뿐만이 아니라 마음도 곱구나/검존께서 나를 이리 챙겨주시다니 책임감이 넘치시구나. 하면서 상대가 자신을 좋아할 거란 생각은 하지 못하고 그냥 원래 저런 성정이구나~ 하기만 함. 그저 그걸 보는 주변인들, 특히 화산 사람들만 동룡이한테 저거 다 가식입니다!! 라고 속으로 울부짖고 있음. 

둘은 분명 서로를 마음에 두고 있음이 분명하지만 그 마음을 상대에게 보여주지는 않았음. 더군다나 서로 눈치가 좋은게 분명한데, 자기들 한정으론 정말 저렇게 눈치 없을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없었기도 했고. 그래서 혼례 후 1년이 되어서야 손을 잡았음. 사실 이 손잡기도 의도한건 아니었지. 

처음 같이 다닐땐 잘 몰랐는데 15살로 아직 성장기라 작은 부인이 화산을 혼자서 걸어다니는 모습을 멀리서 보니까 넘어지고 구를까봐 걱정이 됐음. 그래서 험난한 화산에서 발을 잘못 헛디뎌서 동룡이 다칠까봐 걱정스런 마음과 동룡의 곁에서 동룡의 보폭에 맞춰 걷고 싶어서 손을 잡은 거였음. 처음 동룡이 제게 손을 내미는 검존의 모습에 뭐지? 싶었다가 곧 깨닫곤 볼을 붉게 물들이며 내민 손을 조심스럽게 잡고 같이 걸어다녔음. 평소라면 그나마 나란히 걷는 것이 전부인 둘이 손까지 잡고 나란히 화산을 걷는 풍경은 참으로 보기 좋았음. 

2년째엔 서로에게 손을 댈 수 있게 됐음. 언제나 조심스럽기도 했고 먼저 허락을 받고 손을 대려던 둘이었는데, 이제 함께한 세월이 2년은 되어서 일까, 머리를 쓰다듬거나 안아주거나 하는 행동에선 자연스럽게 대할 수 있었지. 특히 동룡이 매화나무 밑에서 있다가 잠들면 검존이 어느새 찾아와선 동룡이 깨지 않게 조심히 안아들곤 자신들의 사가로 가는 모습은 자주 보였음. 동룡도 신기한걸 발견했거나 검존에게 먼저 보여주고 싶은 것이 생기면 검존의 손을 먼저 잡고 데려가서 보여준다던가 아님, 보여주고 싶은 것을 품에 한아름 갖고 달려오더니 검존의 품에 안겨서는 이것좀 보라며 웃어보이기도 했음.

그리고 4년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방을 합쳤지. 이전까지도 사가에서 함께 지내긴 했으나 방은 달랐음. 같이 먹고 생활했지만 아무리 부부라 해도 서로 혼자 있을 공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잠잘때만큼은 서로 불편할까봐 쉬이 언급하지도 못하고 그냥 따로 잤었음. 하지만 비가 하도 많이 쏟아지던 날에 천둥번개가 끝임없이 치는 것이 조금은 두려워 무작정 검존 방 앞에 찾아갔던 동룡이는 어찌 할까 고민하며 자리를 그저 맴돌았음. 18살 먹고 천둥번개가 무섭다고 찾아오는 건 좀, 아니 많이 어린애 처럼 보이려나 싶었으니까. 그러던 중 문이 열리곤 검존이 동룡을 맞이했음. 검존은 무슨 일이냐며 자연스럽게 동룡을 방 안으로 들였고 동룡은 조심스레 검존의 방안에 들어가면서도 아무 일 아니라고 말하려고 할 때 천둥이 치면서 그 소리에 동룡이 몸을 흠칫 떨었음. 그걸 본 검존이 동룡을 배려하여 같이 자는 것이 어떠냐고 자기는 천둥번개가 너무 쳐서 무섭다고 말하면서 동룡과 함께 잔 것이 방을 합친 첫날이 되었음. 그 이후엔 자기 방으로 가려던 동룡에게 이제 함께 방을 써도 괜찮지 않겠냐고 조심스레 묻는 검존의 모습을 보며 다행히 싫지는 않았나 보구나 싶던 동룡의 끄덕임으로 완전히 방을 합쳤지. 이렇게 하고나서도 불구하고 검존과 동룡은 서로 상대가 자기를 좋아할 것이란 마음은 모르고 그저 상대가 너무 다정한 사람이라서, 착한 사람이라서, 책임감 많은 사람이라서, 저리도 잘난/부족할 것 없는 사람이 날 마음에 품기나 하겠어? 하고 자신을 좋아할 거란 생각을 아예 하지 못함. 

그러던 어느날. 혼례를 올린지 5년 좀 넘었을까? 검존의 유일한 친우가 술을 한보따리 싸서 오는 일이 생겼음. 비무를 하러 놀러온 것도 있지만, 어찌 부인과 진도를 좀 나갔나 답답한 마음에서 찾아오기도 했지. 본래라면 동룡은 그 자리에 오지 없었음이 맞았지만 검존의 유일한 친우가 오랜만에 찾아오기도 했으니 술과 함께 먹을만한 안줏거리를 좀 내와야 하지 않나 싶어서 먹을 거리를 좀 가지고 찾아왔었음. 그리고 올해 나이를 묻는 이에게 약관을 바라보는 나이라 답했지. 그에 친우가 술을 권했고 검존은 도수가 너무 높은 술이라며 안 된다했지만 동룡은 지금까지 한 번도 술을 입에 댄적이 없었으니까 한 입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여 검존의 걱정서린 만류에도 한두 입을 했고 목넘기는 화한 맛은 싫었으나 달달한 향과 깊은 맛은 마음에 들던 동룡은 세잔까지 빠르게 마시다가 금방 얼굴이 붉어진채로 술에 취했음. 

뭐 거기까지 했음 그날 친우 한 명을 땅에 묻거나 절벽 밖으로 던져버릴 검존이었겠으나 그 직후 동룡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곤 덥다며 검존 품에 안겨있으니 차마 그리 할 수는 없었음. 더군다나 제 품 안에서 기분 좋다는 듯안겨 있는 아이가 너무나 보기 좋았으니까. 묵묵히 동룡을 품안에 두고 있던 검존을 보며 친우는 검존을 보며 슬쩍 놀렸음. 새파랗게 어린 아이를 부인으로 두고 아주 좋아보인다고. 검존은 저 입을 꼬매버릴까 싶은 눈으로 친우를 보며 술을 홀짝이며 부인이 아주 좋아서 반로환동할 정도라고 말했음. 그걸 보면서 이미 할 것도 없으면서... 하면서 뭐라하려던 친우였으나 곧 검존 품에서 저도 아주 많이 좋아한다고 말하는 동룡이의 말에 입을 다물음. 

검존과 친우 둘이 서로 눈을 마주치다가 동룡을 향했다가 다시 서로 눈을 마주치고를 몇 번을 반복했을까 답이 돌아오지 않음에 불만이 생긴 동룡이 큰 목소리로 품에서 일어나더니 검존!! 제가, 제가!! 감히 검존을 마음에 품고 있습니다!!! 라고 소리치면서 울기시작하니까 한바탕 뒤집어짐. 결국 동룡이를 달래고 있는 검존을 보며 뭐, 부부사이의 일은 제 삼자가 끼는 것이 아니니 이 아우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하고 친우가 가니까 다음에 만나면 넌 죽는다. 라는 눈빛으로 좀 보다가 결국엔 제 어린 정인을 달래는 검존. 몇 년 전만해도 제 품안을 가득 채우지도 못했던 이가 언제 이리 제 품을 채우다 못해 저보다 더 커졌나 싶음. 검존은 울고 있는 동룡을 안아들곤 침상에 눕혀서 잠들때까지 수십 번 수백 번을 자기도 똑같다고 마음에 널 품고 있다며 질리지도 않게 사랑을 고백하고, 사랑을 확인하고 나서야 동룡이는 잠에 듦. 

그렇게 아주 사과와 같이 붉어진 동룡이를 보면서 그간 저와 동룡이의 행동이 떠올라 헛웃음 짓는 검존. 어찌 이리도 눈치가 없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동룡의 마음을 알게 되어 기쁘기도 함. 그저 오늘 있던 일이 동룡의 술주정으로 일어난 일이라니는 게 좀 아이러니 할 뿐. 술에 의한 고백이긴하지만 그래도 다음날 일어나면 동룡이 기억하든 기억하지 못하든 검존은 다시 한 번 더 동룡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음. 5년 넘은 생활 속에서 한 번도 그 말을 차마 내뱉지는 못했고 내뱉으면 내뱉을수록 떨리고 두근거리는 이 감정이 싫지 않았으니까. 


까마귀 청명이 좋다. 반짝반짝 빛나는 거에 눈 돌아버려서 말도 없이 무작정 백천 데리고 자기 둥지로 데려가는 청명이. 납치당한 백천만 이게 뭔 상황인가 싶은데 둥지 밖으로 나가는 거 아님 잘 챙겨주니까 청명이랑 같이 둥지에서 잘 지냄. 


아이돌 출신의 배우 백천. 아이돌 활동 했을 땐 인지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았지만 배우로 활동하게 되면서 실력파 배우로 유명해짐. 근데 배우를 하게 되면서 아이돌 때 얘기 잘 안 하거나 얘기를 피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어서 다들 혹시 흑역사 인가? 싶어 하는데, 사실 그 누구보다 그룹 활동 했을 때를 좋아하는 백천이었으면. 그리고 어느 인터뷰에서도 그룹 활동 했을 때가 제일 신나고 즐거웠다 말하지만 평소 행동 때문에 다들 안 믿고 백천도 딱히 신경 쓰지는 않음. 그러던 중 백천이 개인 팬미팅을 열게 되고... 팬미팅에서 콘서트 열듯이 준비해서 춤추고 노래 부르는 거 보고 다들 그룹활동 좋아했던 게 정말이었다는 걸 깨닫는 팬들. 그리고 그런 백천을 보며 다시 반하는 청명이 보고싶다. 


예전에도 이거 비슷한 설정으로 뭐 푼 적 있긴 한데, 검존 혼만 남아서 인간이 아닌 귀신으로 땅에 남아버린 탓에 외견도 불완전한 상태로 생전 했던 행동들을 반복하거나 화산에 찾아오는 불청객들을 쫓아내는 일만 주로 하고 있는데, 그러는 와중에도 화산의 아이들에게만큼은 다정한데, 모든 화산의 아이들에게 평등하지만 유독 백천에게 더욱 머물러 있는 걸로 검백 보고 싶음. 처음엔 백천도 다른 화산의 제자들과 다를 바 없었으나, 어느날 어린 백천이 쉬고 있는 듯 가만히 있는 검존에게 검존은 왜이리 큰지, 어떻게 이렇게 빠른지, 어떻게 이렇게 강한지 묻는데 검존의 대답이 전부 화산과 직결되는 걸 듣곤 무언가 결심하는 백천. 그리고 그 결심을 대충 짐작하게 된 검존. 

그 일이 있고부턴 백천이 검존에게 배움을 청하는 일이 많아지게 되면서 저절로 검존도 현화산의 제자들 사이에 있는경우가 늘어났지만 유독 백천의 곁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으면. 

그렇게 어렸던 백천이 자라서 검존보다 커지게 되고 무위도 검존에 미칠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올랐을 때, 검존에게 이제는 자기가 검존보다 커졌다고 말하면서 이제 자기도 검존처럼 화산을 지킬 수 있지 않겠냐고 말하니 그럴려면 멀었다고 하면서도 손을 올려 이제는 저보다 커진 백천 머리 쓰다듬는 검존. 

후에 백천이 지키려 하는 화산에는 검존 본인도 포함되었음을 깨닫게 되었으면. 


짝사랑 기간이 너무 길어서 고백 못알아 먹는 백천으로 청백 맛있겠다. 

백천이 청명을 짝사랑하긴 했는데, 그걸 막 숨기고 하지는 않고 티 나게 했음. 얼마나 티 나게 했냐면 주변 사람들은 짝사랑이 이뤄질지랑 청명이가 언제 즈음 알아챌지 내기를 하기도 했고 결국은 그 내기를 하고서 며칠 만에 청명 본인도 알아챌 정도였음. 

보통의 청명이라면 그 마음에 대해서 자기는 누구와 정인이 될 마음이 없으니까 그 마음 정리하라고 말할법했지만, 이미 백천의 애정에 익숙해진지 오래였으니 신경 쓰지 않았음. 아니, 오히려 함께할 때 백천이 저를 향해 애정 가득한 말을 하지 않으면 오늘 자기가 뭘 잘못한 게 있나, 사숙에게 무슨 일이 있나, 자기가 오늘은 좀 못났나, 고민할 정도였음. 그렇기에 청명이 백천의 사랑을 받는 것에 익숙해지다 못해 당연한 상태였고 백천도 청명에게 고백은 하지 않지만, 그저 자신의 사랑을 문제없이 표현하는 것에 만족하는 것으로 지내게 됨. 무려 10년 넘게. 

그 오랜 기간 청명과 백천을 봐온 사람들은 답답했음. 10년 넘게 저렇게 지냈으면 이제 그만 정인 사이가 되면 되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했지만, 백천은 굳이 지금도 청명이가 제 마음을 거부하지 않는데 굳이 해야 하나 싶었음. 오히려 마음을 전했다가 거절당하거나 후에 헤어졌을 때 사이가 틀어지는 것이 더욱 걱정되었음. 괜히 사이가 틀어진다면 지금처럼 청명과 지내지 못함을 알았으니까. 만약 지낸다 해도 그 사이에 벽이 생김을 알았으니까. 

백천은 제 마음이 변치 않음을 알았지만, 청명의 마음은 알 수가 없었음. 이리 긴 시간을 함께했음에도 제 것이 아닌 남의 것을 알기란 어려운 법이고 그중에서도 특히 청명의 마음은 정말 짐작조차 할 수 없으니까. 자신의 마음을 잘 받는 걸 보면 싫어하는 거 같진 않는데, 저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기엔 글쎄? 그렇게 생각할 일이 있을까? 청명의 행동을 보면 그냥 받아주고는 있다. 정도만 알 수 있었으니까. 

그런 백천의 마음을 들은 이들은 고개를 저었음. 이 인간도 문제인데 저 인간도 문제라고. 백천의 마음을 이해 못 할 것은 아니었음. 청명은 정말 짐작조차 못 할 인간이 맞았으니까. 결국 계속 이렇게 지내다간 똑같을 거란 의견에 의해 결국 작전 하나를 짬. 

화산은 도가이지만 혼인을 금지하는 문파는 아니었으니 그걸 써먹기로 했음. 물론 이 작전에 함께할 이도 백천과 비슷한 입장의 사람이었음. 서로의 이해관계가 잘 맞는 사람이었지. 첫 만남조차도 흔히 운명이라 할 수 있는 길거리에서 만나 잘 맞아서 만남을 이어가는 설정이었음. 백천은 처음엔 이 사실에 대해서 좀 꺼리긴 했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혼인을 생각하며 만나다 후에 헤어지면 자신은 혼인을 하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혼인을 올리는 일이 매우 적은 문파이니 상관없지만 저와 만남을 가지는 이는 셈을 하는 상단주인만큼 이게 큰 흠으로 폐가 되지 않을까 싶었음. 하지만 만남이 지속될수록 친우로서 잘 맞는다는 걸 깨달았지. 

백천은 너무 즐거웠음. 평소 보는 사람들이 무인뿐이었고 높디높은 험난한 산에 박혀서 항상 검을 잡고 휘두르고 체력을 단련하는 것 외에 딱히 크게 다른 것이 없었는데, 저와 만나는 이는 상단주이지만 양민이었으니 자신이 처음 해보는 것이 많아서 즐거웠음.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놀이도 함께하고 다도도 즐기며 대화를 나누고 서로 비슷한 고민에 대해서 얘기도 나누고 해결책도 서로 고민해 보았지. 하다하다 너무 친해져서일까, 나중에도 우리가 계속 짝사랑 중이면 그냥 우리끼리 혼인해 버릴까? 라는 말이 장난으로 나오기도 했음. 

주변 사람들은 처음엔 이게 정말 잘 될까 싶었지만, 생각보다 백천과 상단주가 잘 맞았고 금방 아주 오랫동안 봐온 친우인 것처럼 친해져 있었음. 그리고 청명은 어느 순간부터 자주 산문 밖으로 나가는 백천을 보며 기강이 빠졌다며 혀를 찼음. 하지만 장문인의 허락하에 나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음. 

그렇지만 나갈 때마다 기대된다는 듯 나갔다가 즐거웠다는 듯 들어오는 백천의 모습에 알 수 없는 짜증이 났음. 청명은 그런 자신의 마음을 그저 자기는 밖에 자주 못 나가는데 백천은 자주 나가면서 점점 흐물흐물 해지니 기강이 빠진 것만 같아 그것에 대한 아니꼬움 정도로 생각했지. 그럼에도 청명이 폭발하지 않음은 항상 밖에 나갔다 오면 먼저 저부터 찾아와서는 당과같은 주전부리나 맛있는 음식들을 주거나 끈이나 술 같은 장식품을 주기 때문이었음. 하지만 어느 날 화산을 뽈뽈 돌아다니던 청명이 귀에 말 하나가 들렸음. 

-이러다 백천 사숙 그냥 혼인하시는 거 아닙니까? 

청명은 그 말에 큰 목소리로 뭐!? 하고 외칠뻔했음. 하지만 그 말을 가까스로 참았음. 

-아니, 그래도 백천 사숙 요즘 그분이랑 즐거워하시잖습니까. 사형도 생각보다 너무 친해진 거 같으시다고…… 

이 얘기를 하려 모여있던 이들은 어느 순간부터 자신들 사이에 함께한 청명을 보곤 말을 멈췄음. 그러곤 다들 땀을 흘렸지. 이 새낀 언제부터 여기 있었데..?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서로 눈치를 보고 있으니 청명이 입꼬리를 올렸음. 

-더 말하지 않고 뭐 해? 

청... 청명아... 누군가 작게 말했지만 청명은 그저 그 뒤에 더 할말 하라고 할뿐이었지. 청명의 모습은 마치 화난 것과 같았음. 원래라면 이런 거에 신경 잘 쓰지도 않는 녀석이 이러고 있으니 쭈구려 모여 있던 이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다가 고개를 끄덕였음. 청명은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얼른 말하라고 승질을 내고 있었음.

-요즘 사숙께서 밖에서 만나시는 분이 계시는데, 매우 각별해지셨더구나. 혹시 모르지 않겠느냐, 사숙께서 다른 분과 혼인을 올리실지.

 청명은 그 말을 듣곤 결국 뭐!?라고 소리치며 화를 내기

시작함. 동룡이가 혼인은 무슨 혼인이냐고 하면서 화를 내는 청명이를 보며 에휴... 하고 한숨이나 푹 쉬는데, 저렇게 화를 내지만 왜 내는지 모르는 청명의 모습에 진짜 이 둘은 문제가 많다 싶었음.

-왜? 

화를 내는 청명이 목소리 사이로 차분한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음. 그 목소리에 화를 팍팍내던 청명은 그 목소리에 화를 내던 것을 멈추고 소리를 낸 이를 바라봤지. 화를 내는 청명이 목소리 사이로 차분한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음. 그 목소리에 화를 팍팍내던 청명은 그 목소리에 화를 내던 것을 멈추고 소리를 낸 이를 바라봤지. 

-아니, 동룡이가 나를 좋아하는데, 혼인은 얼굴도 모르는 다른 놈이라는 게 말이 안 되잖아! 

-아무 관계 없어. 

청명은 그 말에 차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음. 백천이 저를 좋아한다는 건 맞지만 그게 전부일뿐 백천과 저는 아무 사이가 아니었으니까. 사숙과 사질이란 관계 외에는 이 둘을 따로 부르는 말도 없었음. 청명이 뭐라 말하지 못하는 사이 다른 누군가 말함. 

-근데 왜 이리 화난 거예요? 평소엔 이런 거 별로 신경도 안 썼으면서. 

청명은 그 말에 입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아니, 그게, 하면서 평소처럼 말하지 못하고 깊게 고민하는 듯했음. 그런 청명의 모습을 보며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야, 이거 된다. 이대로만 깨달으면 된다. 드디어 성공한다! 하고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속으로 신나 하고 있었지.
-ㄱ... 그야, 사숙이랑 혼인해야 하는 건 나잖아! 

곧 청명의 입 밖으로 나온 말에 주변 사람들은 쾌재를 불렀음. 이대로만 가서 청명이 고백을 하고 백천이 그 고백을 받는다면 드디어 이 답답한 짝사랑도 끝일 테니까. 청명은 본인의 마음을 드디어 자각하고는 그래, 사숙은 나랑 혼인해야지! 하곤 그쪽으로 화를 내기 시작했음. 그러곤 황급히 자리를 뜨곤 본인 방에 있을 백천에게 향했음. 저 멀리 뛰어가는 청명을 보며 드디어 이제 끝이다!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이들은 곧 답답함의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음. 

-아니, 왜 내 말을 안 믿는 건데! -말이 되는 소리가 아니지 않느냐, 청명아. 

-뭐가 말이 안 되는데!? 

-네가 나를 좋아한다니…… 혹, 내기에서 지기라도 한 것이냐? 

이 광경을 보는 모든 이들은 전부 머리를 한 대씩 맞은 것만 같았음. 아니, 저 인간 왜 저래? 좋아하는 사람이 자길 좋아한다는 데, 그걸 안 잡아? 결국 청명이랑 백천의 말이 빙빙 돌기 시작하니 하나둘씩 조용히 자리를 뜨기 시작함. 자리를 벗어나는 이들은 와 이게 이렇게 되네? 하고 둘의 답 없음에 감탄했음. 

결국 이전과는 반대로 청명이 백천에게 고백하고 백천은 계속해서 그럴 리가 있겠냐며 장난치지 말라고 청명이를 피하기 시작했음. 청명이는 나를 좋아한다면서 자기 말은 안 믿고 결국엔 자신을 피해 다니는 백천이 짜증났지만 이 짜증 하나로 포기하긴 싫었음. 백천의 곁엔 자신이 있어야 했음.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 붉게 물든 혼례복을 입은 백천의 곁에도 똑같이 붉은 혼례복을 입은 자신이 있어야만 했음.

청명은 그 이후로도 백천을 쫓아다니며 사랑을 말하기도 했고 백천이 저에게 했던 것처럼 산문 밖으로 나갈 일이 있으면 백천을 위해 장신구나 향유 등 백천이 쓸만한 것들을 직접 골라 사오기도 했음. 백천은 그 물건들을 기쁘게 받긴 했지만, 오직 청명의 사랑만큼은 믿지 못하였음. 청명은 몇 번을  말해도 저를 믿지 못하는 백천이 답답했지만, 묵묵히 자신의 마음을 계속해서 전할 수밖에 없었음. 

생각해보면 무려 10년이 넘는 세월이었음. 청명 본인이 백천의 사랑을 당연하다 여기며 받고 지내온 세월이. 그 10년이란 세월 중 일이 크게 터지거나 해서 서로 신경 쓰지 않고 살아온 세월을 뺀다 해도 5년은 족히 넘었을 거임. 그렇기에 청명은 백천의 이런 답답함이 짜증이 날지언정 그것 때문에 싫지는 않았음. 솔직히 그렇지 않을까. 자기 마음을 뻔히 알고 있는데 받기만 하고 좋은지 싫은지조차 표현하지 않던 상대가 어느 날 갑자기 사랑을 말하면 믿지 못할 거 같긴 했음. 얘 뭐 잘못 먹었나 싶기도 할 테고 장난치나 싶기도 했을 것임. 그래서 청명은 백천이 그 긴 시간 저에게 한 것처럼 똑같이 해보기로 함. 자신은 이 마음을 품은 것이 처음이었으니까. 

청명이 그럴 동안 백천은 두려웠음. 청명이가 갑자기 저런 게 믿기지도 않았고 오히려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음. 좋아하던 사람이 저와 같은 마음이다? 이건 좋았음. 근데, 갑자기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런 조짐도 없던 사람이 저런다는 게 이상했을 뿐이었음. 처음엔 하루 이틀 저러다 그만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청명은 그렇지 않았음. 정말로 자신에게 하는 말이 진실이라는 듯 마음을 고백했음. 거기에 평소라면 술이나 좀 사올 법한 애가 본인은 쓰지 않을 장신구나 향유 등을 사와 저에게 주기도 했지. 백천은 그래서 혼란스러웠음. 그 긴 시간 저 혼자만의 사랑이었고 저 혼자만 주기만 하면 됐는데, 지금은 갑자기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사숙, 언제까지 도망치시기만 하실 겁니까. 

-도망친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 

-그럼 지금 이게 도망치시는 것이지 무엇이겠습니까. 벌써 반년이 다 되어갑니다. 달포도 아니고 반년이요. 어느 누가 같은 마음임을 알았음에도 계속 도망치고 쫓기만 합니까. 서로의 마음을 알지 못하여 함께 하지 못한 시간을 다시 채워가기에도 바쁠 텐데 어찌 이리 더 시간만 끌고 계십니까. 

백천의 고민 상담을 하게 된 윤종은 사람 좋게 웃으며 말하였지만, 백천은 그 말 하나하나가 자신을 찔러오니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음. 

-청명이 그놈의 말을 믿을 수가 있어야지 원... 반년. 그래, 반년도 참 긴 시간임을 안다. 하지만 믿을 수가 없어서 그런다. 청명이가 나와 똑같은 마음이란 게 가당하기나 하느냐. 

-그것이 왜 가당하지 않겠습니까. 사숙, 청명이 놈이 평소 망둥이처럼 굴고 제멋대로 하고 눈이 돌든 안 돌든 사형제들 신경 안 쓰고 패고 굴리긴 했지만 이런 것으로 거짓을 말한 이가 아닌 것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저 두려워서 그런다. 두려워서. 혼자서 마음을 줄 땐 걸릴 것도 없었고, 같은 마음일 것이란 것도, 같은 마음이 될 것이란 것도, 단 한 번도 기대하지도 않았으니까. 혹시 모르지 않느냐. 정인 사이가 되고서 후에 어찌 될지. 

-사숙,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법입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길을 그 누가 알겠습니까. 후에 헤어질까 두려워하는 마음을 갖고 계심은 알겠으나 그건 모를 일이지요. 끝에 끝까지 함께할지 중간에 헤어질지. 하지만 그게 뭐 어찌 됐든 상관없지 않겠습니까. 지금도 시간은 흘러가고 저희의 삶은 유한합니다. 무술을 배우지 않은 양민보다 좀 더 오래 산다 할지라도 짧은 삶이 될지도 모르죠. 그런 삶 속에서 한시라도 빨리 사랑하는 이와 더욱 오랜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이 더 좋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만약 후에 헤어지게 된다 하면 저와 다른 사형제들이 그 망둥이 놈을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윤종에게 상담을 끝낸 백천은 마음을 먹었음. 그래, 밥이 되든 죽이 되든 까짓것 해보자는 심보였음. 다음날 백천은 청명이 저를 찾아왔을 때 도망치지 않았음. 그리고 청명도 먼저 돌진하지 않았고.백천은 청명 앞에서 제 마음을 고백하는 것이 떨렸음. 애정이 담긴 말은 자주 했지만 제대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으니까. 백천은 뒷짐을 쥔 손의 떨림을 느꼈음. 그리고 심호흡을 가다듬었지. 

-청명아. 내가, 

-잠깐! 내가 먼저 말할 거야! 

-아니, 내가 먼저 말할 테니 잠자코 듣고 있거라! 

-내가 먼저 말할 거라니까! 

갑자기 자기가 먼저 할 거라고 티격태격하는 청명과 백천의 뒤로 담장 뒤에 숨어있던 이들은 저 둘은 또 저 쓸데 없는 걸로 싸우고 있나 싶었음. 저럴 시간에 그냥 마음이나 전하고 정인이나 될 것이지.그리고 그렇게 답답해 하는 사람들 사이로 돈 내놔라. 하씨... 이번엔 진짜 될 줄 알았는데... 하면서 돈을 주고 받는 몇몇도 있었음. 그러는 사이 일다경이 지났음에도 청명과 백천은 계속 자기가 먼저 할 것이라 싸우고 있었지. 결국 이대로 가다간 서로 마음도 못 전하고 끝낼 것 같았던 백천이 잠시 멈추자는 의미로 손을 들었음. 그러자 청명이 입을 닫고 서로를 바라보았지. 그리고 잠시 쉬었다가 둘이 맞추기라도 한 것 마냥 동시에 말했음. 

-연모하고 있단다, 청명아. 

-연모하고 있어, 사숙. 

그렇게 동시에 둘이 마음을 전하자 담장 뒤에 있던 이들이 우르르 쏟아져나왔음. 아마 서로 이 장면을 보겠다고 자기들끼리 옥신각신했던 탓에 중심이 몰려 결국엔 맨 앞에 있던 이들이 버티다가 결국 앞으로 쓰러진 듯했음. 그 모습을 들킨 이들은 다들 멋쩍게 웃으며 슬금슬금 자리에서 일어나곤 곧장 천천히 자리를 피하려 했지만 청명이가 먼저였음. 

-이것들이 수련은 안 하고 훔쳐나 보고 있어? 아주 살기 편해졌나 봐? 당장 낙안봉까지 찍고 온다, 실시! 늦게 들어오는 열 명은 절벽에서 떨어트릴 줄 알아! 

청명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청명을 향해 욕하는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곧 자기들끼리 자기가 먼저 갈 거라며 싸우는 소리로 덮어지게 됐고 청명은 그들을 둔 채 다시 백천의 곁으로 돌아왔음. 그리고 슬며시 백천의 손을 잡곤 서로를 보며 미소 지었음. 


꼬마신랑 청명이 어느날 형제들에게 부인이 자신을 너무 애로만 본다고 고민 털어놓는데, 그 고민에 형제들은 아무래도 나이가, 키가, 하면서 현실적인 이유를 얘기하니까 그 말에 깊게 생각하더니만 끄으응... 하고 그건 어쩔 수가 없는데... 하면서 툴툴거리는 청명이 보고 귀여워해주는 형제들. 그러다 문득 팟! 하고 좋은 생각났는지 급 우회해서는 그럼 평소 하는 행동이라던가 먹는 것 등 평소 습관에 대해서 얘기해줌. 부인과 혼인을 올리고서는 덜해졌지만 그럼에도 아직도 천방지축으로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사고 치기도 하고 밥보단 주전부리가 좋을 나이인지라 밥도 제때 안 먹으니까. 이참에 습관 고쳐먹기로 한 형제들. 

그리고 형제들의 말을 들으면 그럼 나도 이제 그렇게 하면 부인에게 멋있어 보이고 의젓해 보이겠지? 하면서 신경쓰기 시작하는 청명이. 

평소 백천이 눈에 보이면 부인!!! 하고 달려가서 품에 안기고 오늘 무슨 일 있었는지 막 신나서 얘기하고 그랬는데, 형제들이 해준 말이 생각나니까 천천히 다가가서는 백천 품에 안기지도 않는 대신 눈높이를 맞춰주려 쭈구려 앉은 백천의 커다란 손을 작은 손으로 붙잡고는 부인, 오늘도 잘 지내셨습니까? 하면서 안부 묻고 얘기 나눔. 차분하게 백천의 손을 작은 손으로 어루만지며 이야기를 나누지만 중간중간 백천 품에 파고들고 싶어도 꾹 참는 청명이. 

그리고 주전부리 가져와서 먹자하는 백천의 말에도 고개를 젓더니 자기는 이제 어른이라서 단 거 괜찮다고 부인 많이 먹으라고 말하면서 눈을 꽉 감아버림. 

아직 형제들과 청명이 사이에 뭔 얘기가 있었는지 모르던 백천은 저의 어린 신랑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하다가 후에 집에 찾아온 청명이 형제들에게 이야기 듣고 웃어버림. 그렇게 한다해서 본성이 바뀌지는 않을 텐데 생각하지만 그래도 청명의 형제들이 마음에 들어하고 청명이도 열심히 노력하는 듯 하니 며칠만 더 장단에 맞춰줄까 하는 백천. 

그렇게 며칠을 더 장단 맞춰주니 벌써 달포가 되어감. 청명을 보니 참는 것 정도는 잘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달려가 안기고 싶고 당과나 빙탕 등 주전부리 먹고 싶어하는 게 눈에 훤히 보이니 다시 풀어주기로 한 백천. 직접적으로 얘기하면 창피해하고 부끄러워할 청명을 알기에 백천 본인이 행동으로 대신하기 시작함. 

평소 예의에 어긋나니 잘 뛰지 않던 백천이지만, 청명이 눈에 보이면 달려가서는 청명을 품에 안아주고 오늘도 열심히 했냐고 얘기 나눔. 평소 잘 이러지 않는 부인이 갑자기 이러니 놀란 고양이가 된 청명은 덤. 당과도 자기랑 같이 마음껏 먹자고 꼬드김. 처음엔 괜찮다고 자기 안 먹어도 된다 말하면서도 당과에게 눈을 못 떼는 청명.  그 꼬드김이 두 번, 세 번, 늘어나기 시작하니 저보다 어른인 부인도 좋다는데, 괜찮다는데! 하고 눈치보다가 결국 원래대로 돌아감. 

달포정도 청명이의 사고소식 없이 좀 조용히 살던 형제들, 청명이네 찾아갔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 청명이를 보고는 역시 달포가 한계인가? 싶다가 백천이랑 눈 마주치고 깨달음. 

이참에 안 좋은 습관 고치려던 건 결국 실패한 것 같지만 그래도 달포 전보단 지금 사이가 더 좋아 보이는 막내 부부를 보며 나중에 나이 더 먹으면 지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청명의 성정을 아는 형제들은 부디 백천이 청명의 고삐를 잘 잡아주길 바랄 뿐임. 


평소 주름 하나 없는 정장에 빤딱빤딱하게 빛나는 구두 신고 한 손엔 서류가방 들고 다니던 백천과 다 늘어진 흰티에 추리닝 입고 삼선슬리퍼 질질 끌고 다니면서 허구한 날 편의점 앞 의자에 앉아서 라면이랑 같이 초록병 한 병 까먹던 청명이.

둘이 옆집사는 이웃이다 보니까 여러 번 보기도 했고 백천 출퇴근할 때마다 마주치면 청명이 먼저 말을 거는 걸로 친구라기엔 사이가 가깝지 않고 그저 이웃이라고만 하기엔 항상 이 얘기 저 얘기 안부 묻고 지내다보니 애매한 관계의 둘.

어느 날 백천이 하루 날 잡아서 연차내고 쉬면서 겸사겸사 제대로 집 청소 하느라 평소랑 다르게 베이비파우더 향 나는 오래된 추리닝 입고 머리카락은 대충 집게핀으로 고정해두고 쓰레기 봉투 버리러 가던 중에 단추 몇 개 푼 채 정장 입고 평소랑 다르게 은은한 우드향 나는 청명이랑 마주치는 걸로 시작하는 그런 청백 보고싶다.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되어서까지 배우로 꾸준히 일하고 있는 청명이. 그런 청명의 이름을 검색창에 검색하면 연관검색으로 제일 위에 뜨는 게 바로 ‘청명 짝사랑’임. 사람들이 남의 짝사랑에 왜 이리 관심이 많아? 싶겠지만, 이 검색어가 제일 먼저 뜨는 이유는 바로 청명이 10년 가까이 한 사람을 짝사랑하고 있기 때문임.

아직 어렸던 청명이 했던 한 인터뷰에서 짝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얘기한 게 이 사건의 시발점인데, 처음엔 그 나이에 맞는 한순간의 사랑 정도로만 봤음. 하지만 몇 년 뒤 중학생이 된 청명이 여전히 짝사랑 중이고 상대가 지금 좀 중요한 시기라서 응원하고 있다고 답변하니 어른들은 아이들의 귀엽고 풋풋한 사랑을 보듯이 보기 시작했음.

거기에 청명은 배우 활동을 하면서 사생활에 대해선 철저하게 선을 긋고 활동해서 개인적인 얘기는 짝사랑 외엔 없다시피 하고 길거리 목격담도 거의 없다 하니 팬들도 그렇고 평소 청명에 대한 떡밥이나 정보를 제일 많이 얻고 관심을 가질만한 게 이런 거 밖에 없었음. 거기에다가 본인 사생활은 물론 자기가 짝사랑하는 상대에 대한 정보마저도 연상이고 운동하는 사람이란 게 전부이니 상대를 감히 추측할 수는 없었고 그저 상상할 수 밖에 없었지. 청명은 그렇게 반년에서 일 년 간격으로 정기 이벤트 마냥 자기 짝사랑 관련 질문을 받으면 거기에 답해주는 것 정도로 얘기하고 지냈음.

뭐 얘기한다 해도 같이 뭐 했다는 얘기보다는 그냥 항상 하는 답변이 상대가 중요한 시기이다, 요즘엔 잘 못 만나고 있다, 언제나 똑같다, 상대를 언제나 응원한다. 가 전부였던 청명이. 하지만 청명이 고등학교 들어가고 나서는 조금 다른 답을 꺼냈음.

 

-제가 성인이 될 때까지도 같은 마음이면 받아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청명 본인도 말하면서 기분이 좋은지 웃고 있었음. 그리곤 속상하지 않냐는 말에 아니라고 자긴 오히려 성인이 될 때가 기다려지고 상대가 이해된다 말하는 청명이. 이런 청명의 모습 때문에 다들 도대체 청명의 짝사랑 상대가 진짜 누구인지 궁금해지면서 얼른 청명의 사랑이 이루어지길 바람.

그렇게 청명이 성인이 되고 나서의 어느 날... 잘난 얼굴과 잘난 실력, 그리고 백천이 아직 학생 시절 때 있었던 큰 사건 등으로 예전부터 유명했던 펜싱 선수인 백천. 재활 후 이번에 국대로 선발 되어서 출전한 대회에서 금메달 따고 인터뷰하는데, 개인 소감을 다 말하고 나서 혹시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말 해도 되냐고 물음. 그리고 괜찮다는 말에 카메라 쳐다보고 웃으면서 말함.

 

-청명아, 받아주마.

 

그렇게 청백 둘이 큰 폭탄 하나씩 떨구고 사귀게 됐으면 좋겠네. 그리고 이제 백천이랑 사귀고 나서는 청명이 이때만을 기다렸다는 듯 둘이 같이 어디 놀러 간다, 뭐 한다. 같은 길거리 목격담이 늘어남.


동갑내기 청백인데, 시합할 때 반짝반짝 빛나보이던 청명을 향한 자신의 마음이 그저 단순 우정이나 팬심이 아니라 사랑이었음을 뒤늦게 깨닫는 백천. 하지만 이미 청명에게 자신의 마음이 팬심이자 우정이라고 말했던 터라 어찌하지 못하고 그저 그대로 가깝지만 멀게 청명 곁에 있어주는 백천. 


꼬마신랑 청명이 아직 어린 나이인지라 곁에서 누군가 토닥여주거나 자장가 불러줘야 편히 잘 수 있는데, 차마 자기 입으로 부인에게 그래야 잘 잘 수 있는데, 해줄 수 있겠냐고 말하기 그래서 돌려 말하길 선택한 청명이. 잠자리에서 부인의 목소리가 참 고운데 혹, 가락 하나 불러줄 수 있겠냐는 말에 잠시 당황한 백천. 그런 부인의 모습에 혹 잘 못 부르나 싶어 묻지만 그건 아니라는 백천의 말에 고개를 끄덕임. 결국 우물쭈물거리던 백천이 자기는 잠잘 때 부르는 가락을 들어본 적이 거의 없어서 그런데 혹, 부군께서 알려주실 수 있겠냐 물으니 그 말에 잠시 놀랐다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부인께서 잘 모르는 건 자기가 다 알려주겠다며 형제들이 부르던 가락을 떠올리며 백천에게 들려주는 청명이. 청명이 잔잔한 가락을 몇 번 부르자 곧 청명의 목소리에 맞춰 따라 부르는 백천. 

그렇게 청명과 백천의 처소 주변에는 잘 때가 되면 두 목소리의 잔잔한 가락이 작게 들려옴.


이제 귤의 시기가 오니까 청백 귤 까먹으면 좋겠다. 겨울이 되면 늘 손끝이 주황색으로 물드는 백천. 봉숭아 물들인 것도 아니고 손끝이 늘 주황빛이니 뭔가 싶어 알고 보니 청명이 먹으라고 귤 까주느라 물들음. 청명이가 직접 귤 안 까먹는 것도 아닌데 어미 새가 새끼 새에게 모이주듯 분명 청명이 양손 가득 귤 가지고 있어도 이게 더 달구나. 이게 더 알차다. 하면서 청명이 먹여주니 백천 손에서 주황색 물이 빠질 날이 없음. 그리고 귤은 또 어떻게 갖고 다니는지 귤 특유의 상큼한 향이 은은하게 남.


악 꼬마신랑 청명이 잠잘때 한 이불 덮고서 손 잡고 자면 애기 생긴다는 말 믿어서 백천 손 잡는 거 많이 고민 했으면. 아직 나도 어린데 부인께 애가 생기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하니까 몰래 뒤에서 그 모습 보고 웃는 청명이 형제들과 백천. 

후에 백천이 장난으로 청명이 잘 때 손잡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난 청명이 헙!!!! 하면서 부인과 손을 잡고 자다니 어떡하지!!! 막 혼자 심각해짐. 그러다가 부인 몸에 좋은 것들 해줘야지!!! 하고 임신했을 때 먹으면 좋은 차라던가 먹을 거리를 밥이나 간식으로 내오라고 함. 그리고 나날히 백천 행동 하나하나 유심히 봄. 

백천은 어린 청명이 요즘 왜 저럴까... 왜 자기 품에 들어올 때 배를 그리 만질까 싶다가 후에 대화하다가 알게 됨. 

-요즘 몸에 아무 이상 없으십니까? 

-예, 없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까지 말했음 백천도 몰랐을 테지만 청명이 뒷말로 홑몸도 아닌데 조심하십시오. 라고 말해서 물음표 투성이 되어버리는 백천. 아니 자기는 지금까지 그 어떤 행위도 단 한 번도 하지 않고 살아왔는데 홑몸도 아니라니? 백천이 놀라서 예? 하고 되물으면 오히려 청명 본인이 놀라서 자기 입 팍 막음. 헉, 부인도 아직 모르고 있던 사실인가봐!!! 하고 생각하다가 아니지, 이럴 땐 남편이 부인께 다 알려줘야지! 하고 백천 손을 잡고는 며칠 전에 손을 잡고 잔적이 있지 않습니까... 하고 말문을 떼니 속으로 대폭소하는 백천. 자신은 그저 장난으로 한 것인데 이렇게 깊게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었단 사실이 놀랍지만 아직 어린 청명의 행동에 웃음이 남. 하지만 차마 진지하게 제게 말하고 있는 자신의 어린 신랑 앞에서 크게 웃을 수가 없었음. 

결국 청명에게 그건 거짓말이다. 라고 말하지 못 하고 그저 아이가 그렇게 쉽게 생기지는 않다. 나는 아직 태기를 느끼지 못하였고 몸의 변화도 없다.하면서 의원을 불러서까지 확인해 보고 몇 번의 의심의 눈초리를 하다가 결국 부인이 그렇다면 그런거지 하고 믿는 청명이. 아직 어린 청명도 그간 제가 했던 행동들이 좀 유난이었다는 것을 알기에 살짝 부끄러워하지만 백천이 이런 낭군을 아비로 두는 아이는 참으로 행복할 것이란 말에 금방 풀어짐. 

그리고 후에 자라고 자라서 교육을 받고 알거 다 알게 된 청명이의 부끄러운 흑역사가 되어버려서 이때 얘기만 나오면 빠르게 아악!!!!!! 하고 소리 지르고 그 모습 보는 백천과 형제들은 즐거움. 


검동 보고싶다. 동룡이 끼고 다니는 검존 보고싶다. 동룡이 놀리는 검존 보고싶다. 그러다 결국 울려버려서 우왕좌왕하는 검존 보고싶다. 동룡이가 검존 싫다 해서 굳어버리는 검존 보고싶다. 그러다 울음 그치고 퉁퉁부은 얼굴로 동룡이가 검존한테 안기면서 사실 엄청 좋아한다 말하는 거 보고싶다. 그런 동룡이 한 팔로 안아서 통통한 동룡이 볼 잡아댕기는 검존 보고싶다. 그탓에 동룡이 발음새는 거 보고싶다. 검존 옷에 동룡이 콧물눈물 자국 남은 걸로 놀리는 검존 보고싶다. 그거에 화난 동룡이 장문사형한테 가버려서 혼나는 검존 보고싶다. 그래도 결국엔 검존 뒤 따라 걷는 동룡이 보고싶다. 


맨날 동룡이 자기 제자 아니라고 하던 검존, 아직 청명이 검존 칭호 얻기 전이었어서 그래도 꿋꿋하게 동룡이가 청명이에게 사부님. 하고 불렀는데 청명이 검존 칭호 얻고 나서는 검존으로 호칭바꿔서 은근 마음에 안 들어하는 검존 보고싶음. 


사냥꾼이 풀어놓은 덫에 걸려 다리 다친 학을 발견한 청명이. 처음엔 구워먹을까 하다가 자세히 보니까 학치고 잘생겨서 뭔 동물이 빛이 나냐 싶어 걍 살려줌. 그리고 바로 잊어버린 청명이. 며칠 뒤 밤에 누군가 청명의 처소 문을 두드리니 자려다 말고 뭐야? 하고 나온 청명이. 눈 앞에 있는 헌앙한 청년 얼굴에 후광이 보여서 눈쌀 찌푸림. 뭐야 왜 여기만 대낮이야? 싶었는데 순간 청년이 청명이 손을 잡더니만 이전에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해서 은혜를 갚으러 왔습니다. 하면서  막무가내로 집에 들어오니 결국엔 얼레벌레 시작된 청명과 청년의 생활. 

원래 막무가내로 들어온 백천을 쫓아낼 계획이었던 청명이. 하지만 얘가 자기가 살고 있는 산까지 꾸역꾸역 올라와서 지친 모습이니까 내일 보내자. 했다가 집안일 대신 하는 모습에 좀 편하네? 하고 뭔가 밤마다 뭘 하는지 어느 날엔 돈을 벌어오거나 값나가는 좋은 비단을 가져오니 호오? 하고 그냥 데리고 살게 됨. 

그렇게 같이 살게된지 꽤 시간이 지나게 되고... 청명이는 둘이 같이 살고 빠른 시일 내로 백천이 인간이 아니었음을 깨달았지만 백천 본인이 먼저 말해주길 바라며 별말 하지 않음.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흘러도 백천이 말할 것 같지가 않으니 결국 무작정 밤에 학으로 변해서 베를 짜는 백천 방에 쳐들어간 청명이. 백천은 놀라서 튀려하지만 금방 청명에게 잡혀서는 결국 묶임. 

자기 정체를 알았으니 자긴 이만 가봐야 한다고 말하는 백천이지만 나는 네가 학이든 인간이든 개든 뭐든 좋다고 하는 청명이 말에 결국 그대로 살게 됨. 후에 오랫동안 되돌아오지 않는 백천 찾으러온 금룡이 때문에 동룡이란 이름을 알게 된 청명이 한바탕 웃으며 놀리는 상황이 벌어지지만 백천이 그렇게 계속 학 이름 갖고 놀리면 그냥 가버리는 수가 있다해서 멈춤. 

그렇게 잠시 딴길로 새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서... 하마터면 청명이에게 통구이로 먹힐 뻔한 금룡이를 어찌저찌 잘 보내고 나서 청명이와 백천 둘이 행복하게 삶. 


아, 모든 게 다 끝나고 이제 좀 숨 좀 돌리며 쉴 수 있었을 때, 백지인 편지지를 불태우는 백천 보고싶다.  정말 아무 것도 써있지 않는 편지지가 있는가 하면 가끔씩은 누군가의 이름이 써있는 편지지도 같이 태울 때도 있음. 태우는 편지지가 값비싼 재질이다 보니 아까워 하는 이들도 있으나 백천 주변인들은 그에 대해서 별말 하지 않음. 매일매일 태우는 것도 아니고 달포에 한두 번 또는 어쩌다 한 번 그리움을 잊으려 달과 그림자를 벗삼아 자작을 하다가 끝에 가서는 결국 비어있는 편지지를 태우는 백천을 알기에 그저 몸이 이 이상 상하지만 않길바랄 뿐. 


어린 청명이한테 어른들이 놀린다고 동룡이 보며 저기 니 신랑있네 신랑한테 인사해야지! 하면서 놀리는데 그러다 청명이 울고불고 난리 남. 엄청 화나서 울던 청명이 큰형 품에 들어가면서 훌쩍이며 형의 옷에 자기 얼굴자국 남기고 있지만 그 작디작은 손으로 동룡이 옷자락 꼭 잡고 놓지 않고 있음. 청명이 때문에 어디 가지도 못하고 어색하게 웃는 둘. 그러다 청명이 큰형 품에서 웅얼거리니 뭐라고? 청명아 다시 한 번 더 크게 말해 보자. 하면 그때서야 우느라 퉁퉁 부은 얼굴 보이면서 왜 자기가 부인이고 저 예쁜 형이 신랑이냐고 자기가 신랑할 거라고 승질내면서 자기 할 말 다하고 있음. 


피투성이 사파청백 보고 싶음. 시체들로 둘러싸인 장소에서 피웅덩이 위에 서서 서로 잡아먹을 듯 구흡하는 청백. 그렇게 서로의 입술을 물어 뜯고 입안을 훑으며 서로에게 상처를 내다가 시체들 사이로 누구 한명 살아있는 거 발견하면 칼이 녹슨 거 아니냐고 비꼬고는 다시 둘이 할 거 함. 


청명이 백천 잃고 생각보다 꽤 잘 살아갔으면. 위패를 사당에 둘 때도 우는 사형제들 사이에서도 무덤덤하게 백천의 위패를 바라보고 옷가지를 태울 때도 무덤덤하게만 바라보던 청명. 그 이후의 삶도 무덤덤하게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지내오다가 어느 날 문득 달이 가득찬 밝은 밤에 잠에서 깨어나 제 곁을 보니 온기 하나 없이 차가움만 가득해서 자신의 방 안이 사람 사는 곳 같지가 않아서 순간적으로 떠오른 백천의 모습에 결국 그간 울지 않았던 것이 거짓인 것 마냥 눈물을 터트리는 청명이. 


뭔가 검존 정도 되면 민간신앙으로 신상을 집 안에 두면 집안의 악귀를 몰아낸다. 안 좋은 일을 피하게 해준다. 하면서 부적마냥 돌아다닐 거 같은데... 검존은 처음에 딱히 신경 안 쓰고 다녔는데, 저잣거리에 홀로 나왔던 동룡이가 관심 가져서 검존과 제일 닮게 그려진 초상이 그려진 족자 하나 사와서 검존 없을 때마다 몰래 보다가 결국 검존한테 들켜버렸으면. 

검존이 잠시 일이 있어 며칠간 산문 밖으로 내려가게 된 탓에 홀로 있게된 동룡이. 문득 검존이 보고 싶으니 결국 족자를 꺼내 검존의 초상을 보는데, 아무리 동룡이 보기에 최대한 닮은 얼굴로 그려진 것을 사왔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똑같진 않은 터라 좀 아쉬운 동룡이. 초상을 보며 아, 여기가 좀 더 이리 됐으면 더욱 닮으셨을 텐데... 하고 보고 있다가 갑자기 뒤에서 부인께서 요즘 혼자 뭘 그리보고 계시나 했더니이것입니까? 하고 들려오는 목소리에 크게 놀라버림. 

뒤를 천천히 돌아보니 며칠이 더 지나서야 와야 할 검존이 자기 바로 뒤에 있어서 잘못하다 걸린 아이처럼 급히 자기가 보고 있던 신상 꼬옥 안아버림. 그러면서 차마 뭐라 말도 못하고 놀라고 창피한 마음에 뻐끔뻐끔 거리다가 결국 검존에게 최근 양민들 사이에서 부적처럼 돈다하기에 한 번... 했다가 부인께선 자기와 함께 있지 않냐는 검존의 말에 그래도 간혹 떨어져 있을 때도 보고싶다고 동룡이 말하니까 자기랑 닮지 않은 신상은 치우라고 말하면서 가져가는 검존. 그 모습에 동룡이는 역시 검존께서도 이런 건 싫으시구나 하면서 좀 우울해 지는데, 며칠 후 화공을 데리고 온 검존. 

이게 무슨 일이냐고 묻는 동룡이인데 검존은 그저 웃으면서 같이 있는 그림 한 개 즈음은 있어도 좋지 않겠냐면서 한 폭에 같이 그려짐. 아무래도 초상을 그리는데 꽤 시간이 걸리는 만큼 중간중간 짜증이 날 뻔 하기도 한 검존이지만, 그래도 동룡이가 신나보여서 참아냄. 

그리고 완성된 초상을 보며 기뻐하는 동룡을 보고는 자기가 그리도 보고 싶을 때면 다른 거 말고 이 초상을 보라고 얘기하니 고개를 끄덕이며 행복해 하는 동룡이. 검존도 그런 동룡이 모습에 만족해하면서 겸사겸사 제 부인 모습도 그림으로 남겨놔서 기분 좋음. 

그리고 이제 자기 모습이 신상이나 부적처럼 판매하는 상인들이 있단 소식을 동룡에게 들어서 제대로 알게 된 검존. 원래라면 별로 신경 안 썼겠지만 동룡이가 자기랑 별로 닮지도 않은 초상 갖고 있던 것도 마음에 안 들고 자기가 무슨 관운장이나 생불같은 것도 아니고 살아있는 사람가지고 신상 만든다는 게 마음에 안 들기도 하고 자기 초상같은 건 동룡이만 갖고 있어도 충분하다 생각 돼서 한 번 뒤엎음. 


애기 청명이 사고 백천 앞에선 언제나 말랑콩떡아기귀요미매화로만 남아있었는데 사고 잠시 일이 있어 산문 나간 사이 문파 내 다른 사형제들 제패하고 있다가 일이 일찍 끝나 돌아온 백천에게 들켜버렸으면. 

물론 백천은 주변 사형제들이나 청자배 아이들이 슬쩍 와서 청명이 이러이러했다고 저 망나니 고삐 잡아달라고 말해주는 경우가 많았다보니 이미 다 알고 있었지만 청명이는 그 사실을 모르니 그저 자기는 백천 사고의 말랑콩떡아기귀요미매화인데 하필 이런 모습을 보였단 사실에 놀라서 백천한테 달려와서 이게 무슨 일이냐면요... 하면서 막 어떻게 해서든 지금 상황에 대해서 변명하려 하지만 자기가 지금까지 사고 없을 때 사형제들 패고 놀려먹으면서 짱먹었던 게 너무 많고 명백하니 차마 사고에게 거짓말 할 수는 없어서 제대로 말도 못함. 

결국 우물쭈물 뭐라 말도 못하다 사고가 자기한테 뭐라 말도 안 하고 가만히 보고만 있는 게 갑자기 무서워져서 백천 바지 자락 붙잡고서 눈물 펑펑 흘릴 듯한 얼굴로 자기가 잘못했다 말하면 그제서야 청명이 안아들면서 거짓말 안 한 거 잘 했다고 저기 쓰러진 사형제들한테도 가서 똑같이 얘기하고 사과하자고 청명이 둥기둥기 해주는 백천 사고. 


백천이 청명에게 장난으로 너 나 없으면 어떻게 살래? 라고 말했을 때 청명이 동룡이가 재수 없는 소리나 하고 있어! 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후에 정말 동룡이가 없을 때 평소 백천의 어깨 너머 눈대중으로 봐온 것들을 처음 하는 거 치고 혼자서도 잘 하니까 한순간에 모든 것이 하기 싫어진 청명이. 


애기 토끼 동룡이 스승인 검존이랑 같이 화음 내려갔다가 검존이 잠시 어디 갔다 오겠다고 자리에서 가만히 기다리라 하면 검존이 오기 전까지 정말 그 자리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기다리다가 검존 발소리 들리면 들리는 쪽 귀 쓰윽- 들어서 어디쯤 오셨나 확인했으면.

 


다친 동룡이 부축하려고 청명이가 앉아서 잠시 쉬고 있는 백천 잡아다 일으키는데, 하필 잡은 부분의 옷이 찢긴 부분이였는지 갑자기 지이익 하고 옷이 뜯겨서 강제 상탈 당하는 동룡이. 옷찢겨지자마자 둘 다 말도 먼저 못하고 그냥 멍하니 서로 쳐다보기만 함. 결국 어니, ㅇ...이게 왜.., 뜯겨..? 하면서 자기 장포 덮어주는 청명과 ......고맙다. 하고 장포 꼬옥 잡고 청명이가 부축해주는 거에 따라 걷는 동룡이. 


동룡이 이상한 곳에서 생때 잘 부리고 어린 아이가 부릴 법한 일에선 생때 안 부리니까 오묘한 느낌의 검존 스승님. 저잣거리 아이들만 해도 먹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가지고 싶은 거 생기면 그렇게 땅바닥이 제집 바닥인 것 마냥 드러누워서 우는데 동룡이는 그러질 않으니까 그런 거에 욕심이 없나 싶기도 함. 

그러던 어느 날, 검존이랑 동룡이 둘이 심부름으로 내려갔다가 줄지어진 노점들 스쳐지나가던 중 문득 한 노점 앞에서 슬쩍 멈췄다가 곧바로 검존 따라 걷는 동룡이에 힐끗 동룡이가 잠시 멈춰서 보던 노점을 보니 다양한 종류의 장신구나 말액을 파는 걸 발견한 검존. 이 아이가 장신구같은 반짝인 것에 관심을 둘 아이가 아니라는 걸 알아서 말액이 갖고 싶어한다는 걸 알게 된 검존. 심부름 할 물건 찾고 되돌아가는 길에 동룡이가 잠시 멈춰선 노점 앞에 서곤 동룡이 한팔로 들어 판대 위에 올려진 물건들이 한 눈에 보이게 해준 검존. 동룡이 갑자기 몸이 붕 뜨니까 ㅅ...스승님..!!! 하고 검존 꼬옥 잡는데, 곧 그런 동룡이한테 판대 위에 놓인 물건들 쓰윽 다 둘러 보이게 해주곤 어디 갖고 싶은 거 하나 골라 보거라. 하는데 차마 뭘 갖고 싶다하기 그래서 우물쭈물 말 못하고 있으니까 엄청 화려한 자수가 수놓아진 말액 들어보이면서 말 안 하면 이거 그냥 산다. 하니 바로 그거 아니라고 아무 것도 수놓아지지 않은 그저 희멀겋기만한 말액 가리키면서 저... 저걸로 사주십시오! 하는데, 그거 보고 씨익 웃고는 음~ 이걸로 살까? 하면서 요즘 유행이라는 붉은색의 말액 들여보임. 그럼 그거 아니라고 고개 도리도리 저으면서 그거 말고 백색으로 사달라고 하는 동룡이. 하지만 검존은 또 그 말이 안 들린다는 양 다른 색의 말액 건들이니까 결국 백색!!! 아무 것도 수놓아지지도 않고 아무 색도 없는 백색으로 사주십시오!!!! 하고 얼굴이 붉게 변한 채 소리치니 그제서야 그래, 이걸 원했구나. 하면서 하얀 말액과 끝자락에 매화가 수놓아진 말액 하나 사서 동룡이에게 안겨주곤 머리 헤집어 헝클어트리며 웃는 검존과 이렇게까지 큰 소리가 나올지 몰랐던 터라 얼굴이 사과마냥 더 붉어진 동룡이. 

그래도 갖고 싶던 말액과 함께 검존이 직접 골라준 매화가 수놓아진 말액을 품에 꼬옥 안곤 웃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웃음에 슬쩍 미소짓는 검존. 


용청명이로 청백 구흡하면 좋겠다... 인간 모습의 청명이 아니라 거의 용의 모습이라서 인간과 구강구조가 완전히 다른 청명이. 그런 청명이랑 구흡하려니 제 입안에 들아오는 청명의 혀를 다 받아내지도 못하고 입안을 넘어 목구멍까지 침범하며 다 막아버리니 그저 청명의 움직임에 따라가기도 벅차서 입가엔 흘러넘치는 타액범벅. 어떻게든 꼿꼿히 서려던 몸도 계속해서 무너져내리는 백천이니 결국 단단하지만 얄쌍한 허리를 손으로 붙잡아 지탱해주는 청명이. 언제 끝이 날지도 모를 구흡이 드디어 끝나며 청명의 혀가 제 입안에서 다 빠져나가서야 숨을 거칠게 몰아 쉬는 백천. 그와 동시에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 앉을뻔 한 거 청명이 단단히 붙잡아주니 청명의 품에 기대 잠시 쉬는 백천. 


인간들 하는 짓거리에 환멸나서 산에 콕 박혀살던 용 청명이. 어느 날 산 속에 길잃은 아해 하나가 제가 살고 있는 깊은 숲속까지 들어왔길래 돌려보내는데, 그날부터 툭하면 찾아오는 푸른 옷의 아해 하나. 자신이 질색하는 색의 옷을 입고서 꾸역꾸역 자기가 살고 있는 깊은 숲까지 찾아와선 그냥 어른들에게 들은 세상 돌아가는 얘기나 자기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함. 처음엔 심드렁하고 이 작은 아해 하나가 떽떽 거려봤자 자기에겐 작은 미물의 소리라서 그냥 자장가 삼아 두던 청명이. 

그러던 어느 날 맨날 찾아오던 아해가 찾아오지 않길래 그래, 잘 됐다 싶었음. 자기는 이제 세상사나 인간사에 관여하기 싫었고 그냥 이렇게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평소랑 달리 떽떽거리는 목소리가 없으니 은근히 신경쓰이던 청명이. 

다음 날 상처투성이에 얼굴이 검게 피멍이 들어서 온 아해의 모습에 무언가가 속에서 틀어지면서 시작되는 그런 거 청백 보고싶다.

처음엔 그저 한낱 미물, 인간. 잠깐의 유흥 정도로만 생각하던 청명이가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와 말을 걸고 여러 얘기를 해주던 동룡이에게 저도 모르게 익숙해지고 어느순간 감겨버려서 동룡이를 완전히 곁에 두고 싶어하지만 성인이 된 동룡이는 강호를 돌아다니다 결국은 청명의 곁으로 돌아와 자신이 겪은 것 본 것 느낀 것 등등 알려주는 것에 즐거워하니 자기 마음을 미뤄두는 거. 그러다가 동룡이 큰 부상을 입게 되는 것도 좋아. 그래도 결국엔 끝은 청명의 곁인 동룡이라서 즐길 거 다 즐기고 마지막의 마지막엔 청명이 원하는 대로 청명의 곁에만 있게 되는 동룡이. 


여청여백 보고 싶다... 힘들때 마다 쇼파에 누워있는 백천의 품 속에 파고드는 청명이... 자기 스트레스 푼다고 백천 가슴에 얼굴 묻고 이곳저곳 말랑말랑한 곳은 다 주무르다가 백천한테 한 대 맞고는 쳇, 하고 한 번 혀차더니 결국 팔, 다리의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부분만  만지작 거리는 청명이. 


김장날이라 그런가 김장하는 동룡이 옆에서 가만히 있다가 간간이 겉절이 얻어 먹으면서 간 좀 더 해야겠다. 하면서 얘기하는데, 양손에 양념 가득 묻어서 가만히 듣고만 있던 동룡이. 가만히 듣고만 있다가 결국 청명아. 하고 부르더니 이 양념으로 샤워하고 싶은 게 아니면 가만히 먹든 딴데 가든 하거라. 라는 말에 조용히 양념칠 다 된 배추들 차곡차곡 정리하곤 수육 먹으러 가는 청명이. 


청백 2세 항상 화산에서만 살다 보니 화산이 너무 익숙한 터라 어쩌다 한 번씩만 보는 종남이 멋져보여서 자기 종남갈 거라고 말하는 날 청백이 난리나고 그 소식 들은 금룡이는 좋아함. 다음에 화산 갈 때 2세한테 주라고 어여쁜 옷이랑 아이가 갖고 놀 장난감, 맛난 당과랑 먹거리 들고 가는 금룡이. 2세한테 잘해주는 모습이 좋지만 애한테 다음에 종남으로 오라고 얘기하면서 자기들 보고 씨익 웃는 게 재수 없는 청명이랑 백천. 


검존 청명의 본신이 사실 도검인 그런 거 보고 싶다. 본신은 도검이나 자신을 소지하는 주인의 역량에 따라 자신이 직접 인간으로 현현하여 자기 본신을 휘두르는 그런 거. 하지만 청명의 도신이 빛을 받는 각도에 따라서 분홍빛이 맴돌기도 하고 새겨진 매화 문양이라던가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소장품으로도 가치가 높아서 이 주인 저 주인에게 가봤자 장식품으로만 존재했던 탓에 세상만사 모든 게 귀찮고 자신을 사용하지 않는 주인들 때문에 질려하던 검존. 그러던 중 이번에 자신을 소유한 주인도 죽고 떠돌이 만물상에게 주워져 이곳저곳 전전하다가 백천에게 발견이 되면서 장식품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되는 검이 되면서 일어나는 그런 거.


신에게 사랑받으면 단명한다는 말처럼 몇 번의 생을 살아도 이른 나이에 죽는 백천과 백천이 일찍이 가는 것이 싫어 백천을 향한 마음을 모른척하고 백천 근처에 머물려하지 않지만 결국엔 몇 번이고 마주치는 둘. 그리고 그것이 시발점이 되어 백천을 향하는 마음으로 인해 백천의 죽음을 몇 번이고 볼 수밖에 없는 청명이. 결국 백천이 절대 올 것 같지 않은 외지로 들어가 살게 되는데, 이게 뭔 장난인지 그 외지로 자원봉사 온 백천. 청명은 백천이 있는 기간동안 몸을 숨기고 절대로 안 나타나려 하지만 먼 발치에서 백천이 저를 눈치 채지 못하게 지켜보던 중 물이 불어난 계곡에 빠질뻔한 백천을 구해낸 청명. 백천은 청명에게 감사 인사를 하지만 청명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곤 조심하라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피함. 

그렇게 무사히 마을로 돌아온 백천 주민 어른들에게 자신을 도와준 이의 존재를 묻고는 그 사람이 청명이란 이름을 가진 마을 청년이란 걸 알게 됨. 그리고 청명에게 

답례를 하려하지만 청명이 늘 백천을 피하니 답례를 하지 못하고 며칠이 지남. 결국엔 도랑에 빠질뻔한 백천을 구해주려 나타난 청명으로 인해 며칠만에 다시 만난 둘. 백천이 도망치려던 청명을 붙잡곤 집요하게 다가가니 자신이 도저히 백천을 밀어낼 수 없음을 아는 청명은 결국 백천의 직진을 전부 받아주게 되는데... 

청명과 함께 있을 때면 늘 작은 사건사고사 끊임없이 일어나는 백천의 상태때문에 멀어지려는 청명이지만 백천이 자원봉사 마지막날 고백했으면. 자기는 청명 씨 좋아한다고  하면서 고백하는데 차마 그 말이 기쁘면서도 쉽게 받을 수 없는 것이라 긍정의 말을 하지 못하는 청명. 백천은 그런 청명을 보며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겠다고 내일 가기 전까지 생각해서 답을 달라하는데, 이번 기회 안 잡으면 자기랑은 더는 못 본다고 말하는 백천. 그렇다. 백천은 아직 운전면허도 뭣도 없는 도시 사람... 그렇게 오랜만에 깊은 고민에 빠진 청명이. 다음 날이 되어서도 답을 내리지 못한 채 백천 일행들과 작별인사하는 곳에 찾아온 청명. 백천은 그런 청명을 기다렸는지 굳어있던 얼굴이 살짝 펴지지만 곧 청명이 자기와 함께 있은 당신이 위험하다고 그간 자기랑 같이 있던 그 짧은 순간에도 사건사고가 많지 않았냐 자기 때문에 당신이 다치는 게 싫다며 거절의 말을 내비치니 그 말에 고작 그런 이유로 싫다는 거면 우리의 연이 그정도인 것 뿐인가 보다. 하면서 자기는 당신과 함께라면 그런 작은 사건사고들은 다 감당할 자신이 있었고 그게 걱정되면 당신이 자신을 지켜주면 되지 않았냐고 말하면서 차를 타고 떠나는 백천의 뒷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청명. 결국 백천이 했던 말들을 되새김질하다가 백천이 울 것 같은 얼굴로 자신한테 너와 함께만 있었음 다 괜찮다고 네가 나를 지켜주면 되지 않냐는 말이 떠나지 않고 귀에 맴도니까 결국 바보같았던 자기 모습에 나이 먹은면 걱정만 많아진다고 욕을 하며 백천이 있는 도시까지 찾아가는 청명. 근데 또 아는 게 전화번호 뿐이라서 도시에서 백천 찾느라 난리남. 그래도 여차저차 백천을 찾아내게 되는데... 

자신을 찾아 도시까지 온 청명을 보고 순간 기분이 좋아진 백천이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뭔 일이냐고 우리는 그때 끝나서 볼일 없는 서이 아니냐고 괜히 차갑게 말하는 백천에게 자기가 바보 같았다고 하면서 자기 마음을 고백하는 청명. 그간 자원봉사때와는 다르게 두서없이 이 얘기 저 얘기 섞여서 얘기하고 처음 듣는 얘기도 많아서 이해하긴 힘들지만 그만큼 자신과 같은 마음이란 게 전해지니 결국엔 청명을 받아주는 백천. 그렇게 입맞춤을 하는데, 그 순간 저주가 풀림. 

사실 신에게 사랑받는 인간이 일찍 죽는다곤 했지만 청명이 진짜 신도 아니고 그저 둘에게 어떤 저주가 걸려있었던 거고 청명은 그걸 모른 채 그저 백천이 저와 함께 하면 여러사건에 휘말려서 위험해지거나 일찍이 죽으니까 그게 두려워서 본인 스스로 거리를 두게 되면서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거. 후에 그걸 알게 된 청명은 나이를 먹으면 현명해지는 게 아니라 바보가 되고 겁쟁이가 되는 게 맞는 거라고 자책하지만 백천이 곁에서 괜찮다고 그런 바보 곁엔 자기가 있지 않냐면서 얘기해줬으면. 그리고 이어서 정말로 자신이 신의 사랑을 받아 단명하고 사건사고를 자주 당한 거라면 네가 곁에서 최대한 자신을 지켜 주면 되지 않냐고 그리고 그런 현상이 너의 사랑을 증명하는 또 다른 현상이지 않겠냐는 미친 소리 해서 청명이 헛웃음 지으면서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 백천 꿀밤 줌. 


청백 2세 처음 금룡이 본날 동룡이랑 금룡이 나란히 서있는 거 보고 놀라서 딱꾹질 함. 백천 아버지가 두 명? 하면서 동룡이 품에 있다가 금룡이 보이면 금룡이가 자기 아빠인줄 알고 금룡이한테 양 팔 벌려서 안아달라고 하고 그렇개 금룡이 품에서 동룡이 보면 동룡이가 자기 아빠라고 동룡이한테 양팔 벌려서 안아달라고 하고 반복임. 결국 동룡이 옆에 금룡이가 나란히 서니까 백천이 둘인줄 알고 놀라버리는 2세. 

계속 2세가 금동룡을 구분하지 못하니 결국 청명이가 2세한테 눈매가 날카롭고 엄청 재수 없어 보이는 게 큰 아빠라고 하니 구분해 내려던 2세. 

날카롭게 치켜뜨던 눈을 좀 내리고 동룡이처럼 2세에게 아버지 보러 왔느냐고 금룡이 물으니 어..? 아버지인가? 하고 아부지? 하고 다가가 품에 안김. 그리고 뒤에서 금룡이 부르며 나타난 동룡이 모습에 어? 어??? 해버려서 또다시 혼란 온 2세. 동룡이가 금룡에게 2세한테 적당히 장난치라고 타박하고 청명이는 기껏 구분하기 쉬운 거 알려줬더니 금룡이 자식이 저래서 계속 애가 동룡이가 두 명으로 분열 한줄 알아서 자기에겐 아버지가 3명인줄 안다고 열불을 내지만 금룡이는 2세의 모습에 재미 들려서 오랫동안 즐기다가 이제 슬슬 둘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2세가 자라고부터는 이 장난도 그만둠. 


개뜬금 없이 동룡이 무인 말고 관료로 정치판에 있다가 옳은 말만 해버린 것 땜에 주변 관료들에게 미움받다가 결국 도읍에 있다가 좌천당한 백천. 좌천당해 와서도  옳은 행동을 위해 관무불가침이라 해도 양민들에게 해가 오면 바로 나서는 동룡이인데 그러다 사파 때려잡던 청명이랑 만남. 처음엔 이대로 끝이겠지 싶은 데 뭔 큰 사고 있는 곳마다 사고치며 해결 중인 청명과 양민에게 저기 뭔 큰 일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신고 받고 나온 동룡이라서 자주 마주 치는 둘. 그래서 둘이 마치 한 팀인 것처럼 같이 일도 해결하고 그랬으면. 동룡이 아무리 어릴 적 검을 들어보았고 지금도 꾸준히 검을 든다고는 하지만 검보단 붓이 주이기도 하고 관료인지라 대부분 무력은 청명이 담당하고 뭔 사건 터지면 그 일 해결하거나 덮는 역할 하는 동룡이. 근데 그렇게 하다보니 동룡이가 해결한 일들도 많아지고 동룡이가 부임한 곳의 양민들도 동룡이 좋게 보고 하니 영전하여 다시 도읍으로 올라오라는 황명이 내려오지만 고민하는 동룡이. 처음 좌천당해 내려왔을 땐 내가 다시 올라가기만 해봐라... 하고 있었는데 정작 여기서 청명이랑 사건 해결하고 다니는 게 너무 재밌고 이렇게 양민 가까이서 돕는 게 더 좋다 느껴 거절하려하지만 결국 일반 관료에서 금의위 소속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황명 아래 무인이나 사파들에게 핍박받는 양민들을 구휼하며 청명이랑 같이 사건 해결하고 다니는 천방지축 얼렁뚱땅 돌아가는 청백 사건 해결물 같은 거 보고 싶음. 


음양인 청백 수십 번생각해도 내가 미침. 백천은 청명을 물어 영원히 제 것이란 흔적을 남길 수 있지만 청명은 백천에게 영원히 남는 제 것이란 흔적을 남길 수 없어서 고민이 많던 와중에 백천이 며칠 전 청명이 물었던 형태 그대로 입묵으로 남겨버리는 백천. 청명 그거 보고 뒤집어질 뻔 하다가 백천 머리카락 사이사이로 보이는 입묵으로 새겨넣어 이젠 지워지지 않을 제 흔적을 보니까 그간 채워지지 않던 만족감이 채워지니 그게 뭔짓이냐고 크게 화낼 수도 죄인도 아닌데 무작정 몸에 입묵을 한 백천의 행동에 크게 좋아지도 못하고 그냥 그 흔적이 남은 백천의 목을 지긋이 매만지는 청명. 


땅굴 파는 토끼 동룡이 뒤에 가만히 앉아서 보던 호랑이 검존. 새하얗고 동그란 뒷모습에 괜히 놀리고 싶어서 앞발로 툭툭 치니 땅굴 파다 말고 자꾸 자기 엉덩이 치는 검존 앞 발 때문에 계속 참다가 결국 뒤 휙 돌아서는 팔짱 낀채 발 탁탁탁!!! 하다가 지금 자기 땅굴 파는데 돕지는 못할망정 왜 계속 방해하는 거냐고 승질내려 하니 동룡이가 파낸 흙더미를 앞발로 슬쩍 다른 곳으로 보내어 흙더미가 많이 쌓이지 않게 하는 검존. 그러면 그제서야 마음에 든 동룡이 다시 땅굴 파러 들어감. 


게임 스트리머 청명과 ASMR너튜버 백천. 청명은 뭔가 겜할 때 시끌벅적 했으면 해서 얼굴 캠 잡기는 귀찮으니 그냥 목소리랑 겜 화면 보이게해서 방송 시작했는데 꽤 입담이랑 실력으로 인기있는 스트리머이고 백천은 잠 안 오는 탓에 ASMR 찾으러 돌아다니다가 자기가 원하는 게 없어서 직접 만들어서 듣자. 하고 영상  만들어서 올렸다가 생각 이상으로 인기가 많아진 너튜버임. 그런데 이 둘이 학년은 다르지만 같은 학교 같은 학과인 선후배 사이이자 서로의 방송 및 영상 좋아하는 팬인 그런 거 보고 싶다. 


빼빼로데이 지나긴 했지만. 청명이가 빼빼로데이 그거 기업들이 돈 벌려고 하는 짓이다 뭐다 하면서 다른 애들이 주는 빼빼로 다 거절하는 거 본 백천. 

청명이 몰래 직접 만들어서 주려 했던 건데 빼빼로 거절하는 건 기본이요 수제는 또 더더욱 싫어하는 거 같아서 아, 이런 거 싫어하는구나... 하고 자기가 직접 만든 빼빼로 친구 주는 데 하필 그걸 발견한 청명이. 왜 자기 안 주고 다른 사람 주냐고 백천한테 승질내려던 중 백천이 아까 보니 너는 그런 거 싫어하는 거 같고 수제는 또 더 싫어하는 거 같아서 그랬다는 말에 과거의 자신의 행동에 주먹 날리고 싶어짐. 

결국엔 자기는 형이 만든 거면 다 좋다고 다음부터는 자기가 뭐라 말하고 있든 그냥 다 달라고 말하는 청명이. 그렇게 청명이는 백천의 수제 빼빼로는 이미 남에게 준 뒤라서 편의점에서 파는 빼빼로 받아서 백천이랑 나눠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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