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관의 딜레마: 사랑하는데 왜 혐관이야?
사실 딜레마도 아니다.
나는 혐관을 서로 싫어하고 미워하는 관계라고 정의했다. 그렇다, 서로 싫어하고 미워한다. 서로를 싫어하고 미워해서 가급적 상대를 없애거나 죽이거나 얼굴을 맞대지 않는 것을 혐관이라고 생각한다.
내 탐라에는 혐관이 있는 트친들이 꽤 있다. 이들은 티격태격하다가 사랑에 이르기도 하고, 티격태격 논씨피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나는 후자의 경우 배틀관이라고 생각한다. 살인은 범죄고 사회적 매장도 범죄지만, 절교는 할 수 있는 거잖아? 그런데 혐관이라고 말씀하시니 혐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후자의 트친과 혐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러니까 혐관은 혐오 '관계'라는 것이다. 그러면 혐오는 빼고 다른 이름 넣으면 안 되냐고 물어봤었지만 내 식대로 혐오하면 관계가 단절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걸 듣고서야 혐관이 왜 자꾸 사랑하고 입술 부딪히고 결혼하고 연애하고 이혼하고 재결합하고 19금을 찍는지 이해했다. (19금이라고 줄였지만 가장 항목이 많다.) 혐관은... 관계이기 때문이다. 단절되면 안 된다.
나는 그 관계의 단절이야말로 아름답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소수파에 불과하다. 김공자가 오타쿠를 망쳤다. 오타쿠질은 소수 의견을 받아들이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 (농담입니다.)
서로 싫어하고 때리고 죽이고 결별해야만 사랑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이건 CP러나 NCP러의 관점이 아니라 고어러, 배틀러(이외의 표기가 있을까? 아시는 분 추천좀)의 사고방식이었던 것이다. 나는 소수파다! 심지어 받아들여질 일 없는 소수파다.
원론만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당장 구글에 혐관 치면 최상단에 이런 게 뜬다. 나무위키는 신뢰성 없는 사이트지만, 덕질에 한해서는 다수의 의견이 반영된다고 보는 편이 좋다.
원론만 이야기해서는 꼰대 오타쿠가 될 뿐이다. 세상은 이딴 식으로 흘러가고 있다. 소수파를 존중해라 다수파들아... 이렇게 말하면 연성으로 말하라고 하겠지. 당신들은 관계 단절형 혐관 원작을 보고도 관계 지속형 혐관을 퍼먹고 있으면서... 이 적폐러들... (농담입니다. 작품 해석은 개인 자유죠. 씨피질 또한 자유. 그저 슬플 뿐...)
요는, 혐관도 관계라는 것이다. 애증이라고 표기하는 게 맞을 것 같은 관계도 꿋꿋하게 애증혐관이라고 표기하는(서치방해된다고요) 사람들이 틀린 것이 아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고, 관계 단절형 혐관은 취향이 아닌 쪽이 다수일 수밖에 없다. 한쪽을 영원히 끊어내고 아 그새끼가 내 인생에 없다니 이렇게 편안할 수가. 내 일상을 영위해야지! 식의 관계 단절형 혐관은 소수파일 수밖에...
* 이 글은 납득을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이제 받아들일게요. 역전 불가능이 마이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목록
청안) 씨퍼런 눈이 왜 청안인데
정신적 공수) 근데 이걸 제가 받아들여야 합니까? 19금 연성 서치에 방해되니 19금 연성에서는 제발 관둬주시면 안되겠습니까? 19금 연성이 아니라면 상관 안할테니까요 제발요
아마 더 있을텐데 당장 생각나는 게 이뿐이라...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