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교에서 꾼 꿈
12.20 오늘 아침에 눈 먼지만큼 옴. 행복함.
기말고사가 다 끝나고 학교에서 수업 유연화 주간으로 운영하는 기간, 그러니까 선생님들이 대충 프로그램은 제작해뒀는데 학생들에게 책임 다 맡겨버리고 세특 쓰러가시는 그 기간이 존재한다. 물론 모든 학생들이 그 프로그램에 열정 가득 충만 가지고서 하는 건 아니다. 다들 시험이 끝나서 무기력한 나무늘보가 되기 마련이다. 그렇게 보고서 한 장 주시고 4교시 동안 진행하는 프로그램 속에서 나는 친구와 둘이서 조도 안 짜고 2교시에 끝나고 딥슬립을 했을 때 이야기이다.
일어나보니 우리는 4교시가 되어서 복도로 가는데 유난히 복도가 지금의 가로길이의 두 배가 되어있었고 그 복도 통로 사이에서는 딸기들이 아주 잘 자라고 있었다. 거기서 열심히 열매를 채집하고 있는 애들이 보이길래 나도 우리 반으로 지나가는 길에 딸기 하나 뜯어서 먹었다. 복도를 지나가면서 로봇이나 이것저것 학생들의 실험작으로 보이는 괴생명체가 떠돌고 있길래 반을 가는 동안 눈이 바빴다.
들어간 우리 반은 음식을 만들어서 먹는 곳이었는데 거기에 학원 쌤이랑 그리고 학교 영어쌤이 한 분 계셔서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계셨다. 무언가를 열심히 굽고 있기도 하고 친숙한 얼굴들이어서 가까이 가서 콩고물 하나 받으려고 했다. 알고보니 개구리를 열심히 굽고 계시던데 내가 와서 관찰했을 때 아직까진 개구리가 살아있던 모양인지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채로 뒷다리가 살랑살랑 움직이고 있었다. 그걸 보는 나는 알 수 없는 역겨움에 얼굴을 순간 찡그렸지만 워낙에 알고 있는 선생님이시기도 했으니까 그 친절한 미소에 떠밀려서 개구리 한 점 얻었다.
그 개구리는 배를 까고서 초록색 바탕에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모습이었는데 계속 뒷다리가 움직였다. 살아 움직이는 낙지랑 비슷한 원리이겠거니 생각하면서 가져가려던 찰나에 개구리가 살아났는지 몸을 뒤집어서 일으켰다. 그걸 보는 내가 놀라서 빳빳하게 서 있었는데 개구리는 폴짝 뛰어서 내 키의 절반 이상 아래로 떨어져 바닥에 닿았다. 그렇게 낙사해버린 개구리는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창문으로 새는 빗웅덩이에 들어가있었다. 개구리가 너무 먹이로서 아까운 마음에 내 접시에다가 다시 개구리를 얹어주고 다시 선생님께 반납해드렸다.
그리고나서 일어났다. 12시 10분즈음에 깨어났는데 사유는 화장실이 너무 급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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