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케이카
불미스러운 사고가 일어난 것도 아니면서 한동안 비어있었던 앞집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처음에는 발랄한 초록빛을 자랑하던 정원도 점점 지쳐가는 집주인을 따라 시들어갔다. 저러면 더 안 팔릴 텐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입을 꾹 닫고 말았다. 이상하게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 집은 어쩌면 평생 안 팔릴지도 몰라. 세상에는 궁합이란 게 있다. 집
카페 한구석, 가장 낮고 넓은 테이블과 푹신한 소파가 놓인 그곳은 오래 머물고 싶은 단체 손님이 애용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지금은 오픈 전이었기에 텅 빈 자리는 레드베리의 차지가 되었다. “질려어어어어어….” 소파 위 쿠션 더미에 머리를 처박은 레드베리가 앓는 소리를 냈다. 앵무새 형태였다면 아주 푹 파묻혀 보이지도 않았을 텐데, 인간의 모습으로
눈 앞에서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갔다. 그것이 일개 조직원, 혹은 일반인이었다면 며칠도 채 되지 않아 이름조차 잊어버렸을 텐데. 그게 ‘라텔’이라서, 그 이름 하나를 수없이 되새기는 것은 내게 너무도 쉬운 일이 되어버려서, 그렇게 네가 아닌 너의 죽음의 수를 세어왔다. 237명의, 내가 모르는 너의 시체를 옮기고 237송이의 국화를 사 바쳤다. 이곳에는 마
전혀 곱게 다루어 주지 않으리라는 주인의 의지 표명이 확실한 상처투성이의 스마트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방바닥 한가득 분해된 총기의 부품들이 널려있었고, 그 사이에서 답지 않게 느린 손길로 부품을 닦던 엘의 눈이 한순간 날카로워졌으나 곧 누그러졌다. 오랜만에 얻은 휴가니 건드리지 말라 통보한 상태에서 연락을 해오는 간 큰 녀석은 없었고, 정말 급했다면 전화
지오리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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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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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즈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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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이걸죽여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