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노테
현대 동양 판타지 AU
“어, 귀 뚫었네?” 학교에 가던 중에 야마토의 변화를 눈치 챈 타이치가 아는 척을 해 왔다. 술사들 중에서는 액세서리와 같은 금속을 이용해 기운의 운용을 돕는 경우가 많다고 했으니 특이한 경우는 아니었지만 얼마 전 야마토는 제 힘을 버티지 못하고 부서지는 귀걸이가 짜증 난다며 모두 빼지 않았던가. 귓바퀴에 새로 걸려 있는 작은 피어싱이 아침 햇살을 받아
마음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해, 야마토. 어머니에게 들은 말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결국 자신이 감정적이라는 소리다. 다른 선생들에게서도, 아버지에게서도 지긋지긋하게 들었다. 손 위에서 일렁이던 불꽃이 삽시간에 꺼져버리는 것을 보고 야마토는 괜히 발밑을 세게 찼다. 바닷가의 모래가 먼지를 일으키며 공중을 부유한다. 짜증이 났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보다 약
야마토는 오염된 시신이 더 상하지 않도록 하는 술식을 미간에 적어 넣고 기운을 불어넣었다. 시신 두 구에 사람 하나면 나쁘지 않은 결과라고 해야 할까. 몸 어딘가를 관통당한 자국들이 지저분했다. 날카롭지는 않다는 뜻이겠지. 야마토가 구역질을 참으며 시신을 살펴보는 동안 살아남은 사냥꾼이 말하기를 그것은 마치 새처럼 생겼다고 했다. 매처럼 날아와 까마귀처럼
틈으로 들어간 사냥꾼 한 무리가 사흘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야마토는 타이치에게 주기 위해 사 왔던 스무디를 만지작거리면서 제게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남자의 의도를 모르는 척하고 싶었다. 자신은 타이치의 훈련이 끝나면 영화를 보기로 한 약속 때문에 집안에서 사냥꾼들을 가르치는 이곳에 잠시 들렀을 뿐이었지, 일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하고 싶지
“생각해 봤니?” 야마토는 어머니의 질문이 무슨 뜻인지 어렵지 않게 눈치 챘다. 이전에 받았던 서신은 혼담이 들어왔다는 내용이었고 그에 대해 자신의 아버지도 제게 넌지시 말한 적이 있었다. 야마토가 지난번보다 일찍 어머니가 지내고 있는 마을에 방문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혼담이 들어온 곳은 야마토도 익히 들어 아는 가문이었다. 공격적인 술법을 사용하는
야마토는 종종 어머니를 뵈러 갔다. 정확히 말하면 어머니를 뵈러 갔다기보다 그 일족을 방문한다는 쪽에 가까웠다. 주기적으로 오는 서신들에 답을 보내는 것 대신 직접 찾아가는 것이 야마토의 방식이었기 때문이었다. 돌아올 때는 꼭 과일이나 고기 같은 것을 양손 가득 들고 왔기 때문에 타이치는 가끔 야마토가 제 어머니에게 다녀오는 시간이 기다려지기도 했다. 타
오염은 살아있는 것들의 부정함이 뭉쳐서 생겨나고 짐승은 그로부터 태어난다. 부정에서 태어난 짐승의 발길이 닿는 곳은 다시 부정으로 오염되며 그것을 해치우고 씻어내는 것이 사냥꾼의 일이다. 사냥은 두 명 이상이 하는 것이 보통이며……. “타이치.” 난간에 몸을 기대고 어린 사냥꾼들의 수업을 보고 있던 타이치의 옆에 야마토가 다가와 섰다. 대답 대신 타이치
틈이 찢어진 사이로 기어이 몸을 욱여넣어 빠져나가는 짐승을 보면서 타이치는 생각했다. 분명 녀석에게 혼이 날 거라고. 넘어진 몸을 일으켜 짐승을 따라가면서도 타이치는 자신의 이름을 호되게 부를 목소리에 대해 생각했다. 타이치, 똑바로 안 할래? 그리고 또 뭐라고 할까. 매번 이런 식일 거냐고 단순하게 추궁 할까, 아니면 늘 하던 대로 힘이 있어 봤자 쓸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