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麻痺
동양풍 창작조선, 인외물 11,275 자 驟雨 中上 인간이 아닌 존재는 한계를 벗어났기에 잠들 필요가 없다. 그 절대적인 법칙을 깨트렸기 때문일까. 종수가 머릿속을 웅웅 울려대는 꿈에서 깨어났다. 퀭하게 말라붙은 눈가가 버석하다. 머릿속을 헤집어 대는 꿈은 어지럽기 짝이 없었다. 어지럽고 어지러우면서도 언제나 그랬듯 익숙해지지 않는다. 멍하니 바깥을 바
동양풍 창작조선, 인외물 12,710 자 驟雨 上 소나기가 내렸다. 병찬이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본다. 서늘한 사당의 안은 요란한 바깥과 달리 조용할 뿐이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긴 도포 자락이 스치는 게 느껴졌다. 우수수 들려오는 소음과 달리 사당의 규모는 넓기만 하다. 내리는 빗방울을 시선의 끄트머리로 좇으면서 병찬이 마루의 끝에 있는 방에 도착했
11,327 자 박제 새장 03 서로의 존재에 익숙해졌으나, 둘은 서로가 영역 동물임을 존중이라도 하는 것처럼 일정한 거리를 둔 뒤 쓸데없는 참견하지 않았다. 애매하게 벌어진 거리감은 좁혀지지 않았다. 그 상태에서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하지만 일 년이 지나도, 이 년이 지나도, 종수가 학교로 돌아가도 된다는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병찬은 초조해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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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뱅] 박제 새장