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마이/쿄레이]

lumination by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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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끊다니...! 다음 주는 어떻게 기다리지?"

"하하, 푹 빠진 것 같네"

"그야 20년 만에 첫사랑을 만난 거잖아!"

보고 있던 TV 화면에 광고가 흐르자, 나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품에 안고 있던 쿠션을 더욱 꼭 안으며 얘기했다. 오늘은 쿄스케군이 출연하는 드라마를 함께 보는 날. 누가 먼저 제안하거나, 약속한 것도 아니지만 지금은 둘의 시간이 맞으면 함께 보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다.

"꼭 둘이 이어졌으면 좋겠네..."

"후후, 스포일러는 안 할 테니까 안심해"

"그건...! 조금 듣고 싶지만 참을게"

우연히 일로 만난 상대가 알고 보니 어릴 적 짝사랑했던 오빠라니... 자신의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비슷한 경험은 전혀 없다. 그보다, 짝사랑이던 첫사랑이던 잘 된 적 자체가 없었다. 역시 이런 건 드라마라서 가능한 이야기려나. 드라마의 여운에 젖어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으면, 쿄스케군이 내 옆으로 자리를 좁혀 왔다.

"레이씨. 이런 거 물어봐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뭔데?"

"레이씨는 첫사랑, 어땠어?"

"응...?"

방금 전까지 혼자서 생각하던 내용을 쿄스케군이, 그것도 남자친구가 물어오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잠시 굳어져 있자, 쿄스케군은 '불편했다면 미안...'이라며 눈치를 봐온다. 나는 속으로 그런 모습도 귀엽다고 생각하며, 별것 아닌 듯 대답했다.

"나는.... 이뤄졌으려나?"

"어?......"

"하하, 사실 그게 쿄스케군입니――"

농담으로 시작한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표정이 일그러진 쿄스케군이 어깨에 기대 안겨 온다. 나 혹시 치면 안될 장난을 친 건가? 말 없는 쿄스케군의 등을 쓰다듬어주자 그는 어리광 부리듯 몇번을 비비적거리더니, 고개 들어 나를 바라본다.

"...먼저 물어본 주제에 레이씨가 다른 남자랑 있는 걸 상상했더니, 숨이 멎는 줄 알았어"

"어... 저기... 미안."

"아니, 레이씨가 사과할 일은 아니야."

"그래도... 나, 쿄스케군이 정말 좋으니까!"

"응, 나도 정말 좋아해"

부드럽게 미소 지은 쿄스케군이 짧게 입 맞춰 온다. 그 후 잘 빠져나왔다고 생각한 문제는 쿄스케군의 '역시 신경 쓰이니 첫사랑이 누군지 알려줘'라는 말로 다시 시작 되었고, 나는 끝까지 쿄스케군이라 답하자 다른 의미로 쿄스케군에게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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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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