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성 이론
20240202
사랑의 조건에 대한 두 가지 이론. 첫째: 자신과 닮은 사람에게 사랑을 느낀다. 둘째: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느낀다. 나는 전자를 믿어. 내가 너를 사랑하게 된 것은 정확히 그런 이유에서니까.
내가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 하지만 내가 갖고 싶었던 것은 언제나 내게 허락되지 않더라고.
그래, 알겠어. 이건 이상한 일은 아니지. 특별한 일도 아니고. 그야 나는 내가 아니라 누구에게도 허락되지 않는 것들만 갖고 싶어 했으니까. 그건 어쩌면 내가 뒤틀린 ‘사고회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몰라. … 어려운 말 같아? 좀 더 직관적으로 말하자면 미쳤다고 해도 괜찮겠지.
아. 못 알아들어서 그런 건 아니라고? 그렇구나.
역시 너는 나를 닮았어.
있잖아,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역시 말도 안 돼.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지 못해서 반짝이를 잔뜩 바르는 것.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것. 싫어하는 음식도 스스로 고를 수 없었던 것. (나는 땅콩 알레르기가 있거든. 속삭인다.) 감정을 평범하게 표현할 수 없는 것.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 꼭 현실인 것만 같은 것. 그래서 현실조차도 확신할 수 없는 것. 그러니까 웃는 쪽이 언제나 정답이었던 것.
웃을 수 있지? 나도 할 수 있었잖아.
응. 잘했어.
미안해. 물이라도 한잔 가져다줄까? 하루 이틀은 외출하지 않는 게 좋겠다. 마침 주말이니까. 현실과 꿈은 구분할 줄 알아? 안다고?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 봐, 지금도 흔들리고 있잖아. 내 말 한마디로.
거울은 보지 마. 그편이 네게도 좋잖아.
너는 착각하고 있어. 나는 너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인간이야. 내가 정말로 네 생각만큼 괜찮은 인간이었다면 애초에 너를 필요로 했을 리 없잖아.
다른 점은 어떤 게 있을까? 너는 할 수 없는 거고, 나는 하지 않는 거라는 점. 너는 좋은 나를 사랑했지만, 나는 최악인 너를 사랑했다는 점. 아니면 이건 어떨까. 내게는 네가 있고 네게는 없다?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아.
그러니까 말했잖아.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니 말도 안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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