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걔후 백업

221126

1

그는 함묵증을 앓았다. 증상은 제법 오래 지속되었다. 그의 어미는 바리데기도 아닌데 왜 벙어리삼년 아내행세를 하느냐며 혀를 찾다. 어미 나름의 슬픔을 더는 방법이었다. 전이었다면 말은 바로하라며 쏜살같은 대꾸가 돌아왔겠지만 이제는 나아간 화살처럼 돌아오는 법이 없었다. 눈색만은 어미를 닮은 그의 검정은 시간과 감정마저 흡수해 돌려주지 않았다. 온통 먹이 적셔져 축축한 습자지처럼 보였다. 이블린은 차라리 소리를 지르길 원했다. 나아간 화살을 찾으려면 다시 돌아가면 된다는 말은 쉽다. 이 상황은 마치 눈을 가리고 화살을 쏘고, 빙글빙글 돌아 화살이 쏜 방향을 알아맞히는 일과도 같았다. 이블린은 예리한 감각으로 화살이 나아간 방향을 알 수 있었다. 허나 누군들 움직이지 않으면 화살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삼킨 화살 뱉는 법을 잊은 사람처럼 굴었다. 예전의 그를 아는 지인의 증언에 의하면 그의 눈은 언제나 야망과 희망과 확신으로 가득 차, 어두운 밤을 밝히는 등대였으며 입술은 끊임없이 생각을 밖으로 표출하여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수단 중이었다고 한다. 그가 입을 열어 사업의 비전을 제시할 때면 매료되지 않는 이가 없었다. 확신에 찬 몸짓을 보면 행위예술가의 예술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를 표현하는 단어에 오만하다는 단어가 절대군주제의 왕처럼 붙박여 있었다. 절대 움직이지도 불완전하지도 않아, 왕좌에서 내려올 것같지 않던 ‘오만’이란 존재가 이제는 과거로 쇠락했다.

생활소음조차 간신히 명함만 내미는 이 집은 시끄럽던 이블린도 되도록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그가 이블린을 부를 때면 사물에 노크하며 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나뭇결처럼 보이도록 판지를 붙여놓은 갈색의 문은 소리를 내는데 그닥 좋은 악기는 아니었다. 문이 내는 소리란 결국 기름칠 덜 된 경첩에서 나는 귀신 들린 ‘끼이익-’소리나 심사숙고만 서너번 걸친 그가 뚝, 뚝. 정확하게 두 번만 울리고 사라지는 소리였다. 산이 아닌 곳에서 메아리를 바라기는 사치라지만 이블린은 어떤 신적인 존재가 저만의 에코를 내려주길 간절히 간청했다. 안타깝지만 그는 불면증도 앓았다. 항상 잠의 경계선상에서 거부당해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잠을 행복의 척도로 꼽은 연구자가 본다면 동정해 마지않을 꼴이었다.

“오늘은 어때?”

물음에 긍정적인 고갯짓이 돌아온 적은 없었다. 사실 고갯짓이라기엔 미약한 시선맞춤만 돌아왔을 뿐이다. 다시 말해 막내의 사후, 그는 살아있는 송장이었다. 감염자와 다를 바 없는 부동의 몸짓은 인간의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끔 만든다. 죽어가는 이가 죽음으로 한달음에 달려가는 것이면 차라리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그는 앞으로 나아가지도 뒤로 물러나지도 않은 채로, 그저 고여있었다. 이블린은 죽음보다 지독한 허무를 보았다. 앞만 보던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은 몰락한 왕국에서 신세한탄을 하는 일과 다름없었다. 그런 반송장의 자리는 침대 위다. 침실의 목적이 강해, 들어오는 빛 말고는 변화 없는 하루를 보내기 알맞았다. 이블린이 환자를 이곳에 둬도 괜찮은가에 대해 물었으나 다른 동거인으로부터 그걸 이제 알았냐는 다소 퉁명스러운 답만 돌아왔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창문이 벽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크다는 사실이었다. 그 창은 단열재를 덕지덕지 붙이지도, 커튼이 걸려있지도 않았다. 새하얀 프레임 안에 있는지도 모를 깨끗한 유리만이 걸려있었다. 커다란 창으로 들어오는 빛은 해가 위용을 잃기 전까지 끈임 없이 방을 밝혔다. 회빛이 섞인 연청색 벽지와 목조가구, 그에 맞춰 특별히 목조로 제작된 프레임, 침대와 옆의 작은 서랍. 서랍 위에 올려진 플라스틱 물잔. 창문을 열어놓으면 침구가 바람에 사그락거렸다. 빛 받은 먼지가 숨지 못하고 꼼짝없이 자신을 내놓으며 살랑살랑 춤을 춘다. 문턱 밖에서 보면 제법 목가적인 세상이었다. 현실과 유리된 평화를 평화라 부를 수 있는지의 문제는 제치고서라도. 아마 협소한 공간에서 가장 움직임이 많은 존재는 먼지였을 테다. 그는 그만큼 스스로의 세상에서 나올 줄을 몰랐다. 이블린은 그런 그를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움직일 힘이 없는 노인을 돌보듯(실제로 반은 맞았다.) 보살폈다.

‘쌀쌀하더구나.’

내내 함묵증을 앓던 이가 입을 여는 순간은 특별하리라 생각했다. 적어도 이블린은 그를 얼싸안아 여느 친구들처럼 한바퀴 돌리는 따뜻한 포옹을 해주리라 믿었다. 안타깝게도 입을 연 순간은 가장 평범했으며, 어쩌면 가장 보잘 것 없었다. 이블린은 그의 말을 듣고 물의 온도를 높였다. 가장 먼저 이제 적당하냐 물었다. 그는 여전히 고개를 젓지도 끄덕이지도 않았다. 원하던 반응도, 고대하던 상황도 아니었지만 이블린의 일기장에 기록된 날이 되었다.

입을 연 순간부터 끊임없이 중얼거렸다. 일견 병의 진행처럼 보였다. 혹은 인간의 감정수용단계라거나. 어쨌든 다음단계로 나아갔단 것만은 확실하다. 그것이 좋든 나쁘든 그는 건너갈 수밖에 없던 것일지도 모른다. 내용은 가깝지 않으면 들지 못할 만큼 작았다. 세상에 내어선 안 될 삿된 것을 내어놓는 이마냥 작은 기척에도 소스라치게 놀라 입을 다물었다.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외부의 감각을 차단하는 모습이 동물원의 동물과 닮았다. 이블린은 곤란한 표정을 지을 따름이다. 반면 조모는 못마땅하 기색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저거 저, 또 성깔 나오는 거 봐라. 사실 이블린은 그 의견에 어느 정도는 동의했다. 일전까지만해도 아침에는 어땠으며 점심에는 어딜 다녀왔는데 참 좋았다느니의 일상적 내용으로 발화하던 화자는 순식간에 청자가 되었다. 내내 본 적 없는 적막이 주위를 감싸게 만들었다. 그는 가끔 믿지도 않는 신을 향해 기도했다. 절을 하기도 했으며 내내 눈을 감고 흐느끼기도 했다. 불면증은 더 심해져 잠을 자는 날이 드물었다. 몸이 한계에 달해 쓰러지기 전까지 멈추지 않았다. 혼자 가진 비밀의 무게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이블린의 일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편의를 제공해야만 했다. 생존의 위에 삶이 보장된다. 삶은 생존이 없으면 없다. 이블린은 그 점을 잘 알았다. 그가 삶을 붙잡기 위한 준비를 끝마치는 일만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스스로의 모든 위업과 영광이 스러져가는 모습을 보았다. 풍경이 무너지고서야 저적이 굉음을 내며 울부짖었다. 지독한 혼돈이 운명처럼 가는 곳곳마다 자리했다. 시타델에서 거부당했으며 남편은 그들을 버리고 시타델에 들어갔다. 노아는 할머니는 어떻게 했을까라고 뇌까리며 그를 속터지게 만들었다. 이 세상에서까지 지긋지긋한 어미의 존재를 확인받고 싶지 않았다. 생존자무리에도 합류하지 못해, 시궁창을 떠도는 쥐새끼마냥 이곳저곳 떠돌았다. 그는 이런 꼴을 당하기 위해 살지 않았다. 몇 달 전부터 은밀히 돌았던 소문의 신도시. 애스턴시티로 가면 신도시에 관한 소문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리라는 희망을 붙잡았다. 그는 노아를 설득해서 애스턴시티로 향했다. 설득은 쉬웠다. 그곳에 이블린이 있다는 사실은 노아도 잘 알았다. 그러나 그는 신도시에 가기 전 이블린을 만나지 않을 생각이었다. 노아에게는 당연히 말하지 않았다. 의견을 일치시킨 그들은 애스턴시티로 나섰다. 황폐한 땅은 이제 주인이 아니라 이방인을 대하듯, 인간을 거부했다. 그중 가장 힘든 것은 감염자와 약탈자였다. 모두 인간이거나 인간이었던 자들이다. 아수라장은 언제나 인간의 손으로 만드는 법이다.  정체모를 무리는 무자비하게 폭력을 휘둘렀으며, 노아는 분명히 외쳤다. 도망치라고. 그래서 그는 도망쳤다. 몇시간 후에 다시 돌아오면 꿈틀대는 육체만이 그를 맞았다. 머리에서 흐르는 빨간 액체는 끝을 의미했다. 그때 그의 머리에서 어떤 작용이 일어났다. 감염자는 죽지만 죽지 않는다. 그들은 분명 내장을 흘려도 돌아다니는 존재였다. 이제 감염자의 체액이 필요했다. 그는 여전히 인정하기 싫었다. 

질량이 큰 물체는 시간과 공간까지도 휘어지게 만든다는데, 그가 겪은 사건은 마치 전부인 양, 그 안의 시간을 모조리 휘게 만들었다. 그는 그 힘에 의해 끝없이 과거로 빠졌다. 그는 누군가에게 중얼거렸다. 다 너를 위한 일이야. 너는 나 때문에 더 살 수 있었어. 너도... 너도 날 원망할 거니? 이블린이 그랬던 것처럼. 죽어가는 영원의 시간에서 억겁의 무게에 눌려 날 향한 증오를 쏟아낼 거니. 그는 말을 하면 할수록 억울했다. 자신의 잘못은 없는 양, 점점 질문에 힘이 실렸다. 어느날 발을 구르며 다가가 이블린의 뺨을 올려붙였다. 그는 이블린이 헌신적임을 알았다. 모든 사정을 이야기하며 무고를 토로했다.  그는 이블린이 한 말을 똑똑히 기억한다. 

나는 엄마를 평생 용서하지 않아. 아직도 할머니에게 보내던 눈빛이 생생해.

...그래도 엄마를 미워하며 시간을 보내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야. 내가 이제 범인을 신경쓰지 않듯이.

이건 엄마 마음이 편하라고 하는 소리가 아냐. 나는 할머니도 노아도 더이상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지금 들은 말은 비밀로 할게. 

그가 기억하는 이블린은 반푼짜리 아이였다. 오래 묵어 말라붙은 피딱지의 쇠내음과 곪은 물집이 터져 나는 고약한 냄새가 아이의 몸에서 들끓었다. 곱아든 팔다리가 불필요한 아이의 정보를 전했다. 알아야한다고 종용하듯 끊임없이 들이닥쳤다. 세상에서 그보다 불결한 것은 없었다. 그에게 아이의 모습은 평생 붙박인 채로 남았다. 그는 쓸데없는 곳에 체력을 낭비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가 먼저 이블린을 추억하는 일은 없었다. 간혹 불쾌하게 떠오르는 단편적 이미지는 너무 떫기만 했다. 추억은 곱씹는 것인데, 그러고 싶지 않으니 흩어질 뿐이었다. 무너진 위업과 영광은 아예 모래처럼 바스라졌다. 그가 지은 성은 분명 황금일진대, 오직 모래만이 주위를 감쌌다. 조소도 나오지 않는 완벽한 결말이었다. 훌쩍 자란 아이가 손을 얹었다. 미지근한 온도가 내리 손등을 감싸는 바람에 뜨겁고 축축했다. 창문을 열어놓은 탓에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벌써 틈새를 비집고 바닥에 늘어선 그림자가 길어졌다. 늦기운 해가 몸을 숨기는 중이었으나 온도는 색감에 미치지 못했다. 온통 제 색으로 물들인 색채를 따라가려면 인간은 모두 타죽어야 했다. 서늘한 바람에 마주닿은 곳도 뜨겁게 달아오를 줄 몰랐다. 언제까지고 늘어날 것만 같던 순간에도 끝은 찾아왔다. 

“많이, 컸네. 이젠 너무 커버려서-...”

“그럼~ 몇 년이 지났는데. 내 나이 알고하는 소리지?”

2

현관에 사람상체보다 한뼘은 훌쩍 뛰어넘긴 배낭이 놓여있는 장면은 소소한 장관이라 할만 했다. 벌써 겨울의 초입인데도 얇은 티와 바람만 간신히 막을 재킷을 걸친 인영이 턱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었다. 허리부터 머리까지 둥글게 말려 손을 꼬물거린다. 여행을 위한 준비는 오랜만이었다. 그 점이 문제였다. 깨끗하게 빨아놓은 신발끈을 끼우려면 한참은 기다려야 했으니까. 그래가지고 오늘 안에 비행기 타겠어? 당연하지~. 벌써 이것만 끼우면 되는데? 시간이 흘러가는 소리가 째깍째깍인 이유는 시계바늘 소리때문이지만 이미 세상은 단출하게 숫자만 떠오르는 시계로 바뀐지 오래다. 사람들은 편리를 추구한다. 그 불변의 진리와 정확히 대척점에 서있는 이가 바로 조모였다. 시계초침이 정확히 347번째로 똑딱거렸을 무렵이다. 거북이와 대결할 것만 같던 인간이 고개를 치들자 그새 생강차를 끓여온 이가 움직임에 맞춰 크게 휘청였다. 이눔아, 할미 놀래키지 말랬지! 곧 숨 까딱까딱 한다고!

“에이, 할머니 나보다 더 오래 산다면서, 또 놀린다!”

그치...~? 고개를 뒤로 돌린다. 거한이 현관을 벗어나기 전까지 생강차를 마실 일은 없을 터였다. 그 사실을 익히 짐작한 조모는 현관의 작은 협탁 위에 컵을 올렸다. 왼쪽으로 꺾으면 나오는 거실에는 여즉 바람이 들어와 쌀쌀했다. 거실에 쏟아지는 빛을 받아 짙은 그림자를 만들어낸 벽면은 협탁까지 탐욕스레 영역을 늘렸다. 음지에서 올라온 김은 천장으로 올라가기도 전에 명을 달리했다. 공기 중으로 차웁게 흩어진다. 이블린의 관심을 뺏은 광경은 사람을 홀려 순간에 붙박아뒀다. 그동안의 기억으로 말미암아 이 장면은 언제고 그리워할 장면이 되리라는 직감이 들었다. 둘의 시선이 맞물렸다.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은 낮게 흥분을 읊조렸다. 미소로써 드러난 직감은 이내 가라앉았다. 작별의 시간에 들어찬 슬픔과 기쁨, 약간의 흥분, 기대가 분위기를 바꾸었다.

이블린이 숨을 들이켰다. 과장되게 부풀어오른 가슴팍이 찬찬히 가라앉았다. 일정한 호흡이 이어졌다. 그 행동만으로 그가 얼마나 소리지르길 참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조모는 더없이 사랑스러운 아이를 보며 여전하다고 숨을 뱉었다. 짧고 굵은 숨에는 산의 풀냄새처럼 웃음이 묻어나왔다. 이내 아이가 팔을 벌렸다. 조모와 이블린 사이에 있던 약속은 이제 흔적만 남아 작별인사로 쓰이곤 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숨이 막힐 정도로 꼭 안으며 새로운 약속을 갱신했다. 한사람에게 숨 막히게 안기는 일과 안는 일은 결국 같았다. 고동소리는 영원히 맞물리지 않지만 약속은 같은 속도로 맞물렸다. 항상 그랬다. 그런데 그거 아니? 너 더 늦으면 비행기 못 탄다. 뭐어?! 으악, 진짜네!? 신은 신발코를 툭툭 칠 겨를도 없이 현관을 열었다. 조모는 앞의 거한이 사라지기 전에 물어야만 했다. 아직 듣지 못한 답이 있었다.

“어디 가려고?”

“친구들한테!”

배낭은 단말마를 남기고 사라졌다. 조모는 몸을 돌려 컵을 들어올렸다. 알맞게 식은 차는 알싸하면서 달았다. 만족스럽다. 오늘의 차는 맛이 기가 막혔다.

3

나는 최근 빗대는 일을 자주했다. 말하자면 비유의 방식으로 사람의 특징을 드러내는 일을 자주했다. 사람을 낱낱의 구성으로 만드는 특별한 힘을 찾기 위해서라는 위대한 위업처럼 포장했지만 사실 상담사의 압력도 분명히 존재했다. 한참이나 어릴 적에 해보던 일을 다 커서하자니 퍽 어색했다. 가장 주된 대상은 당연하게도 주변이었다. 나의 어머니와 그를 똑 닮은 아이는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단어보다 훨씬 다채로워 모험심을 불러일으키는 사람들이었다. 누군가는 그 얘의 손을 나무등걸이나 흙에 비유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내 의지로 나무를 만진 적도 맨발로 흙을 밟아본 적도 없었다. 그러니 아이의 손은 내게 나무나 흙보다는 매끄럽지 않은 패드의 화면에 난 흠집 같았다. 오돌토돌해서 화면을 만질 때마다 신경 쓰이는 결이 곱지 못한 비유밖에 떠올리지 못한다. 아쉬웠다. 스스로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일만큼 괴로운 일은 없었다. 난방을 틀지 않아 바닥이 차가웠다. 마주댄 발바닥이 눌리며 면적을 넓혔다. 차가운 부분이 더욱 늘어나고 냉기가 몸을 타고 심장을 가라앉혔다. 때마침 열어둔 창문에서 바람이 불었다. 옷 곳곳에 스미고 사라졌다. 희끄무레한 바람냄새가 났다. 자연은 여전히 내게 연연하지 않았다.  

 


늦었습니다. 시간은 대략 5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네요. 애들아 기다려줄 거지ㅠ

카테고리
#기타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