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백천 모음

~23.07.09

보따리 by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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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풀었던 썰 백업

* 퇴고 없이 본문 그대로 올렸기에 오타有

* 청명백천 외 검존동룡, 검존백천, 청명여백천도 중간중간 조금씩 섞여 있습니다.

* 약 40,000자.

검존즈음 되면 쉬이 나갈 인물은 아니지만 굳이 보낼 이가 없어서 장문 사형의 깊고 깊은 고심과 수십번의 한숨 끝에 일맡겨서 섬서 밖으로, 화음현 밖으로 보낼 일이 생겼다는 걸 전해들은 동룡이. 자신이 갖고 있는 영웅건 중에서 제일 깨끗하고 예쁜 거 하나 골라서 가지곤 검존 배웅하러 나와서는 조심히 다녀오라고 인사하곤 몇 번 좀 주저하다가 자기가 고심끝에 가져온 영웅건 꺼내곤 검존에게 주는 동룡이. 검존이 이게 뭔가 하고 바라만 보면 동룡이 혼자 잘못한 것도 없는데 찔려서는 검존 실력을 알고 있어 쉬이 일을 끝내고 돌아오실거라 생각하나 그럼에도 걱정이 되기도 하고 조심히 다녀왔음 하는 부적 대용으로 가져가면 좋을 거 같다고 하는 동룡이. 검존 별 말 없이 있다 미소짓곤 동룡이 머리 몇 번 쓰다듬고는 알겠다고 근데 품에 갖고 다니다가 잃어버릴 거 같다면서 직접 자기 검에 묶어 달라하면 동룡이 정말 그래도 괜찮나 싶어 검존과 검존 허리에 찬 검 몇 번 번갈아 보면서 보다가 조심히 손잡이 부분에 풀리지 않게 단단히 묶어두는 동룡이. 그렇게 검존 칼 손잡이 부분에 묶인 영웅건은 검존이 일 다 끝내고 돌아올 때까지도 깨끗하게 묶여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싸움 중에 펄럭이고 그런게 거슬리고 쓸데 없어서 풀어내거나 해도 됐을 텐데 동룡이가 해준 게 좀 기특해서 납뒀으면 좋겠다. 


청백 둘이 여유로운 날에 날잡고 정말 단 둘이서만 나들이 나가기로 약속했는데, 그날이 다가올수록 들썩들썩 거리며 안절부절못하다 어딜 그리도 혼자 다녀오는 청명이.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망의 나들이날. 아무래도 멀리는 못나가니 근처에 물좋고 산좋은 경치좋은 곳으로 나들이가는 것뿐인데 청명이는 먹을거며 깔개며 뭐며 짐 왕창 싸들고 가니까, 백천 그거 보고 웃을 듯. 청자배 아이들고 그렇고 백자배 애들도 며칠전부터 청명이가 뭐마려운 강아지처럼 왔다갔다 사라졌다 보였다 한다고 들은 건 있었는데 그 이유가 이 나들이 하나때문이라 하니까. 둘이서 즐길 장소로 향하곤 청명이가 가져온 깔개로 자리를 잡곤 먹을것도 두고 다기도 두고, 바둑이나 장기같은 평소 갖고 놀 생각조차 못하던 놀이까지 전부 가져와 펼치는 청명이에 결국 크게 웃음이 터져버린 백천. 그러면 청명이 가져온 짐들 바리바리 풀다가 웃음 터진 백천을 보곤, 간편한 차림으로 온 백천과 이것저것 가지고 온 저가 비교되니까 뭔가 갑자기 창피해져서 아씨 진짜..!!! 하면서 있음 백천이 청명에게 슬쩍 오늘이 그리도 기대됐냐고 물으며 청명이 콕콕 찔러대면 결국 아씨, 그렇다 왜!!!!!! 기대돼서 며칠 전부터 전부 준비했는 데 뭐!!!! 그러면 안돼!!?!?하고 괜히 승질내면 백천 웃으면서 자기도 오늘이 기대됐다고 그런데 네가 이리도 많이 준비해주니 더 좋다고 둘이서 실컷 즐기고 돌아가자고 말하곤 청명이가 가져온 먹을거리나 놀이 가지고 노는 청명이랑 백천. 


백천이 구화산에서든 현화산에서든 알 수 없는 사술의 힘으로 검존을 만났을 때, 검존 얼굴이 은근 본인 취향이 었으면 좋겠고.. 후에 청명이 보고 검존의 외향이 매우 헌앙한 것 같다며 말하면 청명이 늙을대로 늙은 할배가 헌앙하긴 뭐가 헌앙하냐고 거울보고 얘기하라면서 괜히 본인 욕 할 것 같음. 그러면 괜히 화내면서 자기 자신 욕하는 청명이 보고 귀엽다 생각하는 백천. 백천은 청명의 외향이 어떠하든 외향 하나 때문에 정인이 된 것이 아니라 청명이란 사람에게 반하여 연모하는 감정을 품고 정인이 된거다 보니 외향은 검존때든 지금이든 전부 좋아하고 있다. 


현패 청명백천은 둘이 함께한 사진보단 혼자 있는 독사진이 많이 있을 것 같다. 특히 어떻게 찍든 잘 나오는 피사체 백천 사진이 제일 많을 듯. 청명이 독사진은 간간이 백천이 너도 찍자고 하면서 찍은 사진들이 많을 것 같다. 그리고 함께 찍은 사진에서도 둘이 같이 잘 나온 모습보다는 손이나 움직이다 찍혔을 때가 많아서 정확하지 않는 모습으로만 주로 찍힌 거. 청명이가 함께 안 찍고 백천을 주로 찍은건 아무래도 백천과 함께했던 순간을 많이 보관해두고 싶었기 때문이었으면 좋겠다. 그렇다 보니 청명이랑 백천 둘이 어디 놀러가거나 하면 늘 청명이 목에 카메라 걸려있음. 나중에 해바라기 밭에 놀러간 청명이랑 백천, 빽빽히 늘어선 해바라기 앞에 선 백천이 청명이를 바라보며 뒤도는 순간에 카메라 셔터 누른 청명이. 이번 사진이 너무 잘 나와서 마음에 들어하는데, 그 모습을 보던 백천도 휴대폰 카메라로 청명이 찍으며 웃었으면 좋겠다. 둘이 같이 찍지는 않았으나 둘이 함께 놀러왔다는 흔적을 남기듯이. 


악, 호랑이 검존이 인간 동룡이 품안에  그 큰 덩치를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겠다고 툭툭 밀고 치대다가 동룡이가 뒤로 넘어져버리니까 당황해서는 동룡이 주변 빙빙 돌면서 걱정했음 좋겠다. 동룡이도 검존의 저 큰 몸을 안아주고 싶으나 제 몸이 너무나도 작아 안아주기엔 무리라는걸 알고 있으니까 결국 하염없이 주변 빙빙 돌고 있는 검존 불러다가 검존이 천천히 다가오면 양팔 벌리고선 검존 머리 꼬옥 안아주는 동룡이. 검존 처음엔 좀 놀라서 뻣뻣하게 있다가 시간 좀 지나서는 동룡이가 안기 편하라고 자리에 앉아서 동룡이 무릎에 머리 대고 있고 동룡이는 그런 호랑이 검존의  머리 꼬옥 껴안고는 머리도 쓰담아주면서 목이랑 몸통, 앞발, 손 닿는 부분은 엄청 쓰다듬어주면 좋겠다. 


한쪽팔 없는 검존 머리 대신 빗어주고 묶어주고 관리해주는 백천을 생각했더니 너무 좋다... 검존이 일어나 제 머리 묶으려 할즈음에 아침 문안인사 하러 온 백천. 초록색 비단 한쪽 끝은 남은 손에 다른 한쪽 끝은 입에 물고 있는 것을 발견한 백천이 평소라면 그저 문안인사로 끝냈을 터인데, 무의식 적으로 불편하시면 제가 한번 해봐도 되겠냐고 물어서 백천 스스로 놀라 입막았을 듯. 하지만 의외로 검존측에서도 한번 해보라고 쉬이 내주게되고... 평소 한쪽 팔로 하던게 불편했지만 이 나이먹고 누군가에게 해달라하기 뭐했던 검존, 백천이 해봐도 되겠냐 말하니 그것이 기껍고 참으로 기특하기도 한 것 같아서 맡김. 백천이 조심히 다가오더니 빗을 들고 몇 번 검존 머리 빗다가 금방 뭐 좀 가져오겠다고 하면 향유가져와서는 익숙하게 검존 머리카락에 바르곤 빗으로 빗어내리고는 평소 검존이 하던대로 한묶음으로 높게 올려 묶은 백천. 면경을 통해 제 모습 보던 청명이 잘 되었다고 하면 백천은 그 칭찬도 좋아서 미소짓곤 아니라고 평소 하던거라 쉬이 했다고 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아침 문안인사 하러 백천 올때까지 머리 정리 안하고 기다리는 검존과 아침마다 검존 머리카락 관리하게된 백천. 


악, 표범 청명이 평소에 난리치는데 이상하게 목덜미나 옷깃을 잡거나 물거나 하면 가만히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청명이 난리 치려고 시동걸때마다 청명이 옷깃 물고 있는 토끼 백천. 그리고 그런 백천에게 대로대롱 매달려서 짜증은 좀 내는데 가만히 있는 청명이. 


그냥 별건 아니고 비가 무척이나 내리는 와중에 방안에 제 부인이 없으니 어디 갔나 찾으러 나온 검존. 커다란 마무 밑에서 비내리는 거 구경하는 동룡이 발견하고선 검존이 방 안에서 우산 하나랑 겉에 걸칠 장포 들고 나오고선 동룡이에게 형하고는 동룡이 어깨에 제 장포 둘러주면서 부인, 날씨가 많이 추워지고 있으니 이만 들어가지요. 하고 말하는 검존동룡이 보고싶어졌다... 


아, 요즘 왜이리 왼이 른에게 부인. 하고 부르는게 너무 좋다.. 청명이도 백천에게 장난스럽게 부인~ 하고 불러주면 백천 평소 진동룡이, 동룡아, 사숙 이렇게 부르던 애가 갑자기 부인이라 불러서 당황해서 얼굴 붉히면 좋겠다. 청명이 그런 백천 보고서 부인 얼굴이 붉게 물든걸 보니 사과아니냐고 아니, 홍시인가? 이러고 장난치면 좋겠다... 


청명여백천 뭔가 백천 뇨타여도 청명이랑 키 비슷하거나 좀 더 클 거 같다. 백천이 아무리 뇨타여도 청명이랑 키 비슷할 지언정 절대 작을 것 같지는 않아... 만약 작다해도 1~2cm 차이밖에 안 날듯. 암튼, 처음엔 키에 대해 별 생각 안 했던 청명이, 어느 순간부터 백천 키랑 자기 키 비교하게되는데 백천 뭔가 사매사형 할 것 없이 꽤나 큰 키라서 알게 모르게 두루두루 인기 짱 많을 것 같다. 그래서 뭔가 그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톡톡대는 청명이. 하지만 아무리 백천이 키가 크다해도 골격이나 근육량 차이가 확실히 있어서 청명이랑 백천 둘이 키가 비슷하든 크든 차이가 별로 안나든 손발은 항상 청명이보다 작은 백천. 신발 벗고 들어갔을 때, 분명 다른 사매들이랑 비교하면 한 없이 큰 신발이 청명이 신발이랑 나란히 두면 한 없이 작고 분명 청명이가 들었을 땐 작았던 것이 백천이 들면 한 없이 커서 그거 보며 귀엽다 생각하는 청명이.


현대 청백, 청명이랑 백천 오랜 연애 끝에 청명이가 백천한테 청혼하려고 청진이랑 같이 준비하다가 청명이 긴장된다고 술 마시다 결국 혼자 취해서 잠든 탓에 급 남의 청혼 준비를 혼자 준비하게 된 청진. 준비 거의 다 끝나고서 술에 골아떨어져 잠든 청명이 깨우려고 방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현관문이 열리더니 퇴근했는지 백천이 들어옴. 백천이랑 청진 눈 마주치고서 서로 아무 말 없이 몇 초가 흐르는 사이 망했음을 느끼며 속으로 청명이 부르짖는 청진과 아무것 모른 채 잠들어 있는 청명이. 청진 엄청 당황했지만 르게 머리 돌려서 청명이가 백천에게 주려했던 꽃다발 들고서는 백천한테 건내면서 제 형수님이 되어주시겠습니까!!! 하고 대신 청혼했으면. 


청명이가 머리짧은 것도 좋지만 긴 게 더 좋다고 얘기해서 어차피 기르고 있던 중이라서 계속 기르던 백천. 어느 날 둘이 싸우고나서 생각하는 시간 좀 갖자하고 며칠 안 본 사이에 갑자기 몇 년을 그렇게 기르던 머리카락 아주 짧게 자르고 온 백천보고 세상 무너진 표정 짓는 청명이로 청백보고픔. 알고보니 백천이 청명이를 향한 맘 접거나 홧김에 자른 게 아니라 작은 사고 땜에 머리카락 짧게 잘라야 하는 일이 생겨서 어쩔 수 없이 자른 거였으면 좋겠다. 


그냥 다 모르겠고 상대가 떠나고 나서야 내가 그를 연모했음을, 곁에 두고 싶었음을, 언제나 매만지고 싶었음을 깨닫고는 처음엔 화가나 손에 잡히는 물건 전부 부셔버리가가 자기가 아무리 이래도 그가 오지 않을 거란걸 깨닫고 자리에 주저 앉아버리곤 눈물 뚝뚝 흘리면서 괜히 난장판이 된 텅빈 공간에서 조용히 보고싶다고 읊조리는 걸로 청백이 보고싶다. 


사랑인줄 알았는데 사랑이 아니라는 걸 뒤늦게 깨달아버린 청백.... 이제와서 관계를 물리기엔 너무 멀리와버렸고, 그렇다고 이대로 계속 거짓으로 꾸며내야 하기엔 분명 눈치 채버릴 것만 같아서 이도저도 아니게 되어버린.. 그리고 역시나 눈치 챘지만 껍데기 뿐이여도 좋으니 곁에 있고싶어서 이 망해버린 관계를 어영부영 이어나가게 되어버린... 눈치채기 전엔 그래도 어떻게든 잘 맞물린 바퀴였으나 눈치챈 이후로는 삐그덕삐그덕 거리며 한쪽의 의지로만 간신히 돌아가는 바퀴가 되어버린... 


용이란걸 흔히 볼 수 있는 것고 아니고, 기록조차 거의 남아있지 않고 있어도 존재자체가 허구라고 해서 용의 습성에 대해서 잘 모르는 백천에게 어느날 제 비늘 하나 선물하는 용 청명이. 백천은 이전에도 간간이 청명이가 주는 비늘을 받았고 그걸로 부적으로 쓰기도 하고 장신구로 만들기도 하였으니 이번에도 그렇구나 하고 받았는데, 그게 사실 흔히 말하는 용의 역린이었고... 본래 백천이라면 역린이든 뭐든 용의 것이면 의심부터 할만 했는데, 청명이가 이미 여러번 안겨준 것이 있어 의심조차 안하고 평소 하던대로 받아버린 거. 그리고 그걸 노린 청명이. 다른 비늘들과는 좀 특이하긴 했지만 용의 역린이 기록으로 남아있을 법하지도 않으니 백천은 그저 이전에 받았던 것과는 좀 다르구나 싶을 뿐. 아무튼, 제 역린을 줌으로써 구애를 한 청명이와 자신도 모르게 그 구애를 수락한 백천. 인데 후에 청명이를 통해 알게된 백천은 왜 굳이 역린까지 주었나 싶어하면 좋겠다. 그렇게 하지않아도 자기는 이미 청명이 것이고 청명이는 자기 것이니까. 


그냥 청명이랑 백천 둘이 서로에게 언제 청혼할지 각 재다가 타이밍 겹친탓에 다 망해버렸는데, 서로가 서로에게 가락지 껴주곤 서로의 모습도 그렇고 본인 모습이랑 지금 상황도 다 웃겨서 빵 터지면 좋겠다. 그리고 서로의 왼손 약지에 껴있는 가락지 두 개. 


그냥 평범한 일상의 아침을 보내는 청백을 보고 싶다. 일찍이 잠에서 먼저깬 청명이가 백천 품 안에서 올려다 보고는 사숙. 백천. 동룡아. 하고 나즈막하게 몇 번 부르니 그 목소리에 눈도 못뜬 상태로 잠긴 목소리 그대로 왜 그러느냐... 하고 답하는 백천. 그러면 청명이가 몇 번 입술 달싹이다, 좋아해. 하고 말하면 백천도 나도 좋아한다. 하고 답하고 청명이가 다시 아직 잠에서 안 깬 백천에게 사랑해.라고 말하면 백천도 나도 사랑하고 있다. 라고 답하고 청명이 다시 백천에게 연모하고 있다 말하면 백천도 청명에게 자기도 연모하고 있다 답하는 거. 이 짓을 몇 번이나 반복하던 청명이랑 백천. 결국 백천이 청명을 더욱 끌어 안고서는 일각 정도만 더 자자고 하면서 마치 어린 아이 재우듯이 청명이 등을 천천히 박자 맞춰서 두드리다 잠드는 백천과 원래대로라면 지금 깨워야 하지만 그래도 잠결에도 제가 말한 거에 꼬박꼬박 답해준게 좋아서 오늘만 봐준다 하고 백천이 말한 일각동안 조용히 백천 품에 안겨서 잠든 백천을 바라보는 청명이. 


너 왜 나 좋아하냐?할 때 그러게 내가 왜 널 좋아할까... 하는 청백도 좋지만, 처음엔 잘 모르겠다고 말해서 그럼 그렇지. 하고 마는데, 한 이틀 뒤에 갑자기 깊게 생각해봤는데 널 좋아하게된 정확한 이유가 없는데, 이런건  나도 처음이라 잘 모르겠다고 그래도 '너'라는 사람을 좋아하하는 건 확실하다고 답해줬으면 좋겠다. 


주변 사람들 다 알고있는데 둘만 서로에 관한 사랑만큼은 눈치가 1도 없어서 본인만 상대를 사랑하고 있다 생각하고 짝사랑하는 청백 맛나다. 그거 지켜보는 주변만 속터져 죽음. 어떻게 해서든 둘을 이어주려고 둘만 있는 상황이나 고백할만한 상황 만들어주고 자리 비켜주는데, 이것들은 눈치가 다 죽었는지 연애세포가 다 죽었는지 그냥 거하게 망하기만 함. 


백자배 여제자들에 의해 손가락 하나만 봉숭아 물들인 백천. 처음엔 안하려다가 사매들이 그렇게 해주고 싶다고 눈을 빛내니 그럼 하나만 하기로 하고 포기함. 그렇게 봉숭아 물들이기를 하는 와중에 여제자들이 웃으면서 첫눈이 내릴 때까지 봉숭아 물이 다 안 빠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해서 백천이 재밌는 얘기라고 미소짓는데, 속으로는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생각한다. 그렇다. 몇 년째 청명이를 짝사랑 중 백천인 것이다. 암튼 그렇게 봉숭아 물들기를 끝내놓고서 백자배들에게 이렇게 놀다 걸려서 혼나지 말고 얼른 수련하러 가라고 말한 백천. 다들 웃으면서 알겠다 하지만 은근히 신이난 상태. 생각해보면 이 시기가 되면 봉숭아 꽃잎 따다 매년 봉숭아 물들이는 제자들이 꼭 있었고, 이렇게나마 꾸미려 하는 이들도 있고 아님 아까 말한 미신처럼 사랑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이들도 있었으니까. 그리 생각하며 붉게 물든 제 손가락 내려다 보는 백천. 하필이면 또 약지에 할 것은 또 뭐람.  그리 생각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지어지는 미소에 결국엔 웃음이 나는 백천. 올해의 첫눈은 언제 즈음 올려나, 지난해는 눈이 뒤늦게 내렸는데. 하고 저도 모르게 기대를 하는 백천. 


뜬금없이 배우 청명이의 남팬인 백천이 떠올랐다. 

보고 싶은 게 많고 세세한 설정들도 생각해봤지만 구구절절하게 길어지기만 할뿐이니까 제일 보고 싶은 건, 눈 앞에 그것도 바로 옆에 청명이가 떡하니 있는데도 백천은 그게 눈에 안 보이는지 청명이가 출연해서 첫방영하는 드라마에만 집중한다던지. 청명이가 찍은 잡지나 포스터 구하려고 바쁘게 움직인다던가 해서 청명이는 덕질이 도대체 뭐길래 이러나 싶음. 처음에야 저 좋다고 하고 제 연기 보고 칭찬 해주고 그러니까 좋긴 했는데 그것도 한두 번이지 실물이 옆에 있는데 티비 안에 든 저거(?)랑 사진 안에 있는 저거(?)에만 더 신경 쓰니까 좀 화남. 더군다나 제가 찍은 드라마 방영되는 날이면 본방 필수로 봐야한다고 내버려 두니까... 결국엔  그걸로 사랑다툼이나 좀 하겠지 아, 그리고 백천은 청명이 팬미팅이나 시사회 같은 거 있으면 청명이에게 부탁해서 표 얻을 수 있을 텐데 직접 구하겠다고 티켓팅도 한다. 근데 이건 청명이 첫 팬미팅부터 청명이가 처음 시사회에 참여했을 때부터 쭈욱 그래왔던 거기도 하고, 그냥 서프라이즈 느낌으로 찾아가서 보고 싶기도 해서 언제나 청명이 팬미팅이나 시사회 있으면 청명이 몰래 티켓 구하는 백천. 


좋아한다고 사귀자고 고백한 걸 5년 연애하다 프로포즈해서 결혼하고 2세까지 낳아서 2세가 유치원갈때까지도 놀려먹는 청백 보고 싶다. 청명이가 고백했음 좋겠고... 백천이 이걸 계속 놀려먹는 이유는 청명이가 울면서 고백했던 것도 있지만 그 전까지 자기를 계속 거절했던 전적때문이였음 좋겠다. 만약 청명이가 정말 자신에게 마음 없었음 일찍이 포기 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든 자기 마음 고이 접고 딴걸로 제 마음 채우든 했을텐데, 이 말코놈이 저한테 분명 마음이 있는데, 고백을 하면 자긴 아니라고 거절을 하니까 결국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하고 쓸데없는 호승심이 생겨버린 백천. 근데 이 짓도 한 3년 넘어가고 청명이야 아직 졸업반이 아니니 상관없지만 백천은 졸업반이고 취업 신경 써야할때가 되니까, 졸업하면 어차피 안 보게 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저와 청명이 같이 고백하고 고백받는 관계도 안 보게 되면 금방 끊길 인연인걸 아니까 마지막이다 싶었던 고백을 했는데 청명이가 자기 그럴 마음 없다고 말하면서 백천한테 선배 이제 졸업반이고 취업준비 할 때 아니냐고 그거 더 신경 쓰라고 말을 해버린 탓에, 오냐 네 말대로 이제 나도 할만큼 했다. 마음 포기하고 그냥 취업준비나 해서 대기업 들어가고 만다 마음 먹은 백천. 그 마지막 고백 이후로 청명이랑 마주치고 만날 만한 일들을 전부 안함. 잘 가던 길도 돌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청명이랑 절대 안마주치겠다는 마음으로 다른 길 모색해서 다님. 동아리도 졸업반이란 명목으로 참여 안 해도 되니까 동아리 활동도 안 함. 그렇게 다가온 백천의 졸업날. 백천 학사모 쓰고 꽃다발 들고서 졸업식 보러 온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축하 인사도 받고 다같이 사진도 찍고 하면서 보내다 이제 졸업식도 얼추 마무리 다되어가서 슬슬 정리할 즈음 친하게 지낸 후배애들이 찾아옴. 그리고 그 사이에 같이 온 청명이. 후배애들이 먼저 백천에게 졸업 축하한다고 막 얘기하고서 자연스럽게 빠져주니까 청명이랑 백천 둘만 남음. 청명이는 백천 보면서 안절부절 못함. 우선 축하한다고 꽃다발 백천한테 안겨주긴하는데, 그 뒤에 뭐라 말을 더 안 하니까 백천이 먼저 청명이한테 할 말 없음 가겠다고 지금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면서 움직이려하니까 백천 팔 다급하게 붙잡는 청명이. 청명이가 뭐라 말하려는지 몇 번 입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데, 백천은 그걸 또 가만히 기다려줌. 왜냐하면 청명이 뒤쪽으로 후배애들이 벽 뒤에 숨어서 청명이 하는 거 보고 화내는 것도 그렇고 청명이가 계속 질질 끄는 것도 보니까  감이 옴. 이거 고백이다...! 근데 또 괘씸하니까 몇 번 튕기고서 받아줘야하나 그런 생각이나 하고 있던 백천, 갑자기 제 손등 위로 물이 떨어지니까 뭐야? 하고 청명이 내려다보는데 애가 울고 있음. 자기를 쳐다보고 우는 것도 아니고 붙잡은 제 손이나 바라보면서 그냥 조용히 울고 있는 거. 그거 보고 놀란 백천. 방금 전까지 하고 있던 생각들 한 순간에 다 날라감. 백천 놀라서 손수건이라도 줘야하나 하고 있을 때 청명이가 좀 잠기기도 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할 듯. 선배 좋아한다고. 자기가 그간 못되게 군 거 알고 있고 고백한 것도 맨날 거절한 거 알고 있다면서 고해성사하듯 자기가 그간 백천한테 잘못한 거 말 하는 청명이랑 조용히 그 말 들어주는 백천. 근데 백천이 큰 호응없이 제 말만 들어주니까 역시 그간 자기가 했던 행동때문에, 그리고 몇 달 안 만난 사이에 마음 떠나갔나 싶은 청명이. 자기 싫어진 것도 다 이해하는데, 졸업 하고서도 계속 보고 싶다고 다른 친구들이랑 함께 다같이 만나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말 안섞어도 그냥 만나는 자리에서 보기만 해도 좋다고 그러니까 이렇게 연 끊지 말아달라고 애가 훌쩍이면서 말하니까 결국엔 받아준 백천. 몇 번 튕길까 싶던 것도 그래, 사랑하기도 바쁠텐데 괜히 멀리 돌아가지 말자하고 우는 청명이 안아주면서 받아줌. 그리고 그 둘의 모습 보고 안도의 한숨 쉬는 후배들. 다행이 커플이 성사된 둘은 5년의 연애 후 백천의 프로포즈로 결혼까지 하고 2세가 생겨서 자랄때까지도 뭔 날이다 싶음 항상 꺼내는 이야기가 되었음 좋겠다. 이쯤 우려먹었음 고여서 썩었다고 말하는 청명이에게 이 얘기가 고여서 썩을려면 아직 더 남았다고 답하는백천. 


청백 둘 다 요리 못하는데, 한 번해서 서로에게 먹였을 때, 청명이는 밥 만들라 했더니만 독 만들어왔냐고 승질내지만 다 먹어줄 거 같고 백천은 맛 괜찮다고 하지만 몇 입 먹다 전부 남기려하니까 청명이가 요즘 배가 불렀다고 나때는말야~ 시전하면서 남은 것들 모아다가 백천한테 들이부을 듯. 


끄아ㅏㅏㅏㅏ 어린 청명이에게 고백받는 백천 보고싶다. 청명이 처음엔 백천 처음보는 사람이라서 경게하고 저 사람 싫더 그랬는데 시간 지나니까 헌앙한 얼굴도 얼굴이지만 자기한테 착하게 대해주고 질문도 잘 답해주고 시비걸어도 잘 받아주니까 급 호감도 쑥쑥 올라서 나중에 꽃 따다가 백천에게 주면서 좋아한다 고백하는데, 백천은 어린애들이 흔히 하는 착하고 좋은 사람들에게 하는 그런 정도로만 봐서 그냥 고맙다고 자기도 청명이 좋아한다고 말한 거. 그러고 나서 청명이는 자기 고백을 받아준걸로 알고 언제나 백천 곁에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점차 풀리는 사술이라서 시간지나기를 기다리는데, 청명이가 하루하루 나이 먹어서 본래 모습으로 돌아갈 때까지도 백천에게 고백하는 청명이. 백천 그때까지도 그냥 어린애 장난으로만 생각하고 웃으며 받아주다가 청명이가 좀 자라서 꽤 어느정도 사리분별 될 즈음엔 백천한테 늘 그렇듯 꽃주고 고백하고 백천은 익숙하게 받을 때, 청명이가 자기는 이런 의미라고 볼에 입 맞춰서 백천 뒤로 넘어가서는 누가 일으켜주기 전까지 누워서 얼굴 가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백천 곁에서 잊지 말라고 씩씩하게 말하고 있는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어린 청명이. 


호랑이 검존이 사는 산에 버려진 동룡이 주워다 키우는 거 보고 싶다. 켄타우루스처럼 상체는 인간 하체는 호랑이인 검존. 평소 늘 그렇듯 제 산을 돌아다니다 애가 우는 소리에 가보니 고작 보자기 하나에 둘러 쌓여 버려진 거 보고 어떤 새끼가 이랬나 싶은 검존. 처음엔 누굴 키우기엔 부족하니 그냥 따로 민가에 둘까 싶어서 아이를 안아들었는데, 시끄럽게 울어대던 아이가 검존이 들어 안으니 우는 걸 멈추고 꺄르륵 웃기 시작하는 거. 두 팔을 뻗어 검존을 만지려 하는 모습을 보고서 한숨 한 번 쉬고 결국 저가 키우기로 한 검존. 근데 또 이 아이를 버린 인간들은 꼴에 자기 자식이라고 아이의 이름을 적어다 보자기 안에 넣어둔 거. 근데 또 애 이름을 동룡이라 정한 거 보고 하, 하고 짧은 웃음을 흘리는 청명. 그렇다고 저가 이름을 짓기엔 또 소질도 없고 애를 이리 뒀지만 그래도 제 아이라고 이름 적어둔 종이도 있으니 결국 이름은 그대로 가져다 쓰고 검존이 키우기 시작함. 처음엔 키울때도 애가 제 앞가림 할 정도가 되면 인간들이 사는 곳에 데려다 줄까 했던 검존. 점차 동룡이랑 함께 지내면서 아직 아이라 말은 안 통하지만 그럼에도 서로 다른 모습이고 처음 보는 것 투성이라 모든 게 무서울법함에도 제 손길을 잘 타고 말을 걸면 옹알이도 계속 뭐라 하고 자기가 곁에 있으면 언제나 웃음짓는 아이에게 점차 감겨버리는 검존. 다행히도 아이는 몸이 건강한지 간간이 환절기에 찾아온 감기만 아니면 건강하게 자라났고 감기에 걸려도 금방 나으며 검존 말도 잘 들으면서 자라남. 옹앙이를 하고 기어다니던게 전부단 아이가 점차 두 발로 걸어다니고 말도 또박또박 하게 하며 제 생각을 제대로 전하며 검존과 소통하며 잘지낼 때 산 근처에 사는 인간들이 산에 찾아옴. 처음 며칠간은 그리 신경쓰지 않았던 검존이지만 인간들이 자주 찾아오면서 제 산에 사는 동물들이 검존에게 지나가듯 저 인간들 무얼 찾는 것 같다고도 말해주고 이상한 인간이라고도 하면서 점차 동물들이 불쾌감을 드러내려하니 결국 직접 인간들에게 나타난 검존. 처음 인간들은 검존의 외형을 보고 두려워 하지만, 산신의 대한 이야기들이 알음알음 퍼져있을 때이니 검존이 그 산신이란걸 알고 쉬이 엎드려 말함. 혹, 몇 년 전 아주 어린 아이를 본 적이 있냐고. 보따리에 쌓여 이름이 적힌 종이를 가진 아이를 본적있냐고. 그 아이가 이 산 속에서 살고 있다는 소문을 들어 찾으러 왔다고. 검존은 그 말에 이들이 찾는 아이가 동룡이란걸 깨달음. 해서 무슨 용건이냐 물으니 그 아이가 자신들의 아이라고 찾으러 왔다 말함. 그땐 사정이 있어 산에 두고 갔는데, 이제는 그 일이 끝나 찾으러 왔다고. 검존은 그리 말하는 이들을 보고 코웃음을 쳤음. 아이를 버려 죽든 살든 내버려둔 것이 훤히 제 눈에 보이니까. 해서 검존은 동룡이를 생각하며 화를 한 번 참고는 말함. 본 적은 있으나 그 아이는 죽었다고. 그리 말하니 인간들은 그럴리가 없다고 산을 탔던 이가 분명 아이를 보았다고 소리침. 그러자 검존은 그들을 내려다 보며 말함. 너희가 찾는 아이는 이미 죽은지 오래고 이 산에서 보았다는 아이는 산의 것이라고. 그 말에 반발하려는 이가 보이자 검존이 자리에서 일어나 앞발로 땅을 내려침. 가뜩이나 몸 자체가 큰데 커다란 앞발로 위협까지 하니 그 기세는 누군가 쉬이 감당할 수 없었겠지. 검존은 으르렁거리며 매우 낮은 목소리로 너희가 필요 없어 산에 버리고 간 것 아니냐고 그러면 그것으로 너희와 아이의 연은 끝났으니 내 아이라고 말하는 검존. 그러고선 할말 끝났다는 듯 돌아서 가려다 혹시 나중에 또 찾아와선 동룡이 내놔라 뭐해라 할 섯만 같아서 벌벌 떠는 인간들 힐끗 쳐다보곤 또 이런 이유로 찾아오면 살아돌아가지 못할 거라고 경고하는 검존. 그리고선 동룡이가 놀고 있을 장소로 달려가다가 동룡이를 만나기 직전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굳었던 표정 털어내곤 동룡이 앞에 나타남. 그러면 아무것도 모르는 동룡이는 그저 검존 왔다고 웃으며 잘다녀왔냐고 익숙하다는 듯 양팔을 벌리며 안부를 묻겠지. 검존은 그런 동룡이를 보고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곤 양팔 벌린 동룡이를 품에 안아줌. 그러면 히히 웃는 동룡이. 하지만 동룡이가 검존이랑 오래 살아왔으니 검존의 표정이 좀 굳어있다눈 걸 알음. 그래서 검존의 얼굴을 그 작은 손으로 매만지며 걱정말라며 뭔일이 있었는지 아는 것 마냥 말하니까 씨익 웃으면서 내 걱정도 하고 많이도 컸다고 동룡이 머리 헝클어트리는 검존. 그렇게 동룡이랑 놀며 짜증났던거 풀면서도 한편으론 동룡이란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게 아니였다고 생각하며 동룡이의 새 이름을 생각하는 검존. 


올라온 공문서 처리하는 백천 가만히 보기도 하고 자기 할 일도 하다가 시간 좀 지나면 자기 할 일도 끝났고 쌓여있던 것들도 거의 사라져있으니 슬슬 백천한테 다가와서는 안 그런척 하지만 백천 일 언제 끝나나 기다리는 청명이. 백천은 그런 청명이 처음엔 신경 안 쓰긴하는데, 중간중간 저 할 일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린다고 가만히 있으면서 그냥 보기만 하는 거 보고 기특해서 옆에 엎드려서 저를 쳐다보고 있는 청명이 머리 드문드문 쓰다듬어주는 백천. 그렇게 제 할일 다 끝나면 그간 가만히 잘 기다려준 청명이한테도 또 잘했다고 볼에 입맞춤도 해주고 청명이는 그러면 이제 일 다 끝났냐고 백천이랑 함께할 생각에 신나서 백천 뒤 졸졸 쫓아서 걷는 청명이 보고싶다. 그냥 여유롭고 잔잔한 일상 보내는 청명백천이 보고싶어. 


 검존백천 생각하다 중간 다 없고 둘이 헤어질때 백천이 검존에게 미소지으며 미래에서 기다리고있겠다고 말하면 검존이 알겠다고 금방 뒤따라가겠다고 하면서 웃어주면 좋겠어... 백천에겐 금방이고 검존은 약 100년은 더 지나서야 서로 만나게 되겠지만 이 기다림의 끝엔 백천이 있을 것을 알기에 기다리는 그간의 시간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검존. 오히려 기대감이 크지 않을까. 


무릎에 누워 눈을 감고 있는 청명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심히 열애한다 말하는 백천. 그 말에 답하려듯 청명이 눈을 뜨니 백천은 온데간데 없고 홀로 누워있는 청명이 품안에 있는 작디작은 함 하나. 그 함을 꼬옥 안으며 여전히 연모한다 말하는 청명이. 같은 청백보고싶다 


그냥 서로가 걱정되었을 때마다 조용히 껴안는 청백보고 싶다. 상대의 온기를 느끼려고 심장 박동소리를 느끼려고 호흡으로 인한 움직임을 느끼려고. 그렇게 몇 분을 꼬옥 안고 나면 차오르던 불안이 천천히 가라앉고 그 불안이 다 가라앉으면 서로 아무 말 없이 마주 웃는 둘. 


토끼 백천 아무리 일반 토끼보단 커도 그럼에도 토끼라서 다른 애들에 비해서 작으니까 용 청명이 머리 위에 올라가있는 거 생각하니 귀엽다... 처음엔 토끼 백천은 용청명이 위에 올라갈 생각 1도 못했다가 점차 시간흘러서 간보며 슬쩍 올라갔다가 용청명이가 어쭈? 하고 떨어트리기를 반복한 결과, 간간이 토끼 백천이 제 머리 위에 올라가는 거 봐주던 청명이. 장문대리 시행할 때나 가만히 봐주던거 점차 일제대자 되고 장문인돼서야 맘대로 두는 청명이. 


사귀고 있는 청백, 매일 보고 사는 화산파 제자들이나 이것저것 일 땜에 자주 보고 눈치 빠른 사람들은 쟤 둘 사귀네. 하고 알고 있지만 굳이 매일 보는 것도 아닌 그 외의 사람들에게 얘가 내 정인이다.라고 말해줄 필요도 없고 굳이? 싶었던 둘. 평소 둘이 지내는 모습을 잘 모르는 이가 보기엔 앋어맞고 살고 서로를 굴리고 사니까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인 거 생각하지도 못했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는데, 다같이 수련 끝나고서 밥먹게된 날 청명이가 입가에 밥풀 묻은 채로 계속 밥먹고 있으니까 곁에 있던 백천이 익숙하게 그 밥풀 떼서 먹음. 주변에 있던 사람들 중 익숙한 이들은 어휴 저거 또 저 ㅈㄹ이네 하고 밥이나 마저 먹는데 처음보거나 둘이 뭔 관계인지 몰랐던 이들만 얼어붙고 방금 전에 아무 일 없다는 듯 소란스럽게 먹지 말라고 청명이한테 잔소리하는 백천이랑 그런 백천 말 한귀로 듣고 흘리면서 맛나게 밥먹는 청명이 힐끔힐끔 쳐다봄. 그러다 쳐다보는 이가 너무 많으면 청명이 밥 먹다가 젓가락 쾅 내려놓고는 뭔 구경났냐고 밥 안 먹고 쳐다보는 거 보면 아주 배가 불렀냐고 그럼 얼른 후딱 튀어나가서 대가리 깨지기 전에 마저 수련 이나 하라고 승질냄. 백천은 옆에서 가만히 있다가 너나 조용히 먹기나 하라고 말하면서 젓가락질 하고 있으니까 도대체 저게 뭔 조합인가, 아니 끼리끼리 만난건가 싶기도 한 사람들. 


청명백천 그거 보고 싶다. 술에 만취한 백천 데리러 온 청명이. 청명이가 벽에 기대 앉아있는 백천 손 잡으면서 집가자고 말하니까 백천이 술에 취해서는 안된다고 자기 못간다고 계속 거절함. 아니, 만취해서 혼자 집 가지도 못하면서 뭔 계속 안 되냐고 그러는데 백천이 청명이에게 잡힌 팔 힘겹게 빼내고서는 자기 못데려가게 하려고 쭈구려서 벽 구석에라도 들어갈려는지 그 큰 몸을 아주 틀어박혀서는  자기 임자있는 몸이라고 안된다고 사악한 족제비닮은 애인있다고 싫다고 주정부리는 백천. 청명이 그거 보고 귀여워서 입꼬리 올라가긴하는데, 귀여운건 귀여운거고 집에 데려가야 하니까 구석에 박혀있는 백천을 순순히 꺼내는 건 포기하고 그냥 그대로 흔히 얘기하는 공주님안기 자세로 안아들음. 백천 그러면 놀라서 안된다고 자기 정말 임자있다고 평소엔 막둥이 같은게 화만 쉬이 나면 야차같은 놈 있다고 계속 난리치니까 백천 안고 어찌 가던 청명이, 조용히 하라고 말하는 것도 한계에 도달하고 야차같은 놈이란 말에 결국 자기 머리로 백천 이마 박아버려서 기절시키곤 아무 일 없다는 듯 유유히 데리고 갔으면 좋겠네. 다음날 일어난 백천, 전날 자기가 뭔 술주정 부렸는지는 모르겠고 일어나니까 이마에 혹났는지 아파서 자기가 어디에 머리 박았나 의문일 뿐이다. 


검존 앞에만 있음 언제나 말랑콩떡아기토끼인 동룡이. 그래서 검존도 그렇고 다른 장문인, 장로나 제자들도 이렇게 말랑말랑해서 이 험한 강호를 어떻게 살아가려나하고 동룡이 싸고도는데, 다들 말랑콩떡아기토끼로 알고 있는 동룡이지만 사실 돌격밖에 모르는 멧돼지였음 좋겠다. 평소엔 검존이 곁에 있어주시니 누가 시비걸 일이없고 화산 내에서도 보듬보듬해주고 그러니까 사랑받기 바쁘지 제 성깔 보여줄 일 없던거. 하지만 동룡이가 누구 제자냐. 바로 그 매화검존 밑에서 아득바득 살아남아서 열심히 수련하는 동룡이가 아니던가. 그러던 어느날. 동룡이도 이제 좀 자랐으니 혼자 화산 밖에 나가 심부름 해올 줄은 알아야 한다하고 동룡이 혼자 보내놓고 마치 첫심부름 시키고 아이에게 뭔 일이 나지  않을까, 잘할까 걱정돼서 몰래 뒤따라가는 부모처럼 화산 밖에 나간 동룡이 뒤따라가는 검존. 다행히 동룡이 딴 길로 안 빠지고 심부름 잘 하고서 다시 화산으로 돌아가려는 길에 웬 종남제자가 동룡이한테 시비를 걸기 시작함. 그거 보던 검존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종남대가리 깨진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화산에 시비를 거냐고 뚜까패려고 나가려했는데, 시비거는 종남 제자 무시하고 조용히 가려던 동룡이. 종남제자가 제 머리카락 잡으니까 바로 눈이 회까닥 돌아서 머리 박치기  시전해서 코피터트리고 쓰러트림. 피보지 말고 조용히 좀 지나가자고 말하는 동룡이에게 남아있던 다른 종남제자가 덤비려고 하니 심부름으로 산 물건 들고 있는데, 질못하다간 망가질까봐 차마 손으로 어찌 못하겠어서 발로 급소 차버려서 마저 쓰러트림. 이번 발차기는 막히거나 피해서 한방에 안 먹힐것 같았는데 다행히 먹혀서 쓰러진 종남제자 납두고 다시 길 향하려다 뒤에 나서려다 멈춰있던 검존 본 동룡이. 방금전까지의 기세는 어디갔는지 환하게 웃으면서 검존!!! 하고 신나게 달려감. 언제까지고 말랑콩떡아기토끼일 것만같던 동룡이가 저렇게 눈이 돌아가기도 하는구나를 알게된 검존. 근데 또 방금 전까지 있던 일이 아무일도 아니었다는듯 자기 보자가마자 좋다고 웃으면서 여기까진 어떤 일이시냐 자기는 장문인 명에 따라 심부름 왔다고 막 신나서 얘기하니까 그래 좋은게 좋은 거지 하고 동룡이 머리 쓰다듬는 검존. 그리고선 아까 종남제자한테 잡혀서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보이니 몇번 손으로 빗어줘서 그나마 다시 단정하게 만들어주는 검존. 동룡이에게 맞아 쓰러진 종남제자들 얼굴 기억해 놓고선 아무렇지도 않게 심부름은 잘해냈느냐고 물어보고 어떤 일로 여기까지 내려오셨냐는 질문에 답하기도 하면서 둘이 같이 화산으로 돌아감. 


청백, 백천이 문뜩 제 나이랑 청명이 나이 생각하다가 자기랑 청명이 나이 차 생각하곤 이게 정말 괜찮은 게 맞는 것인가... 거리곤 한숨 푹 쉬며 깊은 고민에 빠진 백천인데, 청명이는 문뜩 저랑 백천 나이 생각하다가 한숨 푹 쉬곤 이 몸뚱아리라서 다행이다. 별로 나이 차 안나네. 하고 좋아함. 검존시절 몸뚱아리는 아무리 노화가 멈췄다 해도 살아온 게 있어서 그때의 저와 백천 나이 차 생각하다가 한순간 식겁해버린 청명이. 


눈 오는 날에 먼저 앞서 걷는 검존의 발자국을 따라서 걷는 동룡이로 검존동룡 보고 싶다. 눈 내린 자리에 남아있는 커다란 발자국 안을 보면 꼭 있는 아직 작은 발자국. 동룡이가 다 자라게 되면 검존보다 커지니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고 하려면 오히려 반대로 해야하니 그저 추억으로 남아있겠지. 


체육 선생 청명이랑 국어 선생 백천으로 청백을 생각하고 음~ 맛있다. 학교에서 맨날 만나면 투닥거리기 바쁜 선생님 두명. 이 둘을 보면 사이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매일 보는 학생들도 모름. 근데 학교에서 이래놓고 둘이 동거중이고 커플 반지 갖고 댕김. 백천은 정석적으로 왼손 약지에 반지 끼고 있어서 매학기 학생들에게 애인있어요? 연애얘기해주세요~ 애인 어때요? 예뻐요? 같은 말을 자주 들음. 청명이는 방망이 들고 다니기 힘들고 잘못하다가 흠짓날까봐 체인으로 연결해서 목걸이러 해서 갖고다니는데 아무래도 옷 안에 두다보니 학생들이 봐도 그냥 목걸이 하셨구나. 정도. 둘이 같이 살아서 출근 같이 하는거지만, 둘이 고등~대학 선후배 사이라는 걸 이미 알 사람들은 다 아는 얘기라서 둘 집이 가까워서 같이 출근하는구나 싶음. 투딕투닥 거리는 것도 선후배 사이였단 소식에 둘이 친하면 그럴만 하지. 라고 다들 생각함. 

아, 백천 수업시간이 하필 점심시간 이후라 학생들 졸려워 하니까 바람이라도 쐬고 잠좀 깨라고 백천이 창문 열때 마침 운동장에서 체육수업 하던 청명이랑 눈 마주쳐서 슬쩍 손 흔들며 인사하는 청명이랑 백천... 운동회 같은 거 할 때 청명이랑 백천이 담당하는 반이 맞붙게 되면 그 날 응원석에서 목터져라 응원하는 체육쌤과 국어쌤. 너네반 담임이 체육 인데 설마 국어가 담당하는 반을 못이기겠냐!!!! 하고 청명이 소리 지르면 얘기 듣던 백천이 쟤네반 담임이 체육이면 뭐하냐, 무식하게 하지말고 전략적으로 해라!!! 하고 둘이서 더 싸움. 그러다 이제 선생님들이 참가하는 종목이 있음 더 치열해짐. 둘이 이러다 싸우면 집가서도 계속 투닥거리다가 이 나이 먹고 선생이 아니라 애같다고 결국엔 서로 바라보면서 웃을 듯. 

둘이 사귄다는 거 밝혀지는 것도 나중에 학생들입장에선 갑자기 알려질듯. 방학 끝나고서 개학날, 분명 담임이 국어인데, 톡방에도 담임쌤으로 백천 들어와있고 개학날 공지사항도 백천이 보냈는데, 백천이 안 들어오고 다른 쌤이 들어옴. 체육시간에도 본래 담당하던 체육쌤 말고 다른반 담당하는 체육쌤이 들어옴. 그래서 학생들이 국어/체육 쌤 어디 가셨냐니까 신혼여행갔는데 돌아오는 비행기가 늦어져서 오늘만 자기가 하고 내일부턴 정상적으로 들어올거라 말해서 한바탕 난리 날듯. 그리고 다음날 아무일 없다는 듯 들어오는 국어/체육 쌤들 땜에 도대체 둘이 언제부터 사귀고 있었냐고 평소에 그렇게 투닥거리시던데 결혼까지 어떻게 간거냐고 질문 폭탄 받는 백천인데, 잘보면 왼속 약지에 껴있던 반지가 새로운걸로 바껴져있음. 그리고 똑같이 질문 폭탄 받다가 별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말고 운동장 세 바퀴 돌고나 와라 해서 야유하는 학생들 휘휘 해버리는 청명이. 근데 그런 청명이 목에 있던 목걸이는 없고 대신 왼손약지에 결혼반지 껴있음. 나중에 그거 눈치챈 학생이 어, 결혼반지..!!!하고 막 물어보면 실실 웃으면서 좋아함. 


청명백천 술먹고 드러누운 백천. 그리고 술 기운 도는 데 장난끼 생겨서 잠든 백천 침소에 데려가선 눕히곤 옷 좀 흐트리다가 에이씨 귀찮다. 그냥 자련다 하고 그 옆에 나란히 누워서 잠든 청명이. 아침에 일어난 백천만 난리남. 술마시다 어느순간 기억이 끊겨있는데 일어나보니까 자기방이 아니야. 그래서 뭐지? 하고 옆을 보니 청명이도 잠들어 있어. 근데 자기 옷은 왜 벗은 것처럼 흐트려져 있지? 하고 물음표 투성이가 되면서 진짜 어제 뭔일이 있었던거지? 하고서 숙취 때문에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태에서 혹시..? 하는 생각까지 가게되자 소리없는 비명지르며 자기 머리 붙잡곤 진짜 미쳤나봐 술먹으면 개되는 놈들 많이 봤디만 이런 사태까지 간 사람은 들은적도 없는제 그걸 자기가..? 하면서 원시천존이시여... 백천아... 하면서 인생한탄하고 있는데 그 사이 청명이 부스럭 거리는게 시끄러워서 깸. 청명이 깨자마자 조용히 좀 하라고 시끄럽다고 숙취 땜에 승질내는데 백천만 어휴 저 망둥이 같은 놈을 쥐어박을수도 없고 하면서 한숨이나 푹 쉬는데, 청명이가 어제 기억나는게 없냐고 묻자마자 백천 한탄하던거 쏙 들어감. 그러고서 꿈뻑거리면서 아무말 없이 쳐다만 보다가 진짜...? 정말로..? 하면서 현실부정하는 백천보고 재밌어서 실실 웃는 청명이. 청명이가 어떤 얼굴인지도 모르고 백천 혼자서 막 심각하게 뭘 중얼거리고 생각하더니만 갑자기 청명이 바라보더니 내가 책임지겠다!! 하고 큰소리로 한마디 딱 외쳐서 이게 정말 되기도 하는 구나 생각하면서 결국 웃음 크게 터져버린 청명이랑 눈 동그랗게 뜨고 잠깐 놀라다가 어제 뭘 잘못먹은건가 미친놈 보듯 청명이 보는 백천. 

근데 청명이 이 기회 놓치기 싫어서 웃을 거 다 웃고는 책임지겠다는 말 진짜냐고 물어서 진짜라고 대답 받아내서 결국 정인 사이 되면 좋겠다. 나중에 꽤 시간 많이 흐르고서 술먹으며 안줏거리 얘기하듯 옛날에 그런 일도 있었지~ 사숙이 순진해서 다행이었다고 하면서 얘기하는 청명이 보고 자기가 사기 당해서 정인이 되었다는 사실에 ㄴ...내가 저 망둥이 놈한테 속아서 홀라당...!!!!하고 속터진 백천. 지금이야 서로 좋아죽는 사이라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사기당해서 정인이 된건 맘에 안드는 백천. 결국 청명이에게 각방 선언해버림. 


청명백천 평소 청명에게 먼저 다가가던 백천과 애들도 보는데 적당히 다가오쇼. 하던 청명이인데, 정작 백천이 먼저 안 다가오고 자기 말고 다른 장로나 제자들 보고 있으면 쓱 다가와서 옆에서 슬쩍 틱틱 대는 청명이. 백천은 그거보고 그냥 애가 오늘도 또 이러네. 심심한가보다 하고 좀 시간 되는 장로나 제자들 좀 보라고 곁에 두거나 애가 그리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어린이 입맛인가 하고 주섬주섬 품에 넣어뒀던 당과 입에 넣어주곤 남은 당과 청명이한테 주면서 다 먹거라. 나는 너무 달아서 이만 됐다. 하고 마저 다른 제자들 보러가면 백천이 준 당과 차마 버리지는 못하고 자기 신경 안 쓰고 딴 놈들 신경쓰러 간 백천때문에 속으로 짜증내며 신경질적으로 받은 당과 혼자서 다 먹는 청명이. 나중에 백천이 청명이가 뭔 사고 안치고 가만히만 있으니 오늘따라 애가 조용하네. 좋다. 이제서야 철 좀 들었나? 기특하네. 싶어서 청명이 머리 몇 번 쓰다듬으면 저절로 화 풀리는 청명이. 


이대제자 검존과 백천으로 검백 보고픔... 검존이 저보다 강한 백천 보고 가슴 뛰어서 졸졸 따라다니면 좋겠다... 한 판 더 하자고 졸졸 따라다니다가 청문한테 머리 한대 맞기도 하는데 굴하지 않고 자기랑 한 번 더 비무하자고 따라다니는 이대제자 시절의 검존. 백천은 당황스럽기만 하지만 또 그 매화검존도 이리 어리게 행동하던 시절(?)이 있었구나 하고 대사형의 눈으로 은근히 귀엽게 보는 백천. 이제 그 매화검존이 청명이란걸 알면 나이 먹는다고 달라지진 않는구나를 깨닫고 그래.. 영원히 망둥이로 살아라 하는 백천. 언제나 그리 지냈는데, 평생 망둥이 하나 데리고 못살 것도 없지. 


청명백천 악, 청명이랑 어린아이가 백천 두고 유치하게 싸우는 거 보고 싶다. 화산과 친분 있는 양민이 잠시 일 때문에 멀리 갔다와야 하는데, 아이를 안전히 봐줄만한 사람이 없어서 아이를 며칠간만 맡아달라하고 간 거. 근데, 아이가 백천을 보자마자 폴인럽 해버려서 백천에게만 매달려 있으니까 

정작 백천이랑 썸타는듯 안타는 듯 있던 청명이만 답답함. 자기처럼 무인이면 몰라, 그냥 암것도 모르는 양민 아이가 하는 일이니 그냥 어린아이니까~하고 넘겨야 한다는 걸 아는데, 그게 하루 이틀이면 몰라 그 일수가 늘어가면서 단 둘이 있을 시간이 아이 때문에 없는 상황 속에서 자기는 속타죽겠는데, 백천이랑 아이는 둘이서 하하호호 웃으면서 놀고 있는 거 보고 결국 속 뒤집어져서 애랑 티격태격 거리게 된 청명이. 백천 가운데 두고서 자기꺼라고 청명은 백천 팔 붙잡고 아이는 그정도 키가 안 되니 백천 다리 붙잡고서 싸움. 청명이가 사숙 할 일도 많은데 귀찮게 하지 말고 다른 애들이랑 놀으라고 말하면 아이는 도사님께서 괜찮다고 하셨다고 오히려 자기랑 있으니까 편안하다고 했다면서 얘기하다가 나중가선 내 사숙이라고 내꺼라고 청명이 말하니까 아이가 웃으면서 도사님이 미래에 자기랑 혼인하기로 약속해주셨다고 말해서 청명이 뭐? 하면서 한순간 얼굴 꾸기더니 가운데 껴서 삐질삐질 거리는 백천 보고 백천은 아이가 하필 청명이에게 그 얘길 해서 망했음을 깨달음. 그리고 뭐가 방긋방긋 웃으면서 그렇지요 도사님? 하고 올려다보는 아이.  그 사단 나고나서 청명이 백천 무섭게 째려보는 게 있었지만 백천은 힘겹게 그 시선을 무시하면서 아이랑 마저 잘 지내고, 이제 집에 갈 때가 된 아이는 화산 문 앞에서 백천 다리에 매달려서 우는데, 다 울고나더니 훌쩍이며 백천에게 말할게 있다고 숙여달라 말함. 백천 그럼 몸 숙여주곤 조용히 아이가 하는 말 듣는데 다 듣고나서 웃음 터트리며 알겠다고 앞으로 건강하게 자라라고 말하고 헤어질 듯. 그리고 그 모습보고 나서 혼자 있는 백천에게 다가온 청명. 아직도 삐진게 다풀린 건 아닌데, 오랜만에 백천이랑 같이 있고 싶어서 다가옴. 그리고서 아닌 척하지만 아까 애가 뭐 얘기 했냐고 슬쩍 물어보면 백천이 슬쩍 웃으면서 나중에 네가 못살게 굴면 자기한테 와도 된다고 그때에는 많이 자라서 지켜주겠다고 했다고 귀엽지 않냐고 말하니까, 청명이가 헿, 그래봤자 자기한테 못이긴다고 얘기하다가 정말 갈거냐고 물으니까 그 말에 고갤 저으면서 자기가 어딜 가냐고 화산이 자신이 있을 곳이고 네 곁이 자기가 있을 곳이라고 말해주는 백천. 


근처에 백천있으면 저도 모르게 꼬리가 마음대로 백천 허리나 손목, 팔 휘감는 청명이로 청백 보고픔. 청명이가 의식한게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인데, 백천도 꼬리가 있기야 있다만 청명에 비하면 매우 짧디짧은 꼬리라 두 꼬리가 얽히기엔 무리라서 백천 꼬리대신 좀 더 안정적인 곳에 휘감는 거. 청명이 본인도 언제 자기가 이랬는지 모르는 거라서 백천이 얘기해줘야 그제서야 알아채지만 그래도 언제나 곁에 백천만 있음 무의식적으로 그래서 결국엔 그냥 둘이 익숙해짐. 


어린 청명이가 백천의 손을 잡고선 저도 얼른 자라서 커지고 싶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네. 그리고 제 체온보다 더 높고 훨씬 작은 손을 조심스레 잡아주며 청명이가 얼른 자라나길 바라는 백천. 


청명이 왜이리 따끈따끈 할 것 같지? 다른 아이들보다 어려서 체온 높은 것도 있지만 그냥 체온이 높은 편이어도 좋겠다. 눈이 꽤 많이 내려 꽤 쌓일 정도로 쌀쌀한 날에 잠결에 백천이 옆에 따뜻한 게 있으니 그냥 껴안고 잤는데 일어나서 보니 곁에서 자고 있던 청명이었던 것. 청명이는 자고있던 중에 갑작스럽게 껴안아진거지만, 밤새 내린 눈때문인지 추운데 이리 있으니 따뜻하기도 하고 백천의 품이 좋고 움직이고 싶지가 않아서 얌전히 품에 안긴채 지금을 만끽하며 따뜻하게 잠든 청백. 


서로 화산 혼자 내려가서 멀리 갈 일 있으면 그 지역에서 선물 사오는 청백. 그냥 혼자 행동하다가 문뜩 상대가 떠올라서 하나하나 사오던 건데 그게 반복되다 보니 하나의 버릇같이 되어버려서 선물 사오는 거랑 그 선물 받는게 당연하게된 청명이랑 백천. 둘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왔다. 고맙다. 하고 별 말 없이 그랬을 때 갔던 지역에서 혈사든 뭐든 큰일이 생겨 해결하느라 바빠서 차마 선물을 사오지 못하면 눈에 띠게 서운한 기색을 보이는 거. 정작 그에 대해서 물으면 그럴 수도 있지 않냐고 선물 사러 간게 아니라 강호에 나선거 아니냐면서 아닌 척 함. 그럼 이제 다음에 나가서 돌아올 땐 번래 한두 개만 사오던 거 사비까지 탈탈 털어서 값비싸고 좋은 것. 아름다운 것. 맛난 것. 다 사와서 줌. 


애기호랑이 청명이, 혼난게 너무 서럽고 미워서 혼자 있고 싶은 탓에 처음 보는 다른 숲에 들어갔다가 길 잃었는데, 그 숲에서 다른 이들과 교류는 있지만 거의 혼자 지내던 토끼 백천과 만나게 되는 역키잡 청백. 청명은 아직 성장중인 애기 호랑이라서 토끼지만 다 자란 성체인 백천이가 청명을 그리 무서워하거나 경계하지 않고 그냥 길 잃은 애기 호랑이 정도로만 생각해서 주웠으면 좋겠다. 청명이만 처음에 경계하는데, 곧 초식동물인 토끼란 거 알고 신기해 하고 관심가진다. 토끼들은 다 저리도 생겼나 싶기도 함. 아무튼 청명이는 자기 산보 나왔다고 하지만, 백천 눈엔 딱 봐도 숲에서 길잃은 아이라서 내일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 하지만, 청명이는 호기롭게도 백천을 제 짝으로 두고 싶다고 생각해버려서 싫어함. 결과적으로는 백천과 떨어지기 싫어하는 청명이를 힘겹게 집에 보내는데 성공은 하지만, 며칠에 한 번씩은 청명이가 놀러와 지내게 됨. 그렇게 백천이 아직 어린 청명이를 돌봐주게 되면서 언제나 조용했던 백천의 집안도 좀 다양한 소리가 들리게 되면서 점차 활기차게 변하는 백천. 청명이는 백천을 꼭 자기 짝으로 만들 거란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어서 간간이 백천에게 확인하거나 물어봄. 자기를 좋아하는지, 짝으로 어떤지. 그럼 백천은 어려서 그런가 보다~ 하면서 좋아한다 답하고 사고 치지 않고 잘 자라서 듬직해지면 좋은 짝이 될 것 같다고 말하니까 에헴! 역시 그렇지! 하는 청명이. 백천 눈엔 아직 작은 이 호랑이가 귀여울 뿐이었으면. 그렇게 백천의 애정도 잘 먹고 밥도 잘 먹고 잘 자고 하면서 무럭무럭 자라난 청명이. 어느 정도 자라고서는 거의 백천의 집에 살다시피 하던 청명이라서 백천의 집이 아니라 백천과 청명의 집이 되었겠지. 그러다 청명이가 곧 성인식을 앞두고 있는 걸 깨닫곤, 보통 성인이 되는 것에 맞춰서 짝을 들이는 편이니까 짝에 대해서 물어보는 백천. 그럼 청명은 당연하다는 듯이 제 짝이 백천이라고 답함.

백천은 그 말 듣고 자기가 잘못 들었나 하고 귀 파고 뭐? 하고 여러 번 물어보고 청명이는 계속 제대로 들었는데도 되묻는 백천이 좀 짜증나지만 그래도 제 짝이라고 계속 다시 답해줌. 백천 도저히 영문을 모르겠으니까 언제부터 자기가 짝이었냐 물으면 만난지 얼마 안 됐을 때, 자기가 좋아한다고 짝 얘기 했을 때 좋다고 하지 않았냐고, 그리고 그 이후로도 한번씩 물어보면 계속 좋다고 답하지 않았냐고, 불과 며칠 전까지 저가 물어보면 좋다고 답하지 않았냐면서 말하면 백천이 당황해서 아니 그건 그냥 어린맘에... 하고 운띄었다가 어느 순간 저보다 강해진 청명이에게 눌려서 육식동물 앞에 있는 초식동물이란게 확실해지니까 본능은 도망가라 답하는데, 청명이한테 붙잡혀서 도망갈 수도 없고 이도저도 못한채 그저 청명이 품에서 덜덜 떨기만하는 백천. 청명이가 그르렁 거리듯 낮은 목소리로 싫은 거냐고 묻는데, 그 물음에 차마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백천.  그런 백천을 조용히 보다가 알겠다고 말하곤 청명이 밖으로 나가려고 하니까 뭐라도 말해야 한다는 생각에 덜덜 떨리는 다리로 따라 나가려던 백천. 청명이가 눈치채곤 따라오지 말라고 마음 다 정해지면 그 때 찾아오라 하고서 사라져버릴 듯. 한순간에 사라져버린 청명이를 보곤 허망하게 청명이 서있던 자리 보는 백천. 


악 이혼유부남 백천이랑 그런 백천에게 직진하는 청명이로 청백..!! 근데 이게 백천 한 명에게만 직진하는 게 아니라 백천의 아이에게도 잘 대해주고 같이 놀아주고 무한한 애정을 주며 아이와 친해지려 했으면 좋겠다. 내 핏줄은 아니여도 형(백천)의 아이라는 하나만으로 내가 사랑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백천에게 말해주는 청명이. 

청명이가 직진한다고 말은 했지만 그래도 생각없이 무작정 직진하는 건 아니고 오랫동안 백천과 아이를 보며 천천히 다가가는 거. 자기에게 마음을 열어주길 바라며 기다리며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지 않을 것 같을 때에만 살짝 한 발자국 다가가는 거. 그렇다보니 이런 관계가 4년, 5년 이렇게 길어짐. 아무래도 백천이 마음을 다스릴 시간도 필요했고 이혼했을 때 아이의 나이는 고작 유치원생인 나이도 한 몫 했을 듯. 그렇게 백천의 아이가 초등학교를 좋업하고 중학교를 들어가는 그 즈음에 청명에게 몰래 말했으면 좋겠다. 백천의 생일을 앞두고서 며칠 전, 아이와 백천을 보러 온 청명을 아이가 따로 붙잡아선 청명의 귀에다가 비밀 얘기 하듯이 작게 삼촌, 제 두 번째 아빠가 되어주실래요? 하고 말함. 첫번째 아빠는 당연히 백천. 아무튼 이 얘기를 아이가 먼저 저에게 할 줄 몰랏던 터라 청명이 눈물 날 뻔 한 거 간신히 참고 아이에게 정말 괜찮겠냐고 재차 확인할 듯. 그리고 아이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삼촌 말고 다른 사람이었다면 말 안 했다고 우리 아빠 좋아하는 거 맞지 않냐고 얘기하면 아무것도 모르던 그 어리디 어렸던 아이가 언제 이리 자랐나 싶던 청명이. 그리고 아이가 먼저 얘기 해줬으니 그 기대에 부응해서 백천 생일에 맞춰서 백천 에게 결국 고백하는 청명이. 백천은 다시 저에게 이리 말하는 청명에게 거절의 의사를 내비치다가 아이까지 청명이 편에서 얘기해주니까, 사실 백천 본인 마음 다스린지 꽤 되기도 했지만 그간 아이 때문에 거절했던 건데, 아이가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니 결국 수락해서 결국 가족이 됨. 

사실 청명이가 백천과 아이의 가족이 되기 전부터도 이미 가족처럼 지냈으면 좋겠다. 아이가 유치원 다닐 땐 등하교나 크리스마스나 할로윈 같은 특별한 날 등 있을 때, 백천이 바쁘면 대신 참가해주기도 하고 초등학교 들어가선 아이가 참가하는 대회나 학예회, 참관 수업 등 보호자 동반이 가능하거나 꼬옥 필요할 때 백천이 안 되면 대신 참가해주고 기록도 많이 남겨줬을 듯. 그리고 아이의 주변 사람들도 이런 참관수업이나 대회에 오기도 하고 가끔씩 일있을 때 오는 청명이를 보며, 아이가 스스럼 없이 삼촌이라 부르며 달려가 안기는 걸 보고 가족이구나 하고 생각했으면. 


이거 전에 언젠가 풀었나? 기억 안나니까 그냥 푼다. 몇 번의 생을 반복해서 만나는 청백 보고 싶다. 시대가 달라짐에 따라 위치도 변하고 성별도 변하고 성격도 아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그럼에도 몇 생을 반복하더라도 결국엔 만나는 청명백천. 하지만 그렇게 만난다 해도 둘 다 기억이 없거나 둘 중 한 명만 기억하거나 아님 정말 운좋게도 둘 다 기억을 갖고 있는 등 다양한 상황이었으면. 그리고 그로 인해서 다양한 관계가 형성 되겠지 그저 몇 번 지나치며 본 사람부터 부부 사이, 더 나아가서 원수까지. 그럼에도 둘이 어떠한 관계로 서있는다 해도 언제나 상대를 저도 모르게 신경쓰거나 사랑했음 좋겠다. 분명 말 한 번 섞지 않고 그저 길이 비슷해 마주친게 몇 번인데도 그럴 때마다 눈길이 가는 생이 있기도 했고 서로 원수 혹은 적군이기에 그러면 안 될 것을 앎에도 혐오하면서도 동시에 애정을 갖는 생도 있었겠지. 아무튼 그런 다양한 생들을 살아옴에도 둘이 언제나 서로를 

신경쓰고 애정하고 사랑한다는 건 늘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이번 생은 너무 힘들었고 많은 일이 있었으니까, 만약 다음 생이란 게 있고 그 다음 생에서 만나 또 사랑하게 된다면 그 때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말고, 그저 자적하게 같이 살아가며 사랑하자고 약속하는 청백. 


용청명이 뿔에 핀 꽃에서 꽃가루 안 날리니까 그 꽃 정말 생화냐고 묻는 백천이라서 청명이가 용 모습으로 변해서 아주 줄기차게 머리 흔들어서 꽃가루 날리는 거 보여줬음 좋겠다. 그거 보던 백천이랑 머리 아주 잘 흔들던 청명이 둘만 꽃가루 천지 됨. 백천이 아니면 아니라고만 하지 뭘 이렇게까지 해서 굳이 꽃가루를 그렇게 날려대냐고 화내는 백천이랑 그냥 제가 날린 꽃가루가 덕지덕지 묻은 백천보고 기분 좋은 청명이로 청백. 


커다란 용청명이 앞에서 이얘기 저얘기 하는 백천도 귀여울 것 같다. 인간이 말하는 소리가 그리 크지 않아서 잘 안 들릴 때도 있지만 그래도 제 앞에서 신이 나는지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는 백천의 모습이 좋기만 한 용청명이. 간혹 그탓에 백천의 모습만 보고 얘기는 잘 못들어서 백천이 자기말 안 듣고 딴 생각한다고 청명이에게 삐지는 경우가 있긴하지만, 그래도 간간이 들렸던 얘기 위주로 답해주면 다시 신이나서 좋아라 하니, 이 작디작은 인간의 아이가 마음에드는 용 청명이. 청명백천. 


양인양인 청백 보고 싶다. 아무래도 같은 양인이다보니까 처음에 서로의 향을 맡았을 땐 너무 적대적인 향이 강해서 헛구역질하거나 저를 찌르고 베는 듯한 느낌이 너무 강해서 최악이였는데 시간 흘러 이제는 그것들에 익숙해지고 그게 하나의 자극이 되어버린... 


자기가 백천보다 더 커지면 고백해야지 하는 청명이인데, 키가 커지긴 커지는데, 백천도 계속 커지니까 계속 고백못하고 있다가 결국 술먹고서 백천한테 왜 계속 커지냐고 다리 잘라서 자기보다 작아지라고 멀대같이 크기망 한다고해서 가만히 술이랑 고기 먹다가 냅다 키큰걸로 욕먹은 백천으로 청백. 다행히 둘이 사귀게 되는데, 그러고 나서 백천이 아래서 위로 청명이 올려다 보는 상황이 은근 많아져서 만족스러워진 청명이. 


사기꾼 청명x검사 백천으로 서로 가명으로 만나 원나잇 하고 며칠 뒤, 피고인과 검사 신분으로 다시 만나게 된 청백. 

청명이는 그냥 원나잇인데 굳이 자기 본명까야 되나 싶어서 가명으로 사람들 만나는 편이고 백천은 자기 본업 때문에 가명 써서 사람들 만나는 편인데, 청명이랑 백천 둘이 처음 만나서 하는데 성격은 서로 지랄나서 안 맞지만 궁합은 잘 맞아서 오늘은 좋았다. 하고 하루 자고 쿨하게 헤어짐. 근데, 며칠 뒤에 백천이 맡은 사건때문에 피해자랑 피고인 각각 심문? 조사? 하다가 다시 마주침. 처음 마주쳤을 때 어?? 하면서 청명은 백천 보고 얼굴이랑 몸만 잘난줄 알았는데, 직업도 잘났다고 생각하고 백천은 며칠전에 하룻밤 만났던 사람이 지금은 피고인??? 하면서 속으로 좀 당황스러워 함. 근데 둘이 성격 지랄 맞아서 서로 진짜 싫어함. 공적인 자리이니 싸울 수도 없고 좋게좋게 백천이 말로 해도 청명이가 계속 신경 거슬리니까 재판하는 내내 스트레스 만땅인 백천. 근데, 청명이가 저가 한 일에 대해서 법의 구멍을 많이 찾아둬서 아슬아슬한 합법 행동을 한 탓에 아무리 백천이 증거를 찾아서 제출해도 쓸모없어지니까 결과적으로 백천이 패소, 청명이 승소함. 청명이랑 법적 공방이어지는 내내 청명이가 속 긁은게 한두 개도 아닌데, 결과적으론 불법이 아닌 합법적 행동이고, 하지만  피해본 사람이 있으니 벌금형으로만 끝나버린 거. 백천은 깜방에 보내겠다 하고 한건데, 그게 안 되고 벌금형. 그것도 금액도  별로 안되는 벌금형에 그간 청명이랑 법정 공방하며, 쌓아뒀던 스트레스가 터져버려서 죽을 때까지 마신다하고 술로 스트레스 풀다가 어느 순간 필름 끊김. 깨어나니까 숙취가 엄청남. 처음 보는 천장이고 자기 옆에 누워있는 익숙한 인간 때문에 급 숙취가 사라진 백천. 백천은 지금 상황 못믿겠어서 자기 이마 한대 짝소리나게 치고서 이게 도대체 뭔 일이야, 하고서 현실부정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 잠에서 깬 청명이가 백천한테 우리 잘맞는 거 같지 않냐고 웃으면서 물어보고 백천은 이게 뭔 개소리야... 하면서 이상한 인간한테 잡혔다고 생각함. 


청명이가 백천의 머리, 입술, 목덜미, 가슴, 팔, 손목, 손등, 허리, 정강이, 발등에 입맞추며 흔적남기고 백천이 청명의 눈꺼풀, 볼, 목, 가슴, 손끝, 허벅지에 입맞추며 흔적남기는 거. 다 하고 나서 보면 청명이랑 백천 둘다 온몸이 잇자국과 붉은 꽃으로 도배되어 있는 청백. 


호랑이 청명이 여름날 더워서 계곡물에 들어가 있는데, 차마 물에 들어가기 싫은 토끼 백천은 그런 호랑이 등위에 앉아서 시원하게 있음 귀엽겠다. 그러다 청명이가 물 속에 완전히 잠기고 싶어서 그냥 물 속에 들어가버리면, 등위에 있던 백천도 함께 물속에 들어가버리니까 놀라서 후다닥 물밖으로 헤엄쳐서 나오는 백천. 긴장한채 헤엄친 탓에 물밖으로 나와 기진맥진해져서 엎어져있음 그 앞에 물속에서 쏙하고 나와서 웃는 청명이랑 그거보고 뭐라 하려다 에휴.. 하고 한숨 내쉬는 백천. 


검존으로 북부대공 같은 거 생각하다가 북부대공이라곤 하지만 추위 잘 타는데, 움직일 때 걸리적거린다고 망토 정도 걸치고 다니는 검존. 아무리 이 추위에 익숙하고 감기 한 번 안 걸릴 정도로 강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따뜻하게 입고 다니라고 두꺼운 털옷같은 거 들고서 배웅나오는 백천으로 검백. 주변에서는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된다하지만, 검존 곁에 나란히 서서 검존을 바라보며 지낸 백천이 보기엔 검존이 추위를 타는 게 눈에 보여서 챙겨주는 거였으면. 따뜻하게 입고 다니라고 이것저것 챙겨주며 백천이 걱정하면 별말 없이 묵묵히 받고선 신경써줘서 고맙다고 답하곤 자리를 떠나는 검존. 검존이 돌아올 때마다 먼저 앞서 나가서 검존 보일 때까지 기다리는 백천. 검존이 보이면 후다닥 뛰어가서 춥지 않았냐고 손잡아주고 털옷도 입혀주는 백천. 그렇게 잠시 잡았던 백천의 손이 평소보다 차가운걸 느낀 검존이 추울테니 어여 들어가자고 백천 손을 먼저 잡고 들어가는 날도 있었으면. 


요즘 청백 보면 모르는 남들이 보기엔 서로 하하호호 잘 어울리는 실력 뛰어난 도사님들이지만 실상은 부군에게 굴려지는 부인처럼 봅니다.


백천 앉아있는 데, 조용히 백천 무릎에 앉곤 백천 품에 안긴채 잠드는 청명이. 근데 또 그 자리에 둘만 있던 게 아니라 다같이 모여서 얘기하던 중에 그런 거라 다들 또 텄다 텄어. 오늘은 자리 파하고 다음에 얘기합시다. 어휴 누군 정인 없어서 살겠나;;; 하고 다들 자리 털고 일어남. 


검존백천으로, 검존 사망 후 본래 혼(정신)은 하늘로 백(육신)은 땅으로 돌아가야 했는데, 백은 땅으로 돌아갔지만, 하늘로 가야 했던 혼이 땅에 남아 그 혼이 생전에 하려던 행동을 이어 나가는 거. 생전에 하려 했고, 반복적으로 하려 했다는 것이라 해도 그저 화산을 지키는 것 뿐이라서 누군가 먼저 화산을 건드려는 것 아님 검존도 가만히 있음. 근데, 생전 검존의 모습을 유지하던 혼이 시간이 흐를 수록 하늘로 가야 했던 것이 억지로 땅에 묶여버리게 되면서 점차 저의 생전의 모습을 잊어버리고 그저 화산을 지켜야 된다는 생각만 남게 되어버려서 모습이 수십 번 허물어지고 한팔은 녹아 사라지게 되면서 점차 혼이 귀(鬼)로 변하며 더 이상 인간의 모습을 유지 하지 못하며 그저 화산을 지키려는 검은 무언가가 되어버린 거. 그런 상태로 만나게 된 백천. 먼저 다른 사람들에게 거의 안 다가갔던 성정 때문에 검존이었던 무언가도 먼저 안 다가갔고 백천도 장문인과 장로들에게 들은 것이 있어 먼저 안 다가가고 그저 멀리서 보이면  백천이 상대가 받든 안 받든 까마득한 선조이니 인사하는 정도로 지내며 서로 신경 안 썼다가 백천 수련하는 거 보고부터 흥미 갖고서 백천 수련할 때마다 곁에 있는 거. 그러면서 백천이 뭔가 안 되는 거 같다 싶으면 옆에서 자기 식으로 해석한 검법 보여주면서 길도 만들어주고 그랬으면 좋겠다. 물론 화산에 대대로 내려지는 검법은 아니니 달라진 부분은 꽤 있겠지만, 그래도 검존이었던 무언가가 그런 것까지 기억하지 못하니까. 아무튼 그렇게 지내다 보니 백천 곁에 언제나 검존이 서 있게 됐음 좋겠다. 간간이 어딜 다녀오는 것인지 특정 시간이나 날마다 사라질 때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다시 백천의 곁으로 되돌아오는 거. 

제일 보고픈건 백천이 아직 어렸을 적 어두운 밤에 잠시 처소 밖으로 나왔는데, 우산도 무엇도 없이 그저 비를 맞은채 서서 하늘을 보는 검존을 보곤 무의식적으로 우산을 갖고 나오곤 아직 성장기라 작은 키를 가지고서도 우산 들고 낑낑거리며 검존이 비가 안맞게 하려는 거. 검존인 무언가는 그런 백천의 존재를 보곤 어둠에 삼켜진듯  잘 보이지도 않는 검은 손으로 백천이 들고 있는 우산을 대신 잡아 들곤 저를 올려보는 백천과 눈을 마주치며 백천을 내려다보는 거. 아무래도 검존의 혼은 귀(鬼)가 되면서 이미 사람의 형체를 잃어버린지 오래인지라 어디가 눈이고 코고 입인지 다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백천은 검존이 저와 눈을 마주치고 있다는 감이 들어서 눈을 피하지 않은 채 검존에게 비가 많이 내리니 안으로 들어가자고 말하자 검존이 고개를 끄덕이며 걸음을 슬쩍 옮기겠지. 근데 그 모습을 본 백천은 순간 검존이 웃었음을 느낀 거. 분명 얼굴이 없음에도 웃었음을 느껴서 자신이 이상한가 싶었지만 그저 우산을 대신 들어주며 걷는 검존에 맞춰 따라 들어가는 백천. 

이날을 기점으로 검존이 더욱 백천의 곁에 붙어있게 되는데, 그 탓에 화산 밖 사람들은 이를 기이하게 여겼으면. 화산에 매화검존의 혼이 남아 화산을 보호하고 있다곤 했으나 겉으로 보는 것이 모습인지라 검존이었던 검은 무언가가 성장기에 어린 화산의 제자에 곁에 대부분 있음을 보고, 너무 오래 보았다 싶었즈음에 바로 느껴지는 날카로운 시선에 어린 제자 말고 검존을 바라보면 더는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저절로 시선이 땅으로 가는 것을 체험하곤 더더욱 기이함을 느끼게 되어버리는 거. 


고백했는데, 장난치지 말라고 웃으면서 네가 날 좋아할리가 있겠냐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청백 보고싶다 


악, 백천 옷 시중드는 청명이 청백.!!! 백천이 혼자 할 수 있다하는데, 이번에 의례에 맞게 입는 복식이 한두 개가 아니기도 하고 계속 껴입고 정돈하고 도관도 올리고 하려면 곁에서 시중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해서 청명이가 해줬으면 좋겠다. 청명이... 과거에도 억지로든 뭐든 입어본 전적이 꽤 있어서 완벽하게까진 아니라도 어떻게 입는지 다 알고 있으면 좋겠다... 백천이 굳이 자기가 입겠다고 움직이려고만 하면 가만히 있어 사숙. 흐트러지면 다시해야 해. 하면서 평소의 망나니, 망둥이가 아니라 진중하게 하나하나 입혀주고 정돈해주는 거. 그렇게 다 입히고나서는 크으... 누가 이렇게 잘나게 꾸며줬데? 하고 웃는 청명이.


예전에 한번 곰방대 피는 백천 얘기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거 다시 생각난 김에. 처음엔 백천도 연초 필 생각이 없었지만 전쟁이 길어질수록 몸도 마음도 정신도 점점 힘들어지니 아주 잠시라도 마음 편히 있을 시간이 필요해진 거. 하지만 전쟁 중에 무언가 할 시간이 어디있겠어. 차라리 그럴 시간에 나가서 적 하나 베고 오는게 더 이득이고 빠르겠지. 그러던 중 연초를 피는 이들을 보았고, 그들을 따라 한 번 해보았음. 처음엔 독한 연기 때문에 콜록이며 기침을 내뱉었지만 한두 모금 더 해보니 금세 익숙해진 거. 처음엔 이게 무슨 도움이라도 되나 싶었는데, 해보니까 정신이 몽롱하면서도 맑아지는 듯하고 그 잠깐의 시간동안이라도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을 수 있고 늘 느껴지던 통증도 잘 느껴지지 않으니 그 이후로 저도 모르게 연초에 계속 손이 간 백천. 하지만 전쟁터에서 질좋은 연초들을 찾기엔 힘들고, 고작 이런 이유로 연초에 사용할 약초들을 받으러 의약당에 갈 수도 없으니 그저 구하기 쉬운 값싸고 질 안좋으며 독성이 있고 중독되기 쉬운 것을 찾아 피우게 됨. 물론 매일 피우진 않고 버티기 힘들정도로 너무 힘든 일이 생긴 날에만 한 번. 어떤 날엔 두 번. 또 어떤 날엔 세 번. 이런식으로 점차 하루에 연초를 피우는 횟수가 늘어나게 되는데, 어느 정도 경지가 쌓인 무인이여서 다행이었지 그게 아니었음 백천은 이미 독성때문에 죽기 직전이거나 거리에서 무언가에 미친 이들처럼 중독되어 있었겠지. 백천이 구했던 것이 그만큼 독한 것들이었고. 그리고 결국 백천에게 배어버린 향 때문에 주변인들도 알게되면서 질 안좋은 연초 말고 그래도 몸엔 좋은 진통성 약초들로 피우게 된 거. 물론 이 약초들도 약초이긴하나 중독성이 아예 없지 않고 너무 많이 피우면 약초도 독초가 되는 법이니 정말 버티기 힘들어서 잠초자도 오지 못할 날에만 받아서 피우는 거.

 백천 그간 질 안좋은 것들로 연초 피우느라 그간 쌓였던 독성 탓에 몸 추스리는 시간이 필요해서 잠시 전장이 아닌 뒤에서 쉬게 된 백천. 그리고 밤마다 찾아와서 백천 상태 확인하고 간간이 말상대도 해주는 청명이. 간간이 금단현상으로 힘들어하고 있음 곁에서 계속 말을 걸어 정신을 좀 분산시키거나 먹을 거리 가져와 두곤 입이 심심하거나 할 때 먹으라며 입에 넣어주기도 하면서 정말로 못 버텨 할 땐 쑈에게 받아온 약초를 태워 향이라도 좀 맡게 해주면서 도와줌. 그리고 좀 정신이 괜찮은 날에는 이런저런 얘기도 하면서 백천이 힘들어할 얘기는 살짝 뒤로 한채 평범한 내용들 위주로 얘기하는 청명이. 

그리고 청명이가 백천에게  차라리 연초를 피울거면 그런 출처도 모를 것들로 피우지 말고 그냥 주변에서 자주 보이는 약초라도 캐와서 피우라 하면서 조언아닌 조언을 해주는 청명이. 차후에 백천의 몸도 다 나았지만 여전히 너무 힘들 때 연초를 찾게 되어서, 이제는 질좋고 중독성 적은 약초들로 피우는 거라지만 그럴 때마다 백천 곁에서 연초 넣은 곰방대에 불켜주기도 하고 곁에서 말상대 해주면서 백천이 연초 연기 빨아들이기보단 저와 말하는 것에 더 신경쓰도록 유도하는 청명이로 청백. 


호랑이 청명이 털 빗질해주는 백천. 나중에 청명이에게서 나온 털뭉치들로 털 인형만들어서 방 안에 장식해뒀다가 후에 처소에온 청명이가 그거 보고 뭐지? 하고 보다가 웃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털빗어주는 날에는 언제나 흰무복이 털천지가 되어버려서 골치아픈 백천. 털 거의 안 묻히고 깨끗하게 빗을 수 있는데, 그럴때마다 청명이가 계속 몸을 치대거나 몸통을 다리에 비비고 꼬리로 두르니 묻을 수 밖에 없어진다. 호랑이 청명이는 백천이 그러든 말든 제 털이 잔뜩 묻은 채 있는 백천 좋아서 백천이 몸을 쓱쓱 쓰다듬어주면 기분좋게 그르릉 거리면서 편안하게 쭈욱 누워있는다. 그러면 백천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짧게 헛웃음 짓고는 털 다 빗은 청명이 몸 계속 쓰다듬으면서 꼬옥 껴안아 줌. 


현대 청백, 백천이 청명에게 고백해서 처음 사귈 땐 백천 본인이 졸업할 때까지만 사귀기로 하고서 교제를 시작한건데, 처음엔 그저 마음을 받아줬을 청명이였지만, 사귀는 동안 백천이 정말로 많이 좋아지고 이 관계가 계속 되길 바라서 백천 졸업할 때, 저에게 웃으면서 작별의 말을 준비하는 백천을 보고는 자기가 준비했던 선물이나 고백멘트는 다 잊어버리고 그저 백천 껴안고는 좀 더 오래 사랑하지 않겠냐고 물어보는 청명이랑 그 말에 잠깐 놀랐다가 청명이 목에 고개 파묻고는 웃으면서 고개 끄덕이는 백천. 


인어 청백 보고 싶다. 바닷가에서 처음 본 백천을 제 보물들을 모아둔 동굴에 데려가고 싶던 인어 청명이. 반짝반짝 빛나거나 귀해 보이는 것들을 간직하기 위해 모아두던 동굴이었는데, 백천도 넣어 두면 좋겠다 싶었던 거.  그래서 홀로 바닷가를 걷고 있는 백천에게 다가감. 하지만 인어가 바다 밖에 나가면 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고 물 밖으로 나가면 자신이 인어인걸 바로 알아차릴 수 밖에 없으니까 차마 물 밖으로 나가지는 못하고 백천이 물 안으로 들어오거나 가까이 오게 유도하지만, 처음 보는 사람이 저에게 말을 거는 것도 그렇고 물 밖으로 나오지 않는 모습도 이상함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저를 쳐다보는 눈빛이 마치 포식자가 사냥감을 보는 듯한 눈빛이기에 미심쩍은게 있어서 다가가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서 짧게 대화를 나눔. 그렇게 첫만남은 몇 마디 나눈 채로 끝나버린 거. 청명이는 인간이 뭔 의심도 많다고 투덜거렸지만 그래도 마음에 든 건 변치 않았고 제 동굴 안에 두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은 계속 드니까 비슷한 시간대로 백천을 보러 나가는 청명이. 만날 때마다 백천이 저와 거리를 두고 있음은 똑같으니 어느날엔 다가올 생각 없냐고 직접적으로 묻기도 하지만 백천은 물은 좀 무섭다는 얘기로 말을 좀 돌림. 그렇게 길고 길게 청명이와 백천의 눈치 싸움을 좀 하게 되는데, 그래도 만남이 지속될 수록 백천이 아주 조금씩이라도 청명에게 가까이 가서 대화하게 됐음 좋겠네. 그리고 그걸 보면서 기분 좋은 청명이. 아마 조금만 더 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으면.

뭐 이쯤 만나게 되면 백천도 바보가 아니니 청명이가 인어인걸 눈치채고 있을 것 같다. 항상 물 안에만 있고 조금은 창백해 보이는 피부 때문에 사람과는 조금 다른 외형이니 처음엔 물귀신인가 싶었지만, 이 바닷가가 있는 마을에서 전설처럼 인어에 대한 얘기가 있기도 하고 지금까지도 인어의 모습을 봤다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청명이가 물 속 흐름을 거부하고 떠있다기 보다는 물 안에서 헤엄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에 믿건 말건했던 전설에 대해 생각해보고 타당하다 생각되어 믿게 됐을 듯. 다만, 도대체 인어가 저를 왜 찾아오는지만 아직 이해하지 못했을 뿐. 사실 그것이 싫으면 백천이 바닷가에 가지 않거나 반대편에 있는 바닷가로 산책 나가면 되는 일이었지만, 몇 번 만나서 얘기했던걸로 금방 정이라도 들었는지 차마 그러지는 못하고 이제 시간이 지날 수록  청명이 보러 바닷가로 가는 백천. 청명이에게 점차 가까워지는 것도 익숙해지니 점점 가까이가는 것도 있었겠지. 

이렇게 둘만의 아슬아슬하지만 가까워진 관계를 이어가던 어느날, 백천이 먼저 이 관계를 끝맺으려 함. 평소 바다가 사나울 때면 잘못해서 바다에 휩쓸릴 위험이 있다 보니 찾아오지 않던 백천이었지만, 그 날은 바람도 거세게 불고 파도도 사납게 치던 날이었는데 바다에 찾아와선 청명이의 이름을 힘껏 불렀지. 거세게 부는 바람과 평소보다 높게 치는 파도 임에도 백천은 청명이가 모습을 들어낼 때까지 평소 대화하던 자리에서 계속 청명이를 불렀음. 제 목소리보다 파도치는 소리가 더 큼에도 포기하지 않고 몇십 번을 부르니 어느 순간 청명이가 바다 위로 모습을 보였음. 청명이는 오늘 무슨 바람이 불었길래 시끄럽게 불러대냐고 말을 꺼내려 입을 뻐끔 거렸지만, 백천의 얼굴을 보니 차마 말을 할 수 없었지. 백천은 거의 울음을 참는 듯 얼굴을 힘껏 찡그리고 있었음. 이런 얼굴은 청명이 그간 보아온 백천의 얼굴과는 무척이나 정반대였음. 무표정한 얼굴일 때도 있었으나 울거나 무언가를 참는 듯 힘껏 찌푸린 얼굴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 그래서 먼저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던 청명이에게 백천이 먼저 말을 꺼냄. 어디든 좋으니까 자기를 데려가 달라고. 청명이 입장에선 백천을 가질려 했던만큼 이보다 좋은 말은 없었지만, 그간 백천이 저와 거리를 둔 것을 생각해보면 이상한 말이었음. 하지만 또, 그간 백천과 말을 나눈 걸 생각하면 이제 더는 못버티겠고 기댈이가 저밖에 없어서 저에게 이리 부탁하는 구나 싶었지. 청명은 지금 이리 굴러들어온 기회를 뻥하고 차버릴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예의상 물어봄. 정말 어디든 상관 없냐고. 백천은 잠깐의 고민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청명이 있는 바다 쪽으로 먼저 다가갔고 청명은 그 행동이 기꺼워 다가오는 백천의 다리를 붙잡아 물속으로 빠트려버림. 그 행동에 백천은 순간 욕을 내뱉을뻔 했지만, 이미 바다 속으로 들어와있었고 한순간에 삼켜버린 물에 콜록일 수밖에 없었지. 처음 잡아본 청명이의 온기는 역시나 저보다 차가웠고 단단했음. 바다에 삼켜져 어디론가 흘러가지 않을까 싶은 백천은 순간적으로 청명의 몸을 단단히 붙잡을 수 밖에 없었고 청명은 그런 백천을 보며 웃었음. 육지에선 저가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지만, 물 속에선 그 반대로 저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았고 인간인 백천은 저에게 이리 기대며 붙어있을 수 밖에 없었으니까. 청명은 이대로 아무 말 없이 한시라도 빨리 백천을 데려가고 싶었으나, 죽은 것보단 살아있는 모습의 백천이 더욱 마음에 들 것 같았기에 무작정 데려가지는 못하고 잠시 백천이 긴장을 조금이라도 풀 시간을 줌. 만약 처음 백천을 만났을 때의 청명이라면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일이었고 만약 그 때 백천을 손에 넣었다면 백천이 죽든말든 상관하지 않고 그저 제 동굴로 데려갔을 테지. 청명은 제 손가락 하나를 물어 피를 내곤 그 손을 백천의 입에 넣어 제 피를 먹게 함. 백천은 아무 말 없이 벌어지는 일에 놀라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청명이 얼굴을 붙잡곤 먹어. 라고만 말하고 별 말이 없으니까, 저가 한순간에 잘못된 선택을 한 것 같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지만 그렇다고 이 힘을 뿌리칠 수도 없으니 백천은 어쩔 수 없이 청명의 손가락에서 나오는 피를 먹었고 그걸 본 청명은 손을 빼곤 상처는 신경쓰지 않았음. 그러곤 그제서야 백천이 궁금해 할 것을 말해줌. 인어의 피는 먹는 양에 따라서 물 속에서 숨 쉴 수도 있다고. 백천은 청명의 말에 뭐라 하고 싶었지만, 이미 이리 된 거 어찌 하겠어. 그리곤 청명이 백천을 안고서 보물창고처럼 쓰는, 저에게 있어 귀한 것들을 모아두는 동굴로 데려가게 되고, 그곳에서 저가 원했던 대로 백천과 지냈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쉬이 오지 못할 깊은 바다 속에 만들어진 동굴이라서 백천의 행동 반경은 동굴 안에서도 바다 물이 들어오지 않는 정도 뿐이라서 답답함은 있지만 더는 저를 괴롭게 하는 이도, 일도 없고 정말 답답하면 청명이랑 함께 바다 속을 돌아다닐 수 있으니 지금은 그것으로 만족하는 백천. 시간이 흘러 이런 저의 선택을 후회하게 될 수도 있으나 지금은 그런 생각 없이 그저 좋기만하고 만약 백천이 후회한다 해도 청명이는 이미 제 동굴 안에 귀하게 둔 백천을 놔줄 생각이 1도 없음. 

아무래도 육지 위에서 만났을 땐 백천이 경계한다고 물쪽으로 가까이 한 적 없어서 동굴에 가고 나서야 청명이의 전신을 처음 봤고, 인어들이 인간들을 홀린다는 얘기가 왜 나왔는지 알 것 같다고 했다가 청명이도 인간들이 인어를 어떻게 홀리는지 알 것 같다며 백천 얼굴 바라보는 청명이. 

아, 인어의 피를 마시면 물 속에서 숨 쉴 수 있다고 한 청명이지만 어느 정도 더 마시면 일시적으로 인어도 되어서 바다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음에도 이 사실은 백천에게 절대 말 안 하는 청명이. 물론 지금까지 봐온 백천의 성정상 피를 마시거나 제 다리에 있는 비늘 떼서 먹는 것조차도 싫어하는 사람이란 걸 알지만, 나중 일은 모르는 거고 저와 같은 인어가 되는 것까진 좋으나 저의 도움 없이 자유롭게 바다를 돌아다니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에 대해 아무 말 없었으면 좋겠다. 차후 백천이 알게 된다 해도 청명이가 자기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 하면 이에 대해 백천은 할 말이 없으니까. 


청백 결혼하는데, 백천이 먼저 하자고 꺼낸 거면 좋겠다. 근데 막 분위기 잡고 대사 준비하고서 얘기한게 아니라 그냥 문득 날이 좋길래 나무 그늘 아래서 백천은 나무에 등 기대고 있고 청명은 그런 백천 다리에 누워서 하늘 보며 있던 와중에 청명 머리 쓰다듬고 당과 같은 주전부리 입에 넣어주고 있던 백천이 청명이 입에 당과 하나 넣어주면서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청명아, 우리 결혼할까? 하는 거. 가만히 누워서 입에 들어오는 당과나 먹고 있던 청명이만 혼자 벼락맞은 것 처럼 펄쪽 뛰어서는 뜬금 없이 뭔소리 하냐고 당황하는데, 백천이 별의미 없이 싫으냐? 하니까 누가 싫다고 했냐고 오히려 이쪽에서 좋다고 하면서 당황했는지 막 얘기하는 청명이 보고는 웃는 백천. 


토끼 백천 좋아하는 사람 곁에 붙어서 어떻게 밀어도 안 밀리려고 꼬옥 힘주고 버티면 귀엽겠다. 주로 저와 오랫동안 함께 했던 이들에게 그러다 보니 백자배야 말할 것도 없고 강호 같이 나섰던 이들에게도 그럼. 어느날은 청명이 곁에 붙어서는 청명이가 이 흰색 털뭉치 잘못하다 밟을 까봐 저리 가라고 막 밀어내도 아득바득 곁에 힘주고 붙어서 움직일 생각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 귀 쫑긋거리고 분홍색 코가 움찔움찔 거리며 주변 둘러보더니 저 멀리서 익숙한 모습이 보였는지 청명이 보지도 않고 후다닥 뛰어서 걸어오던 현종 품에 뛰어든 토끼 백천. 현종은 무슨 일이냐며 인자하게 웃으면서 익숙하게 안아주는데, 저 멀리서 그 모습을 보며 한순간 버려진 청명이만 허..! 하고 기가참. 평소에 같이 있음 조걸보단 윤종을, 윤종보단 저를 더 좋아하는지 조걸이 밀어내면 손 한 대 때리고는 다시 붙고 윤종이 밀어내면 밀렸다가 다시 곁에 붙고 저가 밀면 꼼짝도 안하던 것이 지금은 그런 거 생각도 안 나는지 뒤도 안 돌아보고 장문인 품에 쏙 들어간게 맘에 안 드는 청명이. 계속 현종 곁에 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안하니 이제 그만 장문인도 편히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토끼 백천 데려가려 하는데 백천이 더욱 힘을 주는지 안 떨어지려함. 결국 움직일 생각 없던 토끼 백천. 청명이 말고 백상이 토끼백천 데리러 오고 나서야 얌전히 현종 곁에서 떨어지는데, 그거 보고 저...저...저..!!!! 아까는 그렇게 안 떨어지려 했으면서! 이거 기사멸조야 알아!!!?! 하면서 화내며 쫓아오는 청명이랑 자기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하는 토끼 백천과 어휴 그냥 다 내 앞에 없었으면 싶은 백상. 


사파 청백으로, 첫 기억이 존재하는 어린 나이부터 독공 연마하라고 독을 과도한 양으로 꾸준히 먹게 된 결과 몸을 이루는 모든 것이 독극물 그 자체가 되어버린 백천과 만독불침이라 별 상관 없는 청명이가 보고싶네. 


검존이 이제야 이립이된 동룡이 내리 누르고 보다가 문득 다리 보더니 왜 아직도 이리 작냐고 도저히 안 되겠다고 한숨 푹푹 쉬다가 결국 동룡이 정돈하는 검존. 그 말 들은 동룡이 억울해서 아직 더 커질거라고 화내면서 자기는 괜찮다 하지만 절대 안된다 하는 검존으로 검동. 


개뜬금 없지만 청명이랑 백천 둘 다 너무나도 동정일 거라 생각한다. 강호 떠돌아 다니면서 흔하게 사거나 구할 수 있는 춘궁도조차 한 번도 안 봤을 거라는 뭔가 확신이 있음. 청명이는 그런게 재밌냐? 술먹고 맛난 거 먹는게 더 재밌다. 였고 동룡이는 그런 얘기 들려오면 그런 거 보고 말할 시간에 더욱 정진하라고 타박하고 무시해서 그냥 둘 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우연히 들렸을 때 빼고는 찾지 않고 관심도 없어서 그렇게 얻은 정보 빼고는 아무 것도 모르는 말 그대로의 도사님. 둘이 첫날밤 치룬다고 얘기 나누고 나서야 얼굴 붉어진채 둘이 같이 처음으로 춘궁도 보는데, 아무래도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보이고 이상한 것들도 보이니까 이게 된다고? 스페이스캣 상태가 되어버린 둘. 중간까지 좀 보다가 점점 수위도 올라가고 이해하지 못할 것들이 많아지니까 책 덮고서 둘 다 뻘쭘해져서 큼큼, ㅇ..이만 자자!! 하고서 얼레벌레 끝나버림. 


체육쌤 청명이랑 국어쌤 백천 청백으로, 평소 학생들이 청명한테 첫사랑 얘기 해주세요! 하면 이제 없다. 끝, 다음. 하고 넘겨버려서 더는 못물어 보던 학생들. 어느 날엔 복도 쪽으로 백천 지나가니까 학생 한 명이 다급하게 창문 열어서는 백천쌤! 하고 부르니까 그 소리에 가던 길 멈추고 자기 부른 학생한테 다가오는 백천. 백천이랑 청명이 고등,대학 선후배 사이라서 평소 친한 사이란걸 알고 있었던 터라 백천이라면 알지 않을까 해서 불러세운건데, 학생이 백천한테 청명쌤이~ 첫사랑 이제 없다고 하는데 정말이냐고 물으면 눈 땡그란히 뜨고 청명이랑 눈 마주치자 웃는 백천. 고개 끄덕이면서 이제 없는 거 맞다고 하니까 그거 본 학생들이 다 고개 갸웃하면서 저게 도대체 뭔뜻일까 싶어함. 그러자 그럼, 백천쌤 첫사랑은 어떻게 되냐고 묻자 청명이랑 똑같이 자기도 첫사랑 이제 없다고 답하는 백천땜에 더욱 뭔뜻인가 싶은 학생들. 그럼 이제 궁금한 거 없냐고 백천이 묻고 학생이 고개 끄덕이면 그럼 이만 가보겠다고 하며 자리 떠나는 백천인데, 그거 본 청명이가 애들한테 너네들 자습이다. 그리고 방금 그 질문한 놈은 나중에 보자. 하고 교실 밖으로 나가는 청명이. 그렇게 교실에 학생들만 덩그러니 남아버리는데, 청명이가 보통 학생들한테 나중에 보자라고 하면 망했다는 뜻이라서 친구들에게 토닥임 받는 학생 한 명.  그런데 나중에 청명이가 그 학생 부르더니 다른 애들한테 말하지 말고 너 혼자 먹으라고 아이스크림 하나 주고는 이제 가라. 하고 그냥 보내서 물음표 투성이가 되어버린 채 아이스크림 먹는 학생과 왠지 모르게 기분 좋아 보이는 청명이. 


혼례의 방식이 다양한 만큼, 삼배만 올리는 이들도 있고 그 외 다른 차례를 넣는 이들도 있지만, 청백은 약소한 혼례를 올리며 장문인 앞에서 삼배를 올리곤 서로의 머리카락을 조금 잘라 붉은 주머니 안에 넣어 나눠 가지곤 그 나눠 가진 머리카락을 팔찌로 만들어서 몸에 지니고 다녔음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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